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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증례>

43세 여성.

꽤 연약해보이는 환자로

조금만 먹어도 바로 배가 부르고,

그렇다 보니 식사량은 매우 적으며

좀처럼 체중이 늘지 않는다면서 내원했다.

최근 체중이 40kg 밑으로 떨어졌다고 하며,

걱정이 되어 종합건강검진을 실시했지만,

특별한 이상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

체중이 너무 빠지다 보니 체력도 떨어지는 것 같다며

걱정을 하다가 주변에서 한약치료를 권하여 내원했다고 한다.

특별히 복용 중인 약물은 없다.

일단, A엑스제를 1일 2회 투약해보기로 했다.

4주간 복용했는데, 아직 식사량에는 큰 차이가 없다고 했다.

다만, 체력은 회복이 된 것 같다고 했다.

이후 3개월 간 복용을 유지하자,

식사량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1년 후에는 약 3kg 정도 체중이 증가했다.

밥맛 뿐 아니라 체력향상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며,

지속 복용을 원하여 현재 1년 6개월째 A를 지속 복용하고 있다.

 

오늘의 주인공 A는 바로 육군자탕(六君子湯)이다.

육군자탕의 출전은 몇몇 설이 있으나

중국 원대(元代) 이중남(李仲南)의 『영류령방(永類鈴方)』이며,

당시 소화기 허약에 활용되던 처방인 사군자탕에

반하, 진피를 추가하여 “육군자탕”이라는 이름을 받게 되었다.

이후 여러 의가들의 활용을 거치면서

지속적으로 비위허(脾胃虛)를 보이는

기능성 소화불량 같은 상부 소화관 이상에

위내정수(胃內停水)에 의한 명치부 비만감,

식욕부진, 오심, 구역,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날 때

사용할 수 있는 처방으로 자리매김했다.

 

육군자탕 개요

육군자탕 구성약물

인삼, 백출, 대조, 반하, 진피, 복령, 감초, 생강

육군자탕 효능효과

체력 중등도 이하이며 위장이 약하고,

식욕이 없으며, 명치가 막힌 것 같고, 쉽게 피로하며,

빈혈성으로 손발이 찬 경우의 다음 증상:

위염, 위장허약, 위하수, 소화불량,

식욕부진, 위통, 구토(일본 내 허가사항)

육군자탕 주요 약리작용

소화관 운동 촉진작용, 위 배출능 촉진작용,

위 적응성 이완에 대한 작용, 위점막보호작용,

위점막 혈류 개선작용, 식도 clearance 개선작용,

식도점막 장벽기능 개선작용, 그렐린에 대한 작용,

항스트레스작용

 

육군자탕 활용의 발전사

육군자탕의 출전은 그동안

『태평혜민화제국방(太平惠民和劑局方)』,

『세의득효방(世醫得效方)』, 『의학정전(醫學正傳)』,

『교주부인양방(校注婦人良方)』 등으로 언급되어 왔는데,

모두 정확한 사실에 근거한 내용이라 할 수 없다.

현재 통용되고 있는 구성의 육군자탕(사군자탕 + 이진탕)은

중국 원대 이중남의 『영류령방, 1331년』에 처음 등장한다.

“비위부조(脾胃不調)하여 음식을 먹을 생각이 없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처방”으로 사군자탕을 제시하면서,

그 가감법으로 진피, 반하를 추가할 경우

육군자탕이라 이름했는데, 이것이 첫 등장이다.

그동안 육군자탕의 출전이라고 일컬어져 왔던

『태평혜민화제국방, 1107년』에는

사군자탕과 이진탕이 언급되기는 했으나,

육군자탕이라는 처방명과 형태는 등장하지 않는다.

위역림(危亦林)의 『세의득효방』에는

『영류령방』과 동일한 내용이 수록되어 있지만,

그 출판연도가 1345년으로 약간 늦다.

우단(虞摶)의 『의학정전』에서도

담(痰), 기허(氣虛)가 함께 있는 경우

육군자탕을 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을 제시했지만,

이 역시 출판연도가 1515년으로 늦다.

설기(薛己)의 저서인 『교주부인양방』역시

그동안 육군자탕의 출전으로 언급되어 왔지만,

사실 육군자탕 관련 기록은 없다.

오히려 같은 설기의 저작 중

『설씨의안(薛氏醫案)』에 육군자탕 기록이 있을 뿐이다.

1587년 출간된 공정현(龔廷賢)의

『만병회춘』도 출전으로 언급되어 왔지만, 시대가 늦다.

다만, 가장 자세한 적응증을 처음으로 제시해 두었는데,

“비위가 허약하며 식욕이 떨어져 있을 때,

혹은 오래동안 학리(虐痢)를 앓아 내열(內熱)을 느낄 때,

소화가 되지 않아 신물이 오르는데

허화(虛火)에 속하는 경우 등에 사용한다”고 하여

주요 저작 중에는 가장 자세한 적응증을 제시했다.

현재, 육군자탕은 비위허(脾胃虛)를 보이는

기능성 소화불량 같은 상부 소화관 기능 이상에

위내정수에 의한 명치부 비만감, 식욕부진, 오심,

구역,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날 때 사용할 수 있는 처방으로 통용되는데,

이는 『만병회춘』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영류령방』이전에도

육군자탕 방의의 처방은 꾸준히 사용되어 왔다.

정확히 현재의 육군자탕은 아니지만,

육군자탕 가감방으로 볼 수 있는 처방 내역이 종종 등장했는데,

그 적응증, 사용병태는 현재의 육군자탕과 대동소이했다.

『태평혜성방(太平聖惠方, 992년)』에는

육군자탕이라는 이름은 없지만,

육군자탕거감초가천궁, 육군자탕거복령가목향,

육군자탕거복령가후박의 의의를 가진 처방 내역은 등장하며,

모두 상한이나 열병 후 명치~복부에 걸쳐 나타나는

창만감, 구역, 소력을 동반한 경우 활용하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육군자탕이라는 이름은 사용했으나,

그 구성 약물이 달라 같은 처방이라 볼 수 없었던 경우도 있었다.

양담(楊倓)의 『양씨가장방(楊氏家藏方, 1187년) 』에는

현재의 육군자탕에서 감초를 빼고, 지각을 가한 구성의

육군자탕이 등장한다.

적응증은 “흉격비색(胸膈痞塞)하며

비한(脾寒)하여 음식 먹기를 좋아하지 않고,

조약(燥藥)을 복용할 수 없는 환자”였다.

엄용화(嚴用和)의 『엄씨제생방(嚴氏濟生方, 1253년) 』에도

육군자탕이 나오는데, 이 처방에도 지각이 추가되어 있다.

대신, 복령이 빠져있다.

적응증은 “비장(脾臟)이 불화하여 음식을 먹지 못하고,

상조하한(上燥下寒)하여 열약(熱藥)을 복용하지 못하는 환자”였다.

이와 동일한 내용은 『영류령방』에도 등장하는데,

곧, 『영류령방』에는 두 가지 버전의 육군자탕이 수록된 것이다.

종합해보면, 『영류령방』의 육군자탕이 등장하기 전까지

복령 대신 목향, 후박, 지각 같은 약재가 육군자탕의 일원으로 사용되다가,

이후 이 약재들 대신 복령이 추가된 형태로 굳어진 것으로 보인다.

