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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을 한의학에서는 애엽(艾葉)이라고 한다.

이 애(艾)란 中國 古音 예(乂)와 서로 같이 쓰는데 ‘다스린다’, ‘자른다’는 의미가 있다.

즉 사람에게 병이 생겼을 때 애엽으로 ‘다스린다’, ‘병의 원인을 자른다’는 뜻을 갖고 있다.

이 약이 문헌상 최초로 기록된 것은

戰國時代(BC 403~221년)에 저술된 시경(詩經)이란 책에서다.

本草學에서는 宋代(AD 452~536) 명의별록(名醫別錄)에

인간의 병을 치료하는 약이라고 하여 醫草라고 기록되어 있다.

특히 우리나라 三國遺事(1512년) 檀君古記에도 쑥 이야기가 나온다.

환웅(桓雄)이 하늘에서 천부인(天符印) 3개와 3천인을 거느리고

태백산(太佰山) 신단수(神檀樹) 밑에 내려 왔는데 그때 굴에 같이 살던

곰과 호랑이가 환웅 천자에게 사람이 되기를 간절히 빌고 기원했다.

환웅은 쑥 한단과 마늘 20개를 주면서 이것을 먹고 100일간 근신하면서

햇빛을 보지 않고 지내면 사람이 될 것이라고 했다.

곰은 삼칠일(21일)을 참았는데 호랑이는 지키지 않아

결국 호랑이는 인간이 되지 못하고 곰은 여자의 몸으로 태어나

후일 환웅과 결혼하여 단군을 낳아 홍익인간의 조상이 되었다는

설화적 기록이 있다.

이런 점으로 보아 쑥은 인간이 원시생활을 할 때부터

널리 사용하였던 약 중의 약이라고 볼 수 있다.

필자가 본초학을 전공하다 보니

쑥의 근본을 모르고 약을 연구한다는 것은

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몇 년 전 백령도에 간 일이 있다.

그 때 쑥을 많이 재배하는 것을 본 일이 있어

지난 6월17일 식물전문가와 화학교수를 대동하고

3박4일 일정으로 백령도를 다시 답사했으며,

이어 6월 24일에는 강화도를 다녀왔다.

두 섬을 돌아보면서 쑥에 대해 많은 것을 보고 느꼈다.

중국에는 쑥의 종류가 대단히 많지만 대표적으로

Artemisia argy LEVL. et VANT 만을 약용으로 쓰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쑥을 황해쑥이라고 한다.

중국 문헌에는 뜯어 말리면 그 색이 누렇게 된다하여

황초(黃草)라는 이름의 약은 있으나 황해쑥이란 이름은 어느 책에도 없다.

申氏本草學을 비롯해 우리나라의 도감을 다 찾아 보아도 그 이름은 없다.

아마 통속적으로 이 쑥이 자랄 때 6~7월이 되면 (1차 채취)

재배지 쑥대 꼭대기부분의 잎은 맑은 황색 빛깔을 띠며

바다를 이루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런 모습을 보고 황해쑥이라고 했는지,

아니면 해변에 자생하면서 운무와 바람을 쏘이면서

누렇게 자란 쑥이란 뜻에서 표현했는지 알 수 없으나

하여튼 문헌적으로는 기록을 찾을 수가 없다.

쑥은 밭에 재식하면 1m 이상 자라지만

해변가에서는 바닷바람과 강렬한 햇볕과

염분에 찌들어 잘 자라지 않는 경향이 있다.

요즘 백령도와 강화도에는 쑥을 재료로 뜸쑥이나 약용 외에도

單味나 또는 다른 약재를 가미하여 엑기스로 농축시켜 팩으로 만들어

관광객이나 이용객에게 판매하고 있다.

강화도에 언제부터 쑥이 유래되었는지는 확실치 않으나

1530년에 펴낸 新增東國輿地勝覽에 강화도 토산품으로

獅子足艾라는 기록이 나온다. 이 쑥이 곧 ‘사자발쑥’이다.

그 외에도 싸주아리 쑥이 있다.

그런데 이 지역 쑥 재배자에 따르면

농업기술원이 재배한 쑥 가운데는 사자발쑥과는

다른 ‘싸자리쑥’이란 것이 또 있다고 한다.

필자가 확인한 결과 재배쑥과 자연산쑥 사이에는

약간의 차이가 나타나는데 이처럼 쑥에도

근연종 사이에는 간혹 교배종이 나타난다고 한다.

그러나 식물도감에는 확실한 품종 구별이 되지않아

학명도 붙이지 못하고 있다.

또한 백령도에는 황해쑥, 쑥, 참쑥 등 종류가 다양한데

북한에서 자생하는 산도닌쑥(Arteminia maritima L)도 있는지

식물전문가를 대동하였으나 규명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늦여름 8월쯤에 다시 찾아가서

잎의 형태, 줄기, 털, 냄새, 두화의 암수를 관찰하여 확인할 생각이다.

강화군 길상면 온수리에서

동검리로 가는 길에 위치한 쑥밭다리에는

지금도 애전(艾田)부락이라는 지명이 남아 있고

버스정류장에도 그렇게 표기되어 있었다.

그곳 문화원장의 말에 따르면 艾田(쑥밭다리)이란

이름은 아마 고려 때부터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 마을(길상면 장흥2리)의 김후제 씨에 의하면

쑥밭다리부락은 예부터 해변가의 싸자리 쑥을 채취하여

왕궁에 상납하였던 주산지라고 한다.

강화도에는

옛날에 쑥을 저장하는 애고(艾庫)가 있었는데

어느 지역인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지금은 뚝방을 쌓고 논밭으로 개간하여 옛 해변의 모습을 찾아 볼 수 없으나

싸자리쑥은 지금도 자라고 있으며 손으로 쓰다듬어 주면 독특한 향기가 풍긴다.

김 씨는 자기집 주위 밭에 그 종자를 파종하여 보존하고 있는데

싸자리란 사자리(獅子履) 즉 사자의 신발이란 뜻으로

쑥잎의 모양이 사자신발 모양으로 생겼다는 뜻이라고 한다.

또 강화지역에는 예부터 쑥의 三大 산지라고 하여

①애전(艾田) 마을 쑥은 왕이 먹고

②마니산 쑥은 고관이 먹고

③해명산(석모도) 쑥은 양반이 먹는다는 얘기가 전해지고 있다고 한다. <계속>

강병수(동국대 한의대 명예교수)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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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