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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시간에

“흙 속의 염소가 말썽이다.”라고 말하니까

“구제역 때 염소를 얼마나 땅에 묻었기에 말썽을 부리나?”며

의아해 한다.

내가 말하려는 염소는

가축의 염소가 아니라

화학성분인 염소(cl)를 말하는 것이다.

 

농촌진흥청은

전국 시설재배지 3백여 군데 흙을 떠다

어떤 성분이 가장 말썽을 부리는가를 분석해 보았더니

바로 염소였다.

그 다음으로는

질산태 질소(NO3--N)>마그네슘(Mg)>칼륨(K)>황산(SO4)의

순서였다.

 

지난 늦가을, 우리 마을의 실개천에서

한 사내가 배터리로 고기를 잡고 있었다.

양쪽 손에 잡고 있는 막대기는

배터리의 양극과 음극에 각각 연결되어 있었다.

전기를 흘리자 새우며 송사리가

물 위로 튀어 오르거나 기절해서 하얀 배를 드러냈다.

자신의 입맛을 만족시키려고 죄 없는 생명을 죽이는 사내가 미웠다.

전기를 통해서 송사리를 죽이는 것은

물속에 녹아 있는 염소와 질산태 질소,

마그네슘 등 이온이 있기 때문이다.

만일 개천물이 증류수처럼 이온이 전혀 없다면

전기가 거의 안 통해 불쌍한 생명들은 죽지 않을 것이다.

 

흙도 물에서와 같이 이온이 많을수록,

즉 염류가 많이 녹아 있을수록 전기가 잘 통한다.

전기전도도가 높기 때문이다.

염류가 높다는 것은

흙 알갱이가 지닐 수 있는 능력 이상으로 이온이 많다는 것.

흙은 10개의 염류만 지닐 수 있는데,

비료로 15개를 주면 잉여의 염류 5개는

물에 녹아서 전기를 통해주는 역할을 한다.

나는 이 잉여의 5개 이온을 ‘노숙자’라고 말한다.

흙에 붙어 있지 못하고 떠돌아다니기 때문이다.

염류장해, 흙에는 노숙자가 많다.

 

흙 속에 있는 수많은 이온 중에 염소만큼 약한 것은 없다.

물에 잘 녹고 여자(-)이기 때문에 흙 알갱이에 붙지 못하고

지하로 가거나 강으로 흘러간다.

그러나 시설재배지에서는 지하로, 강으로 갈 수가 없다.

염류를 씻어버리려고 물을 대주면

어느 정도 지하까지 내려갔다 다시 물과 함께 올라온다.

그럼 어디에서 그 많은 염소가 오는 걸까?

그동안 다량으로 시비한 염화칼륨에서 온다.

칼륨도 4번째로 전기전도도를 높이는 이온이라

시설재배지에서는 염화칼륨 대신 황산칼륨을 써야한다.

또 질소도 넉넉히 주는 것보다는 알맞게 주는 것이 좋다.

딸기, 상추, 프리지아는 염류에 약해서(1.2dS/m 이하)

전기전도도가 높으면 문제이고, 시금치는 다소 높아도 견딘다.

가축의 염소나 화학물질의 염소 모두

흙 속에서 말썽을 부리기는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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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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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철학에서는 세상만물을

음(-)과 양(+)으로 나누고 있다.

해와 달, 남과 여, 홀수(-)와 짝수(+),

하늘과 땅 등이 그것이다.

서양의 과학도 그렇다.

오히려 더욱 분명하게 나누는 것은

물론 음과 양이 결합하면 중성이 된다고 한다.

농업도 과학이라 흙과 비료를

음양의 개념으로 잘 이해한다면

훨씬 농사를 잘 지을 수 있다.

 

비료가 흙 속에 들어가면 어떤 것이든지

남성(+), 여성(-), 중성 3가지 꼴로 나뉜다.

염화칼륨을 주었다고 하자.

염화칼륨은 물에 잘 녹아서 남성인 칼륨(K+),

여성인 염소(cl-) 딱 두 가지로 갈라선다.

그러나 용성인비는 다르다.

