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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비름]

 

옛날, 아버지를 여의고 나이 많은 어머니와 세 아들이 함께 사는 집이 있었다.

맏아들과 둘째 아들은 장가를 들어 가정을 꾸렸지만 막내 아들은 아직 총각이어서 늘 쓸쓸하게 지냈다.

늙은 어머니는 막내 아들이 혼자 지내는 것이 안쓰러워 민며느리를 들이기로 했다.

그래서 중매장이를 통하여 가난한 집 처녀를 돈을 주고 사서 막내 아들의 민며느리로 삼았다.

그런데 늙은 시어머니와 큰 동서는 이제 열네 살밖에 안 된 어린 며느리가 마음에 들지 않아 심하게 구박했다.

다 헤어진 옷을 입히고 먹다 남긴 음식을 주었으며 힘들고 어려운 일만 시켰다.

그뿐 아니라 걸핏하면 막내 며느리한테 욕을 하고 때리기까지 했다.

“거지 같은 게 일은 안하고 게으름만 피워.”

“글세 말이예요.”

그러나 둘째 동서는 마음씨가 착하여 막내 며느리가 울고 있으면

위로해 주기도 하고 맛있는 음식이 있으면 몰래 남겨 두었다가 주기도 했다.

그런데 그해 여름 이질이 유행하여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이질은 설사에 피가 섞여 나오는 병으로 불쌍하게도 막내 며느리도 이질에 걸리고 말았다.

막내 며느리가 배가 아프다면서 앓는 것을 본 큰 며느리가 시어머니한테 가서 말했다.

“어머니, 저 거지 같은 애가 이질에 걸렸나 봐요.

그대로 두면 우리한테 옮을지도 모르니 일찌감치 내쫓아 버립시다.”

“돈 주고 사온 며느리인데 내쫓아 버리면 너무 아까우니 좀더 두고 보다가 병이 나으면 또 부려먹지.”

시어머니는 막내 며느리를 밭에 있는 움막으로 내보냈다.

막내 며느리는 너무 슬펐다.

남편은 아직 어려서 아무 것도 몰랐고 어디 기댈 곳도 하소연할 곳도 없었다.

“이렇게 살면 뭐 하나. 차라리 죽는게 낫지.”

밭 옆에는 마침 우물이 하나 있었다.

막내 며느리가 우물에 뛰어들어 죽으려고 하는 순간 둘째 며느리가 급히 달려와 말렸다.

“동서, 죽으면 안돼. 아직 살아야 할 날이 얼마나 많은데 죽으면 어떻게 해.

앞으로 좋은 날이 올지 어떻게 알아. 자, 내가 죽을 쒀 왔으니 이걸 먹고 힘을 내.

그리고 며칠 기다려. 내가 의원한테 가서 약을 지어 올께.”

둘째 며느리의 위로에 막내 며느리는 마음을 고쳐 먹고 밭에 있는 움막에서 살기로 했다.

그러나 약을 지어 오겠다던 둘째 며느리는 여러 날이 지나도 오지 않았다.

배가 고프고 지친 막내 며느리는 밭둑에 있는 풀을 뜯어서 삶아 먹으며 허기를 달랬다.

그런데 며칠 동안 풀을 뜯어먹고 나니까 배도 아프지 않고 설사도 멈췄으며 몸이 가뿐해졌다.

“야! 병이 다 나았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지.”

막내 며느리는 기뻐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집에 도착하고 보니 어지된 영문인지 대문에 삼베 조각이 걸려 있는게 아닌가.

조금 있으니까 막내 며느리의 남편이 상복을 입고 나왔다.

“아니 어찌된 일이예요?”

“어머니와 큰 형수님이 돌아가셨소. 그리고 둘째 형수님도 이질로 앓아 누워 있소.

그런데 당신이 아직 살아 있다니 어찌된 일이요?”

“밭에 있는 풀을 뜯어먹고 병이 나았어요.”

막내 며느리는 곧 앓고 있는 둘째 며느리에게 갔다.

“동서가 아직 살아 있다니. 내가 이 골이 되어서 자네에게 약을 가져다 주지 못했구나. 정말 미안하다.”

