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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증례>

25세 남성.

3년 째 항전간제를 복용하고 있으나,

약제조정을 시행하여도 조절이 되지 않는

뇌전증으로 한의치료를 원해 내원했다.

평상 시 긴장을 잘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긴장할 때면 상열감과 함께 가슴갑갑함이

심해진다고 한다.

기존에 복용 중이던 항전간제는

그대로 유치한 채 A 엑스제를

하루 2회 복용하도록 처방했다.

첫 복용에서 2주 후,

평소 같으면 긴장할 것 같은 상황에서도

조금은 편하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하였으며

A 엑스제 복용에 따른 추가적인 불편감은 없다고 했다.

이후 A를 2개월간 지속 복용했다.

2개월간 추가적인 경련발작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후 6개월간 복용을 지속하였고,

그 기간 동안 경련발작은 없었다.

A를 복용한 뒤로는 기존에 있던

야뇨증의 발생횟수도 함께 경감되었다고 한다.

현 상황 유지를 원하여 A 복용을 일단

3개월간 유지하도록 결정했다.

오늘의 주인공 A는 바로 시호계지탕(柴胡桂枝湯)이다.

시호계지탕은 중국 한대(漢代) 『상한잡병론(傷寒雜病

論)』에 처음 등장했다.

당시, 감염성 질환의 지연화에 따라 발생한

소화관증상을 겸한 오한, 발열, 신체통증 등을

치료할 수 있는 처방, 감염질환 시 쇼크상태 및

각종 복부통증을 치료할 수 있는 처방으로

다양한 적응증이 제안되었는데, 이후 그 적응증이

그대로 유지되어 여러 의서에 기록되었다.

이후 출전에서의 적응증이 보다 확대되어

최근에는 감염상태 외에도 각종 신경계,

정신계 증후와 질환에 다수 활용되고 있다.

 

시호계지탕 개요

구성약물:

계피, 황금, 인삼, 감초, 반하, 작약, 대조, 생강, 시호

효능효과:

체력중등도 또는 약간 허약하며

대부분은 복통을 동반하고,

때때로 미열, 오한, 두통, 구역 등이 동반되는

다음 모든 증상: 위장염, 감기 중기~후기의 증상

(일본 내 허가사항)

시호계지탕 활용의 발전사

앞서 언급한 것처럼 시호계지탕은

중국 한대의 『상한잡병론』에 처음 등장한다.

첫 등장부터 매우 넓은 스펙트럼을 자랑하고 있는데,

감염질환의 상황을 다룬 『상한론(傷寒論)』에 2회,

감염질환 외 기타질환의 상황을 다룬

『금궤요략(金匱要略)』에 1회 등장하며,

각 조문별로 모두 다른 상황의 적응증을 제안하고 있다.

『상한론(傷寒論)』의 첫번째 조문은

“변태양병맥증병치하제칠(辨太陽病脈證幷治下第七)”에

등장한다. “傷寒六七日, 發熱, 微惡寒, 支節煩疼, 微嘔,

心下支結, 外證未去者, 柴胡桂枝湯主之”라고 하였는데,

이는 시호계지탕의 가장 대표적인 조문으로

감염질환 초기를 지나 중기 이후에 이르러

감염 초기에 나타난 발열 및 오한 증상과 함께

중기 이후의 각종 소화기증상(구역, 명치불편감 등)이

겸해져 있는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다음 조문은 “발한후병맥증병치제십칠

(發汗後病脈證幷治下第十七)”에 나온다.

“發汗多, 亡陽, 譫語者, 不可下, 與柴胡桂枝湯,

和其榮衛, 以通津液, 後自癒.”라 하였는데,

여기서는 감염질환에 동반된 일종의 탈수성 쇼크상태,

그리고 이에 동반된 섬망 같은 의식장애 발현 상황에서의

시호계지탕 사용을 추천하고 있다.

여기서 시호계지탕은 작약을 필두로 하여

부족한 수액을 보충하는 역할과 함께,

중추신경계의 과흥분상태를 진정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금궤요략(金匱要略)』에서는

전혀 다른 또 하나의 적응증을 제시하게 되는데,

바로 “명치에서 배꼽에 걸친 부위에 나타나는

급성 발작성 복통”이다.

복부의 다양한 증후를 다룬

“복만한산숙식병맥증병치제십

(腹滿寒疝宿食脈證幷治第十)”에서

“外臺柴胡桂枝湯. 治心腹卒中痛者”라 하였는데,

이는 소시호탕에 계지, 작약을 추가한 방의를

지니고 있는 이 처방이 작약의 가미에 따라

관강장기에서 유래한 각종 산통에 응용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후 각종 의학서적들은 『상한잡병론』의 각종 서술을

그대로 답습하며 그 병태의 발생기전과 시호계지탕의

작용기전을 설명하는데 치중했다. 하지만, 1771년

일본의 우치시마 겐테이가 저술한 『고방절의(古方節義)』

의 한 서술을 통해 시호계지탕의 적용범위가

“어혈(瘀血)” 병태로 확장되기 시작한다.

우치시마 겐테이는 이 책에서

여성의 각종 어혈, 혈체(血滯) 병태와

산전산후의 각종 증후에 시호계지탕에 대황을 추가한

“시호계지탕가대황”을 응용할 수 있음을 언급했는데,

이는 『금궤요략』에서 언급되었던 관강장기 유래의

각종 산통에 대한 응용을 여성 생식기 질환의 문제에

한정하여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서술로 보인다.

이후 1856년 출간된 오다이 요도의

『유취방광의(類聚方廣義)』에서는

시호계지탕이 여성의 혈도증(血道症)에 대한 약이라는

언급까지 등장하게 된다. 이를 통해 이후 발간된

각종 일본의 의학서적들에서는 시호계지탕에

거어혈효과(祛瘀血效果)가 있는 것으로 기술되었고,

이를 토대로 어혈이 원인인 것으로 여겨지는

각종 통증 질환에까지 응용이 되기 시작한다.

위의 각 의학서적에 등장한 내용은

현대의 시호계지탕 임상활용에 각각이 큰 영향을 미쳤다.