남성인 칼슘과 여성인 인산으로 갈라서는 한편,

물에는 잘 안 녹는 인산칼슘이 중성으로 남아 있다.

용성인비에서 녹아나온 여성인 인산의 상당 부분은

흙에 많은 철이나 알루미늄과 같은 남성에게 붙잡혀서

중성이 된다.

이렇게 되면서 인산비료의

80% 정도가 흡수가 안 된다

(인산고정이라 한다).

물도 남성(H+)과 여성(OH-)으로 분해된다.

남성과 여성의 수가 같으면 중성이고,

남성의 수가 여성보다 많으면 산성,

반대면 알칼리성이다.

중성인 물은 산도(pH) 7,

이보다 낮으면 산성이고, 이보다 높으면 알칼리성이다.

순수한 물은 남성과 여성의 수가 꼭 같다.

 

자연조건에서는 끊임없이 남성이 더 많이 공급된다.

식물의 배설물, 빗물,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가 주범이다.

pH6은 pH7에 비해 남성 즉 H+가 10배가 많고,

pH5는 pH7에 비해 남성 즉 H+가 100배나 많다

(수소의 개수를 역의 대수(pH=-log〔H+〕)로 표시하기 때문이다).

만일 내 흙의 pH가 5라고 치면

남성(H+)의 수가 중성보다 100배나 많다는 뜻이다.

우리나라 흙의 평균 pH는 논은 5.8, 밭은 6.1, 과수원은 5.9이다.

그러니까 중성에 비해 남성의 수가 10배나 많다.

남성이 많은 게 작물에 좋을까? 아니다.

벼, 감자와 감귤에게는 남성이 50배 많은 흙이 좋다(적정 pH 5.5~6.0).

그러나 쑥갓, 고추, 토마토, 피망, 수박, 무, 사과, 배 등

대부분의 작물은 10배 이상 많으면, 즉 pH 6 이하로 떨어지면

자람에 지장을 받기 시작한다.

비효가 떨어지고,

알루미늄과 망간 같은 독성물질이 많이 녹아나온다.

유기산이 많아져서 이로운 미생물은 적어지고 토양병원균은 많아진다.

남성이 강한 우리 흙에는 여성(OH-)이 강한 석회를 주면

둘이 결합해서 중성으로 중화돼 물이 된다.

그래서 흙은 중성으로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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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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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의 고민 중의 하나가 비만이다.

칼로리는 많이 섭취하고 섭취한 만큼 움직이지 못해서 오는 현상이다.

비만은 당뇨와 고혈압, 동맥경화와 심장병 등

각종 성인병을 불러온다는 게 더 큰 문제다.

 

최근에는 사람같이 흙도 비만에 시달리고 있다.

우리나라 흙은 양분을 지니는 능력,

즉 양이온교환용량이 세계 곡창지대의 1/5∼1/10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비료를 많이 주기 때문에

지하로 새고 농사에도 큰 문제가 된다.

농촌진흥청은 매년 전국의 논→시설재배지→밭→과수원을 돌아가면서

흙을 떠다 분석하고 있는데 20년 전부터 비만에 걸린 흙이 많아지고 있다.

 

3요소가 밭, 하우스, 과수원의

최고 8할까지 과잉으로 축적되어 있다.

논의 3할도 비만이다.

질소는 OECD국가 중에서

우리나라가 단연 최고로 축적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10아르에 24kg이나 축적되어 있는데,

이는 가장 적은 호주보다 14배(1.7kg)나 높다.

이게 바로 우리 흙이 중증 비만에 시달리고 있다는 증거다.

사람에게 비만이 여러 가지 문제를 가져 오는 것처럼,

흙의 비만도 염류장해와 가스장해,

여러 가지 병해충의 발생 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과잉의 질소는 지하로 흘러들어가,

지하수를 마시는 사람의 몸으로 들어가 발암의 원인이 된다는 점이다.

질소가 많은 농산물은 질과 저장성이 떨어진다.

 

흙 비만의 직접적인 원인은

다량으로 화학비료와 가축분뇨를 매년 주기 때문이다.

화학비료를 복합비료로 주면 비만을 더 부추긴다.

