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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제천과 강원 영월은 바로 이웃한 군이다.

제천에서 농사짓듯이 영월에서 하면 망한다는 데 이게 무슨 뜻인가?

필자는 지난주에 영월 농업기술센터에서

‘영월희망농업대학’ 수강생을 대상으로 토양비료 강의를 했는데,

그 자리에서 어떤 농업인 한 분이 한 말이다.

‘제천은 바위가 주로 화강암이라 흙이 거친 마사토인데 반해,

영월은 석회암 지대라 흙이 매우 곱고 차지다.

제천에서는 비료를 많이 주어야 농사가 되는 반면에,

영월에서는 많이 주면 문제가 생긴다.

반대로 영월에서 비료를 적게 주던 사람이

제천에 가서도 적게 주면 농사가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 말을 곰곰이 씹어보니

토양과 비료에 대한 아주 깊은 진리가 숨어 있음을 알았다.

우선 제천의 마사토부터 이야기를 해보자.

마사토는 화강암이 그 자리에서 풍화되어 만들어진 흙인데,

우리가 아는 것처럼 거칠고 양분이 별로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분재를 할 때 주로 이 흙(모래라고 표현하는 편이 옳음)을 쓰는 이유는

원래 양분도 거의 없는데다 물과 양분을 많이 지니지 않아서

나무를 크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영월의 석회암은 풍화되면 아주 고운 찰흙이 된다.

석회암에는 원래부터 칼슘과 마그네슘 같은 좋은 양분이 많이 들어 있어 비옥하다.

양분을 지닐 수 있는 능력 즉, 양이온교환용량(CEC)도

마사토는 5(cmolc/kg)인데 비해 영월의 흙은 4배나 높은 20(cmolc/kg)이나 된다.

따라서 제천에서는 흙이 양분을 지니는 능력이 작아 비료가 빗물에 많이 씻겨 내려가고,

영월에서는 비료를 흙이 많이 지닐 수 있어 손실이 적기 때문에 적게 주어도 농사가 잘 된다.

그럼 마사토에서는 어떤 농법이 좋을까?

유기물을 많이 주고 녹비를 재배해서 계속 넣어주어

양분을 지닐 수 있는 능력을 키워 흙을 개량해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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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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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인들에게 언제 물을 주느냐고 물으면 대답이 구구하다.

어떤 이는 아침에, 어떤 이는 오후에,

또 어떤 이는 저녁나절에 준다고 대답한다.

‘물을 왜 주나’를 이해하면

‘언제 주는 것이 좋은가’에 대한 답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뿌리는 흙과 직접 접촉하여 양분을 빨아먹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물에 녹아 있는 것을 물과 함께 빨아들인다.

이렇게 물은 양분을 녹여서 식물이 먹기 좋게 만들어 준다.

또 물은 체온을 조절해 준다.

햇볕이 잎을 태우려고 덤벼도 끄덕 없는 것은

물이 잎의 숨구멍을 통해 나가면서 수냉식 에어컨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물의 역할은 이산화탄소를 만나서

햇빛과 엽록소의 도움으로 함수탄소(‘물을 지니는 탄소’라는 뜻),

즉 탄수화물을 만드는 일이다.

만일 식물이 탄소동화작용을 하지 못한다면 지

구는 얼마 못가서 문을 닫고 만다.

 

햇빛은 찬란하게 빛나고 이산화탄소도 충분하지만 물이 없으면 탄수화물을 만들 수 없다.

그래서 해가 있는 낮 시간대가 물이 가장 필요한 때이기도 하다.

반대로 밤에는 물이 충분해도 햇빛이 없어서 양분을 만들 수 없다.

다만 낮에 만들어진 탄수화물이 다른 장소로 옮겨진다.

해가 지면 식물도 활동이 떨어져 낮보다 훨씬 물이 덜 필요하다.

더구나 물을 주면 증발이 잘 안 되어 잎의 숨구멍이 막혀서 숨쉬기도 어렵다.

또한 습도가 높으면 병균은 번식하기 좋다.

햇빛이 없는 밤에 물이 많으면 낮에 만들어 놓은 탄수화물을 써서 웃자란다.