흥미로운 점은 후대에 나온

육군자탕의 변방인 향사육군자탕에는

목향, 후박이 다시 포함되었다는 점이다.

아마도 임상현장에서 소화관의 운동을

직접 개선할 수 있는 목향, 후박 같은 약재의 힘이 필요함을

지속적으로 느꼈던 것 아닐까 추측해본다.

권승원

경희대한방병원

순환신경내과 조교수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
Posted by 약초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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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G 속 갈근탕은 어떤 모습일까? 전

편에서 살펴보았던 것처럼 호소노 시로의 언급대로

“신체 경부(목) 이상 부위의 혈행을 호전시키는 기전”을 토대로

상기도감염을 비롯한 비강질환, 통증질환 등에 활용되고 있다.

총 11가지 CPG에

갈근탕과 그 가감방인 갈근탕가천궁신이가 등장하며,

주로 감기(상기도감염), 알레르기비염,

부비동염 같은 호흡기내과, 이비인후과 질환과 통증분야

(만성 긴장형두통, 섬유근통)에 그 이름을 올리고 있다.

가장 활발히 활용되고 있는 분야는

상기도감염증 분야이다.

『상한잡병론(傷寒雜病論)』에서

호흡기 감염증 초기에 사용했던

이 처방의 원 의도에 가장 충실한 활용이다.

2003년 발간된

“호흡기감염증에 관한 가이드라인

-성인 기도 감염증 진료의 기본 사고방식”에서는

마황탕과 함께 감기에 가장 널리

활용되어 온 처방으로 언급했는데,

동시에 실제 감기에 처방할 때는

한방 고유의 병태 분류에 입각하여

활용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하였다.

‘초기 감기이면 무조건 갈근탕!’은

아님을 명확히 언급한 것이다.

일반 감기는 물론이며,

독감에도 해열을 목적으로

갈근탕을 활용할 수 있음을 언급한 CPG도 있다.

바로 “호흡기질환 치료용 의약품의

적정사용을 목적으로 한 가이드라인”이다.

이 가이드라인에서는 이러한 갈근탕이 가진

해열효과의 구체적인 기전을 함께 언급했는데,

첫째는 대식세포(macrophage)의 활성화였고,

둘째는 사이토카인의 과잉반응 억제였다.

마지막으로 “‘임신 수유와 약’ 대응 기본 매뉴얼”에서는

임신부 감기에 사용할 수 있는 처방 중 하나로 갈근탕을 제안했는데,

이 때 함께 제안된 처방은 향소산, 삼소음, 맥문동탕,

소시호탕, 시호계지탕, 시호계지건강탕, 소청룡탕이었다.

이 중, 갈근탕과 소청룡탕에 대해서만

마황을 함유하고 있는 관계로 장기 복용은 피해야 함을 강조했다.

이 점은 임상에서 꼭 고려할 필요가 있다.

상기도감염증과 비슷한 빈도로

활용 추천된 분야는 이비인후과 분야 중 비과이다.

비강에 발생하는 여러 증상 중

특히 ‘알레르기비염’에 대한 활용 추천이 가장 많다.

“알레르기질환 치료가이드라인 95개정판”에서는

작용기전은 명확하지 않지만

알레르기비염(꽃가루 알레르기 포함)에

사용할 수 있는 처방으로 소청룡탕, 갈근탕,

소시호탕 등이 있음을 언급했다.

“알레르기 종합 진료가이드라인 2013”에서는

소청룡탕, 갈근탕, 영감강미신하인탕을

알레르기비염에 활용해볼 수 있는 처방으로 제안했다.

이 중 위약대조연구가 이루어진 것은

소청룡탕 뿐임을 지적하면서도,

이러한 근거에만 구애될 것이 아니라

이 세 처방을 증(證)에 따른 병태파악, 한방진단, 병기,

병인분류에 따라 적절히 선택하여 활용해야 함을 강조했다.

가장 최근 발표된

“코 알레르기 진료가이드라인 - 통년성비염과

꽃가루 알레르기”에서는 계절성 알레르기비염 환자에게 소

청룡탕 또는 갈근탕가천궁신이와

항히스타민제 레보세티리진 염산염을 병용했을 때,

임상증상(재채기 횟수, 코막힘, 생활지장도)이

유의하게 개선되었으며, 특히 항히스타민제 복용 시

나타날 수 있는 졸음 발현빈도가 10% 정도로 낮게 나타나

비교적 효과적이면서도 안전한 치료결과를 얻었다는

데이터를 인용하며 소청룡탕 또는 갈근탕가천궁신이을 활용한

한양방협진치료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알레르기비염 외에 부비동염에 대한 활용 추천도 있다.

“부비동염 진료 매뉴얼”에서는 갈근탕이 아닌

비강질환 가감 버전인 갈근탕가천궁신이를

형개연교탕, 신이청폐탕과 함께 부비동염 진료에

활용해 볼 수 있는 처방으로 제시해 두었다.

다음으로 두각을 나타낸 분야는 바로 “통증분야”이다.

먼저 두통이다. “만성두통 진료가이드라인 2013”에서는

항불안약 치료의 효과가 충분치 못한 견경부 근육 결림에 기인한

만성긴장형두통에 갈근탕을 활용해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호흡기감염 초기 견경부 근육 결림에 활용되었던

갈근탕 임상활용법이 확장 활용되다가

임상연구결과를 토대로 CPG에 수록된 것이다.

섬유근통에 대한 추천도 있다.

“섬유근통 진료가이드라인 2017”에서는

다양한 한방약 관련 증례보고를 서술하며,

각 환자의 병태에 맞춰 한방약 처방을 선택해

활용할 수 있음을 언급하였는데, 그 때 소개된

증례 중 하나에서 갈근탕, 대방풍탕, 수치부자가루를

병용했던 것으로 확인이 된다.

갈근탕 자체 보다는 병태진단에 따라 처방된

갈근탕과 그 병용처방이 효과를 냈던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 점을 고려하여 임상현장에 응용해야 할 내용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구성약물 중 하나인

마황의 ‘에페드린(ephedrine)’ 성분에 주목하여

활용 추천과 주의사항을 각각 제시한 지침들이 있다.

먼저, 활용 추천을 해둔 지침을 살펴보면,

바로 “야뇨증 진료가이드라인 2016”이다.

여기서는 갈근탕을 몇몇 다양한 한방처방과 함께

야뇨증에 활용 가능한 한방처방 중 하나로 제시했다.

주목할 점은 갈근탕의 야뇨증에 대한 작용 기전 설명이다.

마황의 에페드린 성분이 중추를 자극하여

각성장애를 하여 야뇨증 개선효과를 내는 것으로 해설하고 있다.

반대로, 이 마황의 에페드린 성분에 대한

주의사항을 강조한 지침은

“고령자의 안전한 약물요법을 위한 가이드라인 2015”이다.

여기에서는 마황탕과 갈근탕이 마황을 함유한 처방임을 지적하며,

고령자에게 사용 시 주의가 필요함을 설명했다.

특히, 조절이 잘 되지 않는 고혈압을 가진 환자,

허혈심질환 병력이 있는 환자, 빈맥성 부정맥을 앓고 있는 환자,

배뇨장애를 보이는 환자일 경우, 마황의 에페드린 성분이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임상의의 눈

지금까지의 내용을 읽어 오신 분이라면 눈치채셨겠지만,

필자는 임상에서 호소노 시로가 언급한 작용기전을 토대로

갈근탕 적용여부를 스크리닝해간다.

