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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흙도 젊은 흙이 좋다.

그럼 무엇으로 젊은 흙과 늙은 흙을 구분할 수 있나?

우리 흙은 젊었을까? 늙었을까?

농촌진흥청 작물시험장(현 국립식량과학원)장을 역임한

김석동 박사로부터 미국의 곡창지대에 있는

일리노이대학을 방문하고 느낀 점을 얼마 전에 들었다.

그는 1876년 설립한 이 대학 실험 농장의 옥수수 밭을

꼭 1백 년 되던 해인 1976년 견학했다.

안내판 옆에 설치되어 있는 버튼을 누르자 이런 설명이 나왔다.

“100년간 비료를 주지 않고 옥수수만 따고 수수깡은 모두 땅에 되돌려 주었다.

그래도 10a에 옥수수가 매년 300kg(보통 1000kg 나온다)이나 나왔다.”

그의 옆에 같이 있던 우리나라 옥수수 전문가인

박근룡 박사와 최봉호 박사(대학 찰옥수수의 육성자)는

"우리나라에서라면 비료 안 주고 3년이면 한 자루도 못 딴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고 한다.

우리나라 흙은 너무 늙었다.

우리나라의 땅은 2억 5천만 년 이전에 만들어져

풍화를 많이 받아서 세계적으로도 늙은 편에 속한다.

이에 비해 히말라야 산맥은 대륙판과 대륙판이 충돌하면서

솟아나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그 주변의 땅은 우리 땅보다 훨씬 젊었다.

 

세계의 곡창지대는 모두 젊은 흙이다.

젊은 흙이란 바람에 운반된 운적토나 물에 운반된 충적토,

빙하가 날라다 준 빙퇴토 등을 말한다.

옛 문명의 발상지가 인더스 강과 같이

모두 강의 하구인 것은 강물이 비옥한 새 흙을 옮겨 놓기 때문인데,

그 예로 독일의 곡창지대는

라인 강가의 흙을 매년 바람이 날라다 쌓아놓은 곳이다.

미국의 곡창지대인 일리노이 주와 아이와 주는

높은 유기물을 품은 북극의 빙하가 수만 년 전에

남쪽으로 밀려 내려와 그 자리에 주저앉아 녹은 곳이다.

곡창지대 흙의 공통점은 토심이 깊으면서 유기물이 많고,

미사질(가는 모래)에다 석회 함량이 높다.

 

우리나라도 하천 주변에 쌓여 있는 흙은 젊다.

늙은 흙을 잘 다스려 높은 수량을 올리는

우리 농업인들은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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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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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를 재배한다고 하자.

10a에 삼요소 17.2kg(질소-인산-칼리 각각 7.9-3.0-6.3kg)을 주고

퇴구비 2천kg, 석회 200kg을 주는 것이 표준이다.

이 양을 모두 합하면 2,217.2kg이다.

여기서 얻어내는 양은 옥수수로 약 1,000kg,

마른 옥수숫대로 적어도 3,000kg, 도합 4,000kg을 얻어낸다.

거의 넣은 양의 2배에 가깝다.

땅은 언제나 이렇게 넉넉하게 우리에게 되돌려준다.

 

그런데 어떻게 해서 땅은 이렇게 우리에게 많이 되돌려 줄 수 있을까?

2천 년 전 사람들은 옥수수가 흙을 먹기 때문이라고 했다.

뿌리가 흙 알갱이를 삼킨다고 알았다.

퇴구비나 분뇨를 주면 더 잘 컸는데,

퇴구비와 분뇨를 더 잘 삼키기 때문이라고 믿었다.

요즘에도 그렇다고 믿는 사람도 없지 않다.

 

그러나 뿌리는 단 한 알갱이의 흙도,

단 한 가닥의 유기물도 그대로 삼킬 수 없다.

뿌리는 흙 속에 들어 있는 양분을 녹여서

이온 상태로 만든 후 빨아먹는다.

유기물은 우선 미생물이 맡아서 분해시키고

거기서 흘러나온 이온을 빨아먹는다.

물론 비타민이나 유기산 같은 물질은 분자상태로 흡수하지만

99.999%는 이온 상태로 흡수한다.

