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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에 털이 있었다

포유류는 새끼를 낳고 젖을 먹인다. 이 말이 정말일까?

절반만 사실이다. 새끼 대신 알을 낳는 포유류도 있기 때문이다.

포유류(哺乳類), 젖먹이동물이라는 단어 뜻 그대로

포유류는 태생이 아니라 모유수유로 정의된다.

그리고 모유를 생산하는 유선(젖샘)의 기원은

피지선(기름샘)이고 피지선의 기원은 모공(털구멍), 곧 털이다.

약 2억 년 전 털이 등장했다.

털의 모공에 달린 피지선이 분화되어 유선이 되고 젖을 분비했다.

단공류를 포함한 모든 포유류의 공통 조상은 수유했으며,

젖의 주요 단백질인 카제인을 만드는 카제인 유전자는

유선에서만 활발하게 활동한다.

카제인 유전자의 염기 서열은

단공류를 포함하여 모두 하나의 기원을 갖고 있다.

털, 카제인 단백질, 젖먹이기는 모든 포유류가 공유한다.

유당(락토오스, 젖당)은

1억2500만년 전 유대류와 태반 포유류가 분기한 뒤,

태반 포유류의 공통 조상 때 등장했다.

따라서 자궁 속 태반에서 태아를 키우는

태반 포유류의 젖에는 공통적으로 유당이 들어 있다.

단공류와 유대류는 유당 대신 다른 종류의 올리고당을 갖고 있다.

(따라서 사람 아기를 위한 분유를 만들 때

오리너구리 젖이나 캥거루 젖은 후보가 될 수 없다.

한편 우유나 산양유를 사람 아기에게 먹일 수 있고,

야생에서 늑대 젖을 먹고 살아남은 소녀도 존재할 수 있는 이유는

소, 산양, 늑대, 사람의 젖이 모두 유당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인간 아기는 이차적으로

미숙성 아기라서 잦은 수유가 필요하다

약 8천만 년 전에 교미에 의존하지 않는

자동 배란 및 자동 황체 형성 양상이 나타났다.

영장류의 공통 조상은 약 한 달로 긴 편인 자동 배란 주기를 갖고 있다.

인간 여성을 포함한 영장류의 난소 주기가 약 한 달인 이유가

달의 공전 주기와 관계가 있는지 없는지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하필 달의 공전 주기와 여성의 난소 주기가 거의 비슷하다는 우연,

그리고 절대 크기와 지구로부터의 절대 거리가 엄청나게 차이나는

해와 달의 시야각이 하필 0.5도로 거의 같아서

우리 눈에 비슷한 크기로 보인다는 얄궂은 우연이

고대의 이분법적인 음양 배속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대부분의 태반 포유류의 자궁은 두 개이며,

인간 등 아주 소수의 포유류만 하나의 자궁을 갖고 있다.

약 4천만 년 전 최초로 하나의 자궁이 등장했다.

인간 중에서도 3000명 당 1명꼴로

외부생식기와 자궁이 둘인 여성이 있는데 정상적인 임신과 출산이 가능하다.

박쥐의 여러 종에서 자궁의 여러 단계가 존재하는데,

크고 작은 두 개의 자궁이 있기도 하고

완전히 하나의 자궁이 있기도 한 것으로 보아,

두 개의 자궁이 하나로 합쳐진 것이 아니라

하나가 작아지면서 다른 하나가 커진 듯 하다.

◇그림 설명 : 여러 쌍의 유방이 태아 단계에 있다가 가슴의 한 쌍만 남고 퇴화하지만, 종종 남아 있는 채로 태어나는 사람들도 있다. 본인은 단순히 갈색 점이나 물혹 정도로 생각할 수 있으니 부유방일 가능성에 대해 설명해준다.

 

인간은 한 번에 아기를 한 명 낳지만,

한 배에 새끼를 많이 낳는 돼지나 개를 보면 알 수 있듯,

발생 초기에 겨드랑이부터 서혜부까지

젖샘능선(유방능선, 유방융기, milk line)을 따라

여러 쌍의 젖꼭지가 존재한다. (그림 참조)

인간의 경우 태아시기에 가슴 부위의 유방과 유두를 빼고

나머지는 모두 퇴화하여 출생 시에는 한 쌍의 유방과 유두만 남게 된다.

그런데 가끔 부유방이 남아 있는 여성도 있다.

겨드랑이에 가장 흔하며,

겨드랑이에 살이 찐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

겨드랑이가 부어 있거나 임신 출산 후

특히 더 붓고 젖이 흘러나오기도 한다면,

환자에게 부유방 가능성을 설명하고

외과적 제거 수술 방법이 있다고 알려 주어야 한다.

겨드랑이뿐 아니라 젖샘능선을 따라서

흔적 유두나 흔적 유방이 있을 수 있다.

단순히 갈색 점이라고 생각하고 지나갈 수도 있으나

위치를 확인하면 부유방, 부유두임을 파악할 수 있다.

포유류의 새끼는 태어날 때

성숙 정도에 따라 미숙성과 조숙성으로 나뉜다.

미숙성 새끼와 조숙성 새끼는 명확히 갈라지고 중간 단계는 없다.

개, 고양이, 토끼, 쥐 등의 미숙성 새끼는

털이 없고 눈, 귀가 막으로 막혀 있어 ‘핏덩이’라는 말이 어울린다.

사슴, 말, 소, 코끼리 등의 조숙성 새끼는

성숙한 상태로 태어나 태어나자마자 뛰어다니는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사람 아기는 미숙성일까, 조숙성일까?

사람 아기는 털이 있고,

눈과 귀가 열린 상태로 태어나기 때문에 조숙성이지만,

전형적인 조숙성 새끼보다는 미숙한 상태이다.

사람 아기는 조숙성 새끼이지만

큰 두뇌를 생후까지 발달시키기 위해

이차적으로 다시 미숙성을 띠게 되었다는 점이 독특하다.

인간뿐 아니라

다른 영장류 새끼들도 조숙성이지만 약간은 미숙성이고,

따라서 엄마와 밀착해서 잦은 수유가 필요하다.

인간뿐 아니라 다른 영장류도

새끼가 수유의 시간을 결정하므로

아기가 원할 때마다 먹여야 한다.

영장류의 젖은 4% 정도로 지방 함량이 낮아 수유를 자주 해야 한다.

인간의 모유는 특히나 지방 함량이 낮아 묽으면서도 유당의 농도가 높은데,

신생아의 뇌에 필요한 당을 실시간으로 공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기 뇌의 무게가 체중의 10%이므로,

신생아의 뇌는 전체 흡수 에너지의 무려 60%를 차지한다.

신생아가 원할 때마다 수유해야 하는 핵심적인 이유가 여기 있다.

 

출산하지 않은 여성도 젖을 생산할 수 있다

출산 경험이 없으면서 (또는 출산한 적 있는 경우라도)

자신이 출산하지 않은 입양아에게

모유수유를 하고 싶은 엄마는 유도수유를 하기도 한다.

아기의 입양일에 맞춰 미리 호르몬을 투여하여

가상 임신 상태, 가상 출산 상태를 만들고

지속적으로 유축하고 최유제를 복용하면서

모유 분비를 유도하는 것이다.

(프롤락틴은 합성 약제로 만들 수 없기 때문에

돔페리돈으로 프롤락틴 생산을 유도한다.)

아기와 만난 뒤에는

분유를 담은 가느다란 튜브 끝을 유두에 연결하고

아기가 분유를 빨 때마다 유두에도 빠는 자극이 전해지도록

유방에서 수유를 하면서 모유생산량이 늘어나도록 유도한다.

상당히 번거로운 과정인데도

서구권에서는 이런 시도를 하는 입양모들이 있다.

설령 모유가 한 방울도 나오지 않는다고 해도,

유방에서 피부 대 피부 접촉을 하면서

수유를 하는 것 자체가 아기의 발달에 도움이 된다.

(자신의 모유량이 적다고 고민하는 환자들에게,

이런 유도수유 사례를 근거로 모유수유 자체가

아기와 엄마에게 이롭다는 것을 설명할 수 있겠다.)

 

생물학적 남성도 젖을 생산할 수 있다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뿐 아니라,

인간 남성도 유선과 유두가 발달하므로 젖을 생산할 수 있다.

마유(魔乳, witch’t milk)는

엄마의 프롤락틴의 영향으로 신생아의 유두에서

흘러나오는 소량의 젖을 부르는 단어이다.

즉, 여아뿐 아니라 남아의 유두에서도 젖이 생산된다.

남성의 젖꼭지를 흔적 기관이라고는 하지만

유선이 아예 퇴화하지는 않은 것이다.

간경화 등 호르몬 문제가 생기는

남성의 유방에서도 젖이 생산되기도 한다.

