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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생설과 전래설

우리나라에 차나무는 언제부터 자랐고,

차 마시는 풍습은 언제부터 있었을까?

우리나라 차나무의 기원을 주장하는 세 가지 설들이 있다.

첫째, 차나무의 자생설(自生說)

영산인 지리산에는 아주 먼 옛날부터

영초인 차나무가 스스로 자라고 있었다는 주장이다.

중국 구화산에서 등신불이 되어 지장보살로 추앙받고 있는

신라의 왕자 김교각(金喬覺 696~794년?)이 중국에 갈 때

황립도(黃粒稻)라는 볍씨와 금지차(金地茶)를 가지고 갔다는

기록이 있다.

자생설을 믿는 사람들은

이 때 김교각이 가져간 금지차가 우리 자생차이며,

한술 더해 우리 차의 중국전래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둘째, 인도에서 불교와 함께 전래했다는 남방전래설

서기 48년, 수로왕의 허황옥 왕후가

오빠 보옥(寶玉=長遊화상)과 함께 인도에서 오면서

불교(사파석탑)와 함께 차씨도 가져 왔다는 설이다.

남방전래설은

이능화(李能和 1869~1943년)의 ‘조선불교통사’에

“김해 백월산에는 죽로차(竹露茶)가 있다.

세상에서 수로왕비인 허씨가 인도에서 가져온 차씨라 전한다”라는

기록에 기초한다.

백월산에서 수도하던 장유화상은

후에 수로왕의 일곱왕자와 지리산 화개동의

운상원(雲上院 지금의 七佛寺)으로 와서

도를 이루어 성불(成佛)하였는데,

이 주장에 따르면 지금 화개동의 차는

칠왕자가 심은 인도차의 유종(遺種)이 된다.

‘삼국유사’의 가락국기에 가락차의 기록이 있다.

삼국을 통일한 문무왕 원년(661년)에 왕이

자신은 가락의 방손(傍孫)이니 끊어졌던 가락왕묘의 제사

- 가락국 2대왕인 거등왕 즉위년(199년)부터 지내오던 - 를

다시 이어가도록 명하였다.

술·단술을 빚고 떡·밥·차·과일 등

속의 제물을 차려 제사를 받들게 하였는데,

제사 지내는 날짜뿐만 아니라 제물까지도

그대로 옛것을 따르게 했다면,

거등왕 당시에 인도에서 전래한 차가 있었다는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셋째, 중국차의 전래설

‘삼국사기’ 신라본기

흥덕왕 3년(828년)조를 보면 중국차의 전래기록이 있다.

“당나라에서 돌아온 사신 대렴(大廉)이

차 종자를 가져오자 왕이 지리산에 심게 하였다.

이미 차는 선덕왕 때부터 있었으나 이 때에 이르러 성행하였다.”

우리나라에서 차를 마시는 풍습은

선덕여왕(632~646년) 때부터 있었지만

대렴에 의하여 차가 최초로 심고 재배되었다는 기록이다.

이에 따라 서기 828년을 우리나라 차의 시배년(始培年)으로,

흥덕왕명으로 차씨를 심은 지리산 화개동의

쌍계사 장죽전(長竹田)을 차시배지(茶始培地)라고 한다.

고려 이규보의 ‘남행월일기(南行月日記)’에 기록된

원효대사(617~686년)의 원효방이야기,

신문왕(681~691년)의 보천·효명 왕자가

오대산에서 문수보살께 차를 올린일,

설총이 신문왕에게 들려준 ‘화왕계(花王戒)’ 등

차에 대한 기록들이 모두 ‘삼국사기’ 선덕왕 때,

즉 대렴의 이후인 점이 ‘삼국사기’의 내용을 신뢰할 수 있게 한다.

왕명에 의해 대렴이

중국에서 차 씨앗을 가져와 지리산에 심은 것은

우리나라의 늘어나는 차수요 충족과 차문화 진흥을 위해

국가가 공식적이고 체계적인 시도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것이 역사학자들에게 최초의 차재배 기록의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차의 원산지와 학명

그 동안 차나무의 원산지에 관한 학설이 분분하였다.