“신체경부(목) 이상 부위의 혈행이상”으로

뒷목결림, 두통, 비폐색,

안구충혈이나 안구건조 등이 있을 때,

갈근탕 사용을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위와 같은 상황이 있다고 하여

모두 갈근탕을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다음 사항을 고려하여

갈근탕 적합여부를 재고하여야 한다.

먼저, 맥진 소견이다.

전편에서 오츠카 케이세츠의 언급을 인용한 것처럼

맥이 명확히 침세(沈細), 침미(沈微)한 경우는

갈근탕이 좋은 효과를 내기 어렵다.

갈근탕은 엄연한 표실증 처방이기 때문이다.

다음은 체형, 특히 살집을 살펴 보아야 한다.

호소노 시로는 그의 저서 『임상상한론(臨床傷寒論)』에서

갈근탕과 계지가갈근탕의 감별점을 제시했는데,

이 내용이 꽤 유용하다.

그 내용을 마지막으로 정리하며 본고를 마무리하려 한다.

갈근탕증에 해당하는 사람의 살집은

손가락으로 집어보았을 때,

잘 딸려 올라오지 않는 피부이다.

딸려 올라와도 1횡지 또는 2횡지 정도의 폭에

국한된 경우가 갈근탕증이다.

만약 피부가 얇고 손가락으로 집게 촉지 하였더니

별 저항없이 바로 주욱~ 딸려 올라온다면

이 경우는 갈근탕증일 가능성이 낮다.

이 때는 계지가갈근탕이 보다 적합하다.

 

참고문헌

1. 일본동양의학회 EBM 위원회 진료가이드라인 태스크포스(CPG-TF).

한방제제 관련 기록이 포함된 진료가이드라인(KCPG) 리포트 2019.

http://www.jsom.or.jp/medical/ebm/cpg/index.html

2. 조기호. 증례와 함께하는 한약처방. 우리의학서적. 서울. 2015. p.10-16.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
Posted by 약초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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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증례>

56세 남성.

건장한 체격을 가진 환자로

약2개월 전 발생한 뇌경색으로

좌반신소력이 발생하여

재활치료를 위해 통원 중이다.

하루는 날씨가 추워지면서

아침 기상 직후 코막힘, 재채기가 심하다고 호소했다.

오전 내내 재채기를 하며, 한 번 재채기를 하면

증상이 매우 격렬하여 머리가 울릴 지경이라고 한다.

코막힘과 재채기가 생긴 후로는 오전 내내

수축기 혈압이 160mmHg 이상으로 측정되어

더욱 걱정이 크다고 했다.

자세히 문진한 결과,

매년 가을에서 겨울이 넘어갈 즈음에는

이러한 증상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 겨울은 유독 심한 편이고

과거 잘 듣던 이비인후과에서 처방 받은

항히스타민제도 이번에는 잘 듣지 않는다고 했다.

재채기를 할 때는 맑은 콧물이 흐르기는 하나,

대개 코막힘 위주로 나타날 뿐

콧물이 줄줄 흐르는 정도는 아니라고 한다.

일단, 현재 복용 중인 항히스타민제는 중단하고

A엑기스제를 기상 직후 1일 1회 투약해보기로 했다.

약 1주 후,

오전 중 재채기 횟수와 강도가 매우 감소했다고 했다.

특히, 코막힘은 매우 개선되어 큰 불편감이 없다고 했다.

오전 내내 상승해 있던 혈압도 안정을 되찾았다.

증상이 많이 개선된 관계로 10포 정도를 상비하고 있다가

증상이 있을 때 바로바로 사용하기로 했다.

 

오늘의 주인공 A는 바로 갈근탕(葛根湯)이다.

갈근탕은 중국 한대(漢代) 장중경(張仲景)의

『상한잡병론(傷寒雜病論)』에 처음 등장했으며,

당시에는 초기 호흡기 감염증에 목결림, 무한(無汗),

오한발열이 있는 경우 사용할 수 있는 처방으로 만들어졌다.

이후 여러 의가들의 활용을 거치며

비단 호흡기 감염 초기 뿐 아니라 두통,

각종 근골격계 통증질환, 비강질환, 안과질환,

피부질환(두드러기) 등에도 활용될 수 있는 처방으로

발전되어 왔다.

 

갈근탕 개요

구성약물:

갈근, 마황, 계지, 작약, 생강, 감초, 대조

효능효과:

자연발한이 없이 두통, 발열, 오한, 어깨결림 등을 동반한

비교적 체력이 좋은 사람의 다음 증상:

감기, 코감기, 열성질환 초기, 염증성질환

(결막염, 각막염, 중이염, 편도선염, 유선염, 림프염),

어깨결림, 상반신 신경통, 두드러기(일본 내 허가사항)

주요 약리작용: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증식 억제 작용

(IL-1α 생산 억제, IL-12 생산 촉진을 통한 세포성 면역반응 증강),

항알레르기작용

 

갈근탕 활용의 발전사

갈근탕은 『상한잡병론』에

외감풍한(外感風寒)에 의한

표한(表寒), 표실증(表實證)이면서

경항부 근육 긴장감을 동반한 근육통을 보일 때,

발한(發汗)시켜 경항부 근육긴장을 완화하고

해표(解表)하는 약으로 처음 제시된 후

[太陽病, 項背强几几, 無汗惡風, 葛根湯主之],

감염 질환 초기에 경항부 근육 긴장에 의한 통증이 있으며

오한발열하고, 땀이 나지 않는 상황에 활용되기 시작했다.

이후 각종 서적에서 『상한잡병론』의 적응증을

그대로 답습하며 관련 병리기전을 설명하는

주석만 달려 가다가,

송대(宋代) 국가 주도로 편찬된

『태평혜민화제국방(太平惠民和劑局方, 이하 화제국방)』에 이르러

갈근해기탕(葛根解肌湯)이라는 가감방이 처음 등장하며

그 활용의 폭이 넓어졌다.

이 갈근해기탕은

갈근, 마황, 황금, 작약, 감초, 육계로 구성되어

‘갈근탕에 황금’이 추가된 구성에 가깝다.

현재 우리나라에 보험적용 엑기스제로 출시되어 있는

갈근해기탕과는 다른 처방으로 보험적용 처방은

공신(龔信)의 『의감(醫鑑)』을 출전으로 한 처방이다

(갈근, 시호, 황금, 작약, 강활, 석고, 승마,

백지, 길경, 감초, 생강, 대조로 구성).

『화제국방』에서는 기존의 갈근탕 적응증에

흉격번민(胸膈煩悶)이 추가된 온병(瘟病)에

이 갈근해기탕을 사용하도록 했는데,

이후에도 다양한 서적에서 그 활용이 확인되었다.

명대(明代, 1536년)에 출간된

방광(方廣)의 『단계심법부여(丹溪心法附餘)』에서는

『화제국방』의 내용을 이어받아 갈근탕과 갈근해기탕을

각각 상한(傷寒)과 온열병(溫熱病)에

사용할 수 있는 약으로 구분하여

황금 유무에 따른 적응증 차이를 명확히 했으며,

이 내용이 그대로 일본에도 이어져

1771년 나이토 호테이가 출간한 『고방절의(古方節義)』에서도

갈근탕 가감법 중 하나로 이 갈근해기탕의 형태를 제시하였는데,

갈근탕의 전형적인 적응증을 보이면서 갈증이 심하게 나타날 경우,

황금을 추가하여 사용할 수 있다고 언급하였다.