스리랑카에서는 엄마가 사망하여 굶고 있는 신생아에게

막막한 아빠가 젖을 물려봤더니

수유가 가능했다는 사례가 보고되기도 했다.

사실 진화 초기에는 양성 모두 수유를 했었던 것으로 보인다.

수컷 박쥐도 젖을 만든다.

(이런 경우에는 母乳授乳가 아니라 父乳授乳라고 불러야 할까?)

남성의 몸으로 태어나서

여성으로 성을 재지정한 트랜스젠더 여성(MTF)이

모유수유에 성공한 사례도 보고되었다.

이 여성은 입양아에게 유도수유하는 프로토콜과

기본적으로 동일한 치료를 미국 뉴욕의 마운트 시나이 센터에서 받았다.

이 여성은 6주간 분유 없이 모유로만 아기에게 수유하는 데 성공하였다.

아기의 하루 섭취량으로 충분한 양의 모유가 생산된 것이다.

6주 이후에는 분유와 혼합수유를 이어갔으며

이 아기는 정상적이고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고 한다.

인간의 수유는 다른 포유류와 공유하는 특성이면서도

다른 종들과 흥미로운 차이점을 보이며,

기존의 고정관념과는 다르게 상당히 유연하고 상대적일 수 있으며

시대의 변화에 따라 사회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김나희 /대한모유수유한의학회 교육이사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
Posted by 약초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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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인증수유상담가

(International Board Certified Lactation Consultant, 이하 IBCLC)는

모유수유, 산전산후관리, 신생아 케어에 특화된 전문가 직능이다.

소아과나 부인과 전문이 아니라도,

모유수유 관련해서는 모든 한의사가 종종 질문을 받게 되므로

임상에서 가장 많이 접하는 질문들을

환자 눈높이에 맞추어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환자가 성공적인 모유수유를 할 수 있고,

한의사에 대한 신뢰가 높아질 수 있다.

최다 빈도로 나오는 질문들을 모아 보았다.

 

1. 완전모유수유(완모)란?

완전모유수유(exclusive breastfeeding)는

생후 6개월간 오직 모유만 먹이는 것을 말한다.

분유는 물론이고 물, 주스, 곡식가루, 사골국 등

그 어떤 음식도 추가로 먹이지 않고 오직 모유만 먹이는 것이다.

생후 6개월간은 오직 모유만 먹이라고 세계보건기구가 강력히 권하고 있다.

(혼합수유를 하다가 어느 시기에 모유만 먹이기 시작하는 데 성공하면

완전모유수유라고 인식하는 식으로 시중에는 용어가 혼동되어 쓰이고 있으므로

환자와 대화하는 한의사는 헷갈리지 않아야 하겠다.)

어떤 환자는

‘저는 처음에 젖이 돌지 않아서 분유랑 혼합수유하면서 고생했는데,

지금은 완모에 성공했어요.’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 혼합수유한 시기가 이미 존재하기 때문에

사실 완전모유수유의 정의와 딱 들어맞지는 않는다.

하지만 굳이 환자가 잘못 알고 있다고 정정해줄 필요는 없다.

이런 경우에는 환자가 아기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이므로

환자에게 칭찬과 지지의 뜻을 보여주면 충분하다.

6개월부터는 고형식, 즉 이유식을 시작해야 한다.

생후 6개월 시점에서는 모유가 주식이고 고형식이 간식인데,

점차 고형식 비율을 늘려서 돌이 되면 고형식이 주식이고 모유가 간식이 된다.

이렇게 간식으로 모유를 먹는 상태를

두 돌 이상까지 유지하라고 세계보건기구가 권장하고 있다.

모유수유가 영아사망률을 낮추고

평생 의료비를 절감하는 최고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2. 모유가 잘 나오지 않는다면?

모유는 꺼내도 꺼내도 보물이 끊임없이 계속 나오는

항아리인 화수분과 비슷한 원리로 생산된다.

젖을 완전히 비웠을 때 가장 빨리 채워진다.

그리고 중간쯤 비웠을 때 중간 속도로 생산되며,

젖이 많이 불어 있을 때는 아주 느린 속도로 모유가 합성된다.

젖을 늘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젖을 자주 완전히 비워주는 것이다.

아기가 젖을 빨고 나서는 유축까지 해서 탈탈 비워주며 이 과정을 자주 반복한다.

모유 생산량 확립은 출산 직후 일주일 정도가 가장 중요하다.

이 시기에는 모유 양이 원래 적다.

양이 적어서 빈 젖만 빠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면역물질이 농축된 귀한 초유가 나오는 중이다.

그리고 엄마 몸 속에서 저장해 나온 영양이 있기 때문에

아기는 3일 정도는 이 양이 적은 초유로만 버틸 수 있다.

이 때 분유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분유를 섞어 주면

아기가 모유를 덜 빨게 되어 완모 성공률이 낮아지고

아기가 고무젖꼭지와 엄마젖을 착각하고

엄마젖을 거부하는 유두 혼동이 일어날 수 있다.

혼합 수유를 하더라도

모유수유유도기를 이용해서 젖빨기를 최대한 유도하고,

아니면 컵 수유나 스푼 수유로 분유를 주는 것이 좋다.

그리고 생애 초기에 분유를 접할수록 알레르기 발생 확률이 높아지니,

분유 접하는 시기를 최대한 미루는 것이 좋다.

태어나자마자,

늦어도 출생 후 1시간 안에 첫 모유수유를 시작해야 한다.

이 내용은 출산 후에 배우면 이미 늦기 때문에,

한의사들은 임신 여성과 상담할 때는

환자가 먼저 묻지 않더라도 미리 교육해주는 것이 좋겠다.

출산 후 3주 정도는

모유수유 때문에 정신이 없고 밤낮없이 계속 수유하다 보면

‘내가 젖 먹이는 기계인가’싶어 우울할 수 있다.

환자의 이런 마음을 잘 알아주고 위로해주며,

이 시기가 영원히 지속되는 것이 아니라

6주쯤 되면 좀 편해지고, 3개월쯤 되면 이제 반대로

‘분유 사고 물 데우고 분유 타고 식히고 젖병 소독하려면

분유 먹이는 엄마들 힘들겠다’하는 마음이 들 정도로

편해진다는 것을 알려주면서 용기를 주도록 한다.

정확한 시기를 가리켜 설명해주면

환자는 희망을 가질 수 있고 상담의에게 신뢰를 갖게 된다.

 

3. 모유의 영양이 떨어져서 분유로 갈아타야 하냐는 질문

모유보다 좋은 분유는 정의상 존재할 수 없다.

분유의 목표는 모유와 최대한 비슷하게 만드는 것이지만

여전히 모유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아기를 보호하는 모유 속 성분들은 아직도 계속 밝혀지는 중이다.

모유 속 올리고당은 다른 어떤 포유류의 젖 속의 올리고당에 비해

종류와 양이 압도적으로 많은데, 인류에게만 특이적으로 공생하는

비피더스균의 아종을 우점종으로 만드는 역할을 한다.

아기와 엄마가 피부접촉을 하고 있으면

아기에게 붙어 있는 병균을 엄마의 몸이 인식하고,

그 병균에 대한 맞춤형 면역물질을 만들어서

모유로 분비해서 아기에게 전달한다.

극저체중으로 태어난 미숙아는

삼키는 능력이 없어서 모유를 먹을 수가 없는데,

그런 미숙아에게는 모유를 면봉에 발라서 입 안 점막에 묻혀 준다.

그렇게 소량이라도 흡수를 시키려고 애쓸 만큼 모유가 아기에게 좋다.

(정말 특수 체질인 경우,

예를 들어 5만 명에 한 명 있는 갈락토오스 알레르기의 경우

모유 안의 갈락토오스를 받아들일 수 없어,

갈락토오스 없는 특수 분유를 먹여야 한다.

이런 경우는 극히 드물다.)

 

4. 아픈 엄마도 모유수유 괜찮을까?

모유수유는 아토피피부염이나 알레르기,

당뇨 등 유전적 소인이 있는 질환의 발병 가능성을 줄여준다.

즉, 엄마가 알레르기 체질이거나 당뇨가 있는 경우엔

오히려 더 열심히 수유를 해야 아기에게 예방 효과를 줄 수 있다.

엄마가 아픈 경우, 우리가 흔히 보는 감기,

유선염, 폐렴, 장염 등에는 모두 모유수유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엄마에게 이런 감염증이 있으면 모유로 면역물질이 분비되어서

아기에게 모유수유를 하면 ‘더’ 좋다.

유방암으로 한쪽 유방을 절제한 여성도

반대쪽 유방으로 아기에게 모유수유를 할 수 있다.