한때는 교목이고 잎이 큰 대엽종은 인도가 원산지,

키와 잎이 작은 소엽종은 중국이 원산지라는

“차나무 원산지의 이원설”이 주장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중

국의 서남쪽 운남성과 귀주성, 사천성의

3성 접경지역인 운귀고원(雲貴高原)이 원산지라는

일원설이 인정받고 있다.

차나무의 학명은

Camellia Sinensis (L)O. Kuntge로 정해졌다.

Camellia는 산차속(山茶屬), Sinensis는 중국종(種),

L은 스웨덴 식물학자 린네(Linne),

O. Kuntge는 독일 식물학자의 이름을 가리킨다.

차나무의 학명을 보더라도 원산지가 중국임을

세계 식물학계가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참고로 우리나라 차나무는

중국 소엽종으로 성목이 되어도

2~3m가 넘지 않는 관목으로 상록수이다.

◆ 茶 - 화합의 나무

음료로써의 차는 차나무의 잎으로 만들어지고

많은 사람들이 잎의 생김새나 품질에 대해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정작 차나무의 독특한 생태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하얀 꽃잎과 황금색 꽃술을 가진 작고 예쁜 꽃은

늦가을인 10월 중·하순에 피기 시작하여 초겨울까지 계속된다.

꽃이 지면 열매는 아주 작은 수정체로 월동을 하고

이듬해 늦가을까지 꼬박 1년을 크게 된다.

열매는 꼭 동백열매와 닮았는데,

한 꼬투리에 1~4개의 씨가 익어 껍질이 갈라져 흘러내린다.

이와 같이 차는 열매가 오랫동안 성장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식물들이 당해에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

자손을 남기게 되는 것과는 많이 다르다.

씨가 익을 때쯤이면

같은 가지에 또다시 하얀 차꽃이 피게 되는 것이다.

전 해에 핀 꽃이 열매로 익어

다음 해에 피는 꽃을 마주하게 되는 특징 때문에

예로부터 차나무를 “실화상봉수(實花相逢樹)”라 하고

가족·세대간의 화합을 상징하게 되었다.

가정에서 가족들이 함께 모여

차를 나누는 다담(茶談)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떠한가.

아버지가 차를 따르는 팽주(烹主)가 되어

정성스레 차를 우리고 온 가족이 따뜻한 차를 나눈다면

세대 간의 이해부족에 의한 갈등은 사라지고

사랑이 넘치는 화목한 가정이 되리라!

김 동 곤 (쌍계제다 대표)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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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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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던 시절에는 더 많은 것이 미덕이었고

동경의 대상이 되었지만 이젠 그렇지 않다.

헐벗음과 굶주림을 면하자 이젠 넘치는 쓰레기와

비만·환경오염으로 인한 질병이 문제가 되었다.

통통한 일등 며느리 감의 시대는 가고

날씬한 - 아니 앙상할 정도가 되어야

겨우 축에 끼는 세상이다.

지극히 정상인 소녀들까지도

끼니를 굶으며 다이어트에 열중한다.

이런 분위기에서 단연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웰빙도 자연스런 흐름으로 볼 수 있다.

웰빙이 무엇인가?

우리말로 참살이로 부르는 모양이다.

말 그대로 잘 먹고 잘 사는 것이다.

참살이가 고급명품으로 집을 꾸미고 몸을 감싸며

비싼 와인에 수입식품과 유기농산물을 먹는 것으로

많이들 알고 있다.

그러나 웰빙은 옷이든 음식이든

비싸고 고상한 것을 사용한다는 말이 아니다.

생활에 필요한 것, 몸에 필요한 것을

최소한으로 줄여서하는 생활을 말한다.

먹을거리로 말하자면

재배할 때도 최대한 인위를 덜고,

최소한으로 가공해서 소박하고

거친듯한 음식을 먹으며 사는 것이다.

참살이를 강조하는 세상.

달고 탁하고 자극적인 음료에 질려서일까?

맑고 은은한 차가 주목받고 있다.

우리 민족은 천년의 세월을 차와 함께 했고,

차에 얽힌 많은 이야깃거리를 가지고 있다.

