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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hybrid)라 함은 동식물의 교배종 또는

서로 다른 요소들로 만들어진 혼성물을 의미합니다. 

서로 다른 종류의 우수한 특성을 지녔다고 해서

하이브리드 쌀, 하이브리드 카, 하이브리드 미디어, 

하이브리드 마켓팅, 하이브리드 증권 등등의

다양한 분야로 널리 이용되고 있습니다.

 

뉴질랜드와 같은 해외에서는 고기증산을 위한

육종으로 하이브리드 사슴을 주로 사육해 왔습니다. 

오래 전부터 북미의 엘크와 유럽의 레드디어를

각기 다른 종(種)으로 여기면서도 둘 다 번식력이 좋다는 공통된 점으로

지금은 한 가지 같은 종으로 인정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유럽의 엘크는 북미의 엘크와

엄연히 다른 종으로 북미 지역의 무스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엘크와 래드디어 사이의 하이브리드는

같은 체중을 기준하여 볼 때 다른 사슴보다

30% 이상의 녹용을 생산합니다. 

 

그래서 엘크 수사슴을 레드디어의 암사슴 무리에 넣어

레드디어의 품종을 개량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항상 좋은 결과만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뉴질랜드에는 레드디어와 엘크, 그리고 레드디어와 시카 사슴,

이렇게 두 종류의 개체군을 통해 하이브리드를

전문적으로 육성하는 별도의 지역이 있습니다. 


봄철에 출산하기 위해 인공수정으로 임신케하여

하이브리드를 얻은 후 다시 레드디어의 암사슴과 

역교배 시키기도 합니다.

 

영국에서는 외부에서 도입한 시카 사슴이

토종 레드디어를 위협하는 실정입니다.


어린 시카 수사슴들이 점차 레드디어의 영역으로 들어가

레드디어를 만나 둘 사이에

새로운 하이브리드를 자꾸 만들기 때문입니다. 

 

이들 하이브리드는 다시 시카 사슴나 레드디어와

교배하게 됨으로 한 지역 내에서 흔히 발견되는

잡종화(mongrelization) 현상까지 생기고 있습니다. 


지금도 영국의 공원에 있는 많은 시카 사슴들이 빠져나가

이런 과정으로 잡종을 이뤄 가고 있습니다.

 


캐나다에서도 래드디어와 레드디어 하이브리드가

토종 엘크에게 위협적인 대상으로 취급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뮬 사슴을 흰꼬리 사슴과 교배해 보면

하이브리드 특성을 더 잘 알 수 있는 현상을 발견하게 됩니다. 

 

뮬 사슴의 수컷과 흰꼬리 사슴의 암컷,

흰꼬리 사슴의 수컷과 뮬 사슴의 암컷

이렇게 각각 짝을 이루어 하이브리드를 낳게 했을 때,

초기 몇 개월도 못돼 50% 미만의 하이브리드가

남게 되는 현상을 보게 됩니다.

 

그 원인은 광야에 있는 어린 하이브리드는

생존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해 절반 정도 남게 되고 

사육장에 있는 하이브리드는 별난 특성으로 인해

절반 수준으로 남게 된다는 점입니다. 

 

뮬 사슴은 포식자로부터 피하기 위해

네 발로 동시에 땅을 박차고 뛰면서 움직이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뮬 사슴의 유전인자를 90% 가까이 이어 받은 하이브리드는

이런 특이한 도피행동으로 사육장 내에서는 도저히 적응이 안 돼 죽게 되는 것입니다.

 
결국은 이 하이브리드 사슴은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고

사람에 의해 포식자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넓은 수렵장에서나 생존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최근 유전인자(DNA) 확인검사로 

러시아 알타이 연방공화국에 주로 사육되는 사슴은

북미의 엘크와 유럽의 레드디어의 하이브리드로

거듭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 사실로 인해 지금까지 러시아 원용이

어느 특정한 사슴의 종(種)에서 생산되는 줄로 믿고 

아무런 과학적 검증도 없이 가장 우수한 녹용으로만 여겨 온

한방의약계가 매우 혼란스런 입장에 처해 있습니다.

 

사실 지형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알타이 산맥의 서쪽인 유럽지역에는 레드디어가 서식해 왔고 

동쪽으로는 엘크가 북미지역과 동 시베리아에 걸쳐

오래 동안 서식해 오면서 중간 지역인 알타이 산맥 주변에서 자연히

레드디어와 엘크 사이의 하이브리드가 생겨날 수 밖에 없었음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러시아 학술계는 자국내 여러 사슴들이

유사한 유전인자를 가진 아종(亞種)들이라고 규정합니다.

 

한편 알타이 지역의 사슴은 몇 십 년 전만하더라도

녹용의 생산량이 평균 4~5kg 되었습니다. 

레드디어의 녹용 생산량이 평균 2~3kg,

엘크가 10~12kg이라는 점을 상기한다면 

알타이 지역 사슴은 두 종의 하이브리드라는 사실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자연 서식하던 때와는 달리 한정된 사슴장 내에서

계속 사육하다 보니 거듭되는 근친교배를 통해

녹용의 생산량이 지금은 100냥(3.75kg)에도

미치지 못하는 낮은 수준으로 점차 내려오고 있습니다. 

 


이 현상은 15년 전부터 우리 나라에 수입되는

러시아산 녹용에서 발견되는 현상입니다. 


한마디로 수출국의 사슴농가가 급속한 수요증가에 따른

생산에만 몰두하다 보니 사슴의 개체관리가 

전혀 이루어 지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앞서 소개한 바와 같이, 지금 세계 선진국의 사슴농가들은

그 동안의 많은 경험과 지식을 통해 하이브리드도

하나의 귀중한 개체로 인정하면서 함께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준비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단순한 목적을 위해 활용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우리도 생명의 소중함을 먼저 인정하면서 

하이브리드만이 만족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을

제공하는 것에 좀 더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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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