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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소 이야기를 할 때 자주 쓰는 말이 ‘초산태 질소’이다.

‘비료를 주면 흙에서 암모니아태로 되었다가

초산태로 되어서 작물에 흡수된다.’고 설명한다.

여기서 ‘초산태’를 ‘질산태’로 고치면 나무랄 데 없이 좋은 설명이 된다.

초산태는 일본식 표현이다.

우리는 이미 ‘초산’이라는 말이 있다.

식탁에서 사용하는 신맛의 ‘식초산 또는 초산’,

즉 아세트산이 그것이라 혼동을 피하기 위해서 질산으로 쓰기로 한 것이다.

일본에서는 우리의 초산(醋酸)을 한문으로 ‘초산(삭산, 酢酸)’으로 쓰고 있다.

 

‘황’과 ‘유황’도 혼동을 준다.

다량원소 중의 하나인 황(S)를 일본식으로 쓰면 유황이다.

우리는 예로부터 황으로 써왔는데

일본에서 공부한 사람들이 유황으로 소개하기 시작해서 굳어져 버렸다.

‘유안’비료도 ‘유산암모늄’에서 온 일본식 이름이라

요즘 ‘황산암모늄’으로 바꿔 부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요즘은 그렇게 쓰는 사람이 적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황산을 유산(硫酸)으로 쓰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질소비료를 주었을 때, 작물이 주로 먹는 꼴은

질산태(NO3-)와 암모니아태(NH4+) 두 가지이다.

벼와 차는 암모니아태를 주로 흡수하는 반면에,

대부분의 작물은 질산태를 흡수한다.

벼와 차에게 질산태만 주거나 옥수수나 콩에 암모니아태만 주면

중독이 걸려 크지 못할 뿐만 아니라, 중독증상이 나타난다.

우리가 비료로 주는 꼴은

요소태(NH2+)의 요소와 암모니아태인 황산암모늄이다.

그런데도 옥수수나 콩은 중독이 왜 안 일어날까?

요소를 주면 흙 속의 미생물이 일단 암모니아태로 바뀌고,

이어서 질산태로 바꿔 작물에 흡수된다.

논에 요소를 주면 암모늄태로 바뀌고 나서는 더 이상 질산태로 바뀌지 않는다.

왜냐하면 물에 잠겨 있어서 질산태로 바꿔주는 미생물(질산화성균)이

활동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연히 벼가 좋아하는 암모니아태를 빨아먹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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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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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제천과 강원 영월은 바로 이웃한 군이다.

제천에서 농사짓듯이 영월에서 하면 망한다는 데 이게 무슨 뜻인가?

필자는 지난주에 영월 농업기술센터에서

‘영월희망농업대학’ 수강생을 대상으로 토양비료 강의를 했는데,

그 자리에서 어떤 농업인 한 분이 한 말이다.

‘제천은 바위가 주로 화강암이라 흙이 거친 마사토인데 반해,

영월은 석회암 지대라 흙이 매우 곱고 차지다.

제천에서는 비료를 많이 주어야 농사가 되는 반면에,

영월에서는 많이 주면 문제가 생긴다.

반대로 영월에서 비료를 적게 주던 사람이

제천에 가서도 적게 주면 농사가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 말을 곰곰이 씹어보니

토양과 비료에 대한 아주 깊은 진리가 숨어 있음을 알았다.

우선 제천의 마사토부터 이야기를 해보자.

마사토는 화강암이 그 자리에서 풍화되어 만들어진 흙인데,

우리가 아는 것처럼 거칠고 양분이 별로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분재를 할 때 주로 이 흙(모래라고 표현하는 편이 옳음)을 쓰는 이유는

원래 양분도 거의 없는데다 물과 양분을 많이 지니지 않아서

나무를 크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영월의 석회암은 풍화되면 아주 고운 찰흙이 된다.

석회암에는 원래부터 칼슘과 마그네슘 같은 좋은 양분이 많이 들어 있어 비옥하다.

양분을 지닐 수 있는 능력 즉, 양이온교환용량(CEC)도

마사토는 5(cmolc/kg)인데 비해 영월의 흙은 4배나 높은 20(cmolc/kg)이나 된다.