민족의학신문의 지면을 빌어 우리의 차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먼저 꼭 믿을 만하지는 않지만

가볍고 재미있는 차나무의 기원에 대한 여러 설들로 시작한다.

차의 기원에 대한 기록들

1. 신농씨 神農氏 설

중국의 차성 茶聖이라고 불리는 육우 陸羽(773~804)는

<다경 茶經>에서 “차를 음료로 삼은 것은

신농씨 神農氏로 부터 시작되어 노나라 주공 周公에 이르러 널리 알려졌다”,

“신농 神農의 <식경 食經>에 ‘차를 먹으면 사람으로 하여금

힘이 있게 하고 뜻을 즐겁게 한다’고 하였다”라는 기록을 남겼다.

신농은 삼황오제 三皇五帝의 한 사람으로

단군 檀君과 비슷한 시대인 기원전 2500년경,

불의 덕으로 왕이 되었다하여 염제 炎帝라고도 한다.

농사짓는 법을 가르쳐 신농 神農이라 하였는데,

머리는 소와같이 뿔이 나있고 몸은 사람과 같이 생겼다고 전해진다.

<식경 食經>을 지으면서 하루에

백가지 약초를 맛보고 92번이나 중독되었는데

그 때마다 차잎을 씹어서 해독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의약 醫藥의 신이라고도 한다.

우리의 다성 茶聖 초의선사 草衣禪師(1786~1866)도

<동다송 東茶訟>에서 육우 陸羽의 기록을 그대로 소개하고 있다.

선사는 인류가 차를 마신 기원을 신농 神農이라하여

차 茶의 신 神이라고 불렀다.

다계 茶界에서는 신농 神農씨가

동이족 東夷族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2. 기파 耆婆와 편작 扁鵲의 설

석가모니 부처님에 귀의하여 주치의가 된

기파 耆婆는 인도의 명의 名醫였다.

먼 여행에서 돌아오자 20세 된 딸이 아버지를 기다리다

병으로 죽었다.

자신이 필요할 때 없었던 자책감에

딸의 무덤에 약을 뿌려주자 지금까지 볼 수 없던 나무가 자랐다.

그 나무를 20세 사람(十十人)의 나무(木)라 하여 茶라고 하였다.

비슷한 이야기로 중국의 신의 神醫 편작 扁鵲의

아버지 묘에서 처음 자란 나무가 차나무였다는 설이 있다.

편작의 아버지도 명의 名醫였는데,

평소 팔만사천의 약방문 藥方文을 알고 있었으나

육만이천 방문 方文밖에 전수하지 못하여

나머지는 차나무로 대신하였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차나무가 풀(艸)인지 나무(木)인지

잘 구분할 수가 없어서 차 茶라고 하였다는 이야기도 남아 있다.

3. 달마대사의 설

선종 宣宗 초조 初祖 달마(?~528)대사가

소림사에서 9년 면벽 面壁 수행을 하면서

최고로 고통스러운 것이 졸음이었다.

천하에서 제일 무거운 것이 눈꺼풀이라

수마 睡魔를 물리치기 위해 눈꺼풀을 떼어서

마당에 던졌더니 한 나무가 돋아났다.

차나무였다.

이후 수행자들은 이 나무를 다려 먹고

졸음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한다.

인류가 최초로 차를 마신 이야기들은

이처럼 모두가 신비스러운 약초로 기록되어 있다.

김동곤 필자 약력

▲경남 하동군 화개면지 편찬위원장

▲저서 : 화개동의 향기, 좋은 차는 아름다운 사람과 같아라, 진감 선사와 최치원, 하동 지명지(공저)

▲쌍계사 ‘육조 신문’에 4년여 ‘지리산과 화개동 이야기’ 연재중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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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차를 연구하면서

감초차에 대한 이야기는 좀 아껴서 뒤에 하고 싶었다.

한의사라면 누구나 자기만의 비방 한 두개는 가지고 있듯,

조금은 감추고 싶은 부분도 있기 마련이다.

약방에 감초란 말이 있듯이

감초는 한방을 대표하는 약재이다.

