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5

« 2024/5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728x90

없던 시절에는 더 많은 것이 미덕이었고

동경의 대상이 되었지만 이젠 그렇지 않다.

헐벗음과 굶주림을 면하자 이젠 넘치는 쓰레기와

비만·환경오염으로 인한 질병이 문제가 되었다.

통통한 일등 며느리 감의 시대는 가고

날씬한 - 아니 앙상할 정도가 되어야

겨우 축에 끼는 세상이다.

지극히 정상인 소녀들까지도

끼니를 굶으며 다이어트에 열중한다.

이런 분위기에서 단연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웰빙도 자연스런 흐름으로 볼 수 있다.

웰빙이 무엇인가?

우리말로 참살이로 부르는 모양이다.

말 그대로 잘 먹고 잘 사는 것이다.

참살이가 고급명품으로 집을 꾸미고 몸을 감싸며

비싼 와인에 수입식품과 유기농산물을 먹는 것으로

많이들 알고 있다.

그러나 웰빙은 옷이든 음식이든

비싸고 고상한 것을 사용한다는 말이 아니다.

생활에 필요한 것, 몸에 필요한 것을

최소한으로 줄여서하는 생활을 말한다.

먹을거리로 말하자면

재배할 때도 최대한 인위를 덜고,

최소한으로 가공해서 소박하고

거친듯한 음식을 먹으며 사는 것이다.

참살이를 강조하는 세상.

달고 탁하고 자극적인 음료에 질려서일까?

맑고 은은한 차가 주목받고 있다.

우리 민족은 천년의 세월을 차와 함께 했고,

차에 얽힌 많은 이야깃거리를 가지고 있다.

민족의학신문의 지면을 빌어 우리의 차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먼저 꼭 믿을 만하지는 않지만

가볍고 재미있는 차나무의 기원에 대한 여러 설들로 시작한다.

차의 기원에 대한 기록들

1. 신농씨 神農氏 설

중국의 차성 茶聖이라고 불리는 육우 陸羽(773~804)는

<다경 茶經>에서 “차를 음료로 삼은 것은

신농씨 神農氏로 부터 시작되어 노나라 주공 周公에 이르러 널리 알려졌다”,

“신농 神農의 <식경 食經>에 ‘차를 먹으면 사람으로 하여금

힘이 있게 하고 뜻을 즐겁게 한다’고 하였다”라는 기록을 남겼다.

신농은 삼황오제 三皇五帝의 한 사람으로

단군 檀君과 비슷한 시대인 기원전 2500년경,

불의 덕으로 왕이 되었다하여 염제 炎帝라고도 한다.

농사짓는 법을 가르쳐 신농 神農이라 하였는데,

머리는 소와같이 뿔이 나있고 몸은 사람과 같이 생겼다고 전해진다.

<식경 食經>을 지으면서 하루에

백가지 약초를 맛보고 92번이나 중독되었는데

그 때마다 차잎을 씹어서 해독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의약 醫藥의 신이라고도 한다.

우리의 다성 茶聖 초의선사 草衣禪師(1786~1866)도

<동다송 東茶訟>에서 육우 陸羽의 기록을 그대로 소개하고 있다.

선사는 인류가 차를 마신 기원을 신농 神農이라하여

차 茶의 신 神이라고 불렀다.

다계 茶界에서는 신농 神農씨가

동이족 東夷族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2. 기파 耆婆와 편작 扁鵲의 설

석가모니 부처님에 귀의하여 주치의가 된

기파 耆婆는 인도의 명의 名醫였다.

먼 여행에서 돌아오자 20세 된 딸이 아버지를 기다리다

병으로 죽었다.

자신이 필요할 때 없었던 자책감에

딸의 무덤에 약을 뿌려주자 지금까지 볼 수 없던 나무가 자랐다.

그 나무를 20세 사람(十十人)의 나무(木)라 하여 茶라고 하였다.

비슷한 이야기로 중국의 신의 神醫 편작 扁鵲의

아버지 묘에서 처음 자란 나무가 차나무였다는 설이 있다.