따라서 저녁나절에 주면 웃자라고 병이 잘 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언제 물을 주는 것이 좋을까 짐작이 갈 것이다.

아침나절이 가장 좋은 시간이다.

충분한 물은 탄소동화작용을 최대로 할 수 있게 하고,

한낮 햇볕이 쏟아져도 시들지 않는다.

아침에 줄 경우 물방울이 잎에 매달려 프리즘 현상으로 잎이 탈 수 있다.

따라서 물을 주는 가장 좋은 방법은 땅에 주는 방법이다.

더울 때는 지온을 떨어뜨려 뿌리의 활력을 유지하게 만든다.

스프링클러를 돌리면 공중과 잎에서 증발이 많아 물의 손실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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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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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가까이에서 농사를 짓는 농가들은

도시에서 나오는 여러 가지 유기물을 가져다 농사를 짓는다.

그중에는 잔디 깎은 것이나 잡초, 낙엽 등을 가져오기도 하고,

한약을 달인 찌꺼기도 얻어온다.

또 가로수의 가지도 구할 수 있다.

 

외국의 경우, 가로수 가지를 분쇄해서

일정한 곳에 쌓아놓고 시민들이 마음대로 가져다 쓰도록 한다.

정원을 가진 사람들은 나무 밑에 뿌려놓으면 잡초도 막아준다.

썩으면서 좋은 비료가 되고, 지렁이가 몰려들어 흙을 부드럽게 만들어 준다.

농사를 짓는 사람들도 실어다 쌓아놓고 어느 정도 분해가 되면 밭에 낸다.

 

이렇게 도시에 나오는 유기물 중에

밭에 넣기는 하지만 찜찜한 것이 한약 찌꺼기이다.

‘사람의 몸에 좋으니까 작물에게도 좋겠지.’하고

낙천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약 기운이 아직도 남아 있어서

혹시 작물의 뿌리를 해치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도 있다.

 

집안에서 화초를 기르는 사람 중에

한약을 달이거나 차를 마시고 그 찌꺼기를 화분에 쏟아주는

집 화초는 아주 싱싱하게 자라는 것을 볼 수 있다.

필자도 차를 마신 다음에는 찌꺼기를 화분에 주는데 화초가 잘 자란다.

이런 걸로 봐서 한약 찌꺼기가 식물에 좋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약재를 오래 달이면 중요한 성분은 모두 녹아 나온다.

남아 있어도 한약재의 성분은 모두 천연성분이기 때문에 전혀 해가 되지 않는다.

더구나 때로는 재탕, 삼탕을 하기 때문에 남아 있는 것은

셀룰로오스나 헤미셀룰로오스와 같은 좀처럼 녹지 않는 섬유소이다.

 

이것이야말로 흙에 더없이 좋은 물질이다.

이것을 넣으면 곰팡이가 덤벼 먹으면서 진을 내놓고,

이 진이 흙 알갱이들을 뭉치게 하여 떼알조직을 만든다.

따라서 한약재 찌꺼기는 안심하고 농사에 이용해도

전혀 문제가 없고 오히려 농사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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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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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이 필요로 하는 성분은 모두 17가지다.

그중에 탄소, 수소, 산소는 물과 공기에서 자동적으로 공급되므로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식물이 아주 많이 필요로 하는 성분은 다량원소라 해서

질소, 인산, 칼륨, 황, 칼슘, 마그네슘 등 6가지다.

이 중 황을 빼놓고 나머지 원소는 요소-용인-염화가리-고토석회 등의 비료를 주면 된다.

황은 유안(황산암모늄)을 주면 되지만, 요소도 괜찮다.

기름을 태우는 과정에서 나오는 아황산가스가 공기 중에 많아서 따로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

 

나머지 8가지의 미량원소 중 염소는 염화가리에서 공급되고 붕소는 붕사로 주면된다.

그러나 철, 망간, 아연, 구리, 몰리브덴. 니켈과 같은 미량원소는 비료로 사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농사를 짓다보면 때로 미량원소의 결핍이 일어나 당황시킨다.