따라서 제천에서는 흙이 양분을 지니는 능력이 작아 비료가 빗물에 많이 씻겨 내려가고,

영월에서는 비료를 흙이 많이 지닐 수 있어 손실이 적기 때문에 적게 주어도 농사가 잘 된다.

그럼 마사토에서는 어떤 농법이 좋을까?

유기물을 많이 주고 녹비를 재배해서 계속 넣어주어

양분을 지닐 수 있는 능력을 키워 흙을 개량해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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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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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지않아 장마가 닥친다.

장마는 우리에게 쌀밥을 내려주기도 하지만 달갑지 않은 피해도 준다.

쏟아지는 장마 빗방울은 흙으로 보아서는 자애로운 엄마의 손길이 아니라,

성난 적수의 채찍 같아서 엄청난 상처를 준다.

사람에게 피부가 있는 것처럼 흙에도 피부, 즉 표토가 있다.

표토는 그 밑의 어떤 부분보다도 유기물과 양분이 많아서 조직이 잘 발달되어 있다.

표토 10cm까지는 공간이 많아서 뿌리가 뻗기에 좋지만

밑으로 갈수록 공간이 적고 치밀해서 공기나 물이 머무를 곳이 적다.

그러나 실제로 겉흙을 파보면 뿌리가 별로 없다.

겉흙일수록 쉽게 자주 마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닐이나 짚으로 멀칭을 해주면 아주 많은 뿌리가

양분이 가장 많은 겉흙으로 몰려드는 것을 볼 수 있다.

 

채찍 같은 빗방울이 겉흙을 때리면 두 가지 문제가 일어난다.

빗방울침식(우적침식)이라 해서 흙 알갱이가 깨지면서 사방으로 튄다.

알갱이들은 높이는 0.7m까지 수평으로는 무려 사방 2m까지 퍼져나간다.

깨어진 흙 알갱이는 표토의 작은 구멍-이 구멍들을 통해 빗물과 신선한 공기가

땅 속으로 들어가고 탁한 가스가 밖으로 나온다-들을 모두 메워버린다.

흙 속으로 들어가지 못한 빗물은 표면으로 흐르면서 표토를 깎는다.

 

이런 침식을 유거침식이라고 한다.

겉에 있는 고운 흙 1mm가 만들어지기까지 100년 이상 걸리는데

한 해 장마가 지나가면 1cm 이상이 깎여 나간다.

1천 년 동안 만들어진 흙이 단 1년 동안에 없어지는 셈이다.

이와 함께 상당한 양분이 씻겨 내려간다(비옥도침식).

인산과 칼슘의 경우에는 작물이 먹는 양보다 더 많은 손실이 일어난다.

 

우리나라에서 장마철에 밭에서 자라는 작물 중 고추가 가장 많이 차지하는데,

대부분 비닐멀칭을 하기 때문에 침식을 상당히 경감하고 있다.

그밖에 콩이나 옥수수, 고구마는 잎으로 빗방울침식은 어느 정도 막지만

경사지에서는 고랑에서 일어나는 침식을 막을 수가 없다.

따라서 경사지에서 물의 속도를 줄여주고 깎이는 흙이 걸리도록

다년생목초를 중간 중간에 띠로 심어서 관리하는 것도 좋다.

어쨌거나 흙 도둑과 양분 도둑인 장마를 앞두고 서

둘러 해야 할 일 중에 겉흙이 도둑맞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는 일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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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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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인들에게 언제 물을 주느냐고 물으면 대답이 구구하다.

어떤 이는 아침에, 어떤 이는 오후에,

또 어떤 이는 저녁나절에 준다고 대답한다.

‘물을 왜 주나’를 이해하면

‘언제 주는 것이 좋은가’에 대한 답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뿌리는 흙과 직접 접촉하여 양분을 빨아먹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물에 녹아 있는 것을 물과 함께 빨아들인다.

이렇게 물은 양분을 녹여서 식물이 먹기 좋게 만들어 준다.

또 물은 체온을 조절해 준다.