편작의 아버지도 명의 名醫였는데,

평소 팔만사천의 약방문 藥方文을 알고 있었으나

육만이천 방문 方文밖에 전수하지 못하여

나머지는 차나무로 대신하였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차나무가 풀(艸)인지 나무(木)인지

잘 구분할 수가 없어서 차 茶라고 하였다는 이야기도 남아 있다.

3. 달마대사의 설

선종 宣宗 초조 初祖 달마(?~528)대사가

소림사에서 9년 면벽 面壁 수행을 하면서

최고로 고통스러운 것이 졸음이었다.

천하에서 제일 무거운 것이 눈꺼풀이라

수마 睡魔를 물리치기 위해 눈꺼풀을 떼어서

마당에 던졌더니 한 나무가 돋아났다.

차나무였다.

이후 수행자들은 이 나무를 다려 먹고

졸음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한다.

인류가 최초로 차를 마신 이야기들은

이처럼 모두가 신비스러운 약초로 기록되어 있다.

김동곤 필자 약력

▲경남 하동군 화개면지 편찬위원장

▲저서 : 화개동의 향기, 좋은 차는 아름다운 사람과 같아라, 진감 선사와 최치원, 하동 지명지(공저)

▲쌍계사 ‘육조 신문’에 4년여 ‘지리산과 화개동 이야기’ 연재중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
Posted by 약초세상
728x90

한방차를 연구하면서

감초차에 대한 이야기는 좀 아껴서 뒤에 하고 싶었다.

한의사라면 누구나 자기만의 비방 한 두개는 가지고 있듯,

조금은 감추고 싶은 부분도 있기 마련이다.

약방에 감초란 말이 있듯이

감초는 한방을 대표하는 약재이다.

전공을 하지 않은 일반인들도

다른 한약재의 이름은 몰라도

감초는 아마 한번쯤 들어봤을 정도이다.

「本草經蔬」에서 말하기를

“장중경의 상한, 잡병 두 책에서 전체 처방이 250가지인데,

감초를 쓴 것이 120가지다.” 라고 말할 정도로

감초는 한방의 많은 처방에서 두루 쓰이고 있는 약재이기도 하다.

많이 알려져 있는 약재라서인지

약선 요리의 단골소재가 되기도 한다.

감초는 그만큼 쓰임새도 많고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오로지 감초 한가지로 만드는 감초차는

기본적으로 단맛이 베이스가 되기 때문에

기호도가 그리 나쁘지는 않다.

특히 차로 마시는 것은 은은한 단맛으로

혀끝에 다가오기에 한방차를 처음 접하는 사람도

비교적 무난히 마실 수 있는 차이다.

감초는 그 쓰임새도 다양하지만

차로서 우리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할 수 있는

기능성에 초점을 두고 말해보겠다.

요즘 역류성 식도염으로

항상 인후가 깔깔한 사람들이 많다.

역류성 식도염은 현대인들의 스트레스나

불규칙한 식사, 음주, 끽연 등이 원인이 되어

많은 사람이 고통받는 요즘의 아주 흔한

대표적인 질환이 아닌가 한다.

사실 약을 먹어도 그때 뿐이고

증상이 조금 완화되었다가 재발을 자주하므로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그냥 포기하고 살아간다.

원인은 식도괄약근의 긴장으로 인해

완급조절이 잘되지 않아 위산이 식도와 인후로

올라오는 것을 완전히 차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감초는 근육의 경직을 부드럽게 완화하는 작용이 있고.

사화해독 瀉火解毒하는 효능이 있으니

신경의 화기로 위산이 역류하는 것을 가라앉게 하고,

위산의 독을 중화해 역류성 식도염으로 인한

고통을 줄이는 작용이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감초차는

역류성 식도염의 예방 및 완화에

좋은 차제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역류성 식도염 역시

신경증의 하나로 볼 수 있지만,

감초차는 그 외에 현대인의

여러 불안신경증에 좋은 차가 된다.

세상이 너무나 빨리 변하고,

대처해야 될 상황이 워낙 많아

불확실함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불안신경증 역시 흔한 증상이 되었다.

비교적 마른 체형에 매사가 불안하고

가슴이 두근두근하는 사람이라면 감초차는 약이 된다.