암이라는 중환에도 불구하고 모유가 아기에게 좋은 선물이기 때문이다.

또한 대부분의 약은 모유수유와 병행할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 약을 복용할 때의 모유라도 분유보다 우월하기 때문에

약을 복용한다는 이유로 모유를 끊고 분유를 먹이면 더 손해가 될 수 있다.

모유를 중단해야 하는 약들도 간간히 있긴 하니

꼭 모유수유전문가인 의료진과 상담하도록 한다.

 

김나희 /대한모유수유한의학회 교육이사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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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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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의약품의 안전성에 대한 연구와 규제는

비교적 최근의 개념이다

한의학을 폄훼하는 일부 세력들은

한의학은 안전성, 유효성이 확인되지 않은 과거의 유물이고

오직 양의학만이 과학의 적자(嫡子)라고 주장한다.

이중맹검 임상시험, 통계를 이용한 약효 검증,

생화학적인 약리의 연구, 부작용 보고, 신약 허가와 규제 등은

인류 역사상 최근에 등장했으며 이전에는

모든 의학이 경험적인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미국에서 신약을 허가할 때 안전성, 유효성을 입증하도록

법령을 개정한 것(Drug Amendments Act)은 1962년의 일이다.

연구결과들을 연구하는 메타분석도 매우 최신의 개념이다.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의 네트워크인

코크란 연합이 설립된 것이 1993년이니,

주먹구구식의 연구 중에서 옥석을 가리게 된 것도

기껏해야 20년 남짓밖에 되지 않았다.

따라서 양의학은 ‘원래’ 과학적이고 체계적이라고 하는 말은

역사 인식의 부재에서 나왔다고 하겠다.

현대양의학과 마찬가지로 현대한의학도

통계학과 생물학, 화학, 독성학 등과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코크란 연합(Cochrane Collaboration)의 로고는

한 상징적인 논문의 결론을 표현한 forest plot (blobbogram)을 도안으로 하고 있다.

<태아의 폐를 성숙시키기 위해

조산 위험이 있는 여성에게 투여하는 출생 전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란

그 논문에서 이전에 이루어졌던 조산아 폐 성숙을 위한

코르티코스테로이드 투여 연구들을 통합하여 의미심장한 하나의 결론을 내렸다.

로고의 보라색 수평선들은 각각 연구 7개의 결과들을 나타낸다.

보라색 수직선은 ‘차이 없음’을 뜻하고,

수직선의 왼쪽은 ‘이로움’, 오른쪽은 ‘해로움’을 나타내며,

수평선이 수직선에 닿아 있으면 ‘효과 없음’이라고 결론을 내리게 된다.

수평선이 수직선 왼쪽에 완전히 넘어가 있으면

그 치료법은 이롭다고 볼 수 있으며

오른쪽으로 완전히 넘어가 있으면 해롭다고 볼 수 있다.

이 로고의 7개 연구 중 5개의 결과를 나타내는 수평선은

수직선에 걸쳐져 있으므로 ‘효과 없음’으로 결론을 낼 수밖에 없다.

오직 두 개의 연구만이 수직선 왼쪽에 있어서 ‘이로움’이란 결론을 냈다.

즉, 조산 위험 여성에게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투여한 7개의 연구 중 5개는 효과 없음,

2개만 이로움으로 결론을 냈던 상황이었다.

이렇게 상황이 어정쩡하니 당연히 임상에서는

이 치료법을 그다지 적극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

이 때 7개의 기존 논문의 결과를 통합한 문제의 논문이 나왔다.

7개 논문을 종합하여 하나의 수치로 표현한 결과가

바로 맨 아래의 보라색 다이아몬드이다.

다이아몬드는 분명히 수직선 왼쪽에 놓여 있으므로,

치료법이 이롭다고 결론내릴 수 있다.

7개 논문의 결과는 이미 나와 있었으나

그 결과는 애매해서 한동안 임상에서 적용되지 않았다.

그 결과들을 구슬처럼 실에 꿰었더니 비로소 그 의미가 확실해진 것이다.

활용할 수 있는 내용(7개의 논문들)은 이미 나와 있었으나

그 내용을 체계적으로 통합하여 의미를 읽어내기(systematic review) 전까지는

방치된 구슬과 다름없었다.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치료법이 나온 이후에

이 치료법을 사용하지 않아서 폐의 미성숙으로 사망한 조산아의 수는

안타깝게도 수천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연구 결과들을 빨리 통합하기만 했더라면,

이 아기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란 뼈아픈 교훈이

코크란 연합의 로고에 담겨 있다.

연구들을 종합하여 근거에 기반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코크란 연합의 리뷰들은 코크란 라이브러리에 출간된다.

 

2. 한약은 특별히 안전하거나 특별히 위험하지 않다

한약에 대한 오해 중 하나는

한약이 생약이기 때문에 100% 안전하며 아무리 장기 복용해도 괜찮다는 것이다.

또 다른 오해는 한약은 성분을 알 수 없는 다수의 약재들로 이루어진 복합처방이므로

단일성분인 양약보다 훨씬 위험하며 간 손상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두 가지 오해 모두 사실이 아니다.

한약 역시 약물이고, 모든 약물은 잠재적인 이로움과 해로움을 저울질하여

이로움이 해로움을 상회할 때 처방하게 되며,

꼭 필요한 기간 동안만 처방하고, 투여 기간 및 그 이후에 부작용을 모니터해야 한다.

또한 임신부와 영유아에게 투여되는 한약은

의서에서 검증되었고 현대의 한약 연구를 통해 다시 검증되어

안전하다고 파악된 약재를 용량을 지켜서 투약하므로 대체로 안전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특이적 반응은 언제든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고 안전사고가 걱정되어 한약치료가 필요한 상황에서도

투약하지 않는다면 환자에게 손해이다.

일반적으로 의서의 임신부, 수유부, 영유아용 처방은 대체로 안전하며,

현재까지 예후가 불량한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다.

따라서 환자와 상담하는 한의사는 자신감을 가지고

한약 치료의 예상되는 효과를 설명하되,

안전성에 대해 백퍼센트 확신하는 발언은 삼가야 한다.

한약에 대해 문의하는 환자는

기대와 두려움이란 양가적 감정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우선 환자의 우려에 대해 공감을 표현한 다음

차분하게 한약 역시 잠재적 이로움이 해로움을 넘어설 때 처방한다는 점을 설명한다.

환자의 두려움에 동조하여 한의사가 저자세로 나간다면 환자의 부정적 감정은 증폭될 수 있다.

 

3. 임산부와 영유아 약물 투여는 다른 성인들과는 다른 면이 있다

임신 기간, 특히 임신 3-8주는 기관 형성기로

약물 투여로 인해 기형 발생 위험이 가장 높은 시기이다.

임신 2주까지는 약물 투여를 할 경우

아예 유산되거나 완전히 복구되어 기형이 남지 않는다(all or nothing).

그러나 임신 8주 이전이라고 해도

꼭 필요한 경우에는 한약을 투여할 수 있다.

특히 이 시기에는 임신오조가 흔하며,

증상을 경감시키기 위한 한약을 적량 복용할 수 있다.

수유 여성의 약물 투여는 두 가지 특성이 있는데,

약물이 모유로 전달될 가능성과,

약물이 모유수유 자체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약물이 모유를 통해 아기에게 전달되는 양은 소량이며,

대부분은 약물은 모유수유와 병행 가능하므로

큰 틀에서 병행 금기 약물을 먼저 파악하고

나머지는 병행 가능하다고 이해하면 될 것이다.

기존 의서에 나와 있는 산후 회복한약들 역시

아직까지는 문제가 될 만한 부작용이 보고된 바 없다.

또한 약물은 모유 양을 늘리거나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영유아는 장기가 성숙하면서 약물 반응이 달라지고,

신생아는 특히 간과 신장과 신경계가 미숙하므로 약물에 특히 민감하다.

생후 6개월 미만일 때는 감기나 장염 등

치료해야 할 증상이 있을 때만 짧게 한약을 처방해야 한다.

6개월 이후에는 예방이나 성장 등을 위한 보약을 처방할 수 있지만,

돌이 되기 전까지는 역시 소량만 짧게 투약하는 것이 좋으며

환아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해야 한다.

 

김나희 / 대한모유수유한의학회 교육이사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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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인증수유상담가(International Board Certified Lactation Consultant, 이하 IBCLC)는

모유수유, 산전산후관리, 신생아 케어에 특화된 전문가 직능이다.

한의사이면서 IBCLC로 활동하면서 환자뿐 아니라 동료 한의사들에게도 질의를 자주 받게 된다.

시중에는 수유 관련하여 잘못된 속설이 많으며, 단유에 대해서도 역시 잘못된 속설이 횡행하고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정확한 단유 방법에 대해 짚어보겠다.