“형님, 저는 밭에 있는 풀을 뜯어먹고 병이 나았으니 제가 그 풀을 뜯어 올께요. 그걸 먹으면 나을지도 몰라요.”

막내 며느리는 들레 나가 그 풀을 뜯어서 끓여 둘째 며느리에게 갖다 주었다.

과연 그 풀을 먹고 나니 둘째 며느리의 병이 나았다.

이질을 낫게 한 그 풀의 잎 모양이 말의 이빨을 닮았다고 해서 사람들은 이름을 마치현이라 불렀다.

마치현을 우리말로는 쇠비름이라고 부른다.

쇠비름은 길옆이나 밭에 흔한 잡초이다.

쇠비름을 오행초라고 부르는데 이는 다섯 가지 색깔,

즉 음양오행설에서 말하는 다섯 가지 기운을 다 갖추었기 때문이다.

잎은 푸르고 줄기는 붉으며 꽃은 노랗고 뿌리는 희고 씨앗은 까맣다.

쇠비름은 갖가지 악창(惡瘡)과 종기를 치료하는 데 놀랄 만큼 효험이 있는 약초이다.

쇠비름을 솥에 넣고 오래 달여 고약처럼 만들어 옴·습진·종기 등에 바르면 신기하리 만큼 잘 낫는다.

오래된 흉터에 바르면 흉터가 차츰 없어진다.

쇠비름은 피부를 깨끗하게 하는 효과도 있다.

쇠비름은 봄부터 가을까지 계속 연한 순이 나오므로 아무 때나 뜯어서

데쳐서 찬물로 우려 낸 다음 양념을 해서 먹으면 맛도 그런 대로 괜찮고 건강에도 유익하다.

피부가 깨끗해지고 몸 속의 나쁜 독소를 깨끗하게 청소할 뿐만 아니라 대변과 소변을 잘 나오게 한다.

피부에 생긴 염증이나 종기에는 쇠비름을 날로 짓찧어서 붙이면 잘 낫고

설사나 만성 대장염 등에는 쇠비름으로 죽을 끓여 먹으면 잘 낫는다.

쇠비름은 생즙을 내어 먹어도 좋다.

저혈압·대장염·관절염·변비·여성의 적·백대하·임질·설사 등에 효과가 좋다.

대개 소주잔으로 한잔씩 아침 저녁으로 하루 두 번 마시면 된다.

출처: 문화원형백과 한의학 및 한국고유의 한약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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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단]

 

옛날 어느 마을에 뛰어난 의술을 지닌 의원이 있었다.

그는 산에서 약초를 캐서 팔기도 하고

이 마을 저 마을로 다니며 환자를 고쳐 주기도 하면서 생계를 이어갔다.

어느 날 의원이 어느 마을을 지나다가 한 젊은이가 죽었다는 소문을 들었다.

의원이 그 집으로 가 보니 식구들이 죽은 젊은이를 붙잡고 통곡을 하고 있었다.

의원은 약병에서 환약 두 개를 꺼내어 젊은이의 입을 벌려 집어 넣고는 물을 삼키게 하였다.

과연 조금 있으니 환자는 숨을 쉬기 시작하였다.

“이틀 뒤에는 회복될 것입니다.”

“의원님 고맙습니다. 죽은 제 아들을 살려 주셨습니다. 대체 그 약을 어떤 약입니까?”

“환혼단(還魂丹)이라고 합니다.”

의원이 죽은 사람을 살려 냈다는 소문이 퍼지자 사방에서 환자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의원은 그 마을에 머물면서 정성을 다해 환자를 치료해 주었다.

그런데 그 마을에는 욕심 많고 마음시가 고약한 약장수가 있었다.

약장수는 환혼단에 대한 얘기를 듣고는 어떤 수를 써서라도

그 약을 만드는 방법을 알아내어 큰돈을 벌어 보겠다고 결심을 했다.

어느 날 약장수는 값진 음식을 차려 놓고 의원을 초대했다.

“선생님이 만든 환혼단에 대한 소문을 많이 들었습니다.

나와 같이 힘을 합쳐 약을 만들면 큰돈을 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럴 수 없습니다. 이것은 사람을 살리기 위한 약입니다. 돈벌이 도구로 쓸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돈을 많이 드릴테니 그 약을 만드는 비법을 저한테 파십시오.”

