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도 보고 임도 따는 녹비 약용작물 관련자료/이완주 박사님의 흙이야기2020. 4. 15. 09:04
우리나라 흙은 척박하다.
무엇보다도 유기물이 적은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식물이 자라는 기간이 불과 6개월인 데다,
산도 척박해서 소나무 같은 침엽수는 유기물 생산이
참나무 같은 활엽수에 비해서 반에도 못 미친다.
게다가 경사지라 떨어진 유기물조차도 여름의 폭우에 잃기 때문이다.
유기물이 적으면 절대 좋은 흙이 될 수 없다.
그렇다고 유기물을 많이 넣는 것이 쉽지 않다.
유기물을 만드는 것도 어렵고 주는 것도 힘들다.
그런 면에서 녹비작물을 재배해서
그 자리에 넣는 것이 여러 가지 면에서 유리하다.
꽃피기 전후에 잘라서 덮어주거나 갈이흙과 함께 넣어주면
질소와 칼륨 같은 성분은 곧바로 녹아 나오고
철과 같이 미량요소들은 분해하면서 서서히 녹아나와 화학비료를 절약할 수 있다.
빗물이나 눈 녹은 물은 흙 속에 있는 양분,
특히 질산태 질소(NO3-) 등을 끊임없이 지하로 녹여 내린다.
이런 손실을 막아주는 것이 녹비작물이다.
녹비작물이 살아 있는 동안 계속 뿌리를 뻗으면서
양분을 흡수하기 때문에 빗물이 양분을 빼앗아 갈 수 없다.
녹비는 퇴비나 화학비료와는 달리 생산되는 자리에 넣으므로 운반 노력이 필요 없다.
더구나 녹비를 재배하면 겨울에는 바람이,
여름에는 빗물이 뺏어가는 겉흙(양분이 가장 많은 부분)을 보호할 수 있어
양분 또한 보존된다.
녹비를 심으면 제초 노력도 줄어든다.
대표적인 녹비작물은 헤어리베치, 자운영, 호밀 등이다.
헤어리베치는 전국 어디서나 월동이 잘되고, 추위에 강한 자운영은 파주까지 월동이 가능하다.
식질이거나 식양질이면서 척박한 땅에서는
질소 양분을 스스로 만드는 헤어리베치나 자운영을,
식질이거나 식양질이면서 양분이 넘쳐나는 하우스에는
유기물을 많이 만들면서 염류도 많이 제거해주는 호밀이나 녹비보리가 좋다.
모래땅과 개간지에서는 콩과와 호밀 또는 녹비보리를 섞어 재배한다.
지난 가을에 녹비파종을 못한 농가에서는
3월에 서둘러 메밀, 황화초, 파셀리아, 루핀, 크림손클로버를 심으면
꽃도 보고 잡초 번식도 막고, 녹비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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