본초서에서

“감초는 모든 허약성 질환과

놀라서 두근거리는 증상을 치료한다.

虛하면서 熱이 있는 경우는 모든 경우에

가해서 쓴다고 하였으니…”

감초차는 만들기도 쉽다.

편으로 뜬 감초 몇 조각을 후라이팬에 올려놓고

약간만 뒤집어 구우면 자감초가 되는데,

이를 거름망에 담아 뜨거운 물에 담그면

금방 조금씩 노란색의 감초물이 추출되어 나온다.

물론 감초를 생용으로 써야 할 경우라면

생감초를 조금 오래 침출하면 된다.

허담 / 한의사·(주)옴니허브 대표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
Posted by 약초세상
728x90

[삽주뿌리]

 

 

홍길동전을 지은 허균이 쓴

`임노인 양생설'이라는 짧은 글이 있다.

강릉에 사는 임씨노인이 나이가 102살인데도

기력이 젊은이 못지않고 정력이 왕성하여

그 사연을 적은 것인데 임노인의 양생비법은

늘 삽주뿌리를 먹는 것이라고 하였다.

 

삽주뿌리는 위와 장을 튼튼하게 하는 작용이

뛰어나므로 위장기능이 허약한 사람에게는

더할 나위없는 최고의 영약이 될 수 있다.

 

삽주뿌리는 뱃속을 따뜻하게 하고

위장을 튼튼하게 하며 밥맛을 좋게 하고

진액을 늘리며 갈증을 멎게하고 태아를 안정시키며

설사를 멈추게하고 오줌을 잘 나가게 하는

등의 다양한 약리작용이 있다.

삽주의 묵은 뿌리인 창출과 햇뿌리인 백출은

약성이 조금 다른데 창출은 땀을 나게하는 작용이

백출보다 세고 백출은 오히려 땀을 멈추게하는

작용이 있다고 한다.

 

또 몸안의 물기를 없애는 작용은 창출이 더세고

위를 튼튼하게 하는 효과는 백출이 더 낫다고 한다.

곧 비만증인 사람이 살을 빼려고하는 데에는 창출이 더낫고

위와 장의 기능이 허약한데에는 백출이 더 낫다고 볼 수 있겠다.

옛날에는 창출과 백출을 가리지않고 썼으나

요즘은 백출을 더 많이 쓰며 값도 갑절이 넘게 비싸다.

 

소화불량, 만성위염, 위하수, 만성장염 등에는

삽주뿌리 한가지만으로 뛰어난 약을 만들 수 있다.

수천년전부터 불로장생약으로 알려져온 방법을 소개한다.

창출과 백출을 가리지않고

삽주뿌리 5kg쯤을 큰 솥에 넣고 물을 부어 달인다.

물이 줄어들면 끓인 물을 부으면서 달이도록 한다.

 

약한 불로 4일동안 달인 다음 고운체로 걸러

찌꺼기는 버리고 그 즙을 다시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달인다.

이렇게 달인 것을 그릇에 담아 끓는 물에 넣고 중탕을 해서

고약처럼 될 때까지 농축시킨다.

이것을 냉장고에 보관해두고 아침저녁 찻숟갈로 하나씩 먹는다.

 

만들기가 꽤 번거롭지만 온갖 위장병에 효험이 매우 크다.

밥맛이 좋아지고 소화가 잘되며

장의 기능이 튼튼해지고 변비와 설사가 모두 없어진다.

오래먹으면 몸의 모든 신진대사기능이 좋아져서

몸이 가뿐해지고 오래살 수 있게 된다.

 

감초가루를 같이 섞어 알약을 만들어먹으면

간장의 기능이 허약한 사람한테 좋고

복령, 꿀, 석창포 등과 같이 섞어 먹으면

더할 나위없이 좋은 보약이 된다.

삽주뿌리와 향부자를 2:1로 섞어서 보드랍게 가루내어

한번에 5~7g씩 하루 3번 밥먹고 나서 먹거나

삽주뿌리만을 쌀뜨물에 담갔다가 말려

보드랍게 가루내 한번에 4~7g씩 하루 3번 먹어도 좋다.