불과 20년 전만 해도 단비가 전체 시비량의 3할은 되었으나

매년 줄어들어 2009년에는 2할 이하로 떨어졌다.

섞기 귀찮다고 복합비료로 주다보니 더 주어서는 안 되는

인산과 칼리가 계속 더해져 중증 비만이 안 될 수가 없다.

 

전국의 농업기술센터에서는

무료로 토양을 분석하고 시비처방을 해주고 있는데

처방도 무시한 채 복합비료와 거름기가 높은 가축분뇨를 준다.

농약이나 비료를 표준량의 2, 3배 더 주어야만

직성이 풀리는 농업인이 여전히 많다.

그러다 보니 생산비는 더 들고

예상치도 않은 문제가 튀어 나와 농사를 그르치고 만다.

흙을 잘 다스리고 비료를 조금만 덜 써도

병이 훨씬 줄어드는데 자살골만 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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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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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식사를 할 때 친구에게 밥값을 씌우는 비결은?

구두끈을 천천히 매거나 때맞춰 화장실로 가면 된다.

돈을 잘 내는 친구의 인기는 단연 톱이지만,

얌체 짓을 반복하는 친구는 왕따를 당한다.

 

흙에서도 마음이 여려 행동을 빨리 하는 성분이 있는가하면

구두끈을 만지며 뭉그적거리는 성분도 있다.

행동이 빠른 성분은 빨리 지하수로 흘러 빠지고,

느린 성분은 손실은 적게 일어나지만 작물이 잘 흡수를 못한다.

내가 잘 아는 토양학자가 비료를 주고 6개월 후에 조사를 해 보았다.

가장 멀리까지 달아난 성분은 질소로 무려 76cm인 반면에,

가장 느린 성분은 인산으로 고작 2cm 밖에 움직이지 않았다.

칼륨은 67cm, 칼슘은 이보다 느려 18cm를 움직였다.

말하자면 질소는 토끼, 인산은 거북이라 할 수 있다.

질소비료가 흙 속에서 잘 움직이는 이유는 물에 잘 녹는데다,

음전기를 띤 흙 알갱이에 음이온인

질산태 질소(NO3-)가 붙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질산태 질소는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제멋대로 흙 속에서 방황하다 지하수를 따라간다.

 

인산의 경우는 질소와는 정반대로 떨어진 자리에서

일 년 동안 고작 4cm밖에는 움직이지 않는다.

흙에 있는 철, 알루미늄과 붙어 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료를 수십 년 동안 준 밭에서도

표토 10cm 이내에 인산의 80%가 있다.

장마로 1cm의 흙이 씻겨 내려가면 상당량의 인산을 잃게 된다.

물론 뿌리가 표토의 인산을 빨아먹으려고 뻗지만

여름에는 덥고 가물고, 겨울에는 로터리로 뿌리를 다 잘라버린다.

인산비료를 밑거름으로 주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그런데 가축분뇨에 들어 있는 인산은

흙 속에서 매우 잘 움직인다.

유기태 인산이기 때문이다.

특히 마른 계분에는

인산이 용과린 20%보다 많은 32%나 들어 있어서

산지개간을 할 때 계분처럼 좋은 인산비료는 없다.

 

OECD국가 중에서 우리나라는

흙 속에 과잉의 질소가 가장 많은 나라로 꼽히고 있다.

가장 적은 나라 호주는 10아르에 1.7kg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무려 24kg으로 14배나 많다.

화학비료와 가축분뇨를 너무 많이 주기 때문이다.

그럼 토끼(질소)와 거북이(인산)를 한꺼번에 잡아놓을 수는 없을까?

녹비를 기르면 지하로 흘러 도망가는 질소도,

표토에 있는 인산도 빨아들여 다음 작물이 이용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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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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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키가 작아서 바지를 사오면 언제나 단을 잘라야 입을 수 있다.

한번은 아내가 잘못 잘라서 짝짝이가 되었다.

짧은 쪽에 맞춰서 긴 쪽을 자르자 짧아서 입을 수가 없게 되었다.

톱밥이나 왕겨로 퇴비를 만들려면 잘 안 썩어서 애를 먹는다.

왜 잘 안 썩을까?

