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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의보감(東醫寶鑑)의 차

동의보감은 조선 선조 때의 명의

허준(허준 1546~1615년)선생이 왕명으로

15년여의 각고 끝에 동양의학을 망라한 25권 25책으로 완성한 의서이다.

동양 3국에서 모두 간행되어 동양의학의 보감으로 칭송받고 있다.

제 22~24권은 ‘탕액편(湯液篇)’으로

649개 약재의 약성, 약미, 약독의 유무 및

약효와 채취시기 등 본초학적 지식을 기록하고 있다.

한문 약명(藥名)아래에

우리가 보통 부르는 속명( 鄕藥名)을

한글로 적고 있어 초기 국어(한글)의 연구에도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탕액편 고차 苦茶 항목에서 차에 대해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苦茶 : 작설차

성질은 조금 차다(微寒). 혹 냉(冷)하다고도 한다.

그 맛은 달고 쓰면서 독이 없다.

기운을 내리게 하여 오래되고

체한 것을 소화시켜주고 머리와 눈을 맑게 한다.

소변을 잘 통하게 하고 당뇨병을 그치게 한다.

사람으로 하여금 잠을 적게 하고 또 불에 덴 독을 해독시켜준다.

… 차를 마시면

심포경(心包經)과 간경(肝經)으로 들어가며

마실 때는 뜨겁게 마셔야 한다.

차게 마시면 담(痰)이 쌓이게 된다.

오래 마시게 되면 기름기를 없애주어 사람을 마르게 한다[入門].

… 어떤 사람이 거위 불고기를 좋아하여 계속 먹었다.

의사가 반드시 몸속에 옹병(癰病)이 생겨 죽을 것이라 하였다.

그러나 병들지 않자 찾아가보니 매일밤 시원한 차

한 사발을 반드시 마시고 있었다.

이것이 거위고기의 독을 푼 것이다[食物].”

동의보감에는 차를 처방하거나 이용한 것이

167번의 예가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차는 기호음료이기 이전에 약인 셈이다.

탕액편의 기록대로 머리와 눈을 맑게 하고,

대소변을 잘 배설하게 한다.

소화를 돕고 기름진 음식으로 인한

비만·당뇨·열병과 두통을 치료하고 독을 풀어준다.

심장과 간을 이롭게 하나

성질이 약간 차므로 뜨겁게 마시라고 충고한다.

오래 마시면 체지방을 분해하여 사람을 마르게 한다고 적고 있다.

차는 식생활이 서구화, 인스턴트화 되어가고

활동은 더욱 적게 하여 쌓여 넘치는

영양과 지방이 문제인 현대인에게

가장 알맞은 음료라 할 수 있겠다.

동의보감의 처방 중

공부하는 학생이 먹으면 기억력이 좋아지고

머리가 맑아져 학습능력을 증진시킬 수 있다는

‘총명탕(聰明湯)’이 있다.

먼저 백복신(白茯神)을 감초물에 담갔다

딱딱한 심을 제거한 원지(遠志)를 생강즙에 담갔다가 건조시킨 것,

그리고 석창포(石菖蒲)를 같은 양으로 준비한다.

잘 말려 준비한 세 가지 약재를 곱게 가루내어

2돈 씩 차로 하루에 세 번씩 점복(點服)한다.

이 총명탕을 어린 학동들이 먹으면 그 어려운 한자를

매일 일천자씩 외울 수 있다고 하였다.

조선왕조실록에도 임금에게 차를 처방한 예가 있다.

“중종 39년 11원 12일,

임금의 번민에 칡(葛根)·승마(升麻)·황련(黃蓮)·맥문동(麥門冬)·

인삼(人蔘)·강활산(羌活散)·오미자(五味子)·차(茶)·검은콩에

대잎 달인 물(竹葉煎水)을 첨가하여 올렸다.”

“순조 원년 11월 12일,

임금의 다리와 발에 크고 작은 발진이 솟았다.

그 달 24일 약원(藥院)에서 금은화·차·사탕 각 세 돈에

안신환(安神丸) 반 알을 조제하여 올렸다.”

◆ 미국에서 새로이 조명되는 차

2000년. 커피와 홍차를 즐기는 미국에서

차와 마늘에 관한 의미 있는 발표가 두 건 있었다.

하나는 미국국립암연구소(NCI)에서

세계인이 먹고 있는 음식으로서

항암효과가 가장 좋은 40가지 식품을 발표한 것이다.

이 40가지를 12개 식품군으로 나누어

피라미드 표로 만들었는데

이 피라미드의 위쪽에 위치할수록 항암작용이 큰 것이다.

마늘의 효능이 가장 높아 정점에 있고

두 번째 칸에 양배추와 감초가,

세 번째 칸에 당근·셀러리·파슬리가,

네 번째에 차와 양파·터머릭이 있다.

두 번째, 같은 해 미국의 유력 시사주간지 “타임”이

건강특집에서 주식이 아닌 식품으로 선정한 ‘10대 건강식품’은 녹

차·토마토·시금치·적포도주·견과류·브로콜리·

귀리·연어·마늘·블루베리였다.

녹차가 10대 건강식품이자

4대 항암식품의 하나로 발표된 것이다.

◆ 茶는 불발(不發)?!

피곤을 풀고 근심을 잊는 데는

잠이 보약이라고 주장하는 잠꾸러기들이 있다.

맞는 말이다.

일본의 ‘사석집(沙石集)’이라는 책에

차의 효능에 얽힌 재미난 이야기가 전하고 있다.

스님이 차를 마시고 있는데

소치는 사람이 지나다 물었다. “그것이 무엇입니까?”

스님이 대답하였다. “이것은 차라는 것인데 세 가지 덕이 있지요.

첫째는 잠을 쫓고, 둘째는 소화를 돕고,

셋째는 불발(不發: 마음의 욕심이 발하지 않는다는 뜻)이 되는 것이라오.”

이 말은 들은 소치기가 말하였다.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잠을 자는 것이 즐거움인데

잠을 이루지 못하면 곤란하지 않겠소.

항상 배불리 먹지 못하는데 소화가 잘 된다면 이 또한 곤란한 일이요.

하물며 不發하여 마누라를 껴안을 수 없게 된다니 딱 질색입니다.”고.

무릇 모든 사람에게 다 좋은 음식이 있고 만병통치약이 있겠는가?

차가 5천여년간 인류의 사랑을 받아 왔지만

모두가 좋아하고 누구에게나 다 좋은 것은 아니리라. <계속>

김 동 곤 (쌍계제다 대표)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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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