 

젖양 늘릴 때는 자주 물리고,

젖 끊을 때는 서서히 수유 간격을 늘인다.

모유 생산의 기본적인 기전에 대해 이해하면

환자에게 정확하게 설명해줄 수 있게 된다.

기본적으로 모유는 화수분과 비슷하다.

즉 자주 비우면 비울수록 보물이 더 빨리 채워지는

상상 속의 신비한 단지인 화수분처럼,

유방에서 모유를 자주 비울수록 모유가 더 많이 생산된다.

그러므로 모유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자주 젖을 물리거나 유축을 해서 유방을 자꾸 비워주면 된다.

모유량은 아기의 요구량(즉 아기가 젖을 먹는 양)에 맞추어 조절되기 때문에

아기의 급성장기 초기에는 살짝 모자란 듯하다가 (즉 아기가 자꾸 젖을 찾으려고 하다가)

며칠 후에는 아기가 열심히 빠는 양에 맞추어 충분히 분비된다.

급성장기가 지나가면 잠시 동안 젖이 남는 듯하다가,

다시 아기의 조절된 요구량에 맞추어 딱 맞게 생산된다.

쌍둥이라면 외둥이의 두 배로 젖을 빨기 때문에

엄마 유방의 생산량도 두 배가 된다.

따라서 건강한 여성이라면 쌍둥이에게

완전모유수유(생후 6개월까지 오직 모유만 먹이기)가 대체로 가능하다.

이런 원리를 이해하고 나면 단유도 마찬가지로 접근할 수 있다.

아이가 젖을 덜 찾게 되면 젖 생산량이 조금씩 감소하고,

그러면 아이가 점차 수유를 덜 하게 되고 생산량도 더 떨어진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젖이 몇 방울 정도만 남아 있다가 완전히 젖이 마르게 된다.

이렇게 자연스럽고 점진적인 단유가 바람직하다.

 

단유는 생후 2년 이후,

아이가 원할 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기가 6개월이 되면 모유 말고도

다른 고형식(모유 이외의 음식, 이유식)을 시작해야 한다.

하지만 여전히 모유는 막강한 영양을 지니고 있으며

아기에게 전달되는 면역물질의 양도 이전과 비슷하게 유지된다.

아기는 여전히 모유를 원한다.

세계보건기구와 유니세프는 2년 이상의 모유수유를 강력히 권장한다.

의학적, 비교동물학적, 인류학적으로

인간의 자연스러운 이유 시기는 최소 세 돌 이후이며,

아이가 원할 때까지 지속하는 것이 좋다.

가능하면 세 돌 넘어서까지

모유를 계속 먹이는 것이 좋다는 설명을 하면 환자들이 놀랄 수 있다.

수유 여성이 잘 납득할 수 있도록 부드럽고 침착하게 설명하도록 하자.

너무 놀라지 마시길.

생후 6개월부터 고형식(이유식)을 시작해서 서서히 고형식은 늘리고 모유수유는 줄인다.

그래서 돌 때에는 모유는 아침에 한 번, 낮에 한 번,

자기 전 한 번 정도로 간식 수준으로 줄여서 먹인다.

돌 이후에는 더 줄여서 아침과 저녁, 이렇게 두 번만 먹일 수도 있다.

이렇게 하면 젖몸살 앓으며 힘들게 젖을 끊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젖이 줄게 된다.

그리고 이렇게 띄엄띄엄 간식 수준으로 먹여도

아이에게는 면역물질이 충분히 전달되고 정서적, 영양학적인 이점도 계속 누적된다.

 

수유 기간이 길어진다고 해서

아이가 엄마젖에 중독되지 않는다

모유수유를 오래 하면 단유가 어렵지 않을까?

이런 생각은 엄마젖이 어느 단계가 지나면

아이에게 좋지 않은데 ‘중독’될 수 있다는 잘못된 전제를 깔고 있다.

하지만 모유는 오래 먹일수록 이익이기 때문에 중독되는 것이 불가능하다.

아이가 모유수유라는 단계에서 충분히 성취하고 나면 스스로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간다.

모유를 충분히 먹은 아이는 원하는 욕구를 충분히 충족한 뒤 스스로 독립적인 정서를 발달시킨다.

엄마 입장에서도 갑작스럽게 단유를 하면 젖몸살을 앓으며 힘들게 젖을 끊는데,

조금씩 모유양을 줄이며 단유를 시도하면 보다 편안하게 단유에 성공할 수 있다.

수유와 단유 모두 삶의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행복한 여정이며,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이 좋다.

그러므로 아이가 삶의 위기 상황에 있을 때는

단유라는 또 다른 스트레스를 주지 않도록 한다.

즉 이가 날 때, 엄마가 직장에 복귀할 때, 유선염에 걸렸을 때,

약물을 복용할 때, 동생을 임신했을 때, 감정적인 문제가 있을 때,

입원을 했을 때 등의 시기는 단유에 좋지 않은 시기이다.

 

팔로델(브로모크립틴)은

단유 목적으로 처방하지 않으며 압박붕대 역시 쓰면 안 된다

과거에 젖말리는 용도로 많이 처방했던 팔로델은 현재 이 목적으로는 쓰일 수 없다.

많은 부작용 때문에 FDA에서 팔로델의 적응증에 모유분비억제를 제외시켰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의 많은 의사들이 젖말리는 목적으로 팔로델을 처방하고 있다.

상담시 팔로델은 단유 목적으로 처방될 수 없음을 명확히 알린다.

단유를 위해 압박붕대를 사용하려는 환자를 발견하면 위험한 행동임을 납득시킨다.

젖몸살(유방울혈), 유선염, 유관 막힘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어

매우 위험하며 젖말리는 목적에도 딱히 효과적이지 않다.

 

단유 시 특별한 단유마사지는 필요하지 않다

그냥 저절로 젖을 말리면 유방 안에 응어리와 괴어 있는 젖이 남아 있어

나중까지 석회화되어 남거나 둘째에게 먹일 초유의 맛과 색이 변질되므로

단유마사지라는 특수한 유방관리를 받아야 한다는 유방마사지 업계의 주장이 있다.

하지만 위에서 설명한 대로 서서히 단유하면

마지막에 남은 젖은 한두 방울 정도이며 이로써 더 이상 수유를 지속하지 않는다면

이 한두 방울의 젖은 유방 조직에 저절로 흡수되어 남지 않게 된다.

(그리고 화수분같은 유방의 특성 때문에,

괴어 있는 젖을 남김없이 깨끗이 비우면 다시 그만큼 차오르게 된다.)

둘째에게 먹일 초유가 변질된다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유관막힘이나 젖몸살(유방울혈)을 예방하기 위한 유방마사지는

특별한 전문가가 아니라 수유여성 본인이 스스로 틈틈이 해도 충분하다.

단, 유관막힘이나 젖몸살(유방울혈) 등으로 응어리가 있다면 치료를 받아야 하고,

이 때 전문적인 유방마사지가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단유를 하는 모든 여성이 단유마사지를 받을 필요는 없다.

 

단유로 인한

젖몸살(유방울혈)이 온 수유여성을 상담할 때

서서히 단유하면 젖몸살이 거의 생기지 않지만,

급히 단유할 경우 또는 모유량이 많은 경우에는 젖이 많이 불어 젖몸살이 생길 수 있다.

이럴 때 온찜질, 유방마사지, 스트레칭, 침치료가 도움이 되며

한약치료 역시 젖몸살에 효과적이다.

수유 전 유방 온찜질과 마사지 방법은 다음과 같이 지도한다.

수유 전에 정맥혈과 림프액 배출을 돕기 위해

유두와 유륜 제외한 나머지 유방 전체를 핫팩으로 온찜질하거나 (단, 화상 주의)

따뜻한 샤워를 해서 수압으로 마사지도 하고 유방 온도도 올릴 수 있다.

본인 또는 남편이 유방 마사지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손바닥으로 유방 가장자리부터 훑어주기

네 손가락으로 유륜 주변 지그시 누르기

나선형으로 유방을 돌아가며 마사지하기 등의 방법으로 10~15분 정도 한다.

다소 누르는 힘이 느껴지지만 너무 아프지는 않은 정도의 압력으로 마사지하며,

액와(겨드랑이) 임파절로 림프액이 배출되므로 액와 마사지도 같이 해준다.

늑간근, 쇄골 아래 부위에 유방에서 나온 정맥이 지나가므로 이 부위도 마사지해주는 것이 좋다.

전신 스트레칭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수유 직전에 유륜 마사지(Reverse pressure softening)로

아기가 물기 쉽도록 유두와 유륜을 부드럽게 한다.

유륜을 손가락으로 지그시 누르면서 유륜과 유두에 괴어 있는

유즙을 살짝 짜내는 느낌으로 마사지한다.