『상한론』 첫 조문은 급성기를 지나 만성화되어 가는

감기를 비롯한 각종 호흡기 감염질환에 대한 응용으로

발전하여, “시호계지탕 개요”에도 서술했듯

‘감기 중기~후기의 증상’이라는 적응증이 부여되었다.

두 번째 조문은 감염질환 외 만성질환에 대한

시호계지탕의 임상활용의 단초가 되었다.

중추신경계 과흥분 상태에 대한 진정효과를 보여준

이 조문의 내용을 토대로 각종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한

신경증에 시호계지탕이 활용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난치성 뇌전증, 신경병증성 통증에 대한

활용도 이루어지고 있으며 관련 임상증례 보고도

축적되고 있다.

『금궤요략』 조문은 관강장기 유래의 복통을 동반하는

각종 복부장기의 질환(대표적인 예로 궤양성 대장염 등)

에 대한 응용의 단서를 제공했으며, 『고방절의』에서

기인한 어혈병태에 대한 응용은 각종 난치성 신경병증성

통증, 여성생식기질환에 대한 응용으로 이어지고 있다.

권승원

경희대한방병원 순환신경내과 부교수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
Posted by 약초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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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G 속 시호가용골모려탕의 모습은?

CPG 속 시호가용골모려탕은 어떤 모습일까?

총 6가지 CPG에 시호가용골모려탕이 등장한다.

이 중 “비추천” 내용을 수록한 1건을 제외하면

대부분은 신경계, 정신계에 대한 활용을 권고하고 있다.

가장 많이 추천된 증후는 “수면장애”이다.

“임신 수유와 약 대응 기본 매뉴얼(개정판)”에서는

임산부의 다양한 증후에 대한 권고를 제시했는데,

불면증이 있을 경우 사용을 고려할 수 있는 한방약 중

하나로 시호가용골모려탕이 이름을 올렸다.

시호가용골모려탕 외에

억간산, 가미소요산이 함께 이름을 올렸으며,

이 처방들을 증(證)에 맞추어 사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야뇨증 진료 가이드라인 2016”에도

시호가용골모려탕이 등장한다.

이 CPG에서는 야뇨증에 활용할 수 있는 한방약을

야뇨증의 원인인 다뇨, 과민성방광, 수면장애에 따라

분류하여 제시했는데, 이 중 시호가용골모려탕은

수면장애로 인한 야뇨증에 활용해 볼 수 있는 것으로

추천되기도 했다.

“비만증 진료 가이드라인 2016”에도 등장한다.

비만증 치료 자체에 대한 적용은 아니었고,

충동적 식사행위나 우울증 조절에 활용할 수 있는

한방약으로 억간산과 함께 추천이 되었는데,

부작용이나 상호작용이 일어날 확률이 매우 낮다고

언급했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삼차신경통에 진료 가이드라인인

“일본신경치료학회 표준적 신경치료: 삼차신경통”에도

시호가용골모려탕이 등장한다.

이 CPG에는 삼차신경통 치료에 대한 증례보고가 있는

다양한 한방약을 소개하였는데, 시호가용골모려탕 외에

도 오령산, 시호계지탕, 소시호탕, 계지가작약탕,

작약감초탕 등이 함께 소개되었다.

의외로 생각될 수 있는 분야의 내용도 있다.

바로 남성불임이다.

“산부인과 진료가이드라인-부인과외래편 2017”에서는

남성의 정자결핍증에 부작용이 적은 비내분비요법을

자주 활용해 볼 수 있음을 언급하면서 한방약으로는

보중익기탕, 팔미지황환, 시호가용골모려탕 등을

활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방약 외 함께 추천된 비내분비요법에는

비타민제(비타민 B12,비타민 E),

칼리디노게나아제가 있었다.

아쉽게도 시호가용골모려탕 활용을

추천하지 않은 CPG도 있다.

“일본피부과학회 원형탈모진료 가이드라인

2017년판”에서는 시호가용골모려탕, 반하후박탕의

근거수준이 증례집적연구 수준에 머물러있어

현 단계에서는 그 유용성을 판단할 수 없다며

활용을 추천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보다 높은 수준의

근거가 축적되어 추후 내용이 변경될 수 있길 기대해보자.

임상의의 눈

위에서 언급한 CPG에는 언급되어 있지 않지만,

필자는 이 시호가용골모려탕을 뇌졸중 후

우울에 활용하고 있다.

얼마 전, 관련 체계적문헌고찰 및

메타분석의 결과도 발표되었는데,

21개의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총 1,64명의 환자)을

분석한 결과, 시호가용골모려탕 단독 사용이

항우울제에 비해 Hamilton Depression Scale로

측정한 우울 증상을 효과적으로 개선하고

부작용도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항우울제가 뇌졸중 환자에서

과진정, 인지기능저하 등을 일으킬 수 있음을 감안하면

시호가용골모려탕은 보다 활용가치가 높다고 생각된다.

여기서 더 나아가 시호가용골모려탕을

뇌졸중 후 피로에도 활용하고 있다.

필자는 뇌졸중 입원 진료 환자의 의무기록 분석을 통해

‘뇌졸중 후 피로’의 발생에 뇌졸중 환자의 우울의 정도와

염증 지표의 수준이 높을수록 피로의 수준을 평가하는

설문점수가 유의하게 증가함을 확인하였다.

뇌졸중 후 재활과정에서 피로를 호소하는 환자들 중

우울이 그 원인인 경우가 다수 존재한다.

이 때는 우울에 대한 치료법으로 시호가용골모려탕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임상현장에 계신 한의사분들에게 참고가 되길 바란다.

 

참고문헌

1. 일본동양의학회 EBM 위원회 진료가이드라인

태스크포스(CPG-TF). 한방제제 관련 기록이 포함된

진료가이드라인(KCPG) 리포트 2019.

2. 조기호. 증례와 함께하는 한약처방.

우리의학서적. 서울. 2015. p.224-228.