이상과 같은 호흡기 감염증 뿐 아니라

역대로 갈근탕은 다양한 질환영역에서 사용되어 왔다.

특히 이러한 활용 범위 확대는

근현대 일본에서 주로 이루어졌다.

조금 의외일 수 있겠지만,

먼저 안과질환에 활용된 내용을 살펴보겠다.

안과전문서적인 『안과면낭(眼科綿囊)』에서는

갈근탕을 상충안(上衝眼), 역안(疫眼), 예막(翳膜)에

활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는데,

여기서 상충안은 안구충혈, 역안은 유행성각결막염,

예막은 시력저하를 의미한다.

이에 대해 일본의 후대 의사

오츠카 케이세츠(1900-1980)는 『동아의학(東亞醫學)』에서

이는 갈근탕을 급성결막염, 급성트라코마에 활용할 수 있음을

언급한 내용이라고 해설하기도 했으며,

더 나아가 눈다래끼(초기 소양감 동반 시),

염증성 결막염에 활용할 수도 있다고 하며,

이 때 함께 고려해볼 수 있는 처방으로 갈근탕 외

월비탕, 마황부자세신탕이 있음을 언급했다.

덧붙여 갈근탕을 사용해도

큰 효과를 볼 수 없는 경우에 대해서도 서술했는데,

바로 맥(脈)이 침세(沈細), 침미(沈微)한 경우였다.

첫 등장이었던 『상한잡병론』에서 외감풍한에 의한

표한, 표실증에 사용된 것을 생각해보면

당연한 이야기일 수 있겠다.

피부질환, 특히 가려움증에도 활용되었다.

일본의 야마다 코인은 한방의학잡지

『한방의 임상(漢方の臨床)』에서 발적종창이 없고,

발진은 명확하지 않지만 단순히 가려움이 심할 경우

좋은 효과를 내는 경향이 있음을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비교적 현대에 활동한

호소노 시로(1899-1989)는 이러한 갈근탕의 작용기전을

한마디로 포괄하여 정리했는데, 『한방의 임상』기고문에서

목 결림을 동반한 고혈압, 비강의 다양한 증상에

갈근탕이 좋은 효과를 보임을 언급하면서,

그 기전을

“신체경부(목) 이상 부위의 혈행을 호전시키는 것”이라 정리했는데,

이는 갈근탕의 감염질환 뿐 아니라

각종 내과질환, 근골격질환에서의 효과를 뒷받침하기에

적합한 내용이라 생각된다.

이러한 활용범위 확대에 맞물려

일본에는 다양한 갈근탕 가감방이

경험적으로 전수되고 있는데,

그 대표격에 해당하는 것이 갈근탕가천궁신이이다.

앞서 호소노 시로가 갈근탕이

비강의 다양한 증상에 좋은 효과를

보일 수 있음을 언급하였다고 하였는데,

갈근탕을 비강질환용으로 버전업 시켜 둔 처방이

바로 이 갈근탕가천궁신이이다.

특이한 것은 이 갈근탕가천궁신이의 창제자는 미상이지만,

그 효과가 좋아서인지 현재 일본 내 보험적용이 되는

보험엑기스제 중 하나로도 출시가 되어 있을 정도이다.

또한, 몇몇 CPG에서는 갈근탕이 아닌

갈근탕가천궁신이를 다루고 있을 정도이므로,

본고 후편에서는 갈근탕과 함께 이 처방에 대해서도 함께 살펴보려 한다.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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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G 속 가미소요산의 모습은? (표 참조)

CPG 속 가미소요산은 어떤 모습일까?

앞서 살펴 본 가미소요산의 발전사가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총 9가지 CPG에 가미소요산이 등장하는데,

주로 여성질환과 정신적 요인을 기반으로 하는

신체문제인 통증, 우울, 불면, 소화기이상까지

다양한 분야에 그 이름을 올리고 있다.

가장 활발히 활용되고 있는 분야는 여성질환이다.

우선, 원전에 충실한 갱년기장애에 대한 언급이 있다.

“심신증 진단치료가이드라인 2006”에서는

계지복령환, 당귀작약산과 함께 여성 3대 처방으로 언급되며,

갱년기장애 증상완화에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제안되었다.

“산부인과진료가이드라인-부인과외래편 2017”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적응증을 수록했는데,

약한 복력과 흉협고만(胸脇苦滿)을 참고로 하며,

체력이 약하고, 어깨결림, 쉽게 피로해함,

다양한 변화가 있는 정신신경증상을 보이는 경우

가미소요산을 활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음은 월경문제에 대한 언급도 존재한다.

“산부인과진료가이드라인-부인과외래편 2017”은

양한 월경문제에 가미소요산을 고려할 수 있음을 언급했는데,

먼저, 월경곤란증의 경우, 당귀작약산, 계지복령환, 도핵승기탕, 당

귀건중탕과 함께 증(證)에 기초한 변증시치(辯證施治)에

활용할 수 있는 처방으로 가미소요산이 이름을 올렸다.

월경전 증후군에도

당귀작약산, 계지복령환, 도핵승기탕,

여신산, 억간산 등과 함께 가미소요산이 이름을 올렸다.

월경전 불쾌기분장애를 다룬

“근거기반 월경전 불쾌기분장애 약물치료가이드라인 (2013년 개정판)”에서

역시 추천도는 높지 않지만 가미소요산이 한방약 중에는 단독으로 이름을 올렸다.

만성통증과 관련된 내용도 확인할 수 있다.

주로 명확한 기질적 원인이 없으며,

심리적 원인이 주요 인자로 부각되어

난치로 분류되는 질환에 대해 사용이 제안되어 있는데,

가장 언급이 많은 분야는 ‘섬유근통’이다.

우선, “섬유근통진료가이드라인 2017”과

“일본신경치료학회 표준적신경치료-만성통증편”에서는

섬유근통을 개선했던 것으로 보고된

다양한 한약처방들 중 하나로 ‘가미소요산’을 언급했다.

하지만, 한방약을 활용해도

난치임은 마찬가지임을 언급하며,

특정처방 보다는 증(證)에 기초하여

처방선정을 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설통’에 대한 추천도 있는데,

“만성통증진료가이드라인”에서는 설통에

가미소요산을 활용해 볼 수 있음을 언급했다.

정신과 영역에서도 가미소요산을 다뤘다.

우울증을 다룬 “일본우울증치료가이드라인 II-주요우울장애 2016”에서는

가미소요산의 메타분석 결과를 인용하며,

항우울제와 병용 투약 시, 항우울제 단독투약에 비해 유효하며,

항우울제의 효과를 증강할 수 있음을 언급했다.

가미소요산과 함께 이름을 올린 한방약은 가미귀비탕이었다.

이 외, 임신 중 불면증(“임신 수유와 약 대응기본매뉴얼(개정판)”),

기능성 소화불량(“고령자 안전한 약물요법 가이드라인 2015”) 처럼

기질적 이상은 없지만 정신적 요인이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증상과 질환 관련 CPG에도 가미소요산이 등장하고 있다.

 

임상의의 눈

이 내용을 어떻게 임상에 적용할까?