 

소화불량, 급만성 위염, 위궤양에 효과가 크다.

삽주뿌리 600g 복령 150g을 물로 달여서

찌꺼기는 짜버리고 다시 졸여서 꿀을 넣어 엿처럼 만들어

한번에 15~20g씩 하루 3번 밥먹기 전에

따뜻한 물로 먹는 방법도 있다.

위와 장이 튼튼해지고 소화가 잘되며

기력이 좋아지는 효능이 있다.

 

자주 체하고 소화가 잘 안되며

헛배가 불러오는 만성위염에 효과가 크다.

이렇게 만든 약엿을 창출고라고 하는데

여기에 율무, 소태나무, 연꽃씨, 마, 산사 등을

가루내어 섞으면 소화기관이 약한 허약체질 환자에게

으뜸가는 약이 된다.

 

민간에서 삽주뿌리를 약으로 쓰는 방법을 몇가지 소개한다.

 

⑴만성위염에는 삽주뿌리와 귤껍질을

같은 양으로 가루내어 섞어서

한번에 3~5g씩 하루 3번 밥먹고 나서 먹는다.

소화불량에도 효과가 크다.

 

⑵간염에는 삽주뿌리 10g과 띠뿌리 20g, 감초 3~4쪽에

물 1.8ℓ를 붓고 달여서 하루 3~4번 차 마시듯 마신다.

 

⑶몸이 붓는 데는 삽주뿌리와 질경이 각각 50g에

물 300㎖를 붓고 달여서 그 물을 하루 세번 밥먹고 나서 먹는다.

출처: 최진규의 토종약초 장수법

 

:
Posted by 약초세상
728x90

상하의 나라 베트남으로 육계를 찾아 떠난 적이 있었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더운 열기가 밀려와 두꺼운 외투를 벗고,

청바지에 티셔츠 하나로 갈아입고는 시내로 들어갔었다.

거리를 가득 메운 오토바이들과 오토바이에 쌍쌍이 앉아

긴 머리를 휘날리는 아오자이를 입은 젊은 청춘들의 물결들이 기억난다.

육계를 찾아 떠난 시골에서도 낯선 이방인들에 대한

햇빛을 가리는 뾰족 모자를 쓴 베트남 사람들의 친절이 생각난다.

작고 소박한 집 한켠 부엌에서 옥수수를 구워 건네던

베트남 할머니의 자상한 손도 기억이 난다.

이처럼 계피를 생각하면

멀리 남쪽나라의 따뜻함과 소란스러움,

수다스러움이 연상이 된다.

계피를 갈아서 향미를 음미하노라면,

따뜻하고 살짝 매운 향이 코를 스치다

깔끔한 단맛이 뒤를 받쳐주는 것을 느낀다.

감초의 질펀한 단맛과는 분명 차별화 된다.

역시 추위와 냉기에 시달린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즐겨 찾을만한 향미다.

세상에 그런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고독과 우수는 사람을 깊어지게도 한다지만

냉기에는 따뜻한 것이 약이 된다.

더구나 지금처럼 찬바람이 불어오고,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는 도시의 풍경을 바라보며

그것도 창가에 홀로 앉아 스산함을 달래줄 무엇이 필요하다면,

계피의 온향 溫香이 제격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시나몬의 온향은 세계인들이 즐기는 향미다.

사실은 스리랑카에서 생산되는

얇은 두께의 향신료인 시나몬이 차의 재료로 주로 쓰인다.

계피보다 더 부드럽고, 따뜻하고,

예쁜 방향의 기질을 갖고 있기 때문에

커피의 카푸치노에 시나몬 가루를 살짝 토핑해

먼저 코로 시나몬의 따뜻한 향을 느끼고,

입술로 우유의 부드러움을 훔친 다음,

커피의 쓰고 묵직한 바디감을 느끼며

마지막으로 설탕에서 만들어진 단맛을 즐기는 것이다.

여러가지 한방차를 만들 때 계피는 좋은 소재가 된다.

수정과니 쌍화차니 해서 우리에게 익숙해진 맛은

계피의 향으로 편안하고 따뜻한 느낌을 함께 가지게 한다.