햇볕이 잎을 태우려고 덤벼도 끄덕 없는 것은

물이 잎의 숨구멍을 통해 나가면서 수냉식 에어컨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물의 역할은 이산화탄소를 만나서

햇빛과 엽록소의 도움으로 함수탄소(‘물을 지니는 탄소’라는 뜻),

즉 탄수화물을 만드는 일이다.

만일 식물이 탄소동화작용을 하지 못한다면 지

구는 얼마 못가서 문을 닫고 만다.

 

햇빛은 찬란하게 빛나고 이산화탄소도 충분하지만 물이 없으면 탄수화물을 만들 수 없다.

그래서 해가 있는 낮 시간대가 물이 가장 필요한 때이기도 하다.

반대로 밤에는 물이 충분해도 햇빛이 없어서 양분을 만들 수 없다.

다만 낮에 만들어진 탄수화물이 다른 장소로 옮겨진다.

해가 지면 식물도 활동이 떨어져 낮보다 훨씬 물이 덜 필요하다.

더구나 물을 주면 증발이 잘 안 되어 잎의 숨구멍이 막혀서 숨쉬기도 어렵다.

또한 습도가 높으면 병균은 번식하기 좋다.

햇빛이 없는 밤에 물이 많으면 낮에 만들어 놓은 탄수화물을 써서 웃자란다.

따라서 저녁나절에 주면 웃자라고 병이 잘 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언제 물을 주는 것이 좋을까 짐작이 갈 것이다.

아침나절이 가장 좋은 시간이다.

충분한 물은 탄소동화작용을 최대로 할 수 있게 하고,

한낮 햇볕이 쏟아져도 시들지 않는다.

아침에 줄 경우 물방울이 잎에 매달려 프리즘 현상으로 잎이 탈 수 있다.

따라서 물을 주는 가장 좋은 방법은 땅에 주는 방법이다.

더울 때는 지온을 떨어뜨려 뿌리의 활력을 유지하게 만든다.

스프링클러를 돌리면 공중과 잎에서 증발이 많아 물의 손실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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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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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가까이에서 농사를 짓는 농가들은

도시에서 나오는 여러 가지 유기물을 가져다 농사를 짓는다.

그중에는 잔디 깎은 것이나 잡초, 낙엽 등을 가져오기도 하고,

한약을 달인 찌꺼기도 얻어온다.

또 가로수의 가지도 구할 수 있다.

 

외국의 경우, 가로수 가지를 분쇄해서

일정한 곳에 쌓아놓고 시민들이 마음대로 가져다 쓰도록 한다.

정원을 가진 사람들은 나무 밑에 뿌려놓으면 잡초도 막아준다.

썩으면서 좋은 비료가 되고, 지렁이가 몰려들어 흙을 부드럽게 만들어 준다.

농사를 짓는 사람들도 실어다 쌓아놓고 어느 정도 분해가 되면 밭에 낸다.

 

이렇게 도시에 나오는 유기물 중에

밭에 넣기는 하지만 찜찜한 것이 한약 찌꺼기이다.

‘사람의 몸에 좋으니까 작물에게도 좋겠지.’하고

낙천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약 기운이 아직도 남아 있어서

혹시 작물의 뿌리를 해치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도 있다.

 

집안에서 화초를 기르는 사람 중에

한약을 달이거나 차를 마시고 그 찌꺼기를 화분에 쏟아주는

집 화초는 아주 싱싱하게 자라는 것을 볼 수 있다.

필자도 차를 마신 다음에는 찌꺼기를 화분에 주는데 화초가 잘 자란다.

이런 걸로 봐서 한약 찌꺼기가 식물에 좋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약재를 오래 달이면 중요한 성분은 모두 녹아 나온다.

남아 있어도 한약재의 성분은 모두 천연성분이기 때문에 전혀 해가 되지 않는다.

더구나 때로는 재탕, 삼탕을 하기 때문에 남아 있는 것은

셀룰로오스나 헤미셀룰로오스와 같은 좀처럼 녹지 않는 섬유소이다.

 

이것이야말로 흙에 더없이 좋은 물질이다.

이것을 넣으면 곰팡이가 덤벼 먹으면서 진을 내놓고,

이 진이 흙 알갱이들을 뭉치게 하여 떼알조직을 만든다.