수유할 때는 적절한 자세로 물려 충분히 젖을 비워내도록 한다.

젖몸살이 있을 때는 유방이 땡땡하게 불어 있고 유두도 아기가 물기 어려운 모양이니,

유륜 주변을 손으로 지그시 눌러 아기가 물기 쉬운 모양을 잡아 주는 것이 좋다.

유방울혈 있는 쪽부터 아기에게 젖을 물린다.

유방울혈이 오지 않은 쪽으로 옮겨 수유하는 동안에

유방울혈 온 쪽을 손이나 유축기로 유축한다.

수유 후에는 유두와 유륜 제외한 나머지 유방 전체를 짧게 냉찜질하고

양배추잎을 유두 부분만 오려내어 유방에 붙여 준다.

침치료도 도움이 된다.

주변 근육(대흉근, 승모근 등)에 침치료하여 근육긴장을 풀고

팔다리의 경혈에 침치료하여 통증을 경감시키고 혈액과 림프 순환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

초음파 치료와 옥시토신 주입은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

통증이 심한 경우 진통제를 복용할 수 있다.

남편이 유방을 빨아내주는 방법은 세균 감염 때문에 추천하지는 않으나,

정 다른 방법이 없으면 남편이 깨끗이 양치한 뒤 시도하도록 지도한다.

 

김나희 / 대한모유수유한의학회 교육이사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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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인증수유상담가

(International Board Certified Lactation Consultant, 이하 IBCLC)는

모유수유, 산전산후관리, 신생아 케어에 특화된 전문가 직능이다.

한의사이면서 IBCLC로 활동하면서

환자뿐 아니라 동료 한의사들에게도 질의를 자주 받게 된다.

흔히 오해되는 부분들을 추려 보았다.

젖양이 부족하다는 산모의 호소에 대해

산후 6~8주쯤 젖이 부족하다고 느껴 모유수유를 중단하는 일이 많은데,

사실 ‘가짜 젖양 부족’인 경우가 많다.

정말로 아기에게 젖이 부족한 ‘진짜 젖양 부족’은 드물다.

아기가 원할 때마다 자주 물리고, 유륜까지 깊게 물리는

올바른 젖물리기로 젖양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시기는 생후 1주일이다.

태어나자마자~생후 30분 이내에

첫 번째 모유수유를 해야 모유수유 성공률이 높아진다.

태어나자마자 첫 번째 모유수유를 해야 한다는 사실은

산전 교육으로 임신부와 가족들이 미리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당연하게도, 산후에 이 내용을 알게 된다면 이미 때는 늦으므로,

임신부를 진료할 때 미리 교육하도록 한다.

생후 3일 정도는 양이 적지만

진한 초유가 계속 나오고 있으므로

젖이 불어나는 느낌이 없어도 계속 젖을 물려야 한다.

이 때 빠는 자극이 있어야 프롤락틴 수용체가 충분히 생기고

4일 정도부터는 드디어 젖이 돌기 시작한다.

아기가 빈 젖을 빠는 것 같다고 산모가 불안해한다면, 우선 공감을 표현한 뒤,

지금은 빈 젖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이 당연하지만 사실은 초유가 나오고 있고

젖 분비를 본격 가동하기 위해 시동을 거는 시기이므로 걱정 말고

아기가 원할 때마다 젖을 물리라고 설명한다.

3일째까지는 생리적으로 체중이 출생체중의 10%까지 감소할 수 있다.

아기가 3kg로 태어났다면 3일째까지 최대 300g이 줄어드는 것은 괜찮다는 뜻이다.

아기와 24시간 모아 동실로 같은 방에 지내면서 밤중수유도 계속하며

분유의 유혹에 빠지지 말고 이 시기를 잘 넘기면 대부분 4-5일째 풍부한 젖 분비가 시작된다.

24시간 모아 동실의 중요성 역시 산전교육으로 미리 알고 있어야 하므로

임신부에게 꼭 교육하는 것이 좋다.

아기가 자꾸 젖을 찾는다고 산모가 호소한다면?

이는 모유가 부족하다는 뜻이 아니라

그냥 엄마젖을 물고 있고 싶어하는 자연스러운 욕구 때문일 수 있다.

그리고 3주, 6주, 3개월의 급성장기가 되면

다른 때보다 좀 더 자주 젖을 먹고 싶어할 수 있다.

아기가 필요한 양에 맞춰 엄마 젖은 또 늘어난다.

산모가 걱정을 토로하면, 우선 공감을 표현한 뒤

아기가 생후 몇 주인지 묻고 급성장기인지 확인한다.

또한 인간 아기는 다른 영장류 아기에 비해 미숙한 채로 태어나므로

생후 100일까지는 거의 모든 아기가 이유 없이 많이 운다.

100일까지는 아기는 원래 많이 운다는 것을 알고

아기가 원할 때마다 수유하면 된다.

젖이 차는 느낌이 없어서 젖양이 부족한 것 같다고 산모가 호소한다면?

젖양이 잘 조절되면, 젖이 많이 불어 있지 않은 상태로 아기가 적당하게 먹을 수 있다.

젖이 덜 차 있는 느낌은 들지만 아기가 먹는 양은 충분하고, 이는 정상적인 상태이다.

유축해봤더니 양이 적다고 걱정하는 환자도 있는데,

유축하면 아기가 직접 빨 때보다 훨씬 적게 나오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에

대체로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아기가 젖을 잘 먹고 있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하루에 젖은 기저귀가 6개 이상 나오고 소변 색깔이 옅다면 모유 양이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아기가 잘 놀고 울음소리가 작지 않고 피부가 탄력이 있다면 잘 큰다고 볼 수 있다.

젖이 부족한 것 같다고 산모가 호소하면, 우선공감을 표현한 뒤, 위 사항들을 확인해 본다.

세이지, 민트, 에페드린(마황이나 슈다페드 등의 감기약)은

모유양을 줄이는 역할을 하므로 모유수유 중에 감기약이나 다이어트약 처방에 주의한다.

젖양 감소를 고민하는 산모가 양약 감기약을 먹고 있는지도 확인한다.

산모에게 한약을 처방할 때

아기에게 수유패턴, 잠, 울음소리, 각성 정도, 발진, 대변 등에 변화가 있는지 잘 관찰한다.

현재까지 수유여성이 한의사 처방의 한약 복용을 하여

아기에게 문제가 발견된 사례는 한 건도 보고된 적이 없다.

 

단유(이유) 관련 상담에 대해

6개월이 지나면 단유하라는 잘못된 속설이 있다.

아기가 6개월이 되면 모유 말고도 다른 고형식(모유 이외의 음식, 이유식)을 시작해야 한다.

하지만 여전히 모유는 막강한 영양을 지니고 있으며

아기에게 전달되는 면역물질의 양도 이전과 비슷하게 유지된다.

아기는 여전히 모유를 원한다.

돌이 지나면 우유를 간식으로 먹이는 부모가 많은데,

우유보다 소화가 잘 되고 영양이 풍부한 ‘아기 맞춤형’ 모유는

당연히 우유보다 월등한 가치가 있다.

모유를 억지로 끊고 모유보다 열등한 우유를 대신 먹이는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도록 양육자에게 모유의 가치를 설명한다.

그렇다면 단유는 언제 하는 게 좋을까?

다른 동물이 단유하는 시기를 비교해서 생각하면 답을 찾을 수 있다.

포유동물마다 차이는 있지만

*첫번째 영구치 어금니가 났을 때

*어른 체중의 1/3까지 자랐을 때

*임신기간의 약 5배가 기준이 된다.

즉 최소 만3-4세가 인간의 자연스러운 단유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와 유니세프는 2년 이상의 모유수유를 강력히 권장한다.

모유수유를 오래 하면 단유가 어렵지 않을까?

하지만 모유양이 오랜 기간 서서히 줄어들면 단유도 쉽게 할 수 있다.

생후 6개월부터 이유식을 시작하면서 모유수유는 서서히 줄어든다.

돌 이후에는 간식 수준으로 모유수유를 하기 때문에 더 줄어든다.

보통 갑작스럽게 단유를 하면 젖몸살을 앓으며 힘들게 젖을 끊는데,

조금씩 모유양을 줄이며 단유를 시도하면 보다 편안하게 단유에 성공할 수 있다.

한편, 아기가 삶의 고비를 넘기고 있을 때는

단유라는 또다른 스트레스를 주지 않도록 한다.

즉 아기가 이가 날 때, 엄마가 직장에 복귀할 때,

유선염에 걸렸을 때, 약물을 복용할 때, 동생을 임신했을 때,

감정적인 문제가 있을 때, 입원을 했을 때 등의 시기는

단유에 좋지 않은 시기이다.

