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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의 노두는 뿌리와 줄기 사이에 존재하는 뿌리 모양의 줄기를 말한다.

인삼은 다년생으로 매년 뿌리에서 줄기가 새로 나오는데,

대개는 전년도와 다른 부위에서 싹이 나기 때문에

노두의 개수를 세어보면 인삼이 얼마나 오래 되었는지를

알 수 있는 근거로도 사용된다.

그런데 많은 역대 본초서에는

인삼의 노두에는 구토를 유발하는 작용이 있기 때문에

인삼을 사용할 때는 노두를 제거하여야 부작용으로

나타나는 구토를 방지할 수 있다고 하였다.

심지어는 아예 노두를 구토를 촉진시키는

‘최토약’으로 분류한 본초서들도 있다.

인삼을 사용할 때 노두를 함께 쓰지 말라고 한 문헌 기록은

중국 당나라 때부터 일 것으로 추측된다.

당나라 이순의 ‘해약본초’에서는

“노두를 제거하여야 구토를 방지할 수 있으니 주의를 요한다”라고 하였고,

‘뇌공포자론’에서도

“인삼을 사용할 때 노두나 검게 변한 것은 제거하고 약에 넣어야 한다.

여름철에 혹시 조금이라도 사용하면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이 발생하게 된다”라고 하였다.

명나라 때의 이시진은 ‘본초강목’에서

“노두는 기미가 고(苦), 온(溫)하고 무독하여

허로로 발생한 담음을 토하게 함으로써 이를 치료한다”라고 하였고,

청나라 왕앙도 ‘본초비요’에서 “인삼의 노두는 담연을 토하게 한다.

그런데 몸이 허한 사람이 사용할 때는 ‘과체(瓜 )’로 대용하여야 한다”라고 하였다.

청나라의 장로도 ‘본경봉원’에서

“인삼의 노두는 기를 손상시키기 때문에 용토약으로 사용하여야 한다”라고 하였다.

‘중약대사전’이나 ‘중약사해’ 등 근대에 저술된 많은 본초서들도

인삼을 포제할 때는 노두를 제거하라고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본초서들이 인삼의 노두를 제거하고 쓰라고 한 것은 아니다.

‘신농본초경’을 비롯하여 인삼을 사용할 때

노두를 제거하여야 된다는 내용이 수록되어 있지 않은 본초서들도 꽤 있다.

이 책들에서는 노두를 제거하여야 한다거나

노두가 구토를 유발한다는 기록이 없을 뿐더러

인삼을 사용할 때 노두를 포함한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인삼의 노두를 사용하면 과연 구토를 유발하는가?

노두에는 인삼뿌리와 같은 효과가 없는가?

이러한 류의 궁금증은 최근 이루어진 성분,

약리 및 임상 실험 등의 연구결과를 참조하면

어느 정도 풀릴 수 있을 것 같다.

성분 연구에서

인삼의 노두는 인삼이 함유한 인삼사포닌 함량과 종류가 기본적으로 같으며,

총 사포닌 함량도 어떤 경우에는 인삼뿌리보다 높다는 결과가 있다.

또 노두의 정유성분은 오히려 인삼뿌리의 약 3배가 되며

당류, 아미노산, 정유 등도 인삼뿌리와 비슷하다는 보고가 있다(중약통보, 1987).

약리 연구에서도

노두와 인삼은 모두 항피로·항산화·항이뇨 작용을 비롯하여

DNA합성 촉진 등의 약리작용을 가지고 있다는 결과가 있다.

인삼의 구토 유발 작용을 실험하기 위해서 비둘기, 고양기, 개 등으로

관찰한 동물실험에서도 최토작용이 나타나지 않았다(중약통보, 1987).

노두가 인삼뿌리보다 독성이 더 많은가에 대한 실험에서

노두의 총 사포닌과 뿌리의 총 사포닌의 독성이 비슷하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노두와 인삼뿌리의 임상효과는 어떨까?

어떻게 이런 실험이 가능하였는지는 의문이나

노두로만 만든 제제를 가지고 1500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투여하였더니

구토를 일으킨 경우가 하나도 없었으며

인삼뿌리의 효능과 비슷한 효과들이 관찰되었다(북경중의, 1986).

이상의 실험결과들로 미루어 보면

인삼의 노두가 구토를 촉진시키거나 독성이 있어서

인삼을 사용할 때 제거하여야 한다는 설은 근거가 부족하다.

더구나 노두와 인삼의 뿌리가 효과가 거의 비슷하다는

결과들도 많으므로 굳이 인삼을 사용할 때 노두를 제거함으로서

불필요한 비용을 낭비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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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