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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용작물 관련자료/이완주 박사님의 흙이야기'에 해당되는 글 58

  1. 2019.11.24 흙은 여자일까? 남자일까?
  2. 2019.11.18 흙의 할아버지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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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양과 음, +와 -, 남과 여,

하늘과 땅 등 서로 대립적인 것으로 이뤄져 있다.

나는 강의시간에 수강생에게 물어보곤 한다.

“흙은 여자일까요? 남자일까요?”

남자라고 대답하는 사람은 가물에 콩 나듯 한다.

왜 여자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어본다.

“흙은 밑에 깔려 있잖아요.”

“심으면 나니까요.”

나는 또 묻는다.

“요새는 여성상위 시대가 되었어요. 그래도 여잔가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비과학적이긴 해도 맞는 말이다.

흙은 여자다.

 

과학적으로 설명하려면 흙의 주성분부터 따져봐야 한다.

흙의 주성분은 50% 이상을 차지하는 규소(Si)다.

그 뒤를 이어 알루미늄과 철이 각각 11%쯤 들어 있다.

규소(Si4+)의 집안에는 4명의 남자(+)가 살고 있고

그들과 함께 4명의 부인이 함께 살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 난데없이 깡패가 나타난다.

알루미늄이다.

알루미늄(Al3+)의 집안에는 남자가 3명이다.

알루미늄은 흙 속으로 들어가서 규소를 내쫓아 버린다.

그럼 무슨 일이 일어날까?

남자 4명과 여자 4명이 살던 곳에

남자가 3명만 들어갔으니 여자 1명은 짝을 잃게 된다.

말하자면, 규소 집안에 알루미늄 3형제가 쳐들어가서

규소 4형제를 내쫓아 과부 1명이 생긴 셈이다.

알루미늄이 살고 있으려니

이번에는 형제가 사는 철(Fe2+)이 쳐들어가 알루미늄을 내쫒는다.

다시 과부 1명이 생긴다.

이런 교환(이것을 ‘동형치환’이라고 함)이 수백 년, 수천 년 동안

계속 일어나다보니 결국 흙은 과부 투성이(?)가 되었다.

이렇게 해서 흙 알갱이는 과부 집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래서 흙은 여자, 즉 마이너스(-) 전기를 띄고 있고

거기에 각종 플러스(+) 양분이 붙게 된다.

:
Posted by 약초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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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의 조상, 할아버지는 누구인가? 어디에서 왔을까?"

우리의 조상을 알려면 가계를 따져 올라가지만,

흙의 조상은 반대로 파내려 가야 알 수 있다.

흙을 파내려 가면 자갈을 만난다.

더 파고 들어가면 바위를 만난다.

"더 파고 들어가면 무엇을 만날까요?"

이렇게 물으면 "물이요!"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많다.

아니다.

물은 바위 사이에 숨어 있을 뿐이다.

더 파고 들어가면 용암을 만난다.

용암이 흙의 조상이다.

용암이 지구 표면으로 솟아 올라와 식은 것이 바위이고

바위가 열과 물과 압력에 의해 깨져서 자갈이 되고,

더 깨져서 모래가 되고 더 깨지면 흙이 된다.

이 과정을 풍화라고 한다.

바위가 흙으로 풍화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물과 공기가 끼어들고,

식물이 들어가면 드디어 식물이 자랄 수 있는

진짜 ‘흙’이 만들어진다.

 

바위가 어떤 바위냐에 따라 흙도 아주 다르다.

우리나라 흙은 황토가 대부분인데,

원료 바위가 화강암이나 화강편마암이기 때문이다.

화강암이 풍화되는 과정에 비가 많이 내려

중요한 양분이 녹아서 씻겨 내려갔다.

그리고는 잘 녹지 않는 철분만 많이 남아서 흙은 황토가 되었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흙은 척박하다.

척박한 흙에서 농사를 지어야 했기에

선조들은 거름을 아주 귀하게 생각했다.

밖에 나갔다가도 대소변은 의례 서둘러 집으로 돌아와서 해결했다.

나아가서는 집 근처에 오줌통을 놓아두고 길손의 것까지도 챙겼다.

 

풍화를 겪어 바위가 흙으로 되는 세월은 참 길다.

바위에서 흙 1mm가 만들어지는데 짧게는 140년, 길게는 700년이 걸린다.

우리나라에서 장마 기간 동안 비탈밭에서 보통 1cm가 깎인다.

짧게는 1천4백 년에 걸쳐 만들어진 흙을 한 여름에 잃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깎여나간 표토에 양분 대부분이 담겨 있다는 점이다.

특히 강원도를 비롯한 산간 고랭지에

김장 채소를 가꾸는 지역의 장마철 침식은 매우 심각하다.

여름철 침식은 농가도 손해고 국가적으로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계속>

출처: 토양환경정보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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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