그래서 차를 만들기에 편하다.

인삼과 어울리기도 쉽고

당귀와 때론 생강과, 아니면 귤피와 대추 등으로

한방차의 주재료들과 쉽게 조합이 되는 것이다.

특히 추위를 잘 타는 여성이라면 계피차가 제격이다.

녹차의 속을 깎아내리는 듯한 부담과

속에 가스가 가득 차는 불편함도 주지 않는다.

허담 한의사·(주)옴니허브 대표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
Posted by 약초세상
728x90

한방차를 만들다보니

상미감각(嘗味感覺)이 늘어 났달까(?)

이리저리 조합해

만든 차 한 모금을 입안에 물은 다음,

혀끝으로 요리조리 굴리면서

맛을 음미해 보는 습관이 생겼다.

그리고 무엇이든지 먼저 코로 향을 맡아 본 다음

뇌로 이 향을 분석하기 위해(?) 잠깐

눈을 감고 되새겨 보는 버릇도 생겼다.

필자 역시 향미에 대한

전문적인 트레이닝을 받지 않은 몸인지라

딱히 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변수에 따라

조금씩 다른 미세한 맛의 차이가 있음을

감지할 수는 있는 듯하다.

최근에 약탕기에 조예가 깊은

권원장의 권유를 받고 사물탕을 원방대로

(당귀, 천궁, 작약, 숙지황 각 5g) 1제 20첩을

물 9000cc를 넣고 스테인리스 찜 솥에서

1시간 반 정도의 시간으로 달여서 맛을 본 적이 있었다.

그 동안 사물탕을

본방대로 처방해 본적도 별로 없었지만,

대부분 약탕기에서 의례적으로 약을 달여 왔던 터라

팩으로 포장된 약들을 일일이 맛을 보지는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스테인리스 찜 솥에서

끓고 있는 약들을 바라보면서

거기에서 올라오는 맛있는(?) 한약의 향을 맡아보니

그 동안 내가 뭔가 소흘한 점이 있지 않았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생동감이랄까.

본초를 찾아다니며 본초의 현장에서 살아있음을 느꼈던

그 생생한 느낌들이 약을 달이고 있는 현장에서도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사물탕 한 제 분량은 사실 얼마 되지 않는 양이지만

그것이 물과 결합해 끓으면서 내는 향과 맛은 대단함 그 자체였다.

약탕기의 편리성에 취해서

그 동안 생생하고 역동적인 한약의 힘(향과 맛 즉 四氣 와 五味)을

재량해보는 과정에 대해서 등한시하지 않았나 하는 반성이 밀려온다.

자연에서의 살아있는 약초의 힘도 중요하지만,

원내에서 약을 달이는 과정에서도 약초의 힘을

그대로 발현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을 점검해 보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다.

약을 달이는 과정에서도

스테인리스 솥이니, 옹기솥이니, 압력식이니,

무압력식이니 약탕기니 등등의

우열과 장단점을 비교하는 것을 떠나,

한의사의 한약에 대한 사랑과 자신감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하는 순간이었다.

차제를 만들어 가면서

한약재가 가지고 있는 본연의 맛에 눈을 떴지만,

탕제가 가지고 있는 웅장한 힘을 차제가 만들어 낼 수는 없다.

차제는 경청함을 만들고, 가벼운 터치로 몸을 움직이지만,

탕제는 웅장한 힘으로 병마를 탕척해 버리기도 하고,

몸에 부족한 기운을 만들어 북돋아 주기도 한다.

적절한 제형을 선택해

환자의 병을 치료하고 음양의 조화를

맞추어 나가는 것은 한의사의 역할이다.

그러나 여기에도 디테일의 힘이 필요하다.

약재의 선택, 약 달이는 용기와 약탕기의 선택,

약 달이는 화력의 조절, 물의 선택과 양 조절,

약 달이는 시간과 온도 등 여러 가지 변수를 재량하여,

애정을 가지고 환자를 보살펴 나가는 것,

그러기 위해서 먼저 디테일한

약맛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예민한 감각을 살려나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보여진다.

은탕왕을 도와 은나라를 연 재상 이윤은

요리사로서 한의약의 鼻祖가 되었다.