 

식물 뿌리가 하는 행동을 들여다보면 정말 ‘신사’라는 생각이 든다.

빨아들이는 만큼 반드시 내놓는다. 아니 먼저 내놓고 나서 빨아들인다.

예를 들면 남자 양분인 칼륨(K+)을 빨아들인다고 하자.

그럼 먼저 수소이온(H+)을 내놓고 그 대신으로 칼륨을 빨아들인다.

여자 양분인 인산(H2PO42-)을 빨아들일 경우에는

먼저 두 개의 중탄산(HCO3-)을 내놓은 다음에 흡수한다.

 

어쨌거나 땅은 준 것의 2배나 많은 양을 되돌려 주는데,

물론 흙을 녹여서 거기서 많은 양분을 얻어오는 것은 사실이다.

그와 함께 옥수수는 잎에 있는 엽록소라는 공장에서

햇빛으로 물과 이산화탄소를 섞어 탄수화물을 만들기 때문에

2배나 많은 양을 되돌려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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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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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흙은 강원도 석회암 지대를 빼놓고는

대부분 산도 5.4내외 산성토양이다.

흙 원료가 산성암인 화강암인데다,

여름 장마 때 엄청나게 내리는 비가

칼슘과 마그네슘 같은 알칼리 성분을 빼앗아가고

대신에 수소이온을 그 자리를 박아놓기 때문이다.

게다가 작물이 누는 똥오줌이 모두

수소이온(H+)이기 때문에 산성일 수밖에 없다.

 

산성인 흙을 개량하는 방법으로

석회를 주면 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농업기술센터에서 주라는 양의 석회를 주었는데도

산도가 별로 올라가지 않은 경우가 많다. 왜일까?

흙알갱이 속에는 아주 많은 수소이온이 박혀 있다.

마치 다람쥐 굴에서 도토리를 꺼내는 것처럼

중화시켜도 또다시 나오곤 한다.

예를 하나 더 들면 종기가 났다고 하자.

고약을 붙여서 고름을 뺄 경우 단번에 다 빠지지 않는다.

몇 번 반복해야 다 빠지는 것처럼 여자인 흙 알갱이(-)에 붙어 있는

남자인 수소(+)를 다 끌어내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한꺼번에 중화시키기가 어렵다.

 

그래서 매년 농업기술센터에서

석회소요량을 측정해서 석회를 주어야 한다.

종전에 석회는 3~4년에 한 번씩 주면 된다고 하였지만,

이것은 우리나라에서 매년 생산되는 석회의 양을

전국에 골고루 나눠주기 위해서 정한 것뿐이다.

실제로 흙을 잘 가꾸려면 매년 석회소요량을 재고

거기에 맞춰서 매년 석회를 주어야 한다.

하우스 농사를 지을 때는 한 달에도 몇 번씩 산도를 측정해서

pH를 6.5부근에 맞춰주어야 한다.

 

석회를 흙과 골고루 섞어주기란 어렵다.

로터리를 치면 되지만 자주 치면 떼알조직이 깨어져

홑알조직으로 바뀌기 때문에 가능한 한 자주 갈지 말아야 한다.

석회를 주고 쟁기질로 섞어주면

석회가 닿은 부분은 알칼리성으로,

닿지 않은 부분은 산성인 채로 남아있다.

알칼리부분에는 황, 칼슘, 몰리브덴 등의

양분이 잘 흡수되고 산성부분에서는 철과 같은

대부분의 미량요소가 흡수가 잘 되기 때문에

골고루 섞어주지 않아도 된다.

또 석회가 빗물에 녹아서 근처 흙을 중화시켜 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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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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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비도 도망친다.

걸어서 도망치는 것이 아니고 날아서 도망친다.

밭에 퇴비를 뿌려주고 한참 있다 가보면 푸석푸석한 것만 남아 있다.

그에 비해 흙에 닿아 있는 부분은 여전히 퇴비 덩이로 남아 있다.

퇴비 그대로 공기 중에 노출되어 있으면

그중에 어떤 성분은 빗물에 녹아 땅 속으로 들어가지만

대부분 햇빛과 바람에 삭아버린다.