필자는 가미소요산증을 기본적으로 어혈(瘀血)이 있으며,

여기에 간울(肝鬱)이라는 분노에 기반한 스트레스가

동반된 병태로 보고 임상에서 활용하고 있다.

‘가미소요산이 어혈처방?’이라며

조금은 의아하게 생각하실 분들도 있을텐데,

사실 가미소요산은 그 구성만 놓고 보면,

금궤요략을 출전으로 하는 당귀작약산에서

천궁, 택사를 뺀 당귀작약산 가감방에,

울(鬱)을 해소하기 위해 박하를 배합하고,

시호 목단피 치자를 가하여 청허열(淸虛熱)하며,

감초 생강을 추가하여 구성한 처방이다.

이러한 관점을 가지고 있으면,

기본적으로 허증 어혈병태에 활용하는

당귀작약산의 변방이면서,

시호제의 변방으로 이 처방을 바라 볼 수 있는데,

이 관점이 임상현장 활용에 큰 도움이 된다고 느끼고 있다.

곧, 당귀작약산을 활용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지는

어혈병태에, 부종경향은 적지만, 상열경향이 동반된 경우,

가미소요산증 활용한다.

또 다른 임상활용 팁은 “변비” 여부이다.

쯔다 켄센의 『요치경험필기(療治経験筆記)』에는

가미소요산 활용 시,

변비가 해소되는 경험을 많이 했다는 언급이 있다.

또한, 이 변비가 해결될 때,

동반된 각종 증상도 동시에 해소됨을 지적했다.

필자가 번역출간 한 니미 마사노리의

『플로차트 한약처방』에도 대황제를 사용할 수 없는 변비에

가미소요산 또는 시호제를 활용할 것이 권고되어 있는데,

이 내용 역시 쯔다 켄센의 경험에 근거한 것으로 생각된다.

실제 임상현장에서도 대황제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변비가 해소되는 것을 자주 경험한다.

역으로 가미소요산을 사용하기 좋은 환자들은

대개 변비를 갖춘 경우가 많다.

 

참고문헌

1. 일본동양의학회 EBM 위원회 진료가이드라인 태스크포스(CPG-TF).

한방제제 관련 기록이 포함된 진료가이드라인(KCPG) 리포트 2019.

http://www.jsom.or.jp/medical/ebm/cpg/index.html

2. 조기호. 증례와 함께하는 한약처방. 우리의학서적. 서울. 2015. p.4-7.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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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증례>

48세 남성.

약 3년 전부터 시작된

신체 여기저기가 쑤셔대는 통증으로

섬유근통을 진단받고 항우울제를 복용 중이다.

하지만 특별한 호전이 없다.

오히려, 항우울제 용량이 계속 늘어나면서

낮에도 밤처럼 졸음이 와 견디기 어렵다고 한다.

주변에서 침치료를 권하여

침치료도 지속적으로 받고 있는데,

침치료 직후에는 증상이 개선되는 듯하나

시간이 경과하면 다시 통증이 나타나는 현상을

반복적으로 경험하고 있다.

한약처방을 함께 활용해보길 희망하여 내원했다.

자세히 문진해보니,

3년 전 회사부도를

간신히 넘긴 후로 생긴 증상이라고 한다.

이후 체력도 많이 떨어진 듯하며,

사람을 믿기도 어려워졌다고 한다.

 

일단, 현재 복용 중인 항우울제는 중단하고

A를 1일 3회 투약해보기로 했다.

침치료는 주2회로 지속하기로 했다.

약 4주 후, 통증이 첫 진료 당시의

약 50%의 강도와 빈도로 감소했다.

일단, A를 지속복용하기로 했다.

다시 8주 후, 통증 강도가

첫 진료 시의 10% 미만으로 감소했다.

6개월이 지난 현재, 거의 통증은 없지만,

환자가 희망하여 예방차원에서

1일 1회 복약을 이어가고 있다.

오늘의 주인공 A는

바로 가미소요산(加味逍遙散)이다.

가미소요산이라고 하면,

의서별로 매우 다양한 버전이 있는데,

이번에 논의할 가미소요산은

소요산(逍遙散)에 치자, 목단피를 추가한

소위 단치소요산(丹梔逍遙散)이다.

중국 명대(明代) 유명 의학자 설기(薛己)의

『내과적요(內科摘要)』에 처음 등장했으며,

당시에는 허약해진 “여성”에게 발생한

상열감을 동반한 다양한 정신과 신체증상에 사용하기 위한

“여성전용 처방”으로 창방되었다.

하지만, 다른 처방들에 비해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몇몇 의가들의 경험과 고찰을 거치며

정신적 요인이 있고 체력이 허약경향일 경우,

비단 여성 뿐 아니라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사용할 수 있는 처방으로 발전했다.

 

가미소요산 개요

구성약물:

당귀, 작약, 복령, 백출, 시호, 목단피, 치자, 감초, 생강, 박하

효능효과:

체력이 중간 이하이고,

상기(기혈이 머리 쪽으로 치밀어 오름)가 있고,

어깨가 결리고 피로하기 쉬우며,

정신불안이나 초조함 등의 정신신경 증상,

때때로 변비가 있는 사람의 다음과 같은 증상:

냉증, 허약체질, 월경불순, 월경곤란,

갱년기장애, 혈도증, 불면증 (일본 내 허가사항)

주요 약리작용:

갱년기장애에 대한 작용, 항불안작용

 

가미소요산 활용의 발전사

먼저, 가미소요산의 원방인 소요산은

중국 송대(宋代)

『태평혜민화제국방(太平惠民和劑局方)』을

출전으로 한다.

당시 조문에는

“부인이 혈허노권(血虛勞倦)하여

오심번열(五心煩熱, 양 손발바닥과 가슴의 번열감)하고,

사지가 아프며, 머리가 무겁고 혼란스러워 당황하며,

뺨이 붉고 입과 인후가 마르고, 발열하고 도한(盜汗)이 있으며,

식사량이 줄고 눕고 싶어하며… 월경이 조절되지 않으며,

아랫배가 불러오듯 아프고,

한열이 학질처럼 오락가락하는 것을 치료한다….”고

그 적응증이 서술되어 있다.

곧, 체력이 저하된 여성이 보이는

열감(주로 상열감)을 동반한 신체 여기저기의 통증,

발한장애, 소화기 이상, 월경이상 같은 다양한 신체증상과

머리가 무겁고 혼란스러워 하는 것 같은 정신증상을

치료할 수 있는 처방으로 제시한 것이다.

이후, 여러 서적들은 이러한 적응증을 그대로 인용하거나,

몇몇 가감방을 제시하며 기존 적응증을 답습했다.

『성제총록(聖濟總錄)』, 『세의득효방(世醫得效方)』에도

위와 같은 증상에 활용할 수 있도록 몇몇 약재를 가감하여 구성한

‘가미소요산’이라는 처방이 등장하나,

이 처방들은 본고에서 논하려 하는 가미소요산,

곧 단치소요산과는 그 구성약재가 매우 달라

같은 처방이라 보기는 어렵다.

본고에서 다루려는 가미소요산,

곧 단치소요산의 최초 설계자는 바로

앞서 언급한 중국 명대의 설기이다.

그가 저술한 『내과적요』에서

단치소요산의 첫 모습을 볼 수 있다.