전공을 하지 않은 일반인들도

다른 한약재의 이름은 몰라도

감초는 아마 한번쯤 들어봤을 정도이다.

「本草經蔬」에서 말하기를

“장중경의 상한, 잡병 두 책에서 전체 처방이 250가지인데,

감초를 쓴 것이 120가지다.” 라고 말할 정도로

감초는 한방의 많은 처방에서 두루 쓰이고 있는 약재이기도 하다.

많이 알려져 있는 약재라서인지

약선 요리의 단골소재가 되기도 한다.

감초는 그만큼 쓰임새도 많고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오로지 감초 한가지로 만드는 감초차는

기본적으로 단맛이 베이스가 되기 때문에

기호도가 그리 나쁘지는 않다.

특히 차로 마시는 것은 은은한 단맛으로

혀끝에 다가오기에 한방차를 처음 접하는 사람도

비교적 무난히 마실 수 있는 차이다.

감초는 그 쓰임새도 다양하지만

차로서 우리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할 수 있는

기능성에 초점을 두고 말해보겠다.

요즘 역류성 식도염으로

항상 인후가 깔깔한 사람들이 많다.

역류성 식도염은 현대인들의 스트레스나

불규칙한 식사, 음주, 끽연 등이 원인이 되어

많은 사람이 고통받는 요즘의 아주 흔한

대표적인 질환이 아닌가 한다.

사실 약을 먹어도 그때 뿐이고

증상이 조금 완화되었다가 재발을 자주하므로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그냥 포기하고 살아간다.

원인은 식도괄약근의 긴장으로 인해

완급조절이 잘되지 않아 위산이 식도와 인후로

올라오는 것을 완전히 차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감초는 근육의 경직을 부드럽게 완화하는 작용이 있고.

사화해독 瀉火解毒하는 효능이 있으니

신경의 화기로 위산이 역류하는 것을 가라앉게 하고,

위산의 독을 중화해 역류성 식도염으로 인한

고통을 줄이는 작용이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감초차는

역류성 식도염의 예방 및 완화에

좋은 차제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역류성 식도염 역시

신경증의 하나로 볼 수 있지만,

감초차는 그 외에 현대인의

여러 불안신경증에 좋은 차가 된다.

세상이 너무나 빨리 변하고,

대처해야 될 상황이 워낙 많아

불확실함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불안신경증 역시 흔한 증상이 되었다.

비교적 마른 체형에 매사가 불안하고

가슴이 두근두근하는 사람이라면 감초차는 약이 된다.

본초서에서

“감초는 모든 허약성 질환과

놀라서 두근거리는 증상을 치료한다.

虛하면서 熱이 있는 경우는 모든 경우에

가해서 쓴다고 하였으니…”

감초차는 만들기도 쉽다.

편으로 뜬 감초 몇 조각을 후라이팬에 올려놓고

약간만 뒤집어 구우면 자감초가 되는데,

이를 거름망에 담아 뜨거운 물에 담그면

금방 조금씩 노란색의 감초물이 추출되어 나온다.

물론 감초를 생용으로 써야 할 경우라면

생감초를 조금 오래 침출하면 된다.

허담 / 한의사·(주)옴니허브 대표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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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의 나라 베트남으로 육계를 찾아 떠난 적이 있었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더운 열기가 밀려와 두꺼운 외투를 벗고,

청바지에 티셔츠 하나로 갈아입고는 시내로 들어갔었다.

거리를 가득 메운 오토바이들과 오토바이에 쌍쌍이 앉아

긴 머리를 휘날리는 아오자이를 입은 젊은 청춘들의 물결들이 기억난다.

육계를 찾아 떠난 시골에서도 낯선 이방인들에 대한

햇빛을 가리는 뾰족 모자를 쓴 베트남 사람들의 친절이 생각난다.

작고 소박한 집 한켠 부엌에서 옥수수를 구워 건네던

베트남 할머니의 자상한 손도 기억이 난다.

이처럼 계피를 생각하면

멀리 남쪽나라의 따뜻함과 소란스러움,

수다스러움이 연상이 된다.

