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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방서를 보다 보면 황금 같은 한약재는

‘주초(酒炒)’를 하라고 써 있는 책이 있는가 하면

‘주자(酒炙)’를 하라는 책도 있다.

 

‘주초’는 초법을 하라는 것이고,

‘주자’는 자법을 하여 사용하라는 말이다.

모두 술로 볶으라는 것은 알겠는데

 

‘주초’와 ‘주자’는 다른 방법인가?

주자는 더 약한 불에 오래 볶아야 하는 것인가?

많은 한의사들이 혼돈하는 것 중의 하나이다.

우선 초법과 자법의 차이를 알아보자.

초법은 약물을 그대로 볶거나

고체 보조재료를 사용하여 볶는 방법을 말한다.

약물만 그대로 가열하는 방법을 ‘청초법(淸炒法)’이라고 하고,

 

약물에 보조재료를 첨가하여 함께 가열한 후

약재만 골라내는 방법을 ‘가보료초법(加輔料炒法)’이라고 한다.

자법(炙法)은 액체보조재료가 약물내로

스며들게 하여 볶는 방법을 말한다.

 

보조재료를 첨가하여 볶는 ‘가보료초법’과 ‘자법’은

보조재료를 첨가한다는 의미에서는 같지만,

 

첨가하는 보조재료가

고체인 경우에는 ‘초법’으로 분류되고,

액체인 경우에는 ‘자법’으로 분류된다.

그래서 밀기울, 쌀, 흙, 모래, 합분, 활석분 등

고체 보조재료를 첨가하여 볶는 방법들은

부초( 炒), 미초(米炒), 토초(土炒), 사초(砂炒),

합분초(蛤粉炒), 활석분초(滑石粉炒) 등으로 불리어진다.

반면 술, 식초, 소금물, 생강즙, 꿀, 기름 등

액체 보조재료를 사용하여 볶는 방법은

주자(酒炙), 초자(醋炙), 염자(鹽炙), 강자(薑炙),

밀자(蜜炙), 유자(油炙) 등으로 불리어진다.

자법과 가보료초법은

가열하는 시간과 온도에서 약간의 차이점이 있다.

 

가보료초법은 온도는 비교적 높게 하면서 시간을 짧게 볶는 반면,

자법은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 오래 볶는다.

하지만 이 온도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초법과 자법을 시행하는 온도는 대개 후라이팬에서 행하는 것을

고려하면 이때의 온도는 약 150~200도 정도이다.

청초법, 가보료초법, 자법은 가열온도가 비슷하기 때문에

이 포자법들을 사용하면 열을 가하여 얻을 수 있는

청초법의 효과를 기본적으로 얻을 수 있다.

 

즉, 약효를 높이거나 부작용을 줄이는데

특히 종자류의 경우 약물의 종피나 과피가 파열되어

약효물질이 추출되기 쉽게 한다.

또 제제에 용이하고 저장에 편리하게 한다.

약물 중에는 재질이 딱딱한 것들이 있는데 이들은 가열하면 푸석푸석해져서

분쇄와 제제에 편리하고 수분의 함량이 줄어들어 오랫동안 저장할 수 있다.

그런데 보조재료를 가하게 되면

이 효과에 더하여 보조재료의 영향을 얻을 수 있다.

약효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는

가보료초법보다는 자법이 더 강력하다.

 

왜냐하면 가보료초법은 보조재료를 넣고 볶은 다음

보조재료를 다시 제거하는 과정을 거쳐 순수하게 약물만 사용하지만,

자법은 액체 보조재료가 약물에 그대로 스며들어 있기 때문에

함께 처방하는 것과 같다.

예를 들어 강자법을 사용한 반하는

반하에 생강을 함께 넣는 효과가 있으며,

밀자황기는 황기와 꿀을 처방에 함께 넣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자법은 가보료초법보다 약효를 높이거나

부작용을 낮추는 효과가 더 높다.

이상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가보료초법과 자법은

가열방법은 같지만 보조재료가 액체이냐 고체이냐에 따라서 분류된다.

그렇기 때문에 약물에 술을 넣어서 볶는 포자법을

굳이 ‘주초’와 ‘주자’로 나뉘어 구별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그리고 설령 가열하는 온도나 시간에 따라

구별하더라도 포제품의 약효에는 큰 차이가 없다.

그래서 ‘주초’와 ‘주자’는 같은 의미이다.

 

그러므로 비록 고전에는 ‘주초’로 기록되어 있더라도

‘주자’로 통용하여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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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