따라서 한약재 찌꺼기는 안심하고 농사에 이용해도

전혀 문제가 없고 오히려 농사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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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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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랜드 화산폭발이 처음 일어난 지난 4월 중순,

필자는 튀니지의 수도 튀니스에서 발이 묶였다.

양잠 기술을 이전하고 귀국하는 길이었는데

마침 화산재 때문에 비행기가 파리로 가지 못했다.

5일이나 기다리다 두바이 공항을 거쳐 돌아왔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파리 공항에서 발이 묶였더라면 거지꼴이 될 뻔했다.

 

돌아와서 우리 동네 농사를 짓는 노인을 만나 화산재 때문에 늦게 왔다고 하니

그 분은 “화산재가 떨어진 곳은 농사가 잘 될 거요.”라고 한다.

왜냐고 물었더니 이렇게 말한다.

“옛날 우리 어려서는 나뭇재로 농사를 지었다오.

호박구덩이나 콩을 심을 때 넣으면

아주 농사가 잘 되었으니 화산재도 재니 그럴 것 아니겠소?”

나뭇재는 거름으로 좋지만, 화산재는 거름은커녕 오히려 농사를 망친다.

재 속에는 그 식물이 살아생전에 빨아먹었던 온갖 양분들이 고스란히 들어 있다.

그래서 식물영양학의 비조인 리비히는 어떤 식물이든지 재를 분석하면

그 식물이 필요한 양분의 종류며 양을 알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 주장에는 두 가지 잘못이 있다.

타는 동안 질소와 황은 공기 중으로 날아가 재 속에는 남아 있지 않는다.

칼륨 같은 성분은 흙 속에 있기만 하면 필요 이상을 빨아들이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칼륨, 인, 칼슘, 마그네슘, 각종 미량원소 등 많은 양분이 들어 있어서

비료가 귀하던 시절에는 물론, 지금도 좋은 비료임에는 틀림없다.

 

화산재는 이와 반대로 폭발할 때

구멍 주변 수십 킬로미터까지의 깊은 곳 바위가 열에 타고

가루로 되어 날리기 때문에 그을린 돌가루로 되어 있다.

이 재가 잎에 떨어지면 숨구멍이 막히고 빛을 가려 광합성을 할 수 없다.

식물이 자라는데 꼭 필요한 유기물도 전혀 없고

철과 알루미늄은 많이 들어 있어서 땅 위에 덮이면 문제다.

말하자면 비옥도는 낮은데다 인산을 쓸모없이 만드는 인산흡수계수가 높아

보통 흙의 7배나 많은 인산비료를 주어야 농사를 지을 수 있다.

또 가벼워서 바람에 잘 날린다.

제주도 밭에 돌로 둑을 높이 쌓아 놓은 이유는 이 때문이다.

지금의 제주도와 같이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흙이 되기까지 수백 년은 걸려야 한다.

제주도 화산회토 유기물이 10% 이상이지만

화산회토에 고정되어 유기물로써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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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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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비료는 한 작기에 밑거름 말고도 웃거름을 몇 번씩 주어야 하는데,

한 번만 주어도 되는 비료가 완효성비료이다.

과연 괜찮은가? 대답은 ‘괜찮다’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좋다’ 그럴 사람도 없지만

귀찮다고 비료를 한꺼번에 한 작기 것을 다 주면 작물은 타서 죽고,

비료는 녹아서 지하로 흘러내려간다.

여러 번에 걸쳐서 나눠주려면 품도 많이 든다.

빽빽하게 들어찬 골을 헤치고 주는 것도 여간 일이 아닌데다 작물도 상한다.

조금만 늦어도 비료기가 떨어져 자람이 주춤한다.

때를 맞추자니 성가시고, 더구나 질소비료의 경우 가스가 나와서 장해를 일으키기 쉽다.

 

그래서 만들어진 비료가 완효성비료이다.

완효성비료는 이런 문제를 해결해 준다.

이 비료는 밑거름으로 한 번 주면 짧으면 70일,

길면 200일까지도 효과가 계속되어 웃거름을 줄 필요가 없다.