3. Kwon CY, Lee B, Chung SY, Kim JW, Shin A,

Choi YY, Yun Y, Leem J. Efficacy and safety of

Sihogayonggolmoryeo-tang

(Saikokaryukotsuboreito, Chai-Hu-Jia-Long-Gu-

Mu-Li-Tang) for post-stroke depression: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Sci Rep.

2019 Oct 10;9(1):14536. doi: 10.1038/s41598-

019-51055-6. PMID: 31601868; PMCID:

PMC6787092.

4. Kwon S, Jin C, Cho SY, Park SU, Jung WS,

Moon SK, Park JM, Ko CN, Cho KH.

Analysis of Factors Affecting Post-Stroke Fatigue:

An Observational, Cross-Sectional, Retrospective

Chart Review Study. Healthcare (Basel).

2021 Nov 19;9(11):1586. doi:

10.3390/healthcare9111586.

PMID: 34828631; PMCID: PMC8621383.

권승원

경희대한방병원 순환신경내과 부교수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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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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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증례>

74세 여성.

뇌경색으로 인한 좌반신소력으로

발병 이후 2개월째 한방병원에서

재활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재활치료 초반에 비해

최근 회복의 속도가 느려져

우울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급기야는 회복에 대한 걱정을 하다가

이틀 연속 잠을 자지 못했다고 한다.

원래 복용 중이던 처방은

모두 유지한 채 A 엑스제를 하루 2회

복용하도록 처방했다.

3일 뒤 낮시간 동안

우울한 모습이 감소하기 시작했으며,

4시간 정도를 푹 잤다고 했다.

복용 5일 후부터는 6시간 이상 수면이 가능했으며,

우울감도 편해졌다. 수면이 편해져 복용을

중단하려 했으나, A 엑스제 복용 후 기존에 있던

피로감도 감소했다고 하여 당분간은 처방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오늘의 주인공 A는 바로

시호가용골모려탕(柴胡加龍骨牡蠣湯)이다.

시호가용골모려탕은 중국 한대(漢代)

『상한잡병론(傷寒雜病論)』에 처음 등장했다.

당시, 감염성 질환의 지연화에 따라 발생한

가슴갑갑함, 잘 놀람, 의식장애 등의 정신증상과

신체증상을 치료할 수 있는 처방으로 제안되었는데,

이후 그 적응증이 그대로 유지되어 각종 의서에

기록되었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감염성 질환과는 관계없는

각종 신경계, 정신계 증후와 질환에 다수 활용되고 있다.

 

시호가용골모려탕 개요

구성약물:

시호, 반하, 계피, 복령, 황금, 대조,

인삼, 모려, 용골, 생강

효능효과:

체력중등도 이상이면서 정신불안이 있고,

두근거림, 불면, 변비 등을 동반한 다음 증상:

고혈압 동반증상(두근거림, 불안, 불면),

신경증, 갱년기신경증, 소아야간울음, 변비 

(일본 내 허가사항)

 

시호가용골모려탕 활용의 발전사

앞서 언급한 것처럼 시호가용골모려탕은

중국 한대의 『상한잡병론』에 처음 등장한다.

“변태양병맥증병치중제육(辨太陽病脈證幷治中第六)”에

서 “傷寒八九日, 下之, 胸滿煩驚, 小便不利, 譫語,

一身盡重, 不可轉側者, 柴胡加龍骨牡蠣湯主之”라고

하였는데, 그 당시 적응증은 감염성 질환인

상한(傷寒)의 지연화에 따라 가슴갑갑함(胸滿),

깜짝깜짝 잘 놀램(煩驚), 의식이상(譫語), 소변배출 이상

(小便不利), 몸이 무거워 움직이기 어려워 하는 증상

(一身盡重, 不可轉側)을 보이는 경우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 조문에서는 사하법(瀉下法)을 사용한 뒤 발생한

상기 증상에 시호가용골모려탕을 사용할 수 있다고

했는데, 이 사하법의 오치 여부에 대해서는

여러 의서 간의 갑론을박이 있어 왔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시호가용골모려탕이 상한 그 자체 보다는

그 감염성 질환의 자체의 지연화 또는 오치에 따른

지연화에 따라 2차적으로 발생한 일부 신체증상과

정신증상, 특히 정신증상에 사용될 수 있다는데

대부분의 의서가 동일한 의견을 내왔다는 것이다.

단 한 조문에만 등장했지만,

조문 내 워낙 다양한 증상을 제시해서였을까?

『의종금감(醫宗金鑑)』을 비롯한 다양한 고전의서에서는

시호가용골모려탕의 새로운 적응증 제시 보다는

기존 조문에 제시된 증후의 발현기전을 설명하는데

치중했다.

따라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고전의서의 기록은

대개 『상한잡병론』의 내용을 답습하는데 머물렀다.

하지만, 현대에 이르러서는 감염성 질환과는 관계없이

불안, 흥분을 기본으로 하는 다양한 정신증상 및 질환을

치료하는데 활용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예로 야마모토 이와오는 그의 저서

『동의잡록(東醫雜錄)』에서 시호가용골모려탕에 대해

“상한 같은 열병 뿐 아니라 일반적인 잡병의 진경,

진정약으로서 불면, 번경과 심계항진 등의 신경증상에

사용할 수 있다. 불안신경증, 대인공포증, 고소공포증,

강박신경증 등에 쓸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흐름이 현재까지 이어져

현재 일본 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시호가용골모려탕

엑스제의 적응증에는 “중등도 이상이면서 정신불안이

있고, 두근거림, 불면, 변비 등을 동반한 다음 증상”이라

는 기술이 포함되어 있다.

적응증을 이야기하자면 이렇게 단순하지만,

시호가용골모려탕은 역대 그 어떤 처방보다도

그 구성에 대한 논란이 있던 처방이다.

그렇다 보니 비교적 현대에 이르기까지

시호가용골모려탕에 대해서는 그 적응증 보다는

구성약재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져 왔다.

일본 키타사토 연구소 부속

동양의학 종합연구소 초대소장이었던 오츠카 케이세츠는

『한방과 한약(漢方と漢薬)』기고글에서

역대 시호가용골모려탕의 구성을 다음과 같이

크게 5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언급했다.