수유 시작과 마찬가지로 단유도 삶의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행복한 여정이며,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이 좋다.

김나희 / 대한모유수유한의학회 교육이사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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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칼럼에서는 과거의 불합리한

산과 처치의 변천 과정을 살펴보고

현재의 산과 처치 중 내진, 관장, 제모, 회음절개,

산모의 움직임 제한 등의 타당성을 따져보았다.

국제인증수유상담가(International Board Certified Lactation Consultant, 이하 IBCLC)는

모유수유, 산전산후관리, 신생아 케어에 특화된 전문가 직능이며,

관행적 의료서비스가 모유수유를 돕지 못하는 빈틈을 채워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이루어지는 산과적 개입 중 상당 부분이

모유수유를 방해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면

환자들에게 더 구체적인 조언을 할 수 있다.

 

사전 설명이 부족한 채로 진행되는 경막외마취

‘무통분만’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리는 경막외마취는

허리 아래의 통각만을 차단하여 의식이 명료하고

다리를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산모들이 선택한다.

에테르, 클로로포름, 스코폴라민 등 과거의 분만 마취는

의식을 잃게 하는 전신마취여서 부작용도 컸지만,

경막외마취는 용량을 최소화한 국소마취제를 사용한다는 장점이 있다.

단점으로는, 경막외마취로 태어난 아기가

덜 기민하고 산소부족을 겪을 확률이 높으며

분만의 진행이 느려지고 난산 위험이 올라간다는 것이다.

파도처럼 밀려왔다 밀려가는 자궁수축에 맞추어

힘을 주어야 아기가 잘 밀려나오는데,

경막외마취에서는 몸의 리듬에 맞춰 자연스럽게 힘을 주기 어렵고

아기도 스스로 몸을 틀어 좋은 자세를 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경막외마취를 받으면 분만2기 시간이 2배 이상 늘어나고,

겸자 사용은 4배, 제왕절개는 2~3배 늘어나 자연분만 성공률이 낮아지고

모유수유 성공률이 떨어진다.

경막외마취는 아기와 엄마가 함께 하는

시간을 줄이기도 하고 엄마의 요실금 확률도 높인다.

하지만 이런 설명은 생략되는 경우가 많다.

약 절반의 산모들은 사전에 이런 설명을 듣지 못했으며,

경막외마취를 받았던 산모들 중의 절반은 이런 사실을 알았다면

시술을 거부했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지난 번 칼럼에서 밝혔듯

진통 중의 산모가 편한 자세로 구부리거나 기대거나

걸어다니면 통증의 강도가 훨씬 줄어들며 분만 진행도 빨라진다.

병원 침대에 꼼짝없이 누워 있는 자세는 통증을 극대화하는 자세이므로

산모들이 경막외마취를 원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높은 제왕절개 비율

의학적 적응증일 경우에 제왕절개가

산모와 아기의 귀중한 생명을 구하는 유일무이한 방법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문제는 너무 남용된다는 점이다.

세계보건기구는 의학적으로 필요한 제왕절개의 비율을 15% 이하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의 제왕절개 비율은 약 35%이므로,

제왕절개술의 상당수는 적응증이 아닌데도 이루어지는 과잉진료일 가능성이 높다.

소독술과 마취술의 발달로 제왕절개의 안전성은 급격히 높아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왕절개는 ‘대수술’(major operation)에 속하며 후유증이 생길 위험이 크다.

의학적 필요 없이 이루어지는

제왕절개술의 심각한 부작용 위험은 자연분만(질식분만)의 세 배이며,

진통이 시작되기 전에 의학적 필요 없이 제왕절개술을 했다면

단기적 부작용 위험은 자연분만의 6배이고,

진통이 시작된 뒤에 의학적 필요 없이 제왕절개술을 했다면

단기적 부작용 위험은 자연분만의 14배이다.

첫 아이를 제왕절개로 낳을 경우 둘째 아이를 임신했을 때

임신중독증에 걸릴 위험도가 높아진다.

대수술이기 때문에 과다 출혈로 수혈을 해야 할 수 있으며,

수혈에도 불구하고 출혈이 지속되면 자궁을 절제해야 할 수도 있다.

또 자궁이 출산 후 수축해야 하는데, 수축하지 않는

자궁 무력증이 나타나면 과다 출혈이 지속된다.

배를 가르는 개복수술이기 때문에 장이나 방광 등이 손상될 수 있고,

또 조직이 다시 붙는 과정에서 유착되어 자연스러운 장기의 움직임이 저해될 수 있다.

심하면 장이 폐색되기도 한다. 또한 근육, 자궁, 요로 등에 감염이 생길 수 있다.

배 표면에 수술 상처가 남고, 복근을 절개하기 때문에 복근이 약화될 수도 있다.

또 드문 경우 제왕절개의 메스에 아기가 다치기도 한다.

 

혹시 모를 수술 때문에 무조건 적용하는 금식

아기를 순풍 낳기 위해서는 산모가 힘을 낼 수 있도록 에너지원의 공급이 필요하다.

녹용을 가미한 불수산이나 공진단을 처방해본 한의사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불수산이나 공진단을 복용하지는 못하더라도

수분과 음식을 섭취해야 분만 과정에서 힘을 잘 줄 수 있다.

유럽에서는 오히려 산모에게 음식 섭취를 권하기도 한다.

그런데 한국의 임상에서는 혹시 수술할지 모른다며

대부분의 산모에게 금식을 시켜

산모들은 배고픔과 갈증을 (그리고 그에 따르는 비참함을) 호소하게 된다.

과도한 조치이고 인권 침해의 가능성이 있다고 보인다.

 

파트너의 참관

그리 오래지 않은 1980년대까지 분만 중 남편 참관은 불법이었고,

분만을 함께하고 싶다고 하는 남편은 개념이 없고

무리한 요구를 하는 진상이나 괴짜 취급을 당했다.

산모와 가족들이 지속적인 요구로 분만실 분위기가 서서히 바뀌어 현재는

대부분의 병원에서 파트너의 참관을 허락하고 있다.

분만에 참여한 남편은 아기와의 애착이 잘 형성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신생아실

◇아기들이 엄마와 떨어져 한 방에 집중적으로 배치된 모습은 IBCLC로서 보기 불편하다. 신생아중환자실을 제외한 일반 신생아실은 이번 세기 안에는 없어질 것이라고 개인적으로 전망해본다. 현재의 우리가 과거의 의사와 환자가 병원에서 맞담배를 피우는 사진을 놀라운 눈으로 보듯, 22세기에는 21세기의 신생아실을 의아한 눈으로 보게 될 것이다. (사진 : Skoda print ad)

 

처음의 신생아실은 세균에 대한 공포로 시작되었다.

세균이 만병의 원인이라면 갓 태어난 깨끗한 아기를

세균 범벅의 어른에게서 격리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림 참조)

물론 이는 매우 잘못된 생각이었고

아기는 엄마와 함께 있을 때 가장 건강하고 감염 위험도 낮아진다.

또한 의학적 이유가 없는 한

엄마와 아기는 모유수유를 위해 24시간 같은 방을 써야 한다.

잘못된 관념으로 시작된 신생아실은 집단 감염의 문제나

일방적인 분유수유, 아기가 바뀌는 사고 등이 문제가 있는데도

관리상 편의를 이유로 계속 운영되고 있다.

엄마와 떨어진 아기는

체온과 혈당, 혈압을 조절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되고 면역 발달이 늦어진다.

엄마와 떨어져서 자고 있는 아기는 언뜻 평온해 보일 수 있지만,

심한 스트레스로 혈중 코티솔 농도가 높을 가능성이 많다.

엄마가 제한된 시간에만 아기를 ‘면회’할 수 있는 관행은 매우 불합리하다.

 

근거를 제공하는 연구와 전통적인 지혜를 조화시키는 임상

이처럼 양방에서 시행하는 임상 관습 중에는

이미 해로운 것을 밝혀졌는데도 관성적으로 지속되는 것들이 있다.

현대의 산과학이 스스로 과학적이라고 주장한다면,

10년 전의 산과학, 30년 전의 산과학, 50년 전의 산과학도

마찬가지로 과학적이라고 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의사의 오염된 손이

산욕열의 주범이라는 증거 앞에서도 손씻기를 거부했다가,

다시 반대급부로 치우쳐 강박적으로 질을 멸균하고 신생아를 홀로 멸균실에 두었다가,

뒤늦게 모아(母兒) 접촉의 중요성을 받아들인

그 지그재그의 경로 자체를 과학적이라고 인정해야 한다.

즉 지금의 산학 역시 지그재그의 어느 한 지점에 놓여 있을 뿐,

완벽한 타당성을 지니지는 못함을 받아들여야 한다.