“안됩니다. 그것은 나쁜 일입니다.”

“아니 이 돌팔이 놈이 감히 내 말을 거역하겠다고?”

약장수가 손뼉을 한 번 치자 그의 하인들이 의원을 뒤뜰로 데리고 가서

몽둥이로 마구 때려 초주검이 되게 하여 집 밖으로 내던졌다.

의원은 간신히 산으로 올라가 약초를 캐 먹으며 한 달쯤 몸조리를 하다가

몸이 회복되자 다시 마을로 내려와 약을 팔며 환자를 치료했다.

이 소문을 들은 부자 약장수는 하인을 불러 명령했다.

“이놈을 가만 두지 않겠다. 그놈의 다리를 부러뜨려 산골짜기에 갖다 버려라.”

하인들은 의원을 마구 때려 초주검이 되게 하여 산에 갖다 버렸다.

그때 마침 한 젊은이가 나무를 하러 산에 올라갔다가

골짜기에서 신음하는 사람 소리를 듣고 달려 내려갔다.

가까이 가서 보니 바로 자기 목숨을 구해준 바로 그 의원이 아닌가.

“의원님, 이게 어찌된 일입니까?”

그러나 의원은 이미 대답할 기력도 없었다.

젊은이는 의원을 업어 가까운 풀밭에 가서 눕혔다.

풀밭에는 보라색 꽃이 피고 깃털처럼 생긴 잎이 달린 풀이 많이 있었는데

의원은 그 풀을 뜯어 먹으면 부러진 뼈와 상처를 고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젊은이는 그 풀을 많이 뜯어서 의원을 업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 풀을 달여서 의원에게 복용시켰더니 두 달쯤 뒤에 부러진 다리와 상처가 차츰 아물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의원은 젊은이에게 말했다.

“나는 이곳에 오래 머물 수 없으니 자네가 부러진 뼈를 치료하는 약초를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도록 하게.”

두 사람이 얘기를 끝내기도 전에 약장수가 하인들을 데리고 들이 닥쳤다.

약장수는 하인들에게 의원을 죽이라고 명령했다.

결국 의원은 하인들에게 맞아 죽고 말았다.

젊은이는 의원의 일을 이어받아 뼈를 고치는 약초를 세상에 널리 알렸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환혼단을 만드는 방법은 전수되지 못하였다.

다만 다친 뼈를 붙이는 그 약초는 훗날 속단(續斷)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속단은 허리 아픈 데, 관절염, 타박상, 갈비뼈 부러진 데, 갖가지 염증, 골절 치료약으로 쓴다.

출처: 문화원형백과 한의학 및 한국고유의 한약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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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령]

 

옛날 강원도의 어느 산골에 한 선비가

간신들의 모함으로 죄인이 되어 숨어 살고 있었다.

선비는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 통나무로 집을 짓고

화전을 일구고 숯을 구워서 팔아 목숨을 이어 갔다.

선비한테는 아들이 하나 있었다.

아들은 재주가 뛰어나서 아버지는 이 아들이 언젠가는 집안을 다시 일으키고

자기의 억울한 누명도 벗겨 줄 것으로 기대하면서 열심히 학문과 예절을 가르쳤다.

아들의 나이 열다섯이 되어 과거를 볼 준비에 몰두하고 있던 어느 날

갑자기 아들은 몸이 퉁퉁 붓고 밥맛이 없어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더니 결국 자리에 눕고 말았다.

아버지는 좋다는 약은 다 구하여 써 보았으나 별 효험을 보지 못했고,

아들의 병은 갈수록 더 깊어졌다.

어느 날, 아들을 간호하느라 지친 아버지가

마당가에 있는 소나무 그루터기에 앉아 쉬고 있다가 깜빡 잠이 들었다.

그때 꿈인지 생시인지 수염이 하얀 노인이 뒷산에서 내려오더니

“이놈, 자식이 다 죽어 가고 있는데 잠만 자고 있느냐?”

이렇게 야단을 치는 것이었다.

노인은 짚고 있던 지팡이로 선비의 어깨를 내려 치더니 그 지팡이를 발밑에 꽂아 두고는 홀연히 사라져 버렸다.