이것들은 바짓가랑이의 길이가 달라서 그렇다.

썩는다는 것은 미생물(주로 세균과 곰팡이)이 덤벼들어

유기물을 먹어서 치우는 과정이다.

미생물에게 톱밥이나 왕겨는

바짓가랑이가 짝짝이인 옷이라 할 수 있다.

긴 가랑이는 탄소(C), 짧은 가랑이는 질소(N)이다.

긴 가랑이 즉 탄소가 짧은 가랑이 즉 질소에 비해 50배,

심한 경우에는 200배까지나 기니 어떻게 입을 수가 있겠는가?

이 비율이 잘 맞아야 잘 썩는다.

이 비율을 탄질비(C/N ratio)라고 한다.

미생물은 두 가지 성분이 있어야 유기물을 썩힐 수 있다.

탄소는 활동하는 에너지로 쓰고, 질소는 제 몸과 자식들을 만드는 원료로 쓴다.

말하자면 탄소는 밥이고, 질소는 반찬이라고 할 수 있다.

밥은 너무 많고 반찬은 너무 조금이라 밥을 먹을 수 없다.

그래서 좀처럼 썩지 않는다.

그러니까 반찬(질소)을 보태주면 밥을 잘 먹을 수 있다.

 

미생물에게 가장 좋은 먹이는 탄소 20에 질소 1의 비율이다.

미생물 자신의 탄질비는 10 이하이지만 20으로 맞춰주면 잘 썩는다.

토끼풀이나 알팔파 같은 콩과 녹비가 잘 썩는 것은 탄질비가 20이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볏짚과 왕겨는 70, 톱밥은 무려 225로 아주 높다.

즉 왕겨의 경우에는 탄소가 질소에 비해 70배나 많고,

톱밥의 경우에는 225배나 많기 때문에 좀처럼 안 썩는다.

따라서 톱밥과 왕겨로 퇴비를 만들려면

질소비료를 주어서 탄질비가 20이 되도록 맞춰 주면 빨리 썩는다.

질소를 주는 만큼 탄소가 퇴비로 더 많이 남기 때문에

저절로 썩는 것보다 퇴비도 더 많다.

질소를 얼마나 주는가를

계산하는 공식이 있기는 하지만 좀 복잡하다.

대체로 톱밥이나 왕겨 1톤에

각각 요소 두 포(40kg)와 한 포 반(30kg)을 섞어주면

탄질비가 20정도가 되어 잘 썩는다.

잘 썩히려면 물이 충분하고 꼭꼭 밟아서 틈이 없어야 한다.

미생물은 물은 충분하고 공기는 적은 환경에서 잘 번식하기 때문이다.

[탄질비 계산공식]

X; 첨가하는 질소의 비율, C: 재료의 탄소함량,

N: 재료의 질소함량, A: 교정하려는 탄질비

이 사이에는 다음의 관계식이 성립된다.

X=C/A-N

볏짚의 사례로서는,

C=42.2, N=0.63, A=20으로 할 때

X=42.2/20-0.63=1.48로 된다.

즉, 1.48%의 질소를 주면 탄질비를 20으로 맞출 수 있다.

따라서 볏짚 1,000㎏에 14.8㎏(1000*1.48/100)에 상당하며,

요소로 줄 경우 32kg(14.8*100/46)을 1t에 첨가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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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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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덩어리에 불과한

흙에 대해 쓴 교재들을 들여다보면

너무나 복잡해서

“아이고, 이렇게 복잡한 흙을 가지고 어찌 농사를 지을꼬.”라는

탄식이 절로 나온다.

 

그래서 농업인을 대상으로

‘흙과 비료 이야기’를 연재하면서 가장 큰 어려움은

“어떻게 설명하면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이다.

 

흙은 무생물이지만 살아 있는 거나 다름없다.

찻숟갈 하나만큼의 흙 속에 미생물이

무려 2천만 마리(2천 마리가 아니다)나 살고 있다.

수백 종의 화학물질이 끊임없이 반응한다.

물을 주면 수많은 화학변화들이 동시에 일어난다.

이렇게 움직이고 변화하는 것이 소리를 낸다면 시끄러워서 살 수 없다.