초심으로 돌아가 이윤의 마음으로

다시 한 번 우리 한의원의 약맛을 보는 것은 어떨까?

허담 / 한의사․(주)옴니허브 대표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
Posted by 약초세상
728x90

[삽주뿌리]

 

 

지금부터 2200년쯤 전인 중국 한나라 말기에

지금의 하남성 남양(南陽)지방에서 있었던 일이다.

계속되는 전쟁과 기근으로 굶어죽는 사람이

하루에도 수천명이나 되었다.

살아남은 백성들은 식량을 구하기 위해 사방으로

유랑을 떠나거나 산으로 들어가

풀뿌리나 나무껍질을 먹으며 목숨을 이어갔다.

 

그러던 어느날 문(文)씨 성을 가진 한 여자가 남양지방에 나타났다.

먹을것이 없어 산속으로 들어가 10년동안 살다가

고향이 그리워 산을 내려운 것이었다.

그런데 고향에 돌아오니 아무도 알아보는 사람이 없었다.

10년동안 전혀 늙지 않고 오히려 젊어졌을 뿐아니라

살결도 어린아이와 같이 고와져서 알아보지 못했던 것이다.

 

여러해가 지나면서 문씨의 친구들은

하나둘씩 늙고 병들어 죽어갔으나

오직 그녀만은 젊음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친구들이 찾아가서 그 이유를 물었다.

 

"대체 어떻게 돼서 늙지 않는 거야".

"나하고 같이 산으로 들어간 사람들은

풀뿌리와 나무껍질을 먹으며 배고품을 견디다가 하나 둘씩 모두 죽었어.

그래서 나는 더 깊은 산속으로 들어갔는데 거기서 수염이 하얀 노인을 만났지.

그 노인은 나를 보더니 삽주뿌리를 캐서 먹으라고 하더군.

그때부터 삽주뿌리를 열심히 먹었어".

문씨는 삽주뿌리를 먹은 뒤부터

배도 고프지 않고 몸에 기력이 차츰 생겼으며 늙지 않았다.

문씨의 이야기가 널리 알려지자

남양 지방사람들은 삽주뿌리를 선약(仙藥)으로 여겼다.

 

어느해 남양현을 다스리는 진자황(陣子皇)의 부인이 병에 걸렸다.

음식을 잘 먹지 못하고 얼굴이 누렇게 되고 배가 퉁퉁 부어

자리에서 일어나지를 못했다.

의원을 불러 치료를 했으나 효과가 없었다.

진자황은 문씨의 소문을 듣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산에 가서 창출을 캐 와서 부인에게 달여 먹었다.

 

그랬더니 며칠 지나지 않아 병이 나았고

오래 먹게하니 병들기 전보다 더 젊어졌다.

남양성 안에 사는 허씨 성을 가진 문장가 한사람도

심한 위장병으로 30년을 고생하다가

삽주뿌리와 대추를 가루내어 꿀로 반죽하여

알약을 만들어 먹고 깨끗하게 나았다.

 

그는 뒤에 남양성에서 제일 이름높은 시인이 되었다.

이런 일들로 하여 삽주뿌리는

불로장생약으로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삽주는 국화과에 딸린 여러해살이 풀이다.

우리나라의 낮은 산이나 들판의 양지바른 곳에 자란다.

키는 80cm쯤 자라고 줄기 끝에

흰 빛의 작은 꽃이 둥근 꽃이삭을 이루며 7~8월에 핀다.

잎은 어긋나게 달리고 뻣뻣한 가죽질이며 톱니가 있는 타원꼴이다.

 

뿌리는 길고 단단하며 울통불통하게 생겼는데

해마다 덩어리 모양의 마디를 만들면서 자란다.

겉은 갈색이지만 잘라보면 속은 연한 밤색이며

특이한 향기가 있다.

가을이나 봄에 뿌리를 캐서 흙을 털어 버리고

뿌리줄기와 뿌리를 다듬어서 말린 것을 창출이라고 하고

삽주뿌리 가운데서 아래쪽에 붙은 덩이뿌리 부분만 골라서

겉껍질을 벗기고 말린 것을 백출이라고 부른다.