여기서 설기는 소요산에 목단피와 치자를 추가한

처방을 가미소요산이라 이름 붙이며,

“간비혈허(肝脾血虛)하며 발열하고,

혹은 조열(潮熱), 혹은 자한(自汗) 도한(盜汗),

혹은 두통 목삽(目澁), 혹은 두근거려 불안하고,

혹은 뺨이 붉어지고 구건(口乾)하고,

혹은 종통(腫痛)하며 농(膿)이 나오고,

내열(內熱), 갈증이 생기는 등의 증을 치료한다”고 언급했다.

이전 의서들에서 언급해왔던

소요산의 적응증을 준수하되 일부 확대하였으며,

단순 혈허(血虛)로 지칭되던 병인을

간비혈허(肝脾血虛)로 보다 구체적으로 정의함으로써,

병태의 핵심이 되는 장부(臟腑)가

간(肝)과 비(脾)인 것이 명확해졌다.

하지만, 이 때까지도 현재 통용되는

단치소요산의 형태가 완비되지 않았다.

현재 우리가 통용하는 단치소요산은

방후(方後) 복용법에 생강과 박하를 사용하여

복용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는데,

『내과적요』에는 그러한 기록이 없다.

하지만, 설기의 업적은 이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그의 또 다른 저서 『설씨의안(薛氏醫案)』을 보면,

여성 뿐 아니라 소아에게도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

가미소요산을 사용했음을 알 수 있다.

가미소요산을 최초 설계함과 동시에

그동안 주로 여성에게만 활용되어 오던

소요산의 활용범위를 넓혀 준 것이다.

설기에 이어 이러한 가미소요산을 완성시킨 것은

바로 같은 명대의 공정현(龔廷賢)이다.

그의 저서 『만병회춘(萬病回春)』에 비로소

총 10가지 약재가 모두 수재된 가미소요산이 등장한다.

적응증은 설기의 『내과적요』에 따랐다.

이에 그치지 않고,

그는 가미소요산의 적응증을

기타 처방의 적응증과 비교 설명하기에 이르는데,

그 과정에서 가미소요산의 적응증이 보다 구체화되었고,

후대 의가들이 처방선정 과정에서 활용할

새로운 단서를 제시하였다.

또 다른 그의 저서 『제세전서(濟世全書)』에서

폐(經閉)를 다루며, 간비허열(肝脾虛熱) 또는

비경허열 간경노화(脾經虛熱 肝經怒火)한 경우,

곧 스트레스를 기본으로 하되,

소화기 허약 여부에 따른 경폐의 치료법을 설명했는데,

가미소요산은 소화기에는 문제가 없이

허열증상만 보이는 전자에 단독으로,

소화기가 약한 후자에게는

사군자탕을 기본으로 활용하며,

가미소요산으로 보좌하여 치료할 것을 제안했다.

이로써,

첫째, 가미소요산이 분노를 기반으로 한

스트레스(간경노화(肝經怒火))를 기반으로 하는

각종 허열(虛熱) 증상을 동반한 병태의 신체 및

정신증상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밝혀졌고,

둘째, 소화기 허약이 동반된 환자에게는

그 사용이 적합하지 않음이 구체적으로 드러나게 되었다.

이러한 내용을 보다 구체적으로 발전시킨

의학자가 바로 일본 에도시대 와다 토카쿠인데,

그는 이 가미소요산을 소시호탕(小柴胡湯)의

변방 중 하나로 언급하였다.

『초창방의해(蕉窓方意解)』에서

그는 가미소요산은 소시호탕의 변방이며,

소시호탕 보다 약간 더 간허(肝虛)한 경우 사용하는 처방이고,

보중익기탕 보다는 위허(胃虛)가 없는 경우

사용할 수 있는 처방이라 밝혀, 체력을 기준으로 했을 때,

체력 강약에 따라

소시호탕-가미소요산-보중익기탕 순(우측으로 갈수록 허약)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관점을 제시했다.

이는 공정현의 관점을 보다 구체화한 것이며,

가미소요산을 “시호제”라는 카테고리 속에 묶어 넣음으로써

분노와 같은 스트레스에 기반한 다양한 신체 정신증상에

보다 손쉽게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계기를 열어주었다고 생각된다.

또한,

그는 목단피의 혈분(血分)에 대한 작용을 강조했는데,

이는 가미소요산이 어혈의 병태에도

활용될 수 있음을 제안한 것이며,

이 역시 어혈의 병태를 갖추며

스트레스가 동반된 다양한 병태에

가미소요산을 활용하는 현대 임상의 토대가 되었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발전결과가

현대 임상현장에까지 그대로 반영이 되고 있다.

현재, 가미소요산은

갱년기장애, 월경이상은 물론이요,

자율신경증상, 신경증, 불안장애, 우울증,

각종 비뇨기증상, 가려움을 보이는 다양한 피부질환,

각종 통증질환(섬유근통, 오십견 등까지 포함) 등

다양한 범주의 증상과 질환에 좋은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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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G 속 오령산의 모습은? (표 참조)

CPG 속 오령산은 어떤 모습일까?

총 8가지 CPG에 오령산이 등장하는데,

흥미로운 점은 모두 원전인 『상한잡병론』의 적응증이 아닌,

현대에 들어 확대된 적응증에 그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가장 활발히 활용되고 있는 분야는 신경계통이다.

먼저 일본신경학회가 2013년 발간한

“만성두통 진료가이드라인 2013”에서는

‘혈액투석에 따른 두통’에 활용할 수 있는 약으로 제안했다.

이는 2편의 혈액투석에 동반된

두통에 대한 케이스시리즈(case series)에 근거한 것이었다.

혈액투석에 동반된 두통은

일시적인 뇌부종에 의한 영향으로 생각되는데,

오령산은 뇌부종과 깊이 관련된

아쿠아포린(AQP4) 조절작용을 가지고 있으므로

혈액투석에 따른 두통에 활용해 볼 수 있다며

구체적인 효과의 추정기전까지 함께 수록해두었다.

삼차신경통과 관련된 내용도 있다.

2010년 발간된 “일본신경학회 표준적 신경치료: 삼차신경통”에서는

“항경련제 뿐 아니라, baclofen이나

한방약 등의 사용도 고려할 수 있다”는 추천문을 수록하고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한방약은 오령산 외, 소시호탕, 시호계지탕,

시호가용골모려탕, 계지가작약탕, 작약감초탕이다.

이 중 특별히,

오령산의 이수작용(利水作用)이

삼차신경통의 root entry zone 압박부위에서 발생하는

삼차신경의 부종을 경감시켜 진통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구체적인 기전까지 함께 제시하여 주목해 볼 만하다.

마지막으로 급성감각신경난청과 관련된 기록도 있다.

2018년 발간된 “급성감각신경난청진료 매뉴얼 2018년판”에서는

‘오령산+스테로이드제’ 병용 시, 각 약제의 단독사용 시 보다

유효율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인용하며,

‘급성저음장애형 감각신경난청’에

오령산을 활용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본 CPG에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 역시도 급성감각신경난청 시 발생한

신경부종에 대한 부종경감 효과에 의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처럼 오령산은 신경계통의 부종병태가 기저에 있는 경우,

활용할 수 있는 처방이다.

다음은 구강건조와 관련된 내용이다.