흙의 pH가 5.2 부근의 산성에서는 이들의 용해도가 높아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석회를 주어 대부분의 작물에 적당한 6.5~7.0 부근이 되면

용해도가 급격하게 떨어져 흙에 있어도 결핍이 일어나기 쉽다.

 

급한 경우에는 물비료(제4종복비)를 주면되는데

돈도 들고 잎에 뿌려 주어야 하니 귀찮다.

이것을 예방하는 좋은 방법이 있다. 유기물을 주는 것이다.

매년 10a에 2톤 이상의 유기물을 주면 이 문제가 해결된다.

유기물에는 모든 미량요소가 다 들어 있어서 말하자면

‘종합미량요소비료’, 또는 ‘종합비타민제’라고 할 수 있다.

 

미량원소가 부족하면 다량원소처럼 크게 수량은 떨어지지는 않지만,

알게 모르게 질과 양에 나쁜 결과를 보인다.

시비법의 원리에 ‘최소율의 법칙’이라는 게 있다.

생산량은 필요한 요소 중에 가장 모자란 것에 의해 지배된다는 법칙이다.

만일 철이 가장 부족하다면 철이 부족한 만큼 수량이 떨어진다는 말이다.

일단 부족 현상이 일어났다면 아무래도 그 작물은 타격을 받게 됨으로

미리 유기물을 주어서 예방하는 방법이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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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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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괜히 인산에 눈을 흘기는 사람들이 많다.

흙에 인산이 너무 축적되어 있어서

무슨 해를 주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인산이 200~300mg/kg은 있어야 하는데,

우리나라 흙에는 기껏해야 20밖에 없어서 개간지에서는

인산비료를 주지 않고는 농사를 짓지 못했다.

그래서 70년대부터 인산비료를 너무 주었기 때문에 1000,

시설하우스에서 심한 경우에는 2000도 넘는 경우가 많다.

인산이 많이 축적되어 있으면 문제가 생긴다.

논에 인산이 많으면 이끼가 많이 낀다.

세포의 핵을 만드는 성분이라 작물뿐만 아니라

미생물, 특히 병원균에게 꼭 필요한 성분이다.

그래서 인산이 많으면 병도 잘 날 수 있다.

또 인산이 많다는 것은 오래 농사를 지어서

다른 양분도 덩달아 많이 축적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염류장해도 생기고 병원균이 많아 연작장해도 잘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인산은 다른 양분이 많아서 생기는 문제보다는 훨씬 적다.

인산은 여자(-)양분인데,

여자양분끼리의 길항작용(양분끼리 서로 방해해서 흡수를 못하게 하는 현상)은 그리 심각하지 않다.

그러나 남자(+)양분끼리는 매우 심하다.

특히 칼륨(K), 칼슘(Ca), 마그네슘(Mg)등 3가지 양분은 매우 심하다.

다시 말하자면 인산은 직접적으로는 해가 거의 없지만,

함께 축적되어 있는 이런 양분들 때문에 해가 생긴다.

 

인산의 원료가 되는 인광석은 해마다 값이 오른다.

그래서 덜 비쌀 때 미리 사서 흙에 축적해 두자는 학자들도 있다.

흙에 많이 있어도 해가 심각하지 않음을 간접적으로 말하고 있다.

그러나 흙에서 손실이 많아서 실제로는 할 수 없는 방법이다.

대체로 흙에 인산이 1000 이상이면 인산비료를 주지 말고,

500~1000이면 추천량의 반을, 500 이하면 표준량을 주도록 하고 있다.

흙에 인산이 아무리 많아도 철이나 알루미늄에 붙어 있어서

어린 식물은 바로 이용하지 못하므로

착근비라 해서 성분량으로 3kg/10a을 꼭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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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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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농사를 짓다보면

언젠가는 염류장해가 일어나서 애를 먹는다.

소금을 준 적도 없는데 웬 염류장해?라고 의아해 한다.

그럼 어떤 비료에는 소금이 들어 있다는 말인가?

하고 비료에 눈총도 준다.

그러나 이건 순전히 오해다.

흔히들 ‘염류’라고 하면 ‘염기’, 즉 ‘소금기’로 생각하는 게 문제다.