첫째,

송판(宋版, 12가지 약재

[시호, 용골, 황금, 생강, 연단, 인삼, 계지,

복령, 반하, 대황, 모려, 대조], 황금 함유)에 준한 구성.

둘째,

성본(成本, 11가지 약재, 황금 제외)에 준한 구성.

셋째,

송판의 구성에 감초를 추가하여

13가지 약재로 구성된 버전.

넷째, 소시호탕에 용골과 모려를 추가한 구성.

다섯째, 대시호탕에 용골과 모려를 추가한 구성.

현재 일본에서 보험적용 엑스제로 활용되고 있는

시호가용골모려탕은 첫째, 송판에 준한 구성에서

수은중독 등 안전상의 문제로 연단을 빼고,

사하작용이 있는 대황이 빠져 있는 구성에 해당하며

국내 출시된 대부분의 엑스제 역시 이 구성에 해당한다.

일본에서 나온 근거자료는

대개 이 구성에 기반하므로

이 점을 참조할 필요가 있으며,

각 의서 속 시호가용골모려탕을 살펴 볼 때도

위 다섯 가지 구성 중 어디에 속하는 처방을

활용한 것인지를 참고할 필요가 있겠다.

권승원

경희대한방병원 순환신경내과 부교수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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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G 속 소풍산의 모습은? (표 1 참조)

CPG 속 소풍산은 어떤 모습일까?

총 5가지 CPG에 소풍산이 등장한다.

이 중 4건이 아토피피부염에 따른

습진에 대한 언급이었다.

가장 구체적인 근거와 추천안을 제시한 것은

“아토피피부염 진료가이드라인 2018”이었다.

현재까지 아토피피부염 관련 이중맹검

무작위대조 시험이 진행된 대표처방이

‘소풍산’과 ‘보중익기탕’임을 밝히면서

소풍산은 스테로이드와 같은

항염증외용약을 이용한 치료를 진행했음에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았던 증례에 대한 임상시험이

이루어졌고, 그 결과 유의한 증상개선 효과가 있었음을

언급했다.

근거수준(strength of evidence)와

권고등급(strength of recommendation)이

함께 제공되었는데,

각각은 “낮음(결과를 지지할만한 연구가 충분치 않아,

추후 연구가 진행될 시, 결과가 크게 바뀔 가능성 있음)”과

“약한 추천(suggest)”이었다.

발표학회가 달랐던

“아토피피부염 진료가이드라인 2015”과

“알레르기 종합 진료가이드라인 2013”에서는

소풍산의 구체적인 적응증을 제시했는데,

요약하자면

“비교적 체력이 좋은 사람의 만성 피부질환,

환부에 열감이 있고 대부분은 습윤하며,

가려움이 심한 경우, 삼출액이 많은

습진병변에 사용할 기본처방”이었다.

“알레르기질환 치료 가이드라인 95개정판”에서도

“일반적으로 실증~중간증인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다”는

언급을 했다.

눈 여겨 볼 만한 또 다른 CPG가 하나 있는데,

바로 “음식 알레르기 진료 가이드라인 2016

(2018년 개정판)”이다.

음식 알레르기에 대한 진료지침을 제공한

본 CPG에서는 음식 알레르겐이 함유된 의약품,

생활용품 리스트를 제공했다.

여기에 한방약 중에서는

소풍산과 자운고가 수록되어 있는데,

소풍산과 자운고는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는

호마(胡麻), 곧 깨를 함유했다는 이유로

이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만약 피부질환에 소풍산을 활용했는데,

오히려 증상의 악화가 확인된다면

호마와 관련된 알레르기를 의심해 볼 만도 하다.

임상의의 눈

그런데 지금까지 언급한

이 소풍산의 출전에 관해 하나 유의할 점이 있다.

바로 『동의보감(東醫寶鑑)』에 수록된 소풍산은

본 기사에서 다루고자 하는 소풍산과

동명이방(同名異方)이라는 것이다.

『동의보감』의 소풍산은 2가지 버전이 존재하는데,

첫 번째 버전은 “외형편(外形篇) 두(頭)

두풍증(頭風證)”에 등장하는 처방으로

“목 위에 위치한 이목구비와 미릉골이 마비되어

감각이 없거나, 머리가 무겁고 두피가 뻣뻣해지는

증상”인 두풍증에 사용하던 처방이다.

두풍증 외에도 두생백초(頭生白屑)라 하여

머리에 비듬이 있는 증상, 갓난아기 눈 주위 염증에도

사용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하지만, 구성약물을 보면,

“형개, 감초, 인삼, 복령, 백강잠, 천궁, 방풍,

곽향, 선퇴, 강활, 진피, 후박”으로 구성되어

『외과정종』과는 꽤 다름을 알 수 있다.

두 번째 버전 역시 전혀 다른 처방이다.

“잡병편(雜病篇) 제창(諸瘡) 대풍창(大風瘡)”에

사용한 처방으로, 구성약재가 “백지, 전갈, 인삼”이다.

두 처방 모두 피부증후에 대한 적응증이

기록되어 있어서 일까?

몇몇 국내서적에는

『외과정종』의 소풍산과

『동의보감』의 소풍산을 혼입하여 기술한 것을

간혹 볼 수 있다.

당시 서적의 이동 상황을 고려하자면,

1613년 간행된 『동의보감』에

1617년 출간된 『외과정종』의 내용이

들어 있지 못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 아닐까?

그래도 혼동을 막으려면 앞으로는

외과정종 소풍산, 동의보감 소풍산으로

나눠 부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참고문헌

1. 일본동양의학회 EBM 위원회 진료가이드라인

태스크포스(CPG-TF).

한방제제 관련 기록이 포함된 진료가이드라인(KCPG)

리포트 2019.

2. 조기호. 증례와 함께하는 한약처방.

우리의학서적. 서울. 2015. p.203-206.

권승원

경희대한방병원

순환신경내과 부교수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
Posted by 약초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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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증례>

28세 남성.

모야모야병으로 인한 뇌출혈로 좌빈신소력이 있어

본원 외래에서 침구치료와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이다. 침구치료를 위해 팔다리를 걷었는데,

여기저기 피부를 긁은 자국을 볼 수 있었다.