 

삽주뿌리는 오래 살고 늙지 않게 하는 약,

곧 신선이 되게 하는 약초로 이름높다.

`향약집성방'의 신선방을 보면 삽주뿌리를 먹고

불로장생하는 방법이 여러가지 적혀 있다.

 

삽주뿌리를 가루내어 먹거나 오래 달여 고를 만들어

꾸준히 먹으면 몸이 가벼워지고 온갖 병이 없어지며

오래살게 된다고 한다.

유향이 펴낸 열선전에도 `연자'라는 사람이

삽주뿌리를 먹고 300살 넘게 살면서

비바람을 마음대로 일으킬 수 있었다고 적혔고

포박자에도 신선이 되는 선약으로 삽주뿌리가 으뜸이라 하였다.<계속>

출처: 최진규의 토종약초 장수법

:
Posted by 약초세상
728x90

맑고 청량한 공기 속에서 사물들은 또렷하게 드러난다.

무성하게 장식했던 여름을 보내고,

이제는 내면으로 눈을 돌리니 사물들이 맑아진다.

어지러운 난마처럼 얽혀있던 칡덩굴도

이젠 서리를 맞아 내려앉아,

본래의 목적인 뿌리로 기운을 갈무리하고 있다.

근본으로 돌아가는 계절을 맞으니

초목들도 선, 후, 좌, 우를 알맞게 정리하고 있는 느낌이다.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공기 순환이 나빠지고 난방기로 인한 가스 등으로

공기가 탁해지면서 머리가 띵해진다.

뭔가 집중해서 풀어야 할 숙제가 있어 뇌의 활동을 높인다면,

컴퓨터의 하드웨어에 열이 나듯 머리에도 열이 난다.

그것도 잘 풀리지 않는 딜레마성의 숙제라면,

머리는 더 복잡해지고 마침내는 열이 나다 못해

쥐가 내리는 듯하기도 하다.

복잡한 현대사회, 빠르게 바뀌는 시스템,

이것을 따라 잡으면서 살아야 하는,

이것을 현대인들은 스트레스라고 하는가.

현대인들의 머리는 항상 스트레스 속에서

답답하고 띵할 수밖에 없는 운명인가.

두무냉통(頭無冷痛)이라,

머리는 가을산처럼 항상 시원하고 맑아야 한다.

가을산에서 불어오는

한줄기의 시원한 바람처럼

생활 속에서 맛볼 수 있는 방법이 차제에 있다.

머릿속에 가득 찬 풍열을 경청한 바람처럼,

상큼한 방향으로 날리는 것으로 차제가 갖고 있는

제형상의 장점이 있는 것이다.

탕제처럼 오래 끓이지 않고,

살짝 담궈 경청하고 가벼운 향기만 담아 마시는 것이

바로 차제이기 때문이다.

탕제에서도 후하(後下)함으로써 처방의 묘미를 살리려 하지만

그 경청한 기운을 살리려는 의미에서는 차제를 따라가지 못한다.

형개, 방풍, 박하, 우방자, 국화, 다엽, 소엽, 천궁, 백지, 석창포….

가을산에서 맛본 청량한 공기처럼

우리 한의학에는 머리를 맑게 하는 많은 한약재가 있다.

스트레스 속에서 스트레스와 더불어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머리를 시원하게 해줄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면,

우리 한의학이 현대인에게 보다 더 어필할 수 있는 학문이 되지 않을까.

한방 선호도를 높여야만 하는 요즘

많은 한의사와 함께 한 번 방안을 찾아보고 싶다.

허담/ 한의사. (주)옴니허브 대표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
Posted by 약초세상
728x90

[가시나무]

 

참가시나무는 강장 강정작용이 높은 것으로도 이름나 있다.

일본사람들은이 나무를 으뜸가는 정력제 가운데 하나로 여긴다.

정력감퇴 음위 성기능저하 여성들의 불감증 등에

두루두루 효험이 있다는 것이다.

잎과 잔가지를 쪄서 그늘에서 말려달여서

차처럼 수시로 마시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신장의 기능이 세어진다고 한다.

