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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비도 도망친다.

걸어서 도망치는 것이 아니고 날아서 도망친다.

밭에 퇴비를 뿌려주고 한참 있다 가보면 푸석푸석한 것만 남아 있다.

그에 비해 흙에 닿아 있는 부분은 여전히 퇴비 덩이로 남아 있다.

퇴비 그대로 공기 중에 노출되어 있으면

그중에 어떤 성분은 빗물에 녹아 땅 속으로 들어가지만

대부분 햇빛과 바람에 삭아버린다.

물론 미생물이 먹어치우기도 한다.

 

우리는 ‘유기물’과 ‘부식’이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유기물은 무기물의 반대되는 말로 썩는 것은 무엇이든 유기물이다.

볏짚도 유기물이고 가축 분뇨도 유기물이다.

유기물을 밭에 넣으면 끊임없이 변한다.

미생물의 밥이라 온갖 미생물이 다 덤벼 뜯어먹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후에 남는 것이 검은색의 물질인데 이것이 ‘부식’이다.

갈색인 낙엽을 파 내려가면

낙엽의 모양도 없어지고 검은색의 흙을 발견한다.

바로 부식이 흙 알갱이와 결합한 것이다.

 

유기물이 부식으로 변하는 과정에서

흙 알갱이와 함께 있어야 결합해서 안전한 꼴로 된다.

이렇게 흙과 결합한 부식은 몇십 년 또는 몇백 년 동안

안정된 상태로 남아서 흙을 풍요롭게 해 준다.

이와 반대로 공기 중에 노출되어 있으면

유기물의 주성분인 탄수화물이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되어 공중으로 흩어진다.

화학비료 중 특히 질소질 비료도 뿌리고

그대로 놓아두면 날아서 도망간다.

그러므로 유기물이나 비료를 주고 나서는

반드시 경운을 해 흙과 섞어 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우리나라 농업인은

유기물을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농사의 승패는 유기물의 다소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사토만으로는 농사를 지을 수 없는 것은 유기물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유기물은 그 자체가 양분의 덩어리이자,

미생물의 밥이고 양분의 저장고이고,

토양 개량제로서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유기물 넣기가 어려우면 땅이 놀 때

녹비를 가꿔서 환원시켜주는 방법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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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