타액분비저하 상태에 활용할 수 있는

한방약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는데,

2014년 발간된

“구취에 대한 대응과 구취증 치료지침”에서는

타액분비개선효과를 지닌 한방약으로

백호가인삼탕, 팔미지황환, 맥문동탕,

십전대보탕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과민성방광진료가이드라인[제2판]”에서는

과민성방광 치료를 위해 복용하게 되는

항콜린제 복용으로 발생하게 되는

구강건조에 활용해 볼 수 있는 다양한 처방 중 하나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는 오령산 외, 백호가인삼탕, 자음강화탕,

맥문동탕, 십전대보탕, 시호계지건강탕, 소시호탕,

팔미지황환, 당귀작약산, 시박탕 등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

이 외,

속발성 림프부종(“2018년판 림프부종 진료가이드라인”),

특히 유방암 수술 후 상지림프부종에

기본적인 복합적 치료에 추가로 활용해 볼 수 있는 처방으로

오령산이 제안되기도 했다.

야뇨증 중 중간증(中間證) 다뇨에 의한 야뇨증(“야뇨증진료가이드라인 2016”),

소아 급성위장염(“소아급성위장염 진료가이드라인”)에 대한 제안도 있다.

주목할 점은 구토를 주소로 하는 급성위장염 소아에게

좌약의 형태로 오령산을 투약해 볼 수 있음도

함께 제안되어 있다는 점이다.

한방약은 경구투약이 기본이지만,

구역구토로 인해 경구투약이 어려운 경우,

다른 투약방식으로도 충분히 효과를 낼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으로 기억해두면 좋겠다.

 

임상의의 눈

이 내용을 어떻게 임상에 적용할까?

오령산은 지금까지 살펴보았듯

수독(水毒), 부종을 동반한 다양한 질환에

그 사용을 고려해 볼 수 있다.

필자는 신경계질환 위주의 진료를 하고 있는데,

외래와 병동에서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는 처방 중 하나인데,

주로 부종 병태가 동반된 신경계질환에 응용하고 있다.

외래에서는 안면신경마비, 삼차신경통,

요골신경마비 등에 주로 활용하고 있으며,

병동에서는 아급성기 뇌혈관질환 환자,

만성경막하혈종 수술 후 재발억제를 위해

내원한 환자들에게 주로 활용한다.

병동에서는 급작스런 구토에 활용할 기회가 많은데,

이 때는 복약법을 꼭 기억해두어야 한다.

바로 “냉복(冷服)”이다.

오령산 엑기스제를 얼음물과 함께 가루째 복용하게 한다.

심한 구토를 호소하는 환자들은

한약의 독특한 향 자체에 민감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방법을 활용하면 한약 자체의 향을 최소화할 수 있어

더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구역, 구토에 대한 오령산의 효과를

높이는 팁이 될 수 있으므로 꼭 기억해두면 좋겠다.

 

참고문헌

1. 일본동양의학회 EBM 위원회 진료가이드라인 태스크포스(CPG-TF).

한방제제 관련 기록이 포함된 진료가이드라인(KCPG) 리포트 2019.

http://www.jsom.or.jp/medical/ebm/cpg/index.html

2. 그림으로 보는 한방처방해설. 오령산편.

3. 조기호. 증례와 함께하는 한약처방. 우리의학서적. 서울. 2015. p.269-275.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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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증례>

78세 남성.

좌측 안면부 통증으로 삼차신경통 진단을 받은 뒤,

카바마제핀을 3개월째 복용 중이다.

하지만, 특별한 호전이 없는 상황이다.

좌측 안면부에 가벼운 접촉만 있어도

칼로 쑤시는 듯한 통증이 있어 일상생활이 어렵다.

세수를 하려고 물만 가져다 대어도 통증이 일어나 힘들다.

침치료도 시도해보았으나, 침을 자입하는 순간

안면통증이 더욱 심해져 치료 적용자체가 어려웠다.

삼차신경 root entry zone 압박부위의

부종을 경감시켜 볼 목적으로

현재 복용 중인 카바마제핀과 함께 A를 투약해보기로 했다.

약 4주 후, 안면통증이 매우 경감되었다.

4개월 만에 처음으로 큰 통증 없이 세수를 편하게 했다고 했다.

아직 통증이 남아 있어 복약을 이어가길 희망했다.

3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복약을 이어가고 있으며,

현재는 매우 경미한 통증만을 호소하고 있다.

오늘의 주인공 A는 바로 오령산(五苓散)이다.

중국 후한시대 『상한잡병론(傷寒雜病論)』에 처음 등장하였으며,

당시에는 감염성 질환 치료 도중 또는 온열질환으로 발생한 갈증,

소변불리(小便不利)에 사용하기 위한 처방으로 창방되었다.

하지만, 이후 역대의가들의 경험을 거치며

습(濕), 수독(水毒)을 기저병태로 가지고 있는

다양한 계통의 질환에 활용할 수 있는 처방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최근에는 세포막의 물 채널

아쿠아포린(AQP4, 5)을 억제하는 약리작용이 있음이 밝혀지며,

뇌부종 조절, 급성 허혈성뇌졸중, 만성경막하혈종 등에까지 응용되고 있다.

 

오령산 개요

구성약물

택사, 저령, 창출, 복령, 계지(계피)

효능효과

체력에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고

목이 마르고 소변량이 적어졌으며,

어지럼, 구역, 구토, 복통, 두통, 부종 등 중 하나가 동반된 다음 증상:

수양성 설사, 급성위장염(이급후중(裏急後重)이 있을 때는 사용하지 않음),

더위 먹음, 두통, 부종, 숙취 (일본 내 허가사항)

주요 약리작용

알코올대사 개선작용, 이뇨작용,

물 채널인 아쿠아포린 중 AQP4, AQP5를 억제,

소화관운동 항진작용

 

오령산 활용의 발전사

오령산의 첫 모습은 앞서 언급한

중국 후한대(後漢代) 의서 『상한잡병론』에서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조문은 다음과 같다.

“太陽病, 發汗後, 大汗出胃中乾, 煩躁不得眠, 欲得飮水者, 少少與飮之.

令胃氣和則愈. 若脈浮, 小便不利, 微熱消渴者, 五苓散主之.”

“傷寒汗出而渴者, 五苓散主之. 不渴者, 茯苓甘草湯主之.”

“中風發熱, 六七日不解而煩, 有表裏證, 渴欲飮水, 水入則吐者,

名曰水逆, 五苓散主之.”

위 조문의 내용을 정리하면,

오령산은 감염성 질환인 상한(傷寒)에

발한법(發汗法)을 사용한 뒤 또는

그렇지 않더라도 약 6~7일이 경과한 뒤,

번조(煩躁)하며 잠을 이루지 못하고,

갈증을 느끼면서 소변이 시원치 않은 경우(小便不利)

사용할 수 있는 처방이다.

당대(唐代) 손사막의 『비급천금요방(備急千金要方)』에서는

『상한잡병론』과 유사한 적응증을 제시하면서,

열병으로 탈수가 발생하여 생긴 광언과 번조 같은

‘의식착란’을 일으킨 경우에까지도 활용할 수 있음을 언급했고,

황달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서술했다.

이후 여러 의서에서는 유사한 적응증을 답습해왔다.

그러던 중 적응증 확대가 시작되었다.

먼저, 명대(明代) 공정현의

『만병회춘(萬病回春)』 부인제병(婦人諸病)에서는

“대소장교(大小腸交)”라는 산후에 질부위와 직장이 손상되어서

소변과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병증에 활용할 수 있는 처방으로

보중익기탕과 함께 제안되었다.

