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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강의시간에

사천에 사는 한 농업인이 패화석(貝化石)에 대해 질문을 했다.

지자체에서 무상으로 공급하고 있는데

“혹시 문제 있는 비료는 아니냐?”는 것이다.

이 질문을 받자 나는 문득 30여 년 전에

네덜란드에서 토양비료학 공부를 할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벨지움을 견학했는데, 산을 헐어 조개껍질을 파내고 있었다.

무엇에 쓰느냐고 물었더니 빻아 석회비료로 쓴다고 했다.

우리는 석회암이 많지만 그 나라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패화석비료는 조개나 굴 껍질 또는

그것들의 화석을 곱게 빻아 만든 석회비료이다.

실제로 바닷가에 사는 농민들은 퍽 오래 전부터

석회 대용으로 이것을 밭에 넣어 왔으니 전혀 새로운 비료는 아니다.

 

서해안의 어촌에는 해마다

40만t 이상의 굴 껍질이 쏟아져 나와

야적된 채 악취와 파리가 들끓어

환경에 큰 위협을 주고 있는데

이중 10%만 활용될 뿐이다.

패화석회비료가 가장 많이 만들어지는 곳은

경남 통영으로 우리나라 생산량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굴 껍질로 패화석비료를 만드는 공정은

수거→고온으로 굽기→식히기→빻기→포장을 거친다.

일반 석회 공정보다 복잡해서 생산단가가 비싸지만

보조를 해주기 때문에 농업인은 무료로 공급받고 있다.

 

석회비료는 흙의 pH를 높이고 떼알조직으로 만들어 준다.

pH를 높여주는 정도를 ‘알칼리분(알칼리니티)’으로 나타내는데,

이 수치가 높을수록 산성토양 개량효과가 높다.

생석회는 80, 소석회는 60, 탄산석회는 45인데 비해

패화석은 40으로 패화석이 약간 낮다.

그렇다고 나쁜 것은 아니다.

마치 같은 질소비료지만

요소는 45%이고 황산암모늄은 21%인 것과 같다.

소석회 100킬로그램을 줄 때 패화석은 1.5배 많은

150킬로그램을 주면 효과는 똑같다.

석회비료의 효과는 비료의 종류와는 관계없이

얼마나 고우냐. 거치냐에 달려 있다.

거칠면 그만큼 효과가 늦게, 천천히 나타난다.

흙보다 더 다양한 성분이 있는 바닷물을

조개가 먹고 만든 껍질인 만큼 패화석에는

극미량요소가 많을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분석결과는 없다.

실제로 경남 농업기술원의 발표에 따르면

패화석이 작물에 좋은 효과를 보였다고 한다.

어쩌면 패화석에는 산에서 파다 만든 일반 석회보다

미량성분이 더 있어서 그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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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