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에도 노숙자가 있다. 약용작물 관련자료/이완주 박사님의 흙이야기2020. 1. 6. 09:04
몇 해 전에 동경에 가보았는데
우에노공원에 노숙자들이 제법 많았다.
그래도 그곳은 노숙자들에게는 낙원이다.
겨울이 덜 추운데다 자선단체가
주변 음식점에서 팔지 못한 음식을 날마다 거둬서 주기 때문이다.
노숙자들이 모두 가정으로 돌아간다면 사회는 훨씬 밝아질 것이다.
흙 속에도 노숙자가 있다.
노숙자가 말썽을 일으키는 경우는 그렇게 흔하지 않지만,
일단 생기면 엄청 심각하다.
일반 노지에서는 거의 없고 시설하우스에서는 자주 농사를 망친다.
흙의 노숙자들이 일으키는 문제를 과학적으로는 ‘염류장해’라 한다.
흙 속 노숙자의 정체는 떠돌이 비료다.
앞서도 말했지만 우리나라 흙은 10가마 정도를 지닐 수 있다.
여기에 비료를 20가마쯤 주면 10가마는 들어갈 집이 없어 노숙자가 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우리 농업인들은
세계에서 비료를 많이 주기로 첫째 아니면 둘째쯤 간다.
옛날 화학비료가 없었을 때 두엄과 인분으로 겨우 농사를 짓다
유안(황산암모늄)이 나오자 그 효과에 놀랐다.
70년대 산을 개간하면서 용성인비 효과에 또 한번 놀랬다.
우리나라 농업인들은 비료 주는데 이골이 나 있다.
20년 이상 너무 많이 주다보니 흙 속에 비료가 엄청나게 쌓여 있다.
그래도 염류장해가 나타나지 않은 것은 비 덕분이다.
비가 계속 노숙자를 지하와 하천으로 격리시켜 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는 사이에 우리의 지하수와 하천은 많이 오염되었다.
비가 차단된 하우스는 고스란히 노숙자들의 천지가 된 것이다.
염류장해를 일으키는 흙의 노숙자들은 정말 골치 아픈 존재다.
노숙자를 안 만들려면 비료를 알맞게 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비료의 종류에 따라서도 차가 있다.
요소가 황산암모늄보다,
황산칼리가 염화칼리보다 노숙자를 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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