계피를 갈아서 향미를 음미하노라면,

따뜻하고 살짝 매운 향이 코를 스치다

깔끔한 단맛이 뒤를 받쳐주는 것을 느낀다.

감초의 질펀한 단맛과는 분명 차별화 된다.

역시 추위와 냉기에 시달린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즐겨 찾을만한 향미다.

세상에 그런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고독과 우수는 사람을 깊어지게도 한다지만

냉기에는 따뜻한 것이 약이 된다.

더구나 지금처럼 찬바람이 불어오고,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는 도시의 풍경을 바라보며

그것도 창가에 홀로 앉아 스산함을 달래줄 무엇이 필요하다면,

계피의 온향 溫香이 제격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시나몬의 온향은 세계인들이 즐기는 향미다.

사실은 스리랑카에서 생산되는

얇은 두께의 향신료인 시나몬이 차의 재료로 주로 쓰인다.

계피보다 더 부드럽고, 따뜻하고,

예쁜 방향의 기질을 갖고 있기 때문에

커피의 카푸치노에 시나몬 가루를 살짝 토핑해

먼저 코로 시나몬의 따뜻한 향을 느끼고,

입술로 우유의 부드러움을 훔친 다음,

커피의 쓰고 묵직한 바디감을 느끼며

마지막으로 설탕에서 만들어진 단맛을 즐기는 것이다.

여러가지 한방차를 만들 때 계피는 좋은 소재가 된다.

수정과니 쌍화차니 해서 우리에게 익숙해진 맛은

계피의 향으로 편안하고 따뜻한 느낌을 함께 가지게 한다.

그래서 차를 만들기에 편하다.

인삼과 어울리기도 쉽고

당귀와 때론 생강과, 아니면 귤피와 대추 등으로

한방차의 주재료들과 쉽게 조합이 되는 것이다.

특히 추위를 잘 타는 여성이라면 계피차가 제격이다.

녹차의 속을 깎아내리는 듯한 부담과

속에 가스가 가득 차는 불편함도 주지 않는다.

허담 한의사·(주)옴니허브 대표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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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차를 만들다보니

상미감각(嘗味感覺)이 늘어 났달까(?)

이리저리 조합해

만든 차 한 모금을 입안에 물은 다음,

혀끝으로 요리조리 굴리면서

맛을 음미해 보는 습관이 생겼다.

그리고 무엇이든지 먼저 코로 향을 맡아 본 다음

뇌로 이 향을 분석하기 위해(?) 잠깐

눈을 감고 되새겨 보는 버릇도 생겼다.

필자 역시 향미에 대한

전문적인 트레이닝을 받지 않은 몸인지라

딱히 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변수에 따라

조금씩 다른 미세한 맛의 차이가 있음을

감지할 수는 있는 듯하다.

최근에 약탕기에 조예가 깊은

권원장의 권유를 받고 사물탕을 원방대로

(당귀, 천궁, 작약, 숙지황 각 5g) 1제 20첩을

물 9000cc를 넣고 스테인리스 찜 솥에서

1시간 반 정도의 시간으로 달여서 맛을 본 적이 있었다.

그 동안 사물탕을

본방대로 처방해 본적도 별로 없었지만,

대부분 약탕기에서 의례적으로 약을 달여 왔던 터라

팩으로 포장된 약들을 일일이 맛을 보지는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스테인리스 찜 솥에서

끓고 있는 약들을 바라보면서

거기에서 올라오는 맛있는(?) 한약의 향을 맡아보니

그 동안 내가 뭔가 소흘한 점이 있지 않았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생동감이랄까.

본초를 찾아다니며 본초의 현장에서 살아있음을 느꼈던

그 생생한 느낌들이 약을 달이고 있는 현장에서도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사물탕 한 제 분량은 사실 얼마 되지 않는 양이지만

그것이 물과 결합해 끓으면서 내는 향과 맛은 대단함 그 자체였다.

약탕기의 편리성에 취해서

그 동안 생생하고 역동적인 한약의 힘(향과 맛 즉 四氣 와 五味)을

재량해보는 과정에 대해서 등한시하지 않았나 하는 반성이 밀려온다.