선비가 깜짝 놀라 깨어나 보니 지팡이에 맞은 어깨가 아직도 얼얼하였고

노인이 지팡이를 꽂았던 자리를 보니 조그만 구멍이 하나 나 있었다.

이상하게 생각하여 그 구멍을 막대로 찔러 보니 무언가 덩어리가 들어 있는 듯하였다.

조심스럽게 흙을 파내었더니 제법 커다란 공 같은 덩어리가 하나 나왔다.

“그래, 이것은 신령님이 내 아들의 병을 고쳐 주기 위해 내려 주신 것이 틀림없어.”

선비는 그 덩어리를 잘게 썰어 정성스럽게 달여 아들에게 먹였다.

과연 아들은 그것을 먹고 부은 것이 내리고 입맛이 좋아지며

기력이 회복되어 오래 지나지 않아 건강을 되찾았다.

그 뒤로 이 덩어리를 신령님이 주신 약재라 하여 복령(伏靈)이라 이름 지었다.

복령은 베어낸 지 여러 해 지난 소나무 뿌리에 기생하여 혹처럼 크게 자란 균핵이다.

땅속 20~50센티미터 길이에 달린 것을 소나무 그루터기 주변을 쇠꼬챙이로 찔러서 찾아낸다.

복령은 소변을 잘 나오게 하고, 위장을 튼튼하게 하며 마음을 안정시키는 작용이 있다.

출처: 문화원형백과 한의학 및 한국고유의 한약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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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류]

 

옛날 어느 마을에 벌목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는 매일 벌목을 하느라 산을 오르내리기 때문에 그 주변 지리는 훤하게 꿰뚫고 있었다.

그에게는 요즘 근심이 하나 생겼는데 원인도 알 수 없는 복통에 자주 시달렸다.

식구들과 똑같은 음식을 먹어도 자신만 같은 증세로 고생을 하는 것이었다.

“나는 죄 지은 것 없이 순리대로 사는 사람인데 왜 이리 내게 알 수 없는 병이 오는 걸까?

몸이 건강하지 못하니 일을 해도 재미가 없구나.”

벌목공은 선량하게 살며 어려운 일을 당한 사람을 보면

제 일처럼 도와주는 사람이라 마을 주민들의 인심을 얻으며 그럭저럭 지내고 있었다.

어느 날 벌목하러 산으로 올라 가던 그는 보기 드문 흰 사슴을 보았다.

“사슴은 사슴인데 왜 몸이 온통 흰색일까? 분명 상서로운 사슴일 것이야.

저 사슴을 잡아야 겠구나.”

그는 사슴을 놓치지 않으려고 정신없이 뒤를 쫒아갔다.

그러다가 어느 사이에 강을 건너게 되었다.

“내가 어느새 강을 건넜구나. 그런데 앞에 웬 큰 문이 있을까?

처음 보는 돌문(石門)인데 한번 들어가 볼까.‘

그가 돌문으로 들어서자 눈앞이 환히 트이고

여러 가지 짐승 우는 소리가 들리면서 지금껏 보지 못했던 집들이 보였다.

벌목공이 어리둥절해 하고 있는 동안 흰 사슴은 어디론지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한창 붉게 익어가고 있는 석류나무 곁에는 웬 백발노인이 서 있었다.

“아이쿠, 처음 보는 집에 처음 보는 노인이 있는 걸 보니 여긴 예사로운 곳이 아니구나.

내가 올 곳이 아닌 것 같은데 빨리 나가야겠군.‘

남자가 겁이 덜컥 나서 오던 길을 되돌아 나오려 하였다.

그 때 그 노인이 벌목공을 불렀다.

“두려워 말고 이리 가까이 오너라.”

남자는 주춤거리며 노인에게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허리를 굽혀 절을 했다.

그러자 노인이 잘 익은 석류를 하나 따서 건네주었다.

정신없이 받아든 남자는 무어라 말도 못하고 긴장해 있을 따름이었다.

노인이 다시 말했다.

“네가 복통을 일으키는데 그 석류를 먹으면 효과가 있을 것이니라.