우리가 주는 비료 중에 소금이 들어 있는 것은 없다.

그런데도 염류장해가 일어난다.

 

소금을 비료로 주는 경우도 있다.

사탕무는 염화칼륨(Kcl) 대신에 소금(Nacl)을 준다.

사탕무에서 설탕 성분을 뽑아낼 때

칼륨이 있으면 설탕을 뽑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칼륨 역할을 대신하는 나트륨을 주면

사탕무도 잘 자라고 설탕도 잘 뽑힌다.

 

그러나 사탕무 이외에 다른 농사에서 소금을 쓰면 큰일 난다.

전적으로 인분에 의존했던 옛날에는

흙에 ‘헤식은 현상(차진 기운이 없이 푸슬푸슬한 현상)’이 일어났는데

짠 음식을 먹어서 나온 소금기가 원인이었다.

소금(나트륨)은 작물에 별로 소용이 되지도 않거니와

흙 알갱이들을 흩어놓아 홑알조직을 만들어 흙의 성질을 나쁘게 만든다.

 

혼동이 생기는 것이 당연한 것은

우리 생활에서 ‘염기(발음을 ‘염끼’라고 한다)’라고 하면

‘소금’, 또는 ‘소금 맛’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흙에서 말하는 염기는

나트륨(Na)뿐만 아니라, 칼륨(K), 칼슘(Ca),

그리고 마그네슘(Mg) 등 4가지 성분을 말한다.

이런 성분들은 비료에 들어 있다.

농사를 잘 지으려는 욕심에서

많이 주다보니 염기가 저절로 넘치기 마련이다.

이렇게 염류가 많아지면 마치 소금을 준 것처럼

작물은 염류장해로 죽어버리게 된다.

 

그러기 때문에 비료를 줄 때는 적당량만을 지혜롭게 주어야 한다.

하우스 농사에서는 땅이 놀 때 녹비를 재배하면 넘치는 염기를 줄일 수 있다.

녹비를 그 땅에 잘라 넣으면 녹비가 염기를 붙잡고 있어서 염류장해를 막아 준다.

게다가 흙도 좋아지고 녹비에서 천천히 나오는 양분으로

비료를 절약할 수 있어서 일석삼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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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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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흙은 척박하다.

무엇보다도 유기물이 적은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식물이 자라는 기간이 불과 6개월인 데다,

산도 척박해서 소나무 같은 침엽수는 유기물 생산이

참나무 같은 활엽수에 비해서 반에도 못 미친다.

게다가 경사지라 떨어진 유기물조차도 여름의 폭우에 잃기 때문이다.

 

유기물이 적으면 절대 좋은 흙이 될 수 없다.

그렇다고 유기물을 많이 넣는 것이 쉽지 않다.

유기물을 만드는 것도 어렵고 주는 것도 힘들다.

그런 면에서 녹비작물을 재배해서

그 자리에 넣는 것이 여러 가지 면에서 유리하다.

꽃피기 전후에 잘라서 덮어주거나 갈이흙과 함께 넣어주면

질소와 칼륨 같은 성분은 곧바로 녹아 나오고

철과 같이 미량요소들은 분해하면서 서서히 녹아나와 화학비료를 절약할 수 있다.

빗물이나 눈 녹은 물은 흙 속에 있는 양분,

특히 질산태 질소(NO3-) 등을 끊임없이 지하로 녹여 내린다.

이런 손실을 막아주는 것이 녹비작물이다.

녹비작물이 살아 있는 동안 계속 뿌리를 뻗으면서

양분을 흡수하기 때문에 빗물이 양분을 빼앗아 갈 수 없다.

녹비는 퇴비나 화학비료와는 달리 생산되는 자리에 넣으므로 운반 노력이 필요 없다.

더구나 녹비를 재배하면 겨울에는 바람이,

여름에는 빗물이 뺏어가는 겉흙(양분이 가장 많은 부분)을 보호할 수 있어

양분 또한 보존된다.

녹비를 심으면 제초 노력도 줄어든다.

 

대표적인 녹비작물은 헤어리베치, 자운영, 호밀 등이다.

