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허담이 쓰는 한방차 이야기(11) - 감모(感冒)와 한방차 건강관련 정보/차(茶) 이야기2021. 1. 1. 09:03
사람을 진찰하고 처방을 만드는 일은 항상 고된 작업이지만,
그것도 이십몇 년 간의 ‘짬밥’이 있다 보니 요령도 생긴다.
개원 초창기엔 보통
역대로 내려온 수많은 처방의 바다 속에서
허우적대다 방향을 읽기 십상이다.
감모만 해도 얼마나 많은 처방이 있는가.
사실은 그 놈이 그 놈 같고 해서
가닥을 잡아나가기가 용이하지 않다.
어줍잖지만 그동안에 생긴 요령으로
퉁 쳐서 감모를 이야기하자면,
감모에는 통증질환을 푸는 키가 있는 듯하다.
기혈 순환이 외부의 온도 변화에 잘 적응을 못하거나,
과로나 스트레스로 인해 내부 환경이 취약해 있을 때
내가 느끼는 기혈 순환의 장애가 즉 감모로
오한발열이나 식욕 부진, 콧물, 기침
그리고 두통이나 신체통 등의 증상으로 나타난다.
물론 그러한 증상이
인체가 기혈 순환을 정상으로 돌리려는 복원반응이라 해도
기혈 순환의 장애는 불통즉통(不通則痛)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인체의 복원반응을 도와주어
기혈 순환장애를 풀려는 해법을 퉁 쳐서
크게 세 가지로 나눈다면 갈근 황금 마황류로 풀거나,
작약 계지 생강류로 풀거나,
생지황 강활 방풍류로 푼다고 본다.
꼭 체질적인 구별이 아니라 증상을 자세히 따져보면
대충 이런 정도의 타입으로 결정된다.
이 경우에 필자는 약물에 확실한 君을 세운다.
갈근, 작약, 생지황으로 君이 되는 약재는 보통 3~4돈으로,
먼저 기강을 잡은 다음 臣과 佐使를 설정한다.
인체의 여기저기에 나타나는 표부에 생기는 통증의 해법도
마찬가지라 본다.
기혈의 응체를 풀기 위해선
파괴력 있는 대표주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감모에 탕제(湯劑)가 ‘소 잡는 칼’이라면
차제(茶劑)는 ‘닭 잡는 칼’이라야 한다.
한방차는 마치 덤처럼 있으면 좋고,
먹으면 뭔가 기분 좋은 그런 유형이다.
생활을 풍부하게 하는 것은 심각한 것보단
가벼운 위트나 여유 있는 조크에서 나온다.
"귤피는 찌뿌뚱한 신체 리듬 개선에도 적합하다.
특히 못 생긴 제주도의 토종귤
즉 ‘산물’의 껍질로 만든 진귤피가 적격이다."
그런 의미에서 약재를 선택해 보면 소엽, 박하, 귤피가 있다.
가볍고 경청한 성분으로 차로 마시기에 부담도없다.
향미도 괜찮을 뿐더러 가벼운 감기 기운이나
찌뿌뚱한 신체의 리듬을 개선하기에 적합하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것 하나만 고르라면 역시 귤피다.
아니 보다 더 정확히 고르라면 과육의 맛을 위해
개량된 온주감귤의 껍질이 아닌 못 생긴 제주도의 토종귤
즉 ‘산물’의 껍질로 만든 진귤피다.
진귤피는 제주도 사람에게는
가정의 상비약으로 알려져 있다.
소감소체 즉 가벼운 감기나 체한 데 진귤피 한 움큼이면
모두 해결되는 경험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진귤피의 껍질은 얇아 용출이 쉽고,
단맛보단 쓴맛이 약간 강하며 방향성이 뛰어나,
차로 마시면 마치 안개가 낀듯 응체된 기혈을 순환시켜
호흡기와 위장관의 불편함을 시원하게 날려준다.
아! 이때 하고 싶은 말 “토종은 좋은 것이여…”
허담/ 한의사. (주)옴니허브 대표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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