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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지않아 장마가 닥친다.

장마는 우리에게 쌀밥을 내려주기도 하지만 달갑지 않은 피해도 준다.

쏟아지는 장마 빗방울은 흙으로 보아서는 자애로운 엄마의 손길이 아니라,

성난 적수의 채찍 같아서 엄청난 상처를 준다.

사람에게 피부가 있는 것처럼 흙에도 피부, 즉 표토가 있다.

표토는 그 밑의 어떤 부분보다도 유기물과 양분이 많아서 조직이 잘 발달되어 있다.

표토 10cm까지는 공간이 많아서 뿌리가 뻗기에 좋지만

밑으로 갈수록 공간이 적고 치밀해서 공기나 물이 머무를 곳이 적다.

그러나 실제로 겉흙을 파보면 뿌리가 별로 없다.

겉흙일수록 쉽게 자주 마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닐이나 짚으로 멀칭을 해주면 아주 많은 뿌리가

양분이 가장 많은 겉흙으로 몰려드는 것을 볼 수 있다.

 

채찍 같은 빗방울이 겉흙을 때리면 두 가지 문제가 일어난다.

빗방울침식(우적침식)이라 해서 흙 알갱이가 깨지면서 사방으로 튄다.

알갱이들은 높이는 0.7m까지 수평으로는 무려 사방 2m까지 퍼져나간다.

깨어진 흙 알갱이는 표토의 작은 구멍-이 구멍들을 통해 빗물과 신선한 공기가

땅 속으로 들어가고 탁한 가스가 밖으로 나온다-들을 모두 메워버린다.

흙 속으로 들어가지 못한 빗물은 표면으로 흐르면서 표토를 깎는다.

 

이런 침식을 유거침식이라고 한다.

겉에 있는 고운 흙 1mm가 만들어지기까지 100년 이상 걸리는데

한 해 장마가 지나가면 1cm 이상이 깎여 나간다.

1천 년 동안 만들어진 흙이 단 1년 동안에 없어지는 셈이다.

이와 함께 상당한 양분이 씻겨 내려간다(비옥도침식).

인산과 칼슘의 경우에는 작물이 먹는 양보다 더 많은 손실이 일어난다.

 

우리나라에서 장마철에 밭에서 자라는 작물 중 고추가 가장 많이 차지하는데,

대부분 비닐멀칭을 하기 때문에 침식을 상당히 경감하고 있다.

그밖에 콩이나 옥수수, 고구마는 잎으로 빗방울침식은 어느 정도 막지만

경사지에서는 고랑에서 일어나는 침식을 막을 수가 없다.

따라서 경사지에서 물의 속도를 줄여주고 깎이는 흙이 걸리도록

다년생목초를 중간 중간에 띠로 심어서 관리하는 것도 좋다.

어쨌거나 흙 도둑과 양분 도둑인 장마를 앞두고 서

둘러 해야 할 일 중에 겉흙이 도둑맞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는 일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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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