물론 미생물이 먹어치우기도 한다.

 

우리는 ‘유기물’과 ‘부식’이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유기물은 무기물의 반대되는 말로 썩는 것은 무엇이든 유기물이다.

볏짚도 유기물이고 가축 분뇨도 유기물이다.

유기물을 밭에 넣으면 끊임없이 변한다.

미생물의 밥이라 온갖 미생물이 다 덤벼 뜯어먹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후에 남는 것이 검은색의 물질인데 이것이 ‘부식’이다.

갈색인 낙엽을 파 내려가면

낙엽의 모양도 없어지고 검은색의 흙을 발견한다.

바로 부식이 흙 알갱이와 결합한 것이다.

 

유기물이 부식으로 변하는 과정에서

흙 알갱이와 함께 있어야 결합해서 안전한 꼴로 된다.

이렇게 흙과 결합한 부식은 몇십 년 또는 몇백 년 동안

안정된 상태로 남아서 흙을 풍요롭게 해 준다.

이와 반대로 공기 중에 노출되어 있으면

유기물의 주성분인 탄수화물이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되어 공중으로 흩어진다.

화학비료 중 특히 질소질 비료도 뿌리고

그대로 놓아두면 날아서 도망간다.

그러므로 유기물이나 비료를 주고 나서는

반드시 경운을 해 흙과 섞어 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우리나라 농업인은

유기물을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농사의 승패는 유기물의 다소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사토만으로는 농사를 지을 수 없는 것은 유기물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유기물은 그 자체가 양분의 덩어리이자,

미생물의 밥이고 양분의 저장고이고,

토양 개량제로서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유기물 넣기가 어려우면 땅이 놀 때

녹비를 가꿔서 환원시켜주는 방법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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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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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도 뿌리처럼 양분을 먹는다.

이 점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면 요소비료를 물에 타서

뿌려 보면 잎이 진하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 잎에 뿌려준 비료가 어디로 어떻게 들어갈까?

지금까지 잘 알려진 통로는 두 가지.

하나는 기공(숨구멍)을 통한 통로,

다른 하나는 잎의 표피세포에 발달한 미세한 통로이다.

기공을 통해 들어간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잎 표면으로 들어간다는 사실을 납득하기 어려운 것은

표면이 큐티클층(cuticula)으로 되어 있어서 물이 잘 구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 층을 만들고 있는 큐틴에

작은 분자는 통과할 수 있는 틈이 있기 때문이다.

 

이 두 통로 중에 더 많이 들어가는 곳은 기공이다.

그렇지만 줄기에서까지도 흡수가 일어나기 때문에

식물 전체에 골고루 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파는 엽면비료(영양제 또는 4종비료라고 함)는 효과가 좋도록 만들어져 있다.

비료 중에서도 잎으로 잘 들어가는 비료만을 골라서 만들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질소질도 유안(황산암모늄)보다는 요소가 잘 들어간다.

요소는 비료 중에서 가장 잘 들어간다.

잘 안 들어가는 칼슘이나, 철분 같은 성분도

요소에 타서 주면 훨씬 흡수율이 높다.

구입하는 영양제에는 전착제가 들어 있어서

앞면에서도 비료 물방울이 굴러 떨어지지 않아서 많이 들어간다.

 

엽면시비가 병해충에 약하게 만든다는 주장과

오히려 강하게 만들어 준다는 주장이 대립되고 있다.

그러나 병해충에 강하게 만든다는 쪽이 우세하다.

잎에 비료를 뿌려주면 잎의 활력이 높아진다.

동시에 엽록소(특히 요소)가 증가하고 그래서 광합성이 증가한다.

높아진 활력 때문에 잎에서 물의 소비가 늘어나고

그 결과 뿌리에서 흡수하는 물의 양도 늘어난다.

그 결과 흙에 녹아 있는 양분이 물과 함께 더 많이 흡수된다.

엽면시비는 22도 이상에서는 더울 때 하면

기공이 닫혀서 효과가 떨어짐으로 아침저녁으로 선선할 때 한다.