네 몸도 성치 않는데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을 성심껏 도와주는

네 마음이 가상하여 네 병을 고쳐 주겠으니

건강한 몸으로 더욱 좋은 일을 하며 살아야 하느니라.”

처음 보는 노인이 자신의 건강과 행적을 훤히 알고 있음에

깜작 놀란 남자는 고개도 들지 못하며 겨우 말을 했다.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복통 때문에 고생했는데 제 병을 고쳐주신다 하시니 참으로 감사하옵니다.

하온데 노인장께서는 뉘시온지요?”

그러나 아무 말이 없어 고개를 들자

벌써 노인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뒤였다.

더구나 돌문도 사라지고 없었다.

오직 자기 혼자 나무 밑에 걸터앉아 있었다.

손에는 아까 노인에게서 받은 큼직한 석류가 하나 쥐어져 있었다.

“참 이상한 일이로구나. 난생 처음 보는 흰 사슴은 뭐며

백발노인도 그렇고 돌문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

내 병이 낫는다 하니 정성껏 먹어야겠구나.”

노인의 말처럼 석류를 복용한 남자는

그토록 자신을 괴롭히던 복통이 씻은 듯이 없어진 것을 깨닫고

더욱 성실하게 살면서 이웃을 돌보았다 한다.

<경도잡지(京都雜誌)>에 따르면

부잣집 정원이나 사찰 등에 석류를 심어 그 풍치를 즐겼고

남만주 족에서 분양한 것이 좋은 열매를 맺었다고 한다.

지나(支那) 사람들은 옛날부터 석류를 무척 좋아하여

그림의 소재로 많이 썼으며 묘의 단장용으로도 인기가 많았다.

또 과일이 익으면 선반이나 천장에 매달아 보관하고

그 열매 껍질을 이질·복통·대하증 등에 썼다고 하며

창독에 세습제로도 약효가 뛰어났다고 한다.

한방 및 민간에서는 과실의 껍질은 부리의 껍질과 더불어

설사·장출혈·구내선염·편도선염·조충구제피임 등에

다른 약재와 함께 처방하여 약으로 쓰인다.

출처: 문화원형백과 한의학 및 한국고유의 한약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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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향 천리향]

 

옛날 어떤 스님이 어느 날

산에 올라 잠시 쉬고 있는 사이에 갑자기 졸음이 와서 깜박 잠이 들었다.

잠결에 어디서인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야릇한 향기가 풍겨 왔다.

그 향기를 찾아다니다가 스님은 잠에서 깨어났다.

"잠결에 향기를 맡을 정도였으니 어디 가까운 곳에 있는 것이 틀림없는데 찾아보아야겠군.

참으로 아름다운 향기였어."

스님은 주위를 살펴보았으나 아무것도 없었다.

꿈에서 맡은 향기를 잊지 못해 몇 차례나 주위를 살펴보니

좀 떨어진 산골짜기에 한 그루의 자그마한 나무에 아름다운 꽃이 활짝 피어 있는 것이 아닌가!

그 향기를 맡아보니 조금 전 꿈결에 맡은 향기와 똑같은 향기였다.

“오, 그래. 바로 이 향기였어.”

스님은 기쁜 마음으로 이 꽃가지를 꺾어서 마을로 돌아와

여러 사람에게 이 꽃의 이름을 물어보았으나 단 한 사람도 그 이름을 알지 못했다.

그래서 수면 중에 향기를 맡았다 해서 수향(睡香)이라 이름지었는데

뒷날 사람들이 이 꽃은 상서로운 꽃이라고 하여 서향(瑞香)이라고 이름을 고쳤다 한다.

나무의 뿌리는 지혈·백일해·구초·거담·해독·타박상·강심 등에 쓰인다.

그리고 나무 부분의 껍질이나 나뭇잎 등은 다른 약재와 처방하여

어혈·소독·종창·종독·감기 후유증 등을 치료하는데 쓰인다.

출처: 문화원형백과 한의학 및 한국고유의 한약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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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

 

옛날 어느 마을에 토끼를 매우 좋아하는 부자 할아버지가 있었다.

그는 온갖 종류의 토끼를 키우면서 토끼를 돌보는 하인들을 엄하게 다루었다.