어떻게 된 일인지 물어보니 초등학교 시절부터

아토피피부염이 있어 종종 피부과에 다녔었는데,

여름이라 더워서 그런지 (매년 여름 증상이 심해졌다고

함), 최근 다시 증상이 심해 피부를 긁을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피부를 살펴보니 피진은 붉은 편이며,

피부는 약간 습윤한 경향을 보인다.

피부에 손을 대어보면 열감이 느껴진다.

이에 탕전약 A와 보험제제 황련해독탕을 함께

하루 3회 복용하도록 처방했다.

1주 뒤 침구치료 시, 가려움이 확연히 감소하여

긁을 일이 줄었다고 했으며, 다시 1주 뒤 증상이

거의 개선되었다고 했다.

하지만 아직 여름철인 관계로

증상이 재악화될까 걱정된다고 하여

추가로 7일분을 복용한 뒤,

불편감이 없어 남은 약 1개월의 여름을

편하게 보낼 수 있었다.

오늘의 주인공 A는 바로 소풍산(消風散)이다.

소풍산은 중국 명대(明代) 외과 전문서적

『외과정종(外科正宗)』에 처음 등장했다.

당시, 전형적인 재발을 반복하는

두드러기에 사용할 수 있는 처방으로 제안되었는데,

이후 그 적응증은 유지되면서도 구체화되어 갔다.

현대에 들어서는 분비물을 동반하며 심한 가려움이 있는

다양한 피부질환, 특히 아토피피부염에

주로 활용되고 있다.

 

소풍산 개요

구성약물:

당귀, 지황, 방풍, 선퇴, 지모, 고삼,

호마, 형개, 우방자, 석고, 목통, 창출, 감초

효능효과:

체력중등도 이상인 사람의 피부질환이면서

가려움이 심하고 분비물이 많으며 때때로

국소의 열감이 있는 다음 증상:

습진 피부염, 두드러기, 무좀, 땀띠(일본 내 허가사항)

 

소풍산 활용의 발전사

앞서 언급한 것처럼 소풍산은 1617년

중국의 진실공(陳實功)이 출간한 외과 전문서적

『외과정종』에 처음 등장한다.

“개창론제칠십팔(疥瘡論第七十八)”에

“풍습(風濕)이 혈맥(血脈)에 침음(浸淫)하여

창개(瘡疥)가 생겼는데, 가려움이 멈출 줄 모르며,

성인과 소아의 풍열은진(風熱癮疹),

전신에 구름조각 모양의 반점이 생겼다 사라졌다 하는 것

을 치료한다”고 하였는데, 그 묘사된 적응증은 전형적인

두드러기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조금 더 시간이 흘러1742년 중국 청대(淸代)에

출간된 종합의서 『의종금감(醫宗金鑑)』에서도

소풍산과 관련된 서술을 볼 수 있는데,

그 적응증이 조금 다르다.

『의종금감』 “외과권사(外科卷四)

편집외과심법요결(編輯外科心法要訣)

항부(項部) 유구풍(鈕扣風)”에서

“유구풍으로 가려움을 참을 수 없고,

긁어 진물이 나거나 피가 나는 경우를 치료한다”고 했다.

유구풍은 목 부위인 천돌혈(天突穴) 주위가 몹시 가려운

병증을 이야기하는데, 묘사된 모습은 아토피피부염 환자

의 항부 피진과 매우 유사해 보인다.

이와 같이 주로 가려움을 동반한 두드러기,

습진 양상의 피부질환에 사용되던 소풍산은

일본의 의가들에 의해 보다 폭넓은 피부질환에

구체적인 적응증을 토대로 활용되기 시작하는데,

먼저 일본 에도시대 후기의 의가 후쿠이 후테이가 저술한

『방독변해(方讀辯解)』에서는 화농성 피부질환으로

그 활용범위가 넓어졌다.

“하부(下部) 개선(疥癬)”에서 소풍산에 대해

“소창(小瘡), 농(膿)이 있고 습(濕)이 많을 때 사용해야

한다.”고 하면서 동시에 “농이 많고 혈조(血燥)하면

당귀음자가 좋다”고 하여 피부의 습윤 여부에 따라

소풍산과 당귀음자를 구분해 사용해야 함을 강조했다.

이러한 소풍산의 활용은

현대 일본의 한방의사들에게도 영향을 끼쳤고,

야가즈 도메이는 그의 저서 『한방후세요방해설(漢方後世

要方解說)』에서 보다 구체적인 적응증을 내놓게 된다.

이 책에서는 소풍산을

“여름철 더위에 매년 발생하는 악창(惡瘡),

피부가 건조하더라도 때때로 분비물이 있는 경우,

가려움이 심할 때” 사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으며,

“만성 두드리기”에도 쓸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슷한 병태일 경우

고방이라면 백호가인삼탕을 쓰기 적합하며,

소풍산은 그보다 이환기간이 길고 독이 깊어

혈조(血燥)한 경우 좋다”고 하여,

단순히 “습-조”로 구분했던 『방독변해』와 달리

소풍산 역시도 오랜 피부질환으로 피부가 건조한

경향임을 언급했다.

소풍산의 구성약물에

당귀, 지황과 같은 윤조(潤燥) 작용을 지닌 약재가

함유된 것을 감안하면 야가즈 도메이의 의견이 보다

임상적으로 의의가 있어 보인다.

오츠카 케이세츠 역시 구체적인 적응증을 언급했다.

『한방의 임상(漢方の臨床)』 “제10권, 제6호”에 수록된

오츠카 케이세츠와 야가즈 도메이의 좌담회 내용을 보면,

소풍산에 대해 “발이나 손에 화폐상으로 나타나는

습진이면서, 진물이 나고 질척질척하게 가피가 생기는

경우” 효과가 좋다고 언급했다.

동시에 “석고 용량이 적어서 효과가 나지 않는 경우도

있으므로 이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현대의가들의 사용경험에 기초한 적응증이

현재 일본 내 소풍산 엑스제 허가사항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체력중등도 이상인 사람의 피부질환이면서

가려움이 심하고 분비물이 많으며 때때로 국소의 열감이

있는 다음 증상”이라는 문구가 소풍산 엑스제 적응증에

적혀 있으며, 이러한 양상을 보이는 습진 피부염,

두드러기에 사용할 경우, 보험적용이 이루어지고 있다.