그 중에서도 효과가 가장 높은 때는 이른 아침과 땅거미 질 때이고,

가장 낮은 때는 기공이 닫혀 있는 한낮이다.

pH 5.8의 약산성에서 좋다.

농약에 영양제를 함께 주는 경우, 둘 다 효과가 떨어짐은 물론이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엽면비료는 해초의 추출물로 만든 비료이다.

엽면시비를 잘하면 수량과 품질을 높일 수 있는 첩경이 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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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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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은 흙 알갱이들이 뭉쳐져 만들어진 덩어리이다.

물을 채운 컵에 흙덩이를 넣고 저어주면 흙탕물이 생긴다.

놓아두면 천천히 맑아진다.

저어주고 나서 바로 가라앉는 것은 무거운 것들,

즉 자갈 아니면 모래다.

하루가 지나도 여전히 흙탕물로 남아 있는 것도 있다.

빨리 맑아지는 흙은 모래이고,

하루나 이틀 걸려서 맑아지는 흙은 점토가 많다.

 

흙 알갱이는 크기에 따라 대ㆍ중ㆍ소,

즉 모래ㆍ미사ㆍ점토로 나눈다.

흙이라고 하면 알갱이 크기가 2mm 이하이여야 한다.

이 보다 크면 자갈로 친다.

우리가 생각하는 자갈이라면 돌멩이가 연상되지만

이보다 훨씬 작은 것부터 자갈에 속한다.

그러니까 흙에 명함을 넣으려면 무조건 2mm 이하로 작아야 한다.

2mm 이상이면 화학적으로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자갈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흙의 골격을 만들어 주고 열대지방에서는

아침 이슬이 맺혀 주변 흙에 수분을 공급하기도 한다.

2mm부터 0.02mm까지는 모래이고,

0.02mm부터 0.002mm까지는 미사(가는 모래),

그리고 그보다 작은 알갱이는 점토이다.

이 세 가지 알갱이의 비율에 따라

식토-식양토-양토-사양토-미사토-사토 등 12가지로 나눈다.

이렇게 흙의 알갱이에 따라 붙인 이름을 토성(土性, texture)라고 한다.

흔히 ‘토성’하면 흙에 대해서 여성? 남성을 따지는 것으로 오해하기도 한다.

 

모래 알갱이는 물 빠짐이나 경운하기가 좋은 반면에

양분과 물을 지니는 능력이 작아서 높은 수량을 낼 수 없다.

모래와 점토의 중간 크기인 미사는 양분과 물도 상당히 지닐 수 있고,

쉽게 풍화되어 양분을 내놓는다.

그 때문에 유럽, 미국, 중국의 곡창지대는 대부분 미사질 토양이다.

점토는 양분이나 물을 지닐 수 있는 성질이 모래나 미사보다

월등하게 커서 좋지만 배수가 나쁜 것이 단점이다.

작물은 토성에 따라 잘 되기도 하고 잘 안 되기도 한다.

식질토에서는 벼가 잘 되고, 사질토에서는 땅콩이 잘 된다.

서로 바꿔 심으면? 실패 내지는 손해를 본다.

식양토에서는 콩이 잘 되고, 사양토에서는 참외가 잘 된다.

내 땅의 토성을 알고 그에 알맞은 작물을 가꾸는 것도 지혜로운 농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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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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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피의 산도(pH)는 7.4로 약알칼리성이다.

여기서 ±0.02범위를 벗어나 7.38 이하거나

7.42 이상이면 치명적일 수 있다고 한다.

육식을 많이 하면

고기가 분해 되면서 나오는 요산 때문에

pH가 떨어져 질병에 잘 걸린다.

그래서 알칼리성인 채소나 과일을 권한다.

지나치게 육식을 좋아하면 건강에 해로운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육식을 아주 안 하는 것도 이롭지 않다.

 

그래도 혈액의 pH가

그리 쉽게 변하지 않기 때문에 크게 걱정을 안 해도 된다.

혈액에는 ‘완충능’이라는 능력이 있어서 알칼리성 식품인 과일이나

산성 식품인 고기를 많이 먹어도 좀처럼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 흙은 어떨까?

흙의 pH도 매우 중요하다.

