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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미꽃]

 

옛날 어느 산골 마을에 한 늙은 할머니가 두 손녀를 키우며 살고 있었다.

큰 손녀는 얼굴이나 자태는 예뻤지만 마음씨가 아주 고약했으며,

둘째 손녀는 얼굴은 못생겼으나 마음씨가 비단결처럼 고왔다.

할머니는 두 손녀를 볼 때마다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너희들이 절반씩만 나누어 가졌더라도 좋았을텐데 어찌 그리 공평하지 못할꼬!”

이 말을 들은 큰 소녀는 뾰루퉁해지며 짜증을 냈다.

“할머니는 왜 그래요? 둘째가 얼굴이 예쁘지 않은게 내 책임인가요?

가만히 할머니와 언니의 대화를 듣고 있던 둘째는

미소만 지을 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할머니는 그런 작은 손녀가 더 안스러웠다.

‘큰애는 여자가 얼굴만 예쁘면 다 인양 안하무인이구나.

쯧쯧, 살면서 얼굴 보다 중요한게 마음씨란걸 왜 모르누’

어느덧 두 손녀는 결혼할 나이가 되었다.

그래서 얼굴이 예쁜 큰 손녀는 가까운 이웃 마을 부잣집으로 시집을 갔다.

그러나 얼굴이 못생긴 둘째 손녀는

고개 너머 마을의 아주 가난한 집으로 시집을 가게 되었다.

둘째 손녀는 먼데로 시집을 가게 되자 홀로 남게 된 할머니가 걱정 되었다.

“할머니는 제가 모실께요.

가난한 집이라 호강을 시켜드리진 못하겠지만 그래도 저랑 같이 살아요. 예?”

부잣집으로 시집을 가게 되어 마음이 잔뜩 부풀어 있는 큰 손녀는

동생이 할머니를 모시려 하자 동생이 남들에게 칭찬 받는 것이 질투가 나서

안색을 바꾸며 말했다.

“얘, 너는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니?

할머니는 당연히 맏이인 내가 모셔야지.

남들 눈도 있는데 그럴순 없잖아.

할머니는 내가 잘 돌볼테니 너는 걱정하지 마라”

할머니는 안그래도 둘째 손녀를 가난한 집으로 시집을 보내게 되어

마음이 아팠는데 큰 손녀가 자기를 잘 돌보겠다고 하니 마음이 놓였다.

“얘야! 네 언니 말대로 하렴. 나도 살던 이곳이 좋구나.”

큰 손녀와 작은 손녀는 할머니를 살던 집에 두고 시집을 갔다.

그러나 시집 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큰

손녀는 홀로 계신 할머니를 소홀히 대하게 되었다.

“할머니! 한 번 두 번도 아니고 자꾸 이러시면 어떡해요.

저도 시집 어른들 눈치 보며 살아야 하는데

할머니 양식을 계속 보내 드릴 수가 없잖아요.

둘째는 시집가기 전엔

저만 그렇게 할머니 생각하는 것처럼 그러더니

시집가고 나선 왜 코빼기도 안보인대요?”

큰 손녀는 시집가기 전의 약속은 아랑곳 없이 할머니를 쌀쌀맞게 대했다.

마침내 할머니는 끼니조차 이을 수 없는 형편이 되었다.

그래도 가까이 살고 있는 큰 손녀는 모른 체 하며 지냈다.

할머니는 마음씨 고운 둘째 손녀가 그리웠다.

그래서 할머니는 둘째 손녀를 찾아 산 너머 마을을 향해 길을 떠났다.

그러나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한 할머니가 그 높은 고개를 넘어 갈 수 있었으랴.

‘내가 죽기 전에 둘째 손녀를 한번 봐야 원이 없을 텐데...

이 늙은 몸이 여러 날을 제대로 먹지를 못했더니 너무 지치는 구나’

가파른 산길을 오르던 할머니는 기진맥진하여,

둘째 손녀가 살고 있는 마을이 가물가물 내려다 보이는

고갯마루에서 쓰러져 버렸다.

그러고는 말 한마디 못한 채 그 자리에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뒤늦게야 이 사실을 알게 된 둘째 손녀는

허겁지겁 달려와서 할머니를 부둥켜 안았다.

“할머니! 할머니! 눈 좀 떠보세요.

바로 저기가 제가 사는 곳인데 여기 누워 계시면 어떡해요.

이젠 제가 편히 모실테니 일어나 보세요.”

할머니를 흔들어 깨우며 통곡했지만 돌아가신 할머니는 아무 말이 없었다.

둘째 손녀는 시집의 뒷동산 양지 바른 곳에 할머니를 묻고 늘 바라보며 슬퍼했다.

‘불쌍하신 우리 할머니! 고생만 하시다가 돌아 가셨구나.

그때 내가 우겨서라도 할머니를 모시고 왔어야 하는건데 너무 잘못했구나.

이 불효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런데 이듬해 봄이 되자 할머니의 무덤가에 이름 모를 풀 한 포기가 돋아났다.

“이상도 하구나. 풀의 생김새가 꼭 돌아가신 할머니의 허리 같이 땅으로 굽었네.”

둘째 손녀는 이 때부터 할머니가 죽어 꽃이 되었다고 믿고 이 꽃을 할미꽃이라 불렀다.

원래 노고초(老姑草)라 불렸던 이 꽃은

후에 백두옹(白頭翁)·호왕사자(胡王使者) 등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리고 다시 이 꽃을 할미씨까비·조선백두옹(朝鮮白頭翁)·

할미꽃·가는할미꽃·주리꽃 등으로 불렸다.

할미꽃은 진통·소염·지혈·건위 등에 다른 약재와 함께 처방하여 쓴다.

옛날에 소독약품이 귀할 때는 시골의 농가에서

이 할미꽃 뿌리를 재래식 변기 속에 집어 넣어

여름철에 벌레가 생기는 것을 예방했다고 한다.

그만큼 이 뿌리에는 강한 독성이 있다.

출처: 문화원형백과 한의학 및 한국고유의 한약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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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