더 나은 출산과정에 대한 통찰력은 의사들만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산과학 외부의 연구와 전통에서 수혈받기도 했다.

현대 양의학이 인류학, 비교생물학, 생태학, 통계학, 공학 등

다른 여러 학문분야에서 연구결과를 수혜받은 것처럼,

현대 한의학도 당연히 인류 공통의 유산인

기초학문과 서로 전망과 성과를 주고받을 수 있다.

김나희 / 대한모유수유한의학회 교육이사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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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와 엄마의 장단기적 건강을 위해서

모유수유가 필요하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현실적인 방해 요인들이 많이 있다.

국제인증수유상담가(International Board Certified Lactation Consultant, 이하 IBCLC)는

모유수유, 산전산후관리, 신생아 케어에 특화된 전문가 직능이며,

관행적 의료서비스가 모유수유를 돕지 못하는 빈틈을 채워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번 칼럼에서는 과도한 의료적 개입이

오히려 산모와 아기의 건강을 위협해온 과거사 중

산과의사들이 손을 씻지 않은 채로 부검과 내진을 반복해 산욕열을 크게 유행시키거나,

역으로 질 소독에 몰두해 질내 정상 세균총을 파괴했던 역사를 중심으로 서술하였다.

그 외에도 태아에게 위험할 가능성을 알려진 상태로도

초음파가 나오기 전까지 40년 이상 산전 검사용으로 사용된 엑스레이,

입덧을 줄여준다는 이유로 광범위하게 처방되었다가 1만 명이 넘는 태아에게

해표지증(海豹肢症, phocomelia)을 발생시킨 참사를 낳은 탈리도마이드(그림 참조),

유산 방지제로 쓰였으나 유산 방지 효과는 없고

여성 태아에게 질암, 자궁내막증, 유방암, 생식기 이상, 불임 등을 일으켰던

내분비계교란물질(환경호르몬)인 DES(diethylstilbestrol, 에스트로겐 작용을 하는 합성호르몬) 등

많은 어둠의 역사가 있었으나 추후의 지면을 기약하며,

이번에는 현재의 의료 관행이 얼마나 근거에 기반해 있는지 살펴보겠다.

탈리도마이드는 독일에서 개발되었고 각종 동물 실험에서 부작용이 거의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에 널리 시판되었다. 처음에는 독일과 영국에서 주로 사용하다가 곧 50여 개 나라에서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1960년부터 1961년 사이에 이 약을 복용한 임산부들이 기형아를 출산하면서, 위험성이 드러나 판매가 중지되었다. 탈리도마이드에 의한 기형아 출산은 전 세계 46개국에서 1만 명이 넘었으며, 특히 유럽에서만 8천 명이 넘었다. 물개처럼 팔다리가 극단적으로 짧다는 의미의 해표지증(phocomelia, 물개사지증)이 대표적인 부작용이다. 이후 연구에서 임신 42일 이전에 이 약을 복용하면 100%의 확률로 사지가 없든지, 사지가 있어도 매우 짧고 손발가락이 모두 없거나 소실된 기형아를 출산하게 된다는 것이 밝혀졌다. (사진 출처 : Leonard McCombe//Time Life Pictures/Getty Images)

 

굴욕 3종 세트

출산 굴욕 3종 세트는 사람에 따라

내진, 제모, 관장을 꼽기도 하고 회음절개, 제모, 관장을 꼽기도 한다.

내진

과거 산모들은 팔다리를 병원 침대에 묶인 굴욕적인 자세로 분만했다.

벌린 다리 사이를 문 쪽을 향하게 고정시키고, 문을 닫는 것을 금지시키기도 했다.

다행히 현재는 과거와 같은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이루어지지는 않으며,

내진은 분만 진행을 확인하기 위해 꼭 필요하므로 감수해야 하는 과정이다.

다만 산모의 동의 없이 여러 수련의들이 들락거리며

빈번하게 실습을 위한 내진을 한다면 인권 침해가 될 수 있다.

관장

출산 중 배변을 하게 되면 오염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관장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관장에 대한 무작위 연구 결과, 관장 여부에 따라

진통시간이나 출산 중 배변 여부는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여전히 위생이라는 명목으로 관장이 행해진다.

제모

19세기에 세균 박멸에 경도된 의사들은

여성의 음모 속에도 세균이 있다고 생각하여 제모를 분만 표준 지침에 넣었다.

하지만 면도는 감염을 예방하지 않고 오히려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면도칼은 피부에 미세한 상처를 내어 세균이 침입할 수 있게 한다.

하지만 이런 연구 결과들이 나와도 의사들은 여전히 회음절개를 선호하므로

회음절개 후 봉합을 위해 미리 제모하려 한다.

회음절개

미국에서 시작되었으나,

현재 미국 산부인과학 교과서에는 회음부 절개술은 회음부를 보호해 주지 않고

오히려 3~4도의 심한 열상의 위험성을 증가시켜 괄약근의 기능 저하,

즉 요실금과 변실금을 유발하므로 매우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시행하지 않는다고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아직도 병원의 편의와 빠른 분만 진행을 위해

회음절개를 일상적으로 시행하면서도 회음절개에 대한 대규모 통계도 부족한 상태이다.

한국에서 이루어진 연구가 많지는 않으나,

회음절개의 유무에 따른 3도 열상 발생을 비교한 한 연구에서,

회음절개를 시행한 군과 시행하지 않은 군에서

3도 이상의 회음 열상 비율은 통계적 차이가 없었다.

따라서 서양인과 한국인은 신체 구조가 달라

한국 여성은 회음절개가 필요하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볼 수 있다.

 

산모의 움직임 제한

진통 중 산모가 편한 자세로 구부리거나 기대거나 걸어다닐 수 있다면

통증의 강도가 훨씬 줄어들며 분만의 진행 속도도 빨라진다.

서거나 쪼그리고 앉은 자세는 중력을 이용해 태아의 하강을 돕는다.

병원 침대에 꼼짝없이 누워 있으면

진통을 견디기 힘들고 결국 경막외마취 확률이 올라간다.

의료진이 분만 과정을 보기 편하도록 누운 자세로

움직임을 제한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그림 참조)

이번 칼럼에 이어, 다음 칼럼에서도 이어서

현재의 분만 처치의 합리성에 대해 고찰해 보겠다.

순간순간 진통을 완화하는 자세로 바꿀 수 있으면 진통 강도가 많이 줄어든다. 걸어다니기, 스쿼트, 파트너에 기댄 스쿼트, 짐볼 위에 앉기, 짐볼 껴안기, 옆으로 눕기, 앞으로 기대기, 무릎 꿇고 엎드리기 등 다양한 자세가 가능하다. (사진제공 Exalt Birth Services)

 

김나희 / 대한모유수유한의학회 교육이사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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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인증수유상담가(International Board Certified Lactation Consultant, 이하 IBCLC)는

모유수유, 산전산후관리, 신생아 케어에 특화된 전문가 직능이다.

왜 이런 좁은 분야의 전문가가 존재하는가?

기존 의료인이 제공하는 의료 서비스만으로는 부족한 사각지대가 있기 때문이다.

부족하다는 말은 매우 완곡한 표현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의료서비스가 오히려 자연스러운 출산과 수유를 방해하여

산모와 아기의 예후를 악화시켜온 역사가 존재한다.

여성들이 이에 저항했고,

동시에 인류학, 생태학, 비교생물학, 통계학, 보건학 등의 학자들은

과학적 연구를 통해 자연주의적 출산과 수유 문화에 다시 의미를 부여했다.

이 과정에서 IBCLC는 아기와 엄마의 최상의 건강을 위해

의료 관습을 바꿔나가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근거 없는 추측으로 시행되었으나

한동안 표준 지침으로 쓰인 회음절개

1920년 미국 시카고의 산과의사 드리는,

태아가 산도를 통과하면서 극심한 압박을 받아 두부 손상이 생긴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분만시 외상을 줄이기 위해 분만 초기에 산모를 마취시킨 뒤

회음절개를 크게 해서 산도를 넓히고 겸자로 태아를 끌어내는 예방적 겸자술을 고안했다.

이후 수십년간 겸자 사용이 대중화되었으며

예방이란 이름이 무색하게 그 어떤 시술보다

산모와 아기에게 더 많은 외상을 일으켰다.

겸자를 어설프게 사용하면 산모의 질은 난도질되고

태아의 귀와 코가 뜯기고 두개골이 움푹 파인다.

드리는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의사만 출산을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고

그의 예방적 겸자술은 미국 대부분의 병원에서 표준 지침이 되었다.