자연에서의 살아있는 약초의 힘도 중요하지만,

원내에서 약을 달이는 과정에서도 약초의 힘을

그대로 발현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을 점검해 보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다.

약을 달이는 과정에서도

스테인리스 솥이니, 옹기솥이니, 압력식이니,

무압력식이니 약탕기니 등등의

우열과 장단점을 비교하는 것을 떠나,

한의사의 한약에 대한 사랑과 자신감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하는 순간이었다.

차제를 만들어 가면서

한약재가 가지고 있는 본연의 맛에 눈을 떴지만,

탕제가 가지고 있는 웅장한 힘을 차제가 만들어 낼 수는 없다.

차제는 경청함을 만들고, 가벼운 터치로 몸을 움직이지만,

탕제는 웅장한 힘으로 병마를 탕척해 버리기도 하고,

몸에 부족한 기운을 만들어 북돋아 주기도 한다.

적절한 제형을 선택해

환자의 병을 치료하고 음양의 조화를

맞추어 나가는 것은 한의사의 역할이다.

그러나 여기에도 디테일의 힘이 필요하다.

약재의 선택, 약 달이는 용기와 약탕기의 선택,

약 달이는 화력의 조절, 물의 선택과 양 조절,

약 달이는 시간과 온도 등 여러 가지 변수를 재량하여,

애정을 가지고 환자를 보살펴 나가는 것,

그러기 위해서 먼저 디테일한

약맛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예민한 감각을 살려나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보여진다.

은탕왕을 도와 은나라를 연 재상 이윤은

요리사로서 한의약의 鼻祖가 되었다.

초심으로 돌아가 이윤의 마음으로

다시 한 번 우리 한의원의 약맛을 보는 것은 어떨까?

허담 / 한의사․(주)옴니허브 대표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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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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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청량한 공기 속에서 사물들은 또렷하게 드러난다.

무성하게 장식했던 여름을 보내고,

이제는 내면으로 눈을 돌리니 사물들이 맑아진다.

어지러운 난마처럼 얽혀있던 칡덩굴도

이젠 서리를 맞아 내려앉아,

본래의 목적인 뿌리로 기운을 갈무리하고 있다.

근본으로 돌아가는 계절을 맞으니

초목들도 선, 후, 좌, 우를 알맞게 정리하고 있는 느낌이다.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공기 순환이 나빠지고 난방기로 인한 가스 등으로

공기가 탁해지면서 머리가 띵해진다.

뭔가 집중해서 풀어야 할 숙제가 있어 뇌의 활동을 높인다면,

컴퓨터의 하드웨어에 열이 나듯 머리에도 열이 난다.

그것도 잘 풀리지 않는 딜레마성의 숙제라면,

머리는 더 복잡해지고 마침내는 열이 나다 못해

쥐가 내리는 듯하기도 하다.

복잡한 현대사회, 빠르게 바뀌는 시스템,

이것을 따라 잡으면서 살아야 하는,

이것을 현대인들은 스트레스라고 하는가.

현대인들의 머리는 항상 스트레스 속에서

답답하고 띵할 수밖에 없는 운명인가.

두무냉통(頭無冷痛)이라,

머리는 가을산처럼 항상 시원하고 맑아야 한다.

가을산에서 불어오는

한줄기의 시원한 바람처럼

생활 속에서 맛볼 수 있는 방법이 차제에 있다.

머릿속에 가득 찬 풍열을 경청한 바람처럼,

상큼한 방향으로 날리는 것으로 차제가 갖고 있는

제형상의 장점이 있는 것이다.

탕제처럼 오래 끓이지 않고,

살짝 담궈 경청하고 가벼운 향기만 담아 마시는 것이

바로 차제이기 때문이다.

탕제에서도 후하(後下)함으로써 처방의 묘미를 살리려 하지만

그 경청한 기운을 살리려는 의미에서는 차제를 따라가지 못한다.

형개, 방풍, 박하, 우방자, 국화, 다엽, 소엽, 천궁, 백지, 석창포….

가을산에서 맛본 청량한 공기처럼

우리 한의학에는 머리를 맑게 하는 많은 한약재가 있다.