 

뿌리가 양분을 빨아먹으면 먹는 만큼 수소이온(H+)을 배설한다.

그 때문에 뿌리 주변은 강산이 된다.

흙은 가지고 있는 화학물질로 강산을 중화시킨다.

그대로 두면 인산과 칼슘, 마그네슘의 흡수가 떨어진다.

석회를 지나치게 주면 철분 등 대부분의 미량요소가

앙금으로 변해 뿌리가 먹을 수 없다.

그걸로 그치면 그래도 다행이다.

흙이 산이나 알칼리로 치우치면

질소성분(흙 속에 가장 많은 성분이다)이 가스가 되어

공기 중으로 날아오른다.

질소를 잃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꽉 막힌 하우스에서 갑자기 생긴 질소가스는 농사를 망가뜨린다.

 

질소보다 2.1배나 비싼 염화칼륨을 준다.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칼륨(K)은

흙 알갱이에 붙어 있는 칼슘(Ca)과 마그네슘(Mg)을 몰아낸다.

비가 내리면 칼슘과 마그네슘은 지하로 씻겨 내려간다.

그걸로 끝나면 고맙다.

이미 흙에 축적된 칼륨을 더 보태면

하우스에서는 곧바로 염류장해로 이어진다.

어떤 곳에서는 몇 년에 한 번씩

20~30cm 흙을 깎아 내다버리거나 복토를 한다.

그러나 지혜로운 농업인은 농업기술센터에

흙을 분석하고 화학비료나 가축분뇨를

아주 조심조심 주고 녹비를 재배해서 염류를 제거한다.

 

먹을 게 흔해지자 사람은 성인병과 비만이,

비료가 흔해지자 흙은 과잉장해로 애를 먹는 것이 요즘의 문제다.

흙과 비료의 이해는 농사의 기본이다.

이것을 제대로 이해하고 농사를 지으면 농사짓기도 쉽고

병도 적게 걸리고 생산량도 많아져 저절로 돈이 벌린다.

이 연재가 좀 어렵다고 느껴도

몇 번씩 읽으면 자연이 흙과 비료를 이해하게 되고,

아는 만큼 즐겁게 농사를 지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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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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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강의시간에

사천에 사는 한 농업인이 패화석(貝化石)에 대해 질문을 했다.

지자체에서 무상으로 공급하고 있는데

“혹시 문제 있는 비료는 아니냐?”는 것이다.

이 질문을 받자 나는 문득 30여 년 전에

네덜란드에서 토양비료학 공부를 할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벨지움을 견학했는데, 산을 헐어 조개껍질을 파내고 있었다.

무엇에 쓰느냐고 물었더니 빻아 석회비료로 쓴다고 했다.

우리는 석회암이 많지만 그 나라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패화석비료는 조개나 굴 껍질 또는

그것들의 화석을 곱게 빻아 만든 석회비료이다.

실제로 바닷가에 사는 농민들은 퍽 오래 전부터

석회 대용으로 이것을 밭에 넣어 왔으니 전혀 새로운 비료는 아니다.

 

서해안의 어촌에는 해마다

40만t 이상의 굴 껍질이 쏟아져 나와

야적된 채 악취와 파리가 들끓어

환경에 큰 위협을 주고 있는데

이중 10%만 활용될 뿐이다.

패화석회비료가 가장 많이 만들어지는 곳은

경남 통영으로 우리나라 생산량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굴 껍질로 패화석비료를 만드는 공정은

수거→고온으로 굽기→식히기→빻기→포장을 거친다.

일반 석회 공정보다 복잡해서 생산단가가 비싸지만

보조를 해주기 때문에 농업인은 무료로 공급받고 있다.

 

석회비료는 흙의 pH를 높이고 떼알조직으로 만들어 준다.

pH를 높여주는 정도를 ‘알칼리분(알칼리니티)’으로 나타내는데,

이 수치가 높을수록 산성토양 개량효과가 높다.

생석회는 80, 소석회는 60, 탄산석회는 45인데 비해

패화석은 40으로 패화석이 약간 낮다.

그렇다고 나쁜 것은 아니다.