권승원

경희대한방병원

순환신경내과 부교수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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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G 속 월비가출탕의 모습은? (표 1 참조)

CPG 속 월비가출탕은 어떤 모습일까?

총 6가지 CPG에 월비가출탕이 등장한다.

대부분 고전의서에서 언급하였던

피수(皮水)에 준하는 임상활용을 담고 있다.

피부과 질환 관련 권고가 일단 눈에 띈다.

“만성 가려움 진료가이드라인”에서는

‘한방약은 만성가려움에 유효한가?’라는 임상질문에

대해 난치 상태로 여겨질 시 한방약 사용을 고려해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제안하면서 월비가출탕을 비롯한

대시호탕가감, 황련해독탕, 사물탕, 보중익기탕, 온청음,

시령탕 등을 활용해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알레르기질환 치료가이드라인 95 개정판”에서는

습진, 피부염군에 월비가출탕을 활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고, 이 외 십미패독탕, 소풍산, 시호청간탕,

당귀음자 등이 함께 이름을 올렸다.

아토피피부염에도 월비가출탕 사용이 제안되었는데,

실증 또는 허실중간증인 환자가 안면부가 습윤하면서

급성 악화기일 경우 사용하기 좋다고 언급하였다.

 

비염, 코의 알레르기 징후에 관한 활용도 권고되어 있다.

안면부나 눈 주변의 피수(皮水)에 사용했던

월비가출탕은 현대에 들어 와 비강부 점막의 염증과

부종을 동반한 각종 비염에도 자주 사용되고 있는데,

이 점이 반영되어 “코 알레르기 진료가이드라인-통년성

비염과 꽃가루 알레르기- 2016년판(개정 8판)”에서

각종 비염과 관련된 권고에 월비가출탕을 언급하고 있다.

먼저, 꽃가루 알레르기에 대해서는 다양한 임상근거를

확보한 소청룡탕 사용을 권고하면서, 이 외 월비가출탕을

포함한 영감강미신하인탕, 계마각반탕, 오호탕,

마황부자세신탕이 소청룡탕과 유사한 효과를 보이는 것

으로 확인되었다고 언급했다.

특히, 콧물 위주형에는 소청룡탕, 코막힘 위주형에는

월비가출탕을 활용하여 우수한 결과를 얻은 연구결과도

함께 소개했다.

알레르기 비염에 대해서도 소청룡탕과 함께

사용이 제안되었는데, 급성기 점막에 발적과

충혈이 있을 때는 마황 함량이 더 많은 월비가출탕을

사용하고, 점막이 창백한 경향을 보일 경우에는

소청룡탕을 사용할 것을 추천했다.

알레르기 비염에 대한 권고는

“알레르기 종합 가이드라인 2013”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그 내용은 위와 동일했다.

기타 분야로는 우선 섬유근통 관련 권고를

찾아볼 수 있다. “섬유근통 진료가이드라인 2017”에서는

‘생약, 한방제제는 섬유근통에 유효한가?’라는 임상질문

에 대해 근거가 매우 부족하지만,

치료가 잘 되지 않을 경우 사용해 볼 수 있으며

사용 시에는 반드시 증(證)에 기반하여 처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동시에 그동안 섬유근통 증상을 완화했던 것으

로 보고된 각종 한방약을 소개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월비가출탕이 포함된 처방이었다.

의외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림프관기형(림프관종)에

대한 권고도 있는데, “혈관종, 혈관기형, 림프관기형

진료가이드라인 2017”에서는 ‘종격 내 기도협착을

일으키는 림프관기형(림프관종)에 효과적인 치료법은

무엇인가?’라는 임상질문에 대해 증례집적 보고가 있는

치료 중 하나로 한방약인 월비가출탕과 황기건중탕을

언급했다.

주목할만한 것은 월비가출탕과 황기건중탕을 제외한

모든 치료는 외과적 절제, 천자 배액, 경화요법과 같은

외과적 처치였다는 것이다.

내과적 치료로는 유일하게 한방약인

월비가출탕과 황기건중탕이 언급되었다.

 

임상의의 눈

CPG에서 언급되지 않은 임상활용 방법을

한 가지 공유하고 이번 편은 마치고자 한다.

필자는 대학교 한방병원에서 한방내과,

특히 순환신경내과 분야 진료를 담당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뇌혈관질환 이후 재활과정에 놓인

환자 치료를 담당할 일이 많은데, 재활치료 중

각종 관절에 급작스런 통증이 발생했을 때

월비가출탕을 활용하고 있다.

그 이유는 이 칼럼을 제목에서도

이미 언급을 한 것 같은데,

월비가출탕이 바로 ‘소염소종의 제1선택약’이기

때문이다.

편마비를 가지고 있는 뇌혈관질환 환자가

재활치료 도중 어깨, 팔꿈치, 손가락 등

다양한 관절부위의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는 효과적인 진통이 이루어져야만 한다.

가벼운 진통제로도 해결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할 수도 있으나, 오랫동안 재활치료를 진행하던

환자의 경우 이미 1~2가지 정도의 진통제는

복용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 때, 마황이 함유된 월비가출탕을 활용해주면

단기간 복용으로도 효과적인 진통효과를 볼 수 있다.

다만, 통증이 관절 유래임이 명확해야 하며,

어느 정도 열감과 종창이 동반된 경우여야 효과적이다.

뇌혈관질환 환자가 호소하는 통증이

근육 유래의 통증일 경우,

고민 없이 작약감초탕을 활용하며

이것이 가장 효과적이라 느끼고 있다.

만능 스포츠맨이 통증에 대한 상비약을

추천해달라고 한다면, 필자는 월비가출탕과

작약감초탕을 제일 먼저 추천할 것 같다.

 

참고문헌

1. 일본동양의학회 EBM 위원회 진료가이드라인 태스크포스(CPG-TF).