스트레스 속에서 스트레스와 더불어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머리를 시원하게 해줄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면,

우리 한의학이 현대인에게 보다 더 어필할 수 있는 학문이 되지 않을까.

한방 선호도를 높여야만 하는 요즘

많은 한의사와 함께 한 번 방안을 찾아보고 싶다.

허담/ 한의사. (주)옴니허브 대표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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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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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원 대기실에서 각종 한방차를 만들어 시음시키다 보니

환자들은 으레 내원하면 차 한잔줄 것으로 기대한다.

한방차를 드립으로 추출해

예쁜 잔에 담아내는 과정 역시 그 분들에겐 재미난 모양이다.

차를 마시며 나누는 정담의 소재에 아픈 질병에 대한 이야기도 있지만

한방차와 관련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가끔 환자들이 원하면

그 분들이 맛있다고 하는 레시피대로 차를 만들어

한달분 정도 판매하기도 한다.

오직 그분에게만 드리는 ‘맞춤형 한방차’인 셈이다.

필자의 한의원은 비만, 대사증후군, 당뇨병 등을 컨셉으로

병원을 운영하기에 자연스레 그와 관련된 환자층이 많은 편이다.

당뇨병은 요즘 너무나 흔해져

나이가 들면 당뇨병이 자연스럽게

오는 것이 아닌가 할 정도가 되어버렸다.

젊은 층에서도 당뇨환자가 늘어나고 있고….

가족 중에 당뇨병을 앓아

합병증으로 돌아가신 분이 있다면

당뇨병을 방치하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하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당뇨병이 너무나 흔해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지내는 사람도 많은 실정이다.

당뇨병이 오면 삶의 질(?)이 떨어지는 것을 각오해야 한다.

몸이 무거워 하기 싫지만 매일 규칙적인 운동을 해야 하고,

달고 기름진 맛있는 음식들을 절제해야 한다.

즐거운 술자리도 삼가야 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며 의욕적으로

무리하게 추진하던 일의 량도 줄여야 한다.

아픔을 참고 정기적으로 바늘로 피를 빼 혈당도 체크해야 한다.

[하엽]

삶의 질(?)이 떨어지는 것이 싫어

호기롭게 살아보려 하지만,

당뇨병은 어김없이 보복을 가하기 마련이다.

고혈압 심장병이 따라오고,

이가 흔들리면서 욱신거리다

풍치로 이를 빼야 하는 경우가 생기는가 하면,

소변이 질질 거리다가 마침내 신장병을 만들기도 한다.

그뿐인가 만성적인 피로가 중첩이 되다가

간기능이 망가지기도 하고 마침내 실명에까지 이르고 만다.

이외에도 당뇨병으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증상이 얼마나 많은가.

사실 당뇨병에 좋은 한방차를 개발해볼 엄두를 내지 못했다.

구체적인 하나의 질환을 타켓으로 삼아

차를 개발하기엔 아직 무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의원에 내원한 환자 중에서

유독 같은 레시피를 반복해 주문하시는 할머니가 있었다.

어느 날은 다른 분을 소개해 그 레시피대로

차만 구입해 가는 경우도 있어 직원이

“왜 그 차를 그렇게 좋아하시냐”고 물어 보았더니

“이 차를 마시면 혈당 수치가 떨어지는 것 같아서”라는 것이다.

[뽕나무]

그래서 그 차를 면밀히 검토해 보았더니

예전에 비만 지방간 등과 관련해 만들어 놓은 레시피였다.

당연히 당뇨병에도 유의성이 있을 듯싶어

그 이후엔 당뇨병 환자가 내원하면 일단 차를 권해 보았다.

실제로 좋은 경우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었지만,

차제란 것이 오랫동안 생활 속에서 함께 하다 보면

좋은 결과를 줄 수 있는 제형이 아닌가.

그렇게 본다면 당뇨병에 좋은 한방차 역시 그 쓰임새가 있을 것 같다.

우연히 만들어진 당뇨병에 좋은

한방차의 레시피를 소개하면

(우리가 흔히 접하는 한방차의 재료라 특별나지 않지만)

다음과 같다.