헤어리베치는 전국 어디서나 월동이 잘되고, 추위에 강한 자운영은 파주까지 월동이 가능하다.

식질이거나 식양질이면서 척박한 땅에서는

질소 양분을 스스로 만드는 헤어리베치나 자운영을,

식질이거나 식양질이면서 양분이 넘쳐나는 하우스에는

유기물을 많이 만들면서 염류도 많이 제거해주는 호밀이나 녹비보리가 좋다.

모래땅과 개간지에서는 콩과와 호밀 또는 녹비보리를 섞어 재배한다.

지난 가을에 녹비파종을 못한 농가에서는

3월에 서둘러 메밀, 황화초, 파셀리아, 루핀, 크림손클로버를 심으면

꽃도 보고 잡초 번식도 막고, 녹비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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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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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덩이가 남한 반밖에 안 되는 네덜란드는

바다를 막아서 땅을 만들었기 때문에 나라 땅의 1/4이 바다보다 낮다.

밭을 빨리 만들기 위해 갈대를 쓴다.

둑을 막고 물을 퍼내고 비행기로 갈대 씨를 뿌린다.

갈대는 보통 4m까지 자라는 만큼 뿌리도 깊게 뻗는다.

다 자라면 비행기로 제초제를 뿌려 갈대를 죽인다.

갈대 뿌리가 썩으면 그곳으로 물이 잘 빠진다.

물이 빠지면서 소금기도 함께 빠져 내려가 단기간에 제염이 된다.

갈대는 그 자리에서 썩기 때문에 중요한 유기물 자원이 된다.

네덜란드에서 갈대는 일종의 녹비다.

 

녹비를 재배하면 장점이 참 많다.

그중에 하나가 흙의 물리성 개량이다.

갈대처럼, 녹비의 뿌리도 파고 들어간 흙 속에서 썩고 나면

공기와 물이 드나드는 통로가 되고 실뿌리가 있었던 공간은

물 저장 탱크가 되어 웬만한 가뭄에도 끄덕하지 않게 된다.

뿌리가 굵어지면서 주변을 밀어붙이기 때문에

자연히 흙 알갱이들이 덩이가 된다. 즉 떼알조직이 된다.

뿌리가 죽고 나면 유기물에 미생물이 덤벼든다.

미생물은 유기물을 먹으면서 본드를 내서

떼알조직을 더 좋은 떼알조직으로 만들어 준다.

죽은 뿌리를 타고 새 뿌리가 뻗는다.

뻗기도 쉽고 그게 양분의 덩이이기 때문이다.

사과나 포도와 같은 과수는

겉흙으로부터 몇cm 깊이까지에 뿌리털이

얼마나 많이 있느냐에 따라서 생산량과 맛이 결정된다.

뿌리털이 더 깊이, 더 많을수록 맛 좋은 과일이 더 많이 열린다.

그렇게 하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뿌리가 깊이 뻗는 녹비,

말하자면 알팔파나 헤어리베치 같은 녹비를 재배한다.

 

일전 충북 영동군 농업기술센터에서 강의를 하면서

녹비가 흙을 개량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하자,

한 분이 “녹비를 재배했더니 포도나무와 양분 경합을 해서 포도가 잘 안 열렸다.”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얼마나 밭이 척박하면 녹비와 포도나무가 양분쟁탈전을 벌렸을까.

그러나 한 번 녹비에 필요한 비료를 더 주면

그 후에는 그 비료가 그 자리에서 순환되므로 다시 더 줄 필요는 없다.

오히려 잠자던 양분을 녹비가 쓸 수 있는 꼴로 바꿔주고

유기물까지 보태주어 더욱 비옥하게 된다.

얼음이 녹는 대로 땅을 놀리지 말고 녹비작물을 가꿔보자.

녹비 2톤을 10a의 논에 넣으면 헤어리베치는 100%, 자운영 70%,

보리 30%, 호밀 19%의 화학비료를 줄일 수 있다.

*녹비란?

콩과식물, 야생 활엽수의 어린 경엽, 산야초, 해초 등의 생체

또는 건조물 등을 퇴비화하지 않고 밭에서 직접 갈아엎어 비료로 이용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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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