한방제제 관련 기록이 포함된 진료가이드라인(KCPG) 리포트 2019.

2. 조기호. 증례와 함께하는 한약처방.

우리의학서적. 서울. 2015. p.304-306.

권승원

경희대한방병원

순환신경내과 부교수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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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증례>

73세 남성.

3개월 전 뇌경색이 발생했고,

이후 좌반신소력이 있어 본원 외래에서

주2회 침구치료와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이다.

하루는 평상 시와 다름없이 침구치료를 진행하려는데, “왼쪽 팔꿈치가 너무 아파요.

어떻게 방법이 없을까요?”라며 상담을 요청했다.

병력청취 결과, 5일 전 집에서 혼자 운동하던 중

좌측 주관절에서 ‘뚝!’하는 소리가 났고 직후에는

그다지 통증이 없었으나 다음 날부터 약간의 부종과 함께

통증이 있다고 한다.

이틀째 되던 날 집 주변 정형외과에서

X-ray는 촬영했으며 이상소견은 확인하지 못했고, NSAIDs를 처방받아 복용해왔으나

특별한 효과를 느끼지 못하겠다고 했다.

이에 주관절부 소염 및 소종효과를 기대하며

원내조제 A 엑스제를 아침, 점심, 저녁 식후 2시간째에

복용하도록 처방했다.

3일 뒤, 침구치료를 위해 내원했을 때

부종은 모두 경감되었으며 통증 역시 감소하여

운동에 큰 무리가 없다고 하였다.

이후 총 7일분을 모두 복용한 뒤,

불편감이 사라져 복용을 중단했다.

 

오늘의 주인공 A는

바로 월비가출탕(越婢加朮湯)이다.

월비가출탕은 중국 한대(漢代) 처방서

『상한잡병론(傷寒雜病論)』에 처음 등장한다.

당시, 피부와 안면부 같은 신체 겉 표면부의

부종과 염증에 사용할 수 있는 처방으로 제안되었으며,

이후에도 그 적응증이 유지되어 왔다.

현대에 들어서는 그 적응증이 확대되어

염증을 동반한 부종상태, 예를 들어 비염,

습진, 류마티스 관절염 등에 활용되고 있다.

 

월비가출탕 개요

구성약물:

마황, 석고, 감초, 창출, 생강, 대조

효능효과

부종과 땀이 나며 소변불리가 있는 다음 증상:

신염, 신증후군, 각기, 류마티스관절염, 야뇨증,

습진 (일본 내 허가사항)

 

월비가출탕 활용의 발전사

앞서 언급한 것처럼 월비가출탕은

중국 한대 『상한잡병론』에 처음 등장한다.

『상한잡병론』은 감염질환에 대한 처방을 서술한

『상한론(傷寒論)』과 그 외 다양한 질환에 대한 처방을

서술한 『금궤요략(金匱要略)』으로 구성되는데,

월비가출탕은 이 중 소위 잡병(雜病)을 주로 다룬

『금궤요략』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총 세 조문에서 월비가출탕을 언급하였는데,

그 첫 번째는 중풍역절병맥증병치제오

(中風歷節病脈證幷治第五)의 ‘治肉極, 熱則身體津脫,

腠理開, 汗大泄, 歷風氣, 下焦脚弱’이다.

육극(肉極)이라는 용어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지칭하는 것인지는 역사적으로

여러 논의가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근육이 몹시 수척해진 상태’를 지칭하는 것이라는데

큰 이견이 없다.

따라서, 필자는 이 조문이 가리키고 있는 상황이

이유 불문 근육 감소가 일어날 정도로 소모성 상황에 놓인

환자에게 급성 화농성감염질환이 발생하여

해당 부위에는 급성 부종이 발생했고,

발열하며 땀을 줄줄 흘리고 그로 인해 허리 이하의 힘이

빠져 버린 상태로 생각한다.

다음 두 조문은 같은 책의

수기병맥증병치제십사(水氣病脈證幷治第十四)에

등장하는데, 병증명에서 고스란히 드러나듯 철저히

‘부종’에 사용할 수 있는 처방으로 제시되고 있다.

‘裏水者, 一身面目黃腫, 其脈沈, 小便不利, 故令病水.

假如小便自利, 此亡津液, 故令渴也. 越婢加朮湯主之.’

그리고 ‘裏水, 越婢加朮湯主之; 甘草麻黃湯亦主之.’라고

하였는데, 두 조문 모두에서 제일 먼저 등장하는

이수(裏水)라는 용어를 중국 청대(淸代)의

『의종금감(醫宗金鑑)』을 비롯한 후대의 몇몇 서적에서는

‘이수’가 아닌 ‘피수(皮水)’로 보아야 한다고 해석했다.

이유는 주로 표부의 병증에 활용되는

마황을 함유한 처방을 ‘이수’에 사용할 리 없다는 것이며,

그러한 이유에서 신체의 가장 겉 부분인 피부,

특히 살집이 얇은 얼굴, 눈 주위의 부종을 보이며

소변이 시원치 않을 때 월비가출탕을 활용하도록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의종금감』에서는 이 두 조문에 함께 등장한

방기황기탕과 감초마황탕의 적응증 감별포인트도

함께 제시했는데, 피수이면서 허증일 경우 방기황기탕을,

월비가출탕과 비슷한 실증이지만 열이 없는 경우

감초마황탕을 활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 내용은 임상현장에서 처방 활용 시

유의한 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후 『비급천금요방(備急千金要方)』,

『외대비요(外臺秘要)』, 『성제총록(聖濟總錄)』등의

고전의서에서는 ‘육극’과 관련된 조문해설을 답습하는

정도에서 월비가출탕에 대해 언급해 왔다.

그러던 중 일본의 『유취방광의(類聚方廣義)』를 통해

안과, 피부과의 각종 화농성염증질환에 사용할 수 있는

처방으로 한 차례 적응증 확대가 이루어진다.