1983년이나 되어서야 처음으로

회음절개술에 대한 주요 연구가 이루어졌는데,

회음절개가 질과 항문 사이를 더 잘 찢어지게 하고

변실금, 성교통 등 후유증도 더 많이 남게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제서야 90%의 미국 산모들이 받던 회음절개술에 대한

표준 지침이 변경되었고 미국에서는 회음절개술 비율이 20%로 떨어졌다.

표준 지침이 변경되었으나 안타깝게도 한국에서는 의사들의 편의와 관습에 의해

여전히 회음절개가 널리 행해지고 있고 제대로 된 통계도 나와 있지 않다.

 

산모가 의식 없는 상태에서

분만한다는 문제에도 불구하고 표준 지침으로 쓰인 반마취 분만

에테르, 클로로포름의 시행착오를 거친 분만 마취는

스코폴라민-모르핀을 이용하는 분만(트와일라잇 슬립)으로 옮겨갔다.

깨어 있는 상태에서 아기를 낳고 싶다고 하는 여성은 괴짜 취급을 받았다.

보호자 참관 없이 의식이 없는 상태로 진통하는 여성은

매질을 당하거나 성적으로 학대당하기도 했다.

20세기 초반~중반에 미국 병원에서 출산하는 산모들은

모두 약에 취한 상태에서 아기를 낳았고 1970년대까지 미국에서는

여전히 스코폴라민-모르핀 마취가 표준 진료 지침으로 유지되었다.

현재는 경막외마취가 표준으로 자리잡았으며

미국에서는 60~90%로 경막외마취 비율이 매우 높고

한국은 60% 정도로 중간 정도이며

독일, 네덜란드, 일본 등에서는 10% 내외로 경막외마취 비율이 낮다.

경막외마취는 이전의

에테르, 클로로포름, 스코폴라민에 비해서는 안전하지만

여전히 제왕절개나 유도분만의 비율을 높이고 모유수유 성공률을 낮추는 부작용이 있다.

산모들에게 이런 부작용에 대해서 제대로 고지되지 않고 있다.

 

산욕열의 근거가 제시되어도

의사들이 손을 씻지 않았던 시기

◇이그나츠 제멜바이스를 기념하는 우표. 그가 일하던 빈 종합병원 산과병동의 모성사망률은 조산원 모성사망률의 세 배에 달했다. 제멜바이스는 손을 씻으면 산욕열이 줄어든다는 명백한 결과를 발표했지만 당대 의학 커뮤니티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제멜바이스 사후 1년에 파스퇴르가 세균설을 확정한 뒤에야 의학계는 세균이 패혈증의 원인이라고 인정했다.

 

 

18세기부터 늘어난 유럽과 미국의 병원은 매우 불결했으며

무료로 입원한 극빈층의 산모들은 검증되지 않은 시술의 실험 대상이 되었다.

자료에 따르면 19세기 말, 현재의 미국 브리검여성병원의 전신인

보스턴해산병원에서 산모의 75%가 산욕열에 감염되었고 이들 가운데 20%가 사망했다.

산부인과 의사들은 사체에 대한 부검을 하고 곧장 아기를 받으러 분만실로 가곤 했다.

의사의 손톱 밑이나 피부 틈새에 부패한 사체 조직이 끼어 있는 상태로

손을 씻지 않고 분만대로 가서 산모의 질 안에 손을 넣어 내진을 했으므로

패혈증이 대규모로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어떤 의사들은 산욕패혈증이

여성들의 옷차림, 긴장, 환기 부족 등 때문이라고 보았다.

성매매 여성들이 집중적으로 입원하던 병원에서는

오히려 출산시 산욕패혈증이 덜 나타났는데,

의사들이 이 여성들은 부검이나 내진을 할 가치가 없다고 보아서

건너뛰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미 1795년에 스코틀랜드 의사인 고든이

산욕열이 의사들의 더러운 손 때문에 생긴다는 사실을 발견했으나,

의사들은 격노했고 자신들이 감염의 원인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또한 1843년 하버드대의 교수 홈즈도 손을 씻으면

산욕열이 예방된다는 것을 발견했지만 의사들은 이번에도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

1847년 헝가리 출신인 빈의 의사 제멜바이스가

자신의 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염소화석회로 손을 씻게 하여

산욕열 사망을 20%에서 1%로 감소함을 확인했다.

하지만 동료 의사들은 이를 헛소리로 치부하고 멸시했으며,

제멜바이스는 우울증에 걸렸고 결국 정신병원에서 사망했다.

1920년대까지 미국과 유럽의 병원에서

산욕열로 인한 모성 사망률은 40% 이상이었다.

무려 1940년대나 되어서야 항생제 사용으로

산욕열로 인한 사망률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반대 급부로 과도한 멸균에 집착한 시기

일단 산욕열의 원인이 세균이라고 확정되고 나서

의사들이 손을 씻기 시작하고 항생제를 사용하기 시작하여

모성사망률이 감소했다.

전반적인 영양과 위생의 개선 때문에

영아사망률과 모성사망률이 감소했다는 점도 지적해야 하지만,

소독 역시 의료의 획기적인 진전을 가져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자 의사들은 이번에는 반대로 멸균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산모가 소독 부위를 만져서 오염시킬까 두려워,

분만대에 산모의 팔과 다리를 묶고 어깨와 가슴을 쇠로 고정하며

무릎을 세우고 다리를 벌린 자세(쇄석위)로 출산하도록 했다.

굴욕적이었을 뿐 아니라 오랜 시간 고정자세로 누워 있어

신경마비가 발생할 수 있었다.

또한 질 내부를 계속 소독하면 정상 세균총이 파괴되고

진균이 득세할 수 있어 오히려 감염 위험이 올라간다.

어른들로부터 감염될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신생아는 신생아실에 격리되어 4시간 간격으로만 젖을 먹을 수 있었고

단지 저체중아만 좀더 짧은 간격으로 젖을 먹을 수 있었다.

(신생아는 밤중 수유 없이 밤새 잠을 자는 습관을 들인 후에나 집으로 갈 수 있었다.)

엄마와 같은 방을 쓰지 않고

면역이 취약한 신생아들끼리 모여 있으면

감염 위험은 더 올라가며 모유의 면역을 충분히 전달받지 못해

아기들은 더 자주 아프게 된다.

이렇게 외려 아기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신생아 격리 관행은 1970년대까지 지속되었다.

여성들은 당연히 반발하였고 가정 출산이나 조산사 참여 출산 붐이 일었으나,

의사들은 가정 출산은 위험하고 영아 학대라며 근거도 없이 반대했다.

 

조산사에 대한 근거 없는 공격들

1910년대부터 남성 산부인과 의사들은

조산사가 얼마나 무지하고 불결한지 산모들에게 반복해서 캠페인을 했다.

하지만 당시 산과 의사들이 받았던 교육의 질이 매우 낮았기 때문에,

조산사들이 갖고 있는 지식이나 경험이 더 풍부했다.

1912년 미국 존스홉킨스대의 산부인과 교수인 윌리엄스가

산부인과 전공 과정이 개설되어 있는 120개 의과대학의 교수들에게

교육의 질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산부인과 교수 대부분이,

산과 의사가 조산사보다 환자들에게

더 많은 해를 끼칠 수 있음을 인정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한 산부인과 교수는 자신이 학생을 가르치고 있지만

살아 있는 아기를 받아 본 경험이 전혀 없다고 시인하기도 했다.

목표하던 설문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놀랍게도 윌리엄스는 이 결과에도 불구하고

되려 조산사를 공격하는 결론을 내렸다.

캠페인 결과 조산사가 참여하는 출산이 줄고

의사들이 참여하는 출산이 늘어나자

영아 사망률이 오히려 증가했다.

현재 미국에서의 조산사는 간호사와 조산사 면허를 함께 갖고 있으면서

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조산사가 대부분이며 이는 한국도 비슷하다.

의사 주도의 출산에 비해, 조산사 참여 출산은 제왕절개 비율이 낮고

유도 분만, 회음절개 등의 의학적 개입을 거의 하지 않으며

무엇보다 영아 사망률이 낮다.

네덜란드에서는 절반 이상의 출산을 조산사가 주도하고

30% 이상의 출산이 집에서 이루어지며

모성 사망률과 영아 사망률이 세계 최저 수준이다.

가정 출산이나 조산사 참여 출산의 결과,

산모와 아기들은 실제적으로 더 건강하다.

이렇게 예전이나 지금이나 조산사들이 참여하는

출산 예후가 좋다는 광범위한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와 있지만,

조산사들은 여전히 근거 없는 비난을 받고 있다.

한의사들도 이 대목에서 느끼는 바가 많을 것이다.

다음 편에는 현재의 산부인과와 소아과 지침이

얼마나 근거에 기반해 있는지 살펴보겠다.

김나희 / 대한모유수유한의학회 교육이사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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