 

하루 20~30g에 물 600㎖를 붓고 30분쯤 달여서

그 물을 하루 4~5번에 나누어 마시면 된다.

여기에 구기자 나무뿌리나 광나무 열매 등을 넣으면 더욱 좋다.

 

참가시나무의 주성분은 떫은 맛 성분인 탄닌질이다.

탄닌을 너무 많이 먹으면 변비가 생길 수도 있으므로

한꺼번에 많은 양을 먹지말고 조금씩 오래 먹는 것이 좋다.

참가시나무 잎에는 탄닌질인

엘라그산, 디메틸엘라그산 B-D-글루코갈린,

카테롤, 피로갈톨 그리고 몰식자산으로

트리테르펜인 프리델린,프리델라놀,에피-프리델라롤,

이밖에 플보놀인,쿠에르체틴,켐페롤 치클로이노시톨,호박산 등이 들어있다.

 

이 성분 중에서 결석을 녹이거나 억제하는 성분은

카테콜을 비롯한 탄닌질일 것으로 추측한다.

참가시나무뿐 아니라 모든 참나무종류의 잎, 줄기, 잔가지를

담석이나 신장결석 치료에 쓸 수 있으나 효력이 약하다.

 

참가시나무는 소변을 잘 나가게 하고

몸속 콜레스테롤을 없애주므로

비만증 치료와 동맥경화 예방에도 상당한 도움이 된다.

염증을 삭이는 효과도 높아 구내염이나 잇몸의 염증에

잎을 달인 물로 입가심을 하면 효과가 있다.

여성의 냉중이나 대하,치질로 인한 출혈,

대장과 직장의 궤양으로 인한 출혈에도 좋은 효험이 있고

오래되고 잘 낫지않는 설사에도 효과가 좋다.

 

만성이 되어 잘 낫지않는 설사에는

참가시나무잎이나 껍질 1kg을 겉껍질을 긁어내고

잘게 썬 다음 물 1말(18ℓ)에 넣고 물이 5되(9ℓ)가 될 때까지

달여서 찌꺼기를 건져내고 다시 고약처럼 될 때까지 달여서

한번에 찻숟갈로 하나씩 하루 세번 따뜻한 술에 타서 마신다.

 

옛 의학책에 참가시나무에 대한 기록은 별로 없다.

`본초강목'`도경본초'등의 온갖 본초학 책에 적혀있지 않고

다만 `본초습유'에 짧게 소개되어있을 뿐이다.

최근의 연구성과를 모은 본초학 책인 `중약대사전'이나

5천종의 약재를 수록하고 있는 `중국본초본감'에도

참가시나무에 대한 언급은 없다.

 

참가시나무는 거의 민간에서만 드물게 써온 것으로 짐작된다.

참가시나무의 약성을 간략하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열매는 맛이 쓰고 떫으며 성질은 평하고 독이 없다.

설사를 그치고 걸음을 잘 걷게 하며

나쁜피를 없애고 갈증을 멎게 한다.

식량 대신 먹으면 배고픔을 면할 수 있고

술을 마셔서 숙취로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가 아플 때

열매를 자주 씹어먹으면 풀린다.

 

잎은 맛이 쓰고 떫으며 성질은 평하고 독이 없다.

오줌을 잘 나가게 하고 몸속에 있는 돌을 녹여 없애며 염증을 삭인다.

지혈작용, 이뇨작용, 혈관수축작용이 밝혀졌으며

달인물을 산후 몸풀 때에 마시면 피나는 것을 멈출 수 있다.

어린 잎을 짓찧어 종기나 종창에 찧어붙이면 잘 낫는다.

 

하루에 20~30g을 달여먹거나 가루내어 먹는다.

변비증상이 있는 사람은 오래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참가시나무는 약으로서의 쓰임세 못지않게 목재의 활용가치도 크다.

재질이 쇠처럼 단단하여 배를 만드는데 가장 알맞은 재료이기도 했고

최고급 숯을 굽는데도 쓴다.

참가시나무는 조물주가

이 겨레에게 내려준 훌륭한 보물 가운데 하나다.

출처: 최진규의 토종약초 장수법

 

:
Posted by 약초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