어느 날은 하인이 실수로 몽둥이를 토끼 우리에 떨어뜨려 토끼 한 마리가 다쳤다.

“큰일났네. 토끼를 다치게 했으니 주인 어른이 알게 되면

나는 크게 혼날텐데 우선 저 콩밭에다 토기를 숨겨놔야 겠다.”

궁여지책으로 하인은 토끼를 감추었지만 주인은 3일 뒤에 토끼 한 마리가 없어진 것을 알아냈다.

“이놈! 내가 토끼를 아끼는 줄 뻔히 알면서 어찌 소홀하게 다루었더냐? 빨리 토끼를 찾아 오너라.”

주인은 하인의 얘기를 듣고 화가 단단히 났다.

하인은 어쩔 수 없이 콩밭에 가서 토끼를 데려 왔다.

그런데 토끼는 다친 데가 다 나았는지 더 팔팔해졌다.

“이상한 일이야. 분명히 저 토끼가 허리가 부러졌었는데 어떻게 된 일일까?

이번엔 다른 토끼를 한번 풀어놔 봐야 겠다.”

하인은 이상히 여겨 다른 토끼의 허리를 몽둥이로 때려 뼈를 부러뜨린 뒤에 다시 콩밭에 놓아 두었다.

사흘 뒤에 가보니 역시 토끼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건강하게 뛰어다니고 있었다.

하인은 집에 가서 몇 년 전에

주인한테 몹시 맞은 뒤로 허리를 못 쓰고 누워 있는 아버지한테 그 이야기를 했다.

아버지는 “토끼가 골절을 고치는 약초를 뜯어먹은 것이 틀림없다.”면서

토끼가 무슨 풀을 뜯어먹는지 자세히 알아보라고 했다.

“토끼야, 미안하다. 하지만 아버지 허리병을 고쳐야 하니 이렇게 할 수 밖에 없다.”

하인은 다시 토끼를 몽둥이로 때려 허리를 다치게 한 뒤에 콩밭에 갖다 놓고는 숨어서 지켜 보았다.

토끼는 처음에는 잘 움직이지도 못하다가 차츱 몸을 움직여 콩밭에 난 잡초를 뜯어먹기 시작했다.

3~4일 뒤에 토끼는 건강하게 회복이 되었다.

하인은 그 잡초에 달린 열매를 따다가 아버지에게 보였다.

아버지는 그 열매를 끓여서 부지런히 복용하였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허리의 아픔이 없어지고 두 달쯤 뒤에는 밭일을 할 수 있을만큼 몸이 튼튼해졌다.

그 후 하인은 주인 집에서 토끼 키우는 일을 그만두고

그 약초의 열매를 따서 요통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 소문이 점점 퍼져 많은 사람들이 그 약초의 씨앗을 구해 먹고 허리 아픈 것이 낫게 되었다.

그러나 아무도 그 약초의 이름을 몰랐다. 이름이 없었던 것이다.

그들은 한참을 생각하다가 토끼허리를 고쳤다고 해서 토(兎)자와

그 풀이 실처럼 엉켜 있다하여 실 사(絲)자와 씨앗 자(子)를 합쳐 ‘토사자’라 이름 지었다.

토사자는 우리 말로 새삼 씨라고 불린다.

칡덩굴이나 콩밭에 많이 기생하는 식물로 잎이 지고

누런색이나 누런 밤색의 덩굴이 다른 식물을 감고 올라가며 자란다.

여름철에 줄기에서 희누런 색의 작은 꽃이 모여서 핀다.

열매는 들깨만하고 빛깔은 갈색이다. 열매는 보약으로 귀하게 쓴다.

새삼 씨는 맛은 달고 매우며 성질은 평하다.

주로 간과 신장에 들어가 간과 신장을 보호하며 눈을 밝게 한다.

새삼 씨는 양기를 돕고 신장 기능을 튼튼하게 하는 약재이다.

신장이 허약하여 생긴 음위증,유정, 몽설 등에 효과가 좋다.

또 뼈를 튼튼하게 하고 허리 힘을 세게 하며

신장 기능이 허약하여 허리와 무릎이 시리고 아픈 것을 치료한다.