마치 같은 질소비료지만

요소는 45%이고 황산암모늄은 21%인 것과 같다.

소석회 100킬로그램을 줄 때 패화석은 1.5배 많은

150킬로그램을 주면 효과는 똑같다.

석회비료의 효과는 비료의 종류와는 관계없이

얼마나 고우냐. 거치냐에 달려 있다.

거칠면 그만큼 효과가 늦게, 천천히 나타난다.

흙보다 더 다양한 성분이 있는 바닷물을

조개가 먹고 만든 껍질인 만큼 패화석에는

극미량요소가 많을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분석결과는 없다.

실제로 경남 농업기술원의 발표에 따르면

패화석이 작물에 좋은 효과를 보였다고 한다.

어쩌면 패화석에는 산에서 파다 만든 일반 석회보다

미량성분이 더 있어서 그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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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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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을 이루고 있는 내용물을 살펴보면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물과 공기, 흙 알갱이.

흙 알갱이를 다시 쪼개보면

자갈, 모래, 점토, 유기물 등 4가지로 이뤄져 있다.

이들 중 자갈과 모래에는 없지만 점토와 유기물에만 있는 것이 있다.

‘의자’이다. 그것도 그냥 의자가 아니고 전기를 띠고 있는 ‘전기의자’

(전문용어로 ‘양이온교환용량’이라 함)다.

이렇게 말하면

“그럼 미국에서 알 카포네를 처형시킨 그 전기의자란 말인가?”라고 묻는다.

그런 무시무시한 의자는 아니다.

사형집행에 쓰인 의자는 2천 볼트의 고압이지만

흙 속의 전기의자는 너무나 약해서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없는 것 같기도 한 전기다.

 

그럼 흙 속의 전기의자는 무엇에 쓰일까?

그 의자에는 우리가 주는 비료가 앉는다.

염화가리를 주었다고 하자.

염화가리는 흙에서 칼륨(K+)과 염소(cl-)로 분리된다.

 

흙에 있는 의자는

여자 의자(-)와 남자 의자(+)가 있다

(여자 의자가 남자 의자보다 훨씬 많다).

흙에 있는 여자 의자에는 남자인 칼륨이,

남자 의자에는 여자인 염소가 앉는다.

무슨 비료를 주던 비료는 이온, 즉 전기를 띤 상태로 되어서

서로 반대 의자에 이끌리어 앉게 되어 있다.

만일 흙이 전기의자가 없는 자갈과 모래만 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비료로 준 이온들이 의자에 앉지 못해서 빗물에 씻겨버려 주나마나하게 된다.

비료를 주면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것은 다행히도 흙에 전기의자가 있기 때문이다.

1헥타르 흙에는 수천 킬로그램의 이온이 앉을 수 있는 의자가 준비 되어 있다.

의자에 앉아 있는 이온은 다른 이온이 가까이 오면 자리를 내준다.

질소비료를 주면 의자에 앉아 있던 칼륨이 암모늄(NH4+)에게 자리를 내준다.

이렇게 해서 ‘이온교환’이 이뤄진다.

그렇다고 언제나 순순히 이온교환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철수와 영철이, 순덕의 힘이 다르듯이 이온들도 저마다 힘이 다르다.

힘이 센 놈은 좀처럼 의자를 양보하지 않으려고 버틴다.

그 힘의 순서는 다음과 같다.

 

수소(H+)≥칼슘(Ca2+)>마그네슘(Mg2+)>

칼륨(K+)≥암모늄(NH4+)>나트륨(Na+)>리튬(Li+)

칼륨은 마그네슘의 자리를 넘볼 수 없지만

칼리비료를 주면 칼륨의 수가 많아져서 마그네슘은 손을 들고 쫓겨난다.

그런데 이들 이온 중에 가장 힘이 세면서도 해롭기만 한 놈이 수소이온이다.

이것을 쫓아낼 수 있는 것은 칼슘이온이다.

칼슘이온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은 석회와 석회고토비료이다.

의자가 많을수록 비료의 손실이 적은데 유기물에는 흙보다 의자가 25배나 많다.

때문에 석회와 유기물을 주면 비료가 앉을 수 있는 전기의자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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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