맹물에 염산이나 양잿물(가성소다)을 한 방울 떨어뜨리면

금세 pH가 오르락내리락 하지만, 흙을 조금 풀어 넣으면

좀처럼 pH가 변하지 않는다. 흙 역시 완충능이 있어서 그렇다.

하지만 흙이 산성이거나 알칼리성이면

대부분의 식물이 잘 자라지 못한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다.

예를 들면 pH에 따라서

흙에 있는 양분의 유효도가 달라진다.

흙이 산성으로 되면 그 속에서 잠자던

철(Fe)과 알루미늄(Al)이 깨어나

인산과 결혼한다(특히 우리나라 흙이 그렇다).

이렇게 하여 생긴 인산철과 인산알루미늄은

식물이 빨아먹을 수 없다(이 현상을 ‘인산의 고정’이라고 한다).

질소는 아질산(NO2)이 되어 하늘로 도망간다.

 

우리나라 흙 대부분은 pH 5.2~5.4 범위의 산성토양이다.

중성(pH 7.0)에서 질소-인산-칼리의 유효도를 100이라 할 때,

내 흙이 5.5라면 유효도가 77-48-77에 그친다.

질소-인산-칼리 비료를 각각 100kg씩 준다면

그중 23-52-23kg은 쓸모없는 꼴이 되는 것이다.

흙의 pH를 6.5~7.0으로 맞춰주는 것은 농사의 기본이다.

그러나 흙의 완충능 때문에 맞추기가 쉽지 않다.

농업기술센터에서 주라는 석회 양을 다 주는 것은 물론,

3년 주기를 기다리지 말고 매년 검정을 받아서 개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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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얘기를 하면 요새 젊은이들은 이해 못하는 것이 많다.

쌀이 없어서 끼니를 굶었다고 하면 “왜 라면 끓여먹지 그랬어요?”라든지,

휴지가 없어서 풀잎으로 해결했다면 “왜 화장지를 쓰지 그랬어요?”라고 반문한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산골 오지에 가면

뒷간에 재를 쌓아두고 볼일을 보고 나서 뿌렸다.

신기하게도 재를 뿌리면 악취가 안 난다.

이런 방법은 꽤나 오랜 세월 동안

우리 선조들이 써온 방법이었다.

그런데 왜 재를 뿌리면 냄새가 안 날까?

 

거기에는 깊은 화학적인 원리가 숨어 있다.

화장실 냄새의 주범은 암모니아 가스다.

인분에 많은 암모늄을 미생물이 계속 분해해서 냄새가 멎지 않는다.

거기에 재를 뿌리면 재는 알칼리성이기 때문에

암모늄을 순식간에 암모니아 가스로 만든다

(NH4++OH-(재에서 나온 수산기)→NH3(가스)+H2O).

이렇게 생긴 암모니아 가스는 공중으로 사라진다

(이 현상을 ‘질소의 휘산(揮散)’이라고 한다).

화장실에 고약한 냄새가 없어져 좋은 대신 귀중한 질소 성분은 잃고 만다.

인분의 비료가치가 떨어지는 것이다.

 

일전 지방에서 강의를 하는데 한 분이 이렇게 질문을 했다.

“농업기술센터에서 설명하는데

노지에서는 퇴비에 석회를 같이 주어도 되지만

하우스에서는 절대 안 된다고 하는데 왜 그렇지요?”

참 좋은 질문이었다.

퇴비(질소비료도 같다)와 석회를 같이 주면 인분에 재를 뿌리는 것과 같다.

퇴비에 들어 있는 질소성분을 알칼리성인 석회가

암모니아 가스로 만들어 삽시간에 휘산시킨다.

따라서 하우스에서는 암모니아 가스 피해를 받게 되지만

노지에서는 공기 중으로 확산되기 때문에 피해는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질소성분을 잃는 것은 하우스 안에서나 노지에서 마찬가지다.

때문에 석회를 뿌려 흙이 중화된 보름 후에

화학비료나 유기질 비료를 주는 것이 현명하다.

겨울 동안 뿌려 놓은 석회는 눈비에 녹아 땅속까지 중화효과가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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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