또 오줌소태와 소변을 잘 보지 못하는 것, 설사를 낫게 한다.

간을 보하여 눈을 밝게 하고 태아를 보호하는 작용도 있다.

새삼 덩굴과 씨는 당뇨병 치료에도 좋다.

새삼 덩굴을 즙을 내어 한잔씩 마시거나 씨앗을 달여 차처럼 자주 마시면 당뇨병에 효험이 있다.

밤눈이 어두울 때는 새삼 씨 12-그램을 술에 3일 동안 담갔다가 햇볕에 말려

달걀 흰자 위에 개어 알약을 만들어 빈 속에 따뜻한 술과 함께 먹으면 매우 좋다.

심신이 쇠약하여 정액이 저절로 새어 나오거나

허리와 무릎이 아프고 힘이 없을 때에는

새삼 씨 40그램과 쇠무릎지기 80그램을 한데 넣고 달여서 차처럼 수시로 마신다.

과민성 장염에는 삽주 뿌리. 오미자 등을 섞어 가루 내어 알약을 만들어 먹으면 좋고,

오줌소태에는 새삼 씨와 용골,모려분,감국,구기자,황백,두충 등을 각각 같은 양으로 달여서 마신다.

새삼 씨를 술에 담가서 먹으면 효능이 더 좋다.

가을철에 새삼 씨를 따서 깨끗이 씻어 햇볕에 2~3일 말렸다가

항아리에 넣고 새삼 씨 분량의 2~3배쯤 되는 술을 붓고 뚜껑을 잘 덮은 다음

어둡고 서늘한 곳에 두었다가 3~4개월 뒤에 조금씩 마신다.

새삼 술을 마시면 피로가 없어지고 양기가 좋아진다.

또 짝사랑으로 지나치게 괴로워하다가 신경쇠약이 되어 헛것이 보이는 데,

자위행위를 지나치게 해서 몸이 약해지고 정액이 새어나오는 데에도 효험이 크다.

오래 먹으면 몸이 따뜻해지고 여성의 냉증이 없어진다.

얼굴에 여드름이 많을 때 새삼 술로 세수를 하면 얼굴이 깨끗해진다.

출처: 문화원형백과 한의학 및 한국고유의 한약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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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화]

 

옛날 한 농가에 순이라는 열 일곱 살 된 처녀가 있었는데

바로 그 옆집에는 씩씩한 청년이 살고 있었다.

순이는 얼굴도 예쁘고 복스러웠을 뿐 아니라

마음씨도 착해서 마을 사람들의 칭찬과 부러움을 한몸에 받고 있었다.

부모님은 딸이 혼기가 찬 나이라 좋은 혼처를 정해 시집보내고자 하였다.

“얘야, 네 나이도 이제 꽉 찼으니 시집가야 하지 않겠느냐?

우리가 좋은 혼처를 찾아보도록 하겠다.”

“부모님 말씀이 타당하오나 아직은 부모님 곁에 더 머무르고 싶습니다.”

순이는 혼삿말이 오갈 때마다 내노라 하는 신랑감들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바로 옆집의 총각을 짝사랑하고 있었던 것이다.

순이의 이런 애타는 마음을 아무도 알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옆집 청년이 싸움터로 떠나게 되었다.

청년이 떠나는 날 순이는 장독대에 숨어서 눈물을 흘렸다.

“내 마음을 말하지도 못한 채 옆집 총각이 전쟁터로 떠나버리니

언제 돌아올지 기약도 없는데 정말 세월이 야속하구나. 살아 돌아오기만 하시오.”

그러나 뜻하지 않게 청년이 싸움터에서 전사했다는 통보가 왔다.

순이는 연못가로 달려가 하루종일 울었다.

“다시는 옆집 총각을 볼 수가 없구나. 그러니 내가 살아야 무엇 하겠는가.

나도 그 사람의 뒤를 따르리라.”

순이는 물 속에 몸을 던지고 말았다.

그로부터 얼마 후 죽은 줄로만 알았던 옆집 청년이 훌륭한 무사가 되어 돌아왔다.

청년은 자기 때문에 세상을 등진 옆집 순이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순이가 나로 인해 세상을 등지다니.