『유취방광의』에서는 기존의 ‘육극’에 해당하는 적응증을

설명하면서도, 동시에 안구가 부어 뜨겁게 아프고,

안검종창하며 안검부가 짓물러 가렵고 아프며

시야가 흐리고 눈물이 많은 경우나, 피부의 각종 습진,

화농성 질환 상태에도 월비가출탕을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이러한 적응증 확대의 영향을 받아

일본의 야가즈 도메이는 『한방의 임상(漢方の臨床)』

기고문에서 각막염 환자에게 월비가출탕을 사용했던

증례를 공유하기도 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 하에 현재 월비가출탕은

염증에 따른 안면, 피부, 사지, 근육, 관절 및

신체 겉 표면의 부종이나 수종에 대해

소염 + 소종하는 효과를 기대하며 사용되고 있으며,

국내 임상에서는 잘 붓는 경향을 보이는

비만 상태의 치료약으로도 빈번히 활용되고 있다.

권승원

경희대한방병원

순환신경내과 부교수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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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G 속 반하사심탕의 모습은? (표 1 참조)

CPG 속 반하사심탕은 어떤 모습일까?

총 6가지 CPG에 반하사심탕이 등장한다.

대부분 1990년대 후반 이후 축적된

임상근거에 기반한 내용을 담고 있다.

우선, 화학요법 시 발생하는

설사에 대한 활용이 가장 눈에 띈다.

“암 보완대체요법 클리니컬 에비던스 2016년판”에서는

서양의학으로 치료방법이 없는 경우 보완의료로서

한방약을 활용할 수 있으며, 실제로 이 측면에서

한방약이 유효함을 언급하였다.

이와 함께 각 한방처방별 적응증을 소개했는데,

이 중 반하사심탕을 ‘항암제로 인한 설사’에

응용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분자종양마커 진료가이드라인 제1판”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내용이 제시되었다.

‘CPT-11(이리노테칸)에 의한 지연성 설사에

예방법이 있는가?’라는 임상질문(CQ, Clinical

Question)에 대해 탄산수소나트륨, 산화마그네슘,

우르소데옥시콜산과 함께 반하사심탕을 사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더 나아가 ‘CPT-11에 의한 설사에 대한

치료법이 있는가?’라는 임상질문에 대해서는

반하사심탕에 함유된 황금의 플라보노이드 배당체인

바이칼린이라는 물질에 β-glucuronidase를 억제하는

작용이 있기 때문에 CPT-11 투여 2~3일 전부터

반하사심탕을 복용하였을 때 90%의 예방효과를

보인다고 언급했다.

항암제 이리노테칸에 의한 설사의 예방과 치료에 대한

임상질문에 임상근거에 기반하여 대대적으로

반하사심탕이 등장한 것이다.

구강질환에 대한 언급도 눈에 띈다.

먼저 구취에 대해 다룬 “구취에 대한 대응과 구취증

치료지침 2014”에서는 구취에 사용할 수 있는

한방처방 중 하나로 반하사심탕을 제안했는데,

이 외 감초사심탕, 생강사심탕, 백호가인삼탕도

함께 제안되었다.

구강편평태선 관련 내용도 있다.

“구강편평태선 전국조사에 기초한 병태분석 및 진단기준,

치료방침 제안”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한방처방 중 하나로

반하사심탕을 제안했다.

반하사심탕 외에도 적응증에 구내염이 포함된

황련탕, 인진호탕, 그리고 면역기능저하를 개선할 수 있는

십전대보탕, 보중익기탕 등을 환자의 상태에 따라

사용할 수 있음이 제안되었다.

아쉽게도 비교적 최근 주목을 받기 시작해서인지

암 화학요법 시 발생하는 구내염에 대한 활용을

제안한 CPG는 아직 찾을 수가 없다.

소아 소화기 증후에 대한 제안을 담은 CPG도 있다.

“반복되는 소아통증의 이해와 대응 가이드라인

개정2판”에서는 흉부불쾌감을 동반한 상복부통증과

복통에 활용할 수 있는 한방처방 중 하나로

반하사심탕을 제안했다.

반하사심탕과 함께 제안된 처방으로는

육군자탕, 반하후박탕, 안중산, 계지가작약탕,

계지가작약대황탕, 소건중탕, 대건중탕, 인삼탕이 있다.

마지막으로 기능성 소화불량에 대한 제안도 찾을 수 있다.

“심신증 진단치료 가이드라인 2016”에서는

기능성 소화불량에 대해 가장 높은 수준의 근거를

확보하고 있는 한방처방은 육군자탕임을 언급하면서,

반하사심탕과 안중산도 환자의 상태에 맞춰

활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임상의의 눈

일반적인 한의외래에서 반하사심탕은

급만성위장염과 구내염에 빈번히 활용된다.

반하사심탕은 꼭 암 화학요법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원인을 알 수 없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구내염에도

가장 먼저 처방을 고려해 볼만한 처방이다.

이 때, 그 효과를 보다 높일 수 있는 팁이 있어

이 점을 공유하고 본고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예상한 독자도 계시겠지만,

바로 ‘가글 후 삼키는 방식’으로 복용하는 것이다.

필자는 구내염 환자에게 반하사심탕을 활용할 때

주로 엑스제를 활용하는데, 빠른 효과를 위해

2포를 한 번에 복용하도록 처방한다.

이 때, 꼭 엑스제를 물에 녹여 입 안에

약 10~20초 정도 머금은 뒤, 삼키도록 하고 있는데,

여기서 또 주의할 점이 있다.

엑스제를 물에 녹일 때 주로 따뜻한 물을 사용하는데,

따뜻한 상태로 바로 입에 머금게 되면 구강 내 불편감이

순간 더욱 증대될 수 있다.

따라서, 물에 녹인 뒤,

컵 안에 얼음을 2~3개 정도 넣어 식힌 뒤

가글을 하도록 하고 있다.

복용법에 따라 처방 자체의 효과가 증대되는 것을

누차 일상 외래에서 경험을 하고 있으므로

독자 여러분들도 진료 시 참고해 보길 바란다.

 

참고문헌

1. 일본동양의학회 EBM 위원회 진료가이드라인

태스크포스(CPG-TF). 한방제제 관련 기록이 포함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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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승원

경희대한방병원

중풍순환신경내과 부교수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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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