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 속에는 삼형제가 살고 있다. 약용작물 관련자료/이완주 박사님의 흙이야기2019. 12. 16. 09:07
작년의 일이다.
남미의 아이티에서 흙으로 케이크를 만들어 먹는다는 보도가 있자,
사람들은 흙으로 살 수 있느냐고 내게 물어왔다.
아이티뿐만 아니라 북한에서도 그런 일이 일어난다고 한다.
흙 속에는 사람에게 필요한 전분이나 단백질 같은
영양분이 없어서 흙만으로는 절대로 살 수가 없다.
‘진흙 케이크’를 먹는 것은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참기 힘든 허기를 잊기 위한 방편에 불과하다.
아이티의 경우에는 20년 전만 해도 쌀이 남아돌았는데,
값싼 미국 쌀을 사먹다 보니 국내 쌀농사가 다 죽어버렸기 때문이었다.
우리가 우리 쌀을 꼭 지켜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앞서도 말했듯이 흙의 주성분은
용암이 굳어진 바위가 부스러진 알갱이다.
거기에 물과 공기, 그리고 흙에 살았던
식물과 동물들의 시체(99.999%는 식물의 시체)가
함께 버무려져 있는 게 흙이다.
흙을 이루는 물질이
고체냐, 액체냐, 기체냐에 따라 나누는데
흙 알갱이와 유기물을 고상(固相),
공기를 기상(氣相),
물을 액상(液相)이라고 하고
세 가지를 ‘흙의 삼상(三相)’이라고 한다.
쉽게 말하자면 ‘흙 속의 삼형제’라 할 수 있다.
이 세 가지의 합을 100%라 할 때
작물에게 가장 적합한 삼상의 균형은 50%의
고상과 기상과 액상이 각각 25%인 상태다.
더욱더 이상적인 상태는 고상 50% 중에
유기물이 5% 이상 들어 있는 흙이다.
유기물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흙인데,
우리나라는 평균 3% 미만인데, 일본의 경우는 7%다.
삼상은 끊임없이 변한다.
고상 50%는 그대로지만
가물게 되면 기상이 25% 이상,
장마가 지면 액상이 25% 이상 된다.
물론 이렇게 되면 균형이 깨져 작물은 잘 자라지 못한다.
생산성이 높은 땅을 만들려면
물빼기(배수)와 물대기(관수)시설을 다 갖춰놓아야 한다.
요즘은 밭에도 물대기 시설을 해놓은 데가 많다.
문제는 땅의 어떤 곳은 배수가 나빠
물이 고여 있어서 작물이 누렇게 뜬다는 것이다.
이런 부분은 이랑을 다소 높여주면 과습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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