한 번만 주기 때문에 노동력도 적게 들고,

비료도 한꺼번에 녹지 않아 손실이 적어 10~20% 적게 주어도 효과는 같다.

 

완효성비료는 어떻게 만들어 효과가 그렇게 길은 걸까?

가장 간단한 것은 유황입힌 요소(SCU비료)인데 요소 알갱이에다 유황을 입힌 비료이다.

유황이 물에 잘 녹지 않아서 비료가 천천히 녹아 나온다.

어떤 완효성비료는 일반비료 원료에다 잘 녹지 않는 화학물질을 넣어 물에 천천히 녹게 한다(IBDU비료).

또 어떤 비료는 화학물질은 물에는 녹지 않고 미생물에 녹여 주어야 비료가 녹아 나온다(CDU비료).

 

최근에 우리나라의 한 비료회사에서 만든 완효성비료는

삼요소와 마그네슘 등의 원료를 섞어서 일단 알갱이(입상)를 만든다.

알갱이들에 공기를 불어넣어 공중에 뜨게 한 후에 녹인 아크릴 고분자액을

밑에서 뿌려주면 비료 알갱이 표면에 코팅이 된다.

아크릴 막은 물을 조금씩 통과하게 해서 비료를 조금씩 녹게 하고 천천히 녹아 나오게 한다.

그래도 초기 생육이 좋게 일반비료를 섞어서 많은 양분이 나오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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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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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 한 농업월간지를 읽다보니까

‘입단구조’를 ‘단립구조’라고 바꿔 쓴 것을 보았다.

이 단어는 서로 정반대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마치 노름에서 ‘땄다’와 ‘잃다’와 같은 차이를 보인다고나 할까,

농사짓는 데 단립구조인 흙은 생산성이 낮고,

입단구조면 생산성이 높기 때문이다.

 

월간지의 내용인 즉은 담수직파 논에서

제초제를 치지 않고 농사짓는 기술을 소개한 글이었다.

핵심기술은 이렇다.

어분과 비지를 발효해서 만든 비료를 벼를 벤 후에 뿌리고 표층을 갈고 물을 가둬둔다.

이렇게 놓아두면 흙 속의 생물들이 유기질비료를 먹고 ‘끈적끈적한 층’을 만들어

잡초 종자가 그 층에 갇히게 되어 싹이 트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 방법의 주의사항은

‘써레질을 하면 미생물이 애써서 만든 ‘단립구조’를 파괴해서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여기서 ‘단립구조’를 ‘입단구조’로 고쳐야 말이 맞다.

 

이런 혼동은 자주 있다.

흔히 혼동을 일으키는 이유는

‘입단’(원래 ‘립단’인데 두음법칙으로 ‘입단’이 되었다.)과

‘단립’이 서로 글자의 순서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자는 완전히 다르다.

입단은 ‘粒團(알갱이의 덩어리, 떼알)’, 단립은 ‘單粒(홑알)’이라고 쓴다.

그래서 우리나라 토양학회에서는 일본식 표현인 입단을 ‘떼알조직’과

단립을 ‘홑알조직’으로 각각 바꿔 쓰자고 정하고 그렇게 쓰고 있다.

땅을 처음 개간할 때는 떼알조직이지만

계속 경작하다보면 홑알조직으로 변하면서 생산성도 떨어진다.

떼알조직일 때는 흙 알갱이들이 적당히 뭉쳐 있어서 조직의 사이사이에 공간이 많다.

그 공간에 물도 저장되고 공기의 소통도 원활해져 뿌리가 살기에 좋다.

경작이 계속되면 떼알을 만든 유기물이 분해되기 때문에

깨지고 흩어져 홑알들이 공간을 모두 메우고 만다.

그 결과, 물도 저장할 수 없고 공기도 소통이 안 되어

뿌리가 견디기 어려운 환경으로 바뀐다.

떼알을 유지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석회와 유기물을 주는 것이다.

또한 무엇보다도 여름 장마 기간 동안에 빗방울이 떼알을 때려서 깨뜨리지 않도록

무언가를 심어놓거나 피복을 해주어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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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