감염성질환에서 벗어나

부인과 질환으로 치료범위가 넓어진 것이다.

또한, 일본 에도시대에 활약한 의사

고토 콘잔(後藤艮山)의 『병인고(病因考)』에서는

오령산을 상한(傷寒)이나 중풍(中風) 같은 감염성 열성질환 외,

중습(中濕)에도 활용할 수 있음을 언급하면서,

전신 내외의 기(氣)를 소통시켜 소변을 통해

습(濕)을 제거할 수 있다는 기전까지도 제시하였다.

이를 통해 신체 어느 부위든 병인이 습(濕)인 경우,

모두 활용할 수 있음이 처음 제기되었다.

이후, 현대 의료인들의

습(濕), 곧 수독(水毒)을 기본으로 한 다양한 병태,

이를테면, 수양성 설사를 동반한 급성 위장염,

구역과 구토, 다양한 어지럼(메니에르병, 멀미, 숙취 등),

간성복수, 다양한 신장질환(신염, 신증후군), 방광염,

부종, 두통 등에 대한 증례가 축적되며 그 활용범위를 넓혀왔다.

급기야는 2000년대 들어

이러한 오령산의 효과가 세포막의 물 채널에 있는

아쿠아포린 억제효과에 의한 것이라는 것이 밝혀지며,

최근 만성경막하혈종의 치료와 수술 후 재발억제를 목적으로 한

무작위대조시험 결과가 발표되기에 이른다.

급성열성질환에 동반된 소변이상과 갈증에 사용하도록

제안되었던 처방이 수독을 병태로 한 다양한 신체계통의 질환

(신경계, 비뇨기계, 소화기계 등)에 활용될 수 있는 처방으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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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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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G 속 백호가인삼탕은 어떤 모습일까?

총 8가지 CPG에 백호가인삼탕이 등장하는데,

크게 구강건조를 동반한 상태, 피부질환

이 두 영역에서 주로 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구강건조를 동반한 상태와 관련된 CPG를 살펴보자.

먼저, 단순 구강건조가 아니라 비뇨기질환과 관련된

구강건조 관련 제안이 있다는 것이 흥미롭다.

“과민성방광 진료가이드라인[제2판]”에서는

과민성방광 치료제인 항콜린제 사용에 따른

구강건조에 활용해 볼 수 있는 한방약 중 하나로

백호가인삼탕을 제안했다.

백호가인삼탕 외에 이 상황에 사용을

고려할 수 있는 것으로 제안된 처방은

자음강화탕, 오령산, 맥문동탕, 십전대보탕,

시호계지건강탕, 소시호탕, 팔미지황환, 당귀작약산,

시박탕 등이었다.

다음으로

“야뇨증진료가이드라인 2016”의 내용도

주목해볼 만하다.

백호가인삼탕은 다양한 처방들

(마행감석탕, 오령산, 영강출감탕, 우차신기환, 진무탕)과 함께

다뇨에 의한 야뇨증에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제안되었다.

‘왜 갑자기 야뇨?’라고 생각할만한데,

백호가인삼탕은 갈증을 완화하기 위해 마시는

수분섭취량을 경감하여 야뇨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으로

그 효과의 구체적인 추정기전까지 제시해두었다.

순수한 구강 내 문제에 대한 CPG내용으로는

“구취에 대한 대응과 구취증치료 지침 2014”가 있다.

여기에서는 타액분비기능 저하에 따라 발생한 구취증에

사용할 수 있는 한방약 중 하나로 백호가인삼탕을 제안했다.

동시에 타액분비기능 개선 효과를 가지고 있는 한방약으로

백호가인삼탕 외 팔미지황환, 맥문동탕, 십전대보탕,

오령산 등을 소개했다.

다음은 피부질환 관련 내용이다.

아토피피부염과 주사(rosacea)에 관한 내용이 있다.

“아토피피부염 진료가이드라인 2015”와

“알레르기 종합 가이드라인 2013”에서는

‘한방약에 대해 숙련된 의사가 사용한다’는 전제 하에

백호가인삼탕을 사용할 수 있는 처방 중 하나로 제안했다.

안면 중앙부의 만성 충혈성 질환에 해당하는

주사에 관한 내용은 “여드름 진료가이드라인 2017”에 등장한다.

아쉽게도 구진농포형 주사에 백호가인삼탕이 유효했다는

증례보고는 있지만, 아직 그 근거의 수준이 부족하여

현 시점에서는 추천할 수 없다는 권고문이 제안되어 있다.

하지만, 백호가인삼탕을 비롯한 한방약만

그러한 평가를 받은 것이 아니라,

모낭충 치료제 ivermectin, metrodinazole 역시도

근거수준미비로 현 시점에서 추천할 수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는 점은 참조할만하다.

이 외,

섬유근통(“섬유근통 진료가이드라인 2017”)과

알레르기비염(“알레르기비염 진료가이드라인-

통년성비염과 꽃가루알레르기-2016년판(개정제8판)”)에 관해

증례보고 수준의 근거를 토대로 백호가인삼탕 사용을

고려해 볼 수 있음이 제안되어 있기도 하다.

두 CPG에 인용된 증례보고 모두

백호가인삼탕 단독처방을 활용한 케이스는 아니었다.

이 점을 고려하여 임상활용에 참조하는 것이 좋겠다.

임상의의 눈

이 내용을 어떻게 임상에 적용할까?

백호가인삼탕은 지금까지 살펴보았듯

구강건조감을 동반한 다양한 병태,

발적을 동반한 각종 피부질환에 그 사용을 고려해 볼 수 있다.

키워드가 될 만한 증상은 이미

매우 유명한 “갈증”과 “번열감”이다.

만약, 백호가인삼탕증으로 판단되나

그동안 장기간 다른 약물치료를 진행하면서 소

화기기능이 저하된 상태라면 『단계심법』에서 제시한

“백호가인삼탕 가 백출”의 형태로 처방해 볼 수 있겠다.

하지만, 이 처방은 단독으로는 그 약효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특히, 피부질환에 이 처방을

단독으로 활용하기에는 그 약효가 부족한 경우가 있다.

이 경우, 본 처방의 방의(方意) 만을 활용하여

『외과정종(外科正宗)』의 소풍산(消風散,

석고, 당귀, 지황, 창출, 목통, 방풍, 우방자, 호마, 지모, 형개, 선태, 고삼, 감초)을

사용해 볼 수 있다. 또한, 발적이 매우 심하다면

황련해독탕(黃連解毒湯) 계열의 처방을 합방할 수 있겠다.

구강건조를 동반한 병태에도 약효가 부족할 경우,

맥문동탕(麥門冬湯), 생맥산(生脈散)이나 육미환(六味丸)류를

추가로 병용하는 것이 보다 효과를 높이는 팁이 될 수 있겠다.

 

참고문헌

1. 일본동양의학회 EBM 위원회 진료가이드라인 태스크포스(CPG-TF).

한방제제 관련 기록이 포함된 진료가이드라인(KCPG) 리포트 2019.

http://www.jsom.or.jp/medical/ebm/cpg/index.html

2. 그림으로 보는 한방처방해설. 백호가인삼탕편.

https://www.kampo-s.jp/web_magazine/back_number/260/kaisetsu-260.htm

3. 조기호. 증례와 함께하는 한약처방. 우리의학서적. 서울. 2015. p.147-150.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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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