진작 나를 사모하는 그 마음을 알았으면 좋았을텐데

아! 앞으로 그 정도로 나를 사랑해 줄 사람은 나타나지 않을거야.“

청년은 마침내 결심을 굳히고 순이가 죽은 그 연못 속에 몸을 던져 죽고 말았다.

그 후 여름이 되자 연못가에는 처음 보는 풀이 돋아 나더니

7월에 연한 녹색의 풀잎이 시들어버리자 8월에 꽃대가 땅 속에서 올라오더니

연한 붉은빛의 꽃이 여러 송이 피어났다.

사람들은, 이 풀이 꽃을 피우지만 열매는 맺지 못하며

풀잎이 말라죽은 뒤에 꽃대가 나와서 꽃이 피므로

풀잎은 꽃을 보지 못하고 꽃은 풀잎을 보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운

순이의 마음 같다 하여 상사화(相思花)라 부르게 되었다.

상사화는 관상용·약용으로 쓰이는데

화단에 심어 여름에 탐스런 꽃을 감상하고

인경(鱗莖)은 한방과 민간에서 거담·구토·창종·적리(赤痢, 이질의 한 종류)

급만성기관지염·폐결핵·백일해·각혈·해열 등에

다른 약재와 같이 처방하여 약으로 쓴다.

출처: 문화원형백과 한의학 및 한국고유의 한약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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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갓나물]

 

옛날 어느 마을에 섭씨 성을 가진 집안에 아들 일곱과 딸 하나가 있었다.

아들들은 다 늠름하고 딸은 꽃처럼 아름다워서 마을에서 칭찬이 자자했다.

그런데 마을에 갑자기 산에서 큰 이무기가 내려와 돼지,

염소 같은 집짐승들을 잡아먹고 사람들에게 큰 해를 끼쳤다.

일곱 형제 들은 이무기를 잡아 죽이기로 결심했다.

일곱 형제는 이무기를 찾아가서 처절한 싸움을 벌였으나 힘이 모자라 하나하나 죽어 갔다.

여동생은 오빠들이 모두 이무기에게 죽고 나자 반드시 이무기를 죽여 오빠들의 복수를 하기로 결심했다.

여동생은 낮에는 무술을 닦고 밤에는 이무기와 싸울 때 입을 옷을 짰다.

49일 만에 갑옷이 완성되자 부모님에게 하직 인사를 했다.

“아버님 어머님, 마을 사람들의 원수인 이무기를 잡으러 가겠습니다.”

“너마저 떠나면 우리는 어떻게 살란 말이냐?”

“오빠들의 원수를 꼭 갚고야 말겠습니다.”

여동생은 산으로 올라가 이무기를 찾아 싸움을 벌였다.

그러나 역시 힘이 부족하여 이무기에게 잡아 먹히고 말았다.

그러나 여동생의 갑옷은 바늘로 만든 것이어서

갑옷을 삼킨 이무기는 고통이 심하여 뒹굴기 시작했다.

49일 동안 뒹굴며 몸부림 치다가 죽어 버렸다.

마을 사람들은 괴물 이무기를 없애 준

일곱 형제와 딸의 의로운 뜻을 기리는 뜻에서 성대하게 제사를 지냈다.

얼마 뒤에 이무기가 죽은 곳에서 이상한 풀이 자라났는데,

일곱 개의 깃잎이 있고, 한 송이 아름다운 꽃이 피어 났는데 꽃 속에 금빛 바늘 같은 것이 돋아 있었다.

많은 사람들은 일곱 형제와 그 여동생의 넋이 꽃이 되어 자라났다고 하여

그 꽃을 칠엽일지화(七葉一枝花) 라고 불렀다.

칠엽일지화는 우리말로는 삿갓나물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 어디서나 자라는데 대개 깊은 산 나무 그늘에서 자란다.

삿갓나무는 항암작용이 상당히 세다.

민간에서는 기관지염, 인파선결핵, 편도선염, 유행성뇌염, 인후염 등에 뿌리를 달여 먹는다.

하루 3~6그램을 조심스레 복용한다.

독이 강하므로 절대로 양을 초과해서는 안되며 임산부는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출처: 문화원형백과 한의학 및 한국고유의 한약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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