뽕잎, 하엽, 발효당귀, 귤피를 주원료로 해서 만들었으니

관심 있는 이들은 각자 기호대로 맛을 창출해 보기 바란다.

허담/ 한의사. (주)옴니허브 대표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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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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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이 휘- 하고 지나갈 때마다 낙엽이 우수수 떨어진다.

날씨가 매서워지는 것을 보니 수능철이 다가온 모양이다.

수능 시험일인 D-데이까지 2~3주밖에 안 남았으니

수험생들도 막바지 피치를 올리고 있을 것이다.

필자의 딸 역시 재수를 하고 있는 터라

수험생의 바쁜 일과와 고충을 함께 몸으로 느끼고 있다.

아침에 일찍 태워주고 밤늦게 픽업해 오는 일이

안사람과 번갈아 가며 해내야 하는 일상이기 때문이다.

모두 바쁘게 살아가는 요즘,

아빠로선 딸과 이야기할 수 있는 그 짧은 시간이 즐겁다.

요즘은 세대 간의 문화 차이가 너무나 커서

짧은 시간의 대화라도 없으면 사실 공감의 범위가 적어

서로를 잘 이해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필자도 재수생활을 겪었지만 요즘의 학생들이

소화해야 하는 정보의 양은 우리 때와는 비교가 안되는 것 같다.

그만큼 공부의 절대량도 많아진 것이 아닐까.

공부의 량도 문제이지만 중압감이 더 문제다.

스트레스… 또 스트레스를 받고 있지만

여유시간이 없으니 마음껏 풀 수는 없다.

한의원에서도 수험생 체력을 도와주고,

머리를 맑게 하는 처방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만큼 고객의 니즈가 있고, 그 수요를

한의원에서 담당할 수 있는 것으로 모두가 인식하기 때문이다.

“긴장 이완을 위해 약간의 단맛이 배오되어야 한다.

단맛은 지친 몸을 풀어주고 정신을 안정시킨다”

사실 요즘 자식이 한둘이다 보니

부모 모두 자식의 교육에 대한 관심이 지독시리(?) 많아져 버렸다.

조기교육이나 학원 수강 등을 통해 학습의 양은 많아져

이젠 머리싸움이 아니라 체력싸움으로 바뀐 양상이다.

그래서 수험생을 위한 공진단의 수요도 생긴다.

수험생의 공진단시장은 엄청 큰 것 같다.

탕약의 불편함을 간단하게 해결하면서

그만큼의 기대효과를 충족시키기 때문이다.

어떻든 요즘은 한 반에 한 아이가 보약을 먹으면

마치 시샘이라도 하듯 부모에게 이야기해 나도 보약을 먹는 식이다.

경쟁에서 지지 않기 위해 자식과 부모가 한마음이 돼 달리고 있는 듯하다.

수험생의 합격을 기원하면서 차 한잔으로

뭔가 그네들의 힘이 되어주기 위해선 무엇을 하여야 할까?

한잔의 차로 수험생 체력을 운운하기엔 힘들 것이고,

집중력을 높여주는 컨셉과 긴장을 이완해주는 주는 컨셉은 어떨까.

둘 중에서도 긴장이완이라는 컨셉이 더 마음에 와 닿는다.

지친 모습으로 차에 오르는 딸아이의 얼굴을 떠올리며

‘공부해라, 공부해라’ 라는 가속페달을 밟기 보단

‘차 한잔 마시며, 쉬어가며 해라’는 말을 던지고 싶다.

긴장완화를 하기 위해선 약간의 단맛이 배오되어야 한다.

‘甘味는 緩也라’. 단맛은 지친 몸의 긴장을 풀고

정신을 안정시키는 작용이 있다.

단 초근목피로 구성된 한방차가

단맛이 부족한 관계로 꿀이나 설탕 등의 감미료를

약간 첨가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한방차 소재로서 대추, 구기자, 지황, 홍삼 등이나,

귤피, 연엽, 뽕잎, 창포, 원지 등을 응용하면

수험생에 좋은 한방차가 나오리라 기대해 본다.

허담/ 한의사. (주) 옴니허브 대표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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