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초세상]혼용에 주의해야할 약초- 당귀 약초야 놀자/혼용에 주의해야 할 약초2019. 9. 30. 09:00
당귀는 신농본초경에
상품약으로 수록된 이래로
보혈약으로 숙지황 다음으로
많이 사용되는 약재입니다.
한국에서는 황기와 더불어
생산량이 가장 많은
특용작물에 속합니다.
그런데 한국, 중국, 일본에서
실제 사용하는 당귀는
기원식물이 모두 다릅니다.
한국에서는 Angelica gigas,
일본에서는 Angelica acutiloba,
중국에서는 Angelica sinensis로
서로다른 식물을 당귀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참당귀는 꽃이 보라색인데,
중국당귀와 일당귀는
꽃이 흰색입니다. <사진 1·2, 그림 1>
성분으로서는
한국의 참당귀에는 decurcin이 있고,
중국과 일본당귀에는decurcin이 없습니다.
다만 중국와 일본당귀에는
비타민 B12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통적으로 당귀는 보혈약으로 사용하지만,
한국산 당귀는 보혈작용은 약하고
활혈작용이 강합니다.
하지만 한국산 참당귀는
여전히 보혈약으로 사용되고,
재배되고 있으며, 수 많은 연구비가
투자되고 있습니다.
국가에서는 농민들의 이익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당귀를 수급조절품목으로 지정하여
한약재용으로 당귀가 수입되는 것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도 당귀의 기원식물을
수정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여집니다.
1. 본초서의 당귀 주산지
신농본초경에 당귀가 수록되었지만,
약이 인체에 들어와서
어떤 작용을 하는 가에 따라
상중하품으로 구분하고,
기미와 약효를 나열하였으므로,
기원식물, 약재성상, 약용부위,
채취시기, 산지, 수치법, 용량,
복용상의 주의점 등에 관한
언급은 전혀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신농본초경 이후에
나온 모든 본초서는 약재자체에
대한 연구가 위주였는데,
명의별록이나 도홍경의 신농본초경집주에
산지를 언급하므로서 기원식물을 밝히는데
절대적인 공헌을 하게됩니다.
명의별록에는 당귀의 산지를 농西라 하였는데,
농西는 지금의 감숙성 臨조에 해당합니다.
도홍경은 산지를 3곳으로 구분하고
이에 따라 등급을 구분하였는데,
가장 좋은 것은 농西도陽, 黑水
(지금의 甘肅省 舟曲懸 서남부 白水江北源)
에서 나는 當歸로 살이 많고 가지가 적으며
냄새가 향기로워 馬尾當歸라 하지만
구입하기는 조금 어렵다
기록하고 있습니다.<사진 3>
西川(지금의 陝西省 旬邑懸 서북부) 北部에서 나는
當歸는 뿌리에 가지가 많고 가늘고
마미당귀보다는 품질이 떨어집니다.
가장 못한 것은
歷陽(지금의 安徽省 和懸)에서 나는 것으로
색이 희고 氣味는 연하여 당귀와는 같지 않고
草當歸라 하는데 당귀가 귀할 때
사용한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지금 안휘성에서는 자화전호를
토당귀라 하므로 아마도
자화전호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당본초에서는
宕州-지금의 감숙성 宕昌懸, 武都懸으로
현재에도 이곳의 당귀가 도지약재로서
최고품입니다.-의 것이 최고라 하고,
歷陽에서 나는 것은
잎이 가는 당귀로서
蠶豆당귀라 하며
사용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이시진의 본초강목에서도
감숙성 민현당귀가 최고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상에서 보듯이
명의별록 이후로 본초강목까지
꾸준히 감숙성이 당귀산지로 유명합니다.
현재 중국에서 최고품 당귀도
역시 감숙성에서 나며 학명은
Angelica sinensis입니다.
감숙성은 중국의 서북쪽에 위치하며
해발 1,300m 정도로 고지대에 속하며,
이곳에는 당귀뿐아니라 대황, 황기 등도 유명합니다.
2. 처방집에서의 당귀
한약은 단미로 사용하기 보다는
대개는 처방으로 사용합니다.
역대 중국에서 나온 본초서뿐 만아니라
처방집에서도 모두 중국당귀를
기준으로 처방이 만들어 졌습니다.
사물탕이나 십전대보탕이나 쌍화탕 등
처방을 만들 때 기본이 된 것은
중국산 당귀였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고려를 비롯하여
조선 등이 모두 한의학은 수입하되
한약재는 우리나라에서 나는 것으로
대용하는 것이 기본정책이었습니다.
동의보감이나 동의수세보원의 저술목표가
일반대중을 위한 것과 동일한 맥락인데,
현실적으로 일반인이 중국약재를
구입하기에는 지나치게 고가였고,
국내에 있는 것으로 대용하는 것은
당연한 추세였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함으로써
잘못 사용하는 것들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미 세종대왕 때 이를 교정하고자
노중례 등이 한약재 12개를
중국으로 가져가 대조한 결과
대황, 후박, 통초 등 8개가
잘못되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현재 한국에서의 사물탕이나 십전대보탕, 쌍화탕 등은
원래 처방과 다르고 현재 중국 것과도 내용이 다르기에,
이에 따라 약효도 다르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한국에서 나는 약재로
대용한다 할지라도
기원이 다르고 약효가 다른 약들마저
대용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보여집니다.
3. 중국의 당귀 대용품 실패교훈
중국에서도 당귀가
고지에서 자라므로 자원이 넉넉지 않습니다.
따라서 자원확보를 위해 1957년부터
중국당국에서는 당귀대용품으로
불가리아가 원산지인
歐當歸(Levisticum officinalis Koch)를
재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림 2>
1960년대부터 구당귀를 재배하였는데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매우 많았지만,
약성이 중국당귀와 맞지 않음을 뒤늦게 알고
1980년 하북성 위생청에서
재배를 금지하게 됩니다.
그래도 중국의 하북, 내몽골,
산동, 산서, 섬서 등지에서
일부 재배가 계속되자
1983년 위생부와 국가의약국에서
구당귀의 유통을 엄격히 제한하고,
1984년 중국약재공사에서도 정식으로
구당귀의 재배와 사용을
금지하였습니다.
구당귀는 이미 독일약전(1872년)에서
이뇨, 통경, 건위, 구풍, 발한, 거담등에
전통적으로 사용한다 하였으므로
당귀 본래의 효능과도 다릅니다.
4.신토불이의 한계
한약재를 사용할 때
자국에서 나는 것을 사용한다는 것에
기본적으로는 찬성합니다.
하지만 모든 것에 신토불이를 우선한다면
모순점이 생겨나게 됩니다.
우선 한국의 홍삼을 외국으로 수출하는데
이것부터 수출을 금지하고 오로지 한국인만이
소비를 해야 한다는 모순점에 직면하게 됩니다.
홍삼을 수입하는 외국의 입장에서 보면
그들의 약재만을 사용해야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많은 약재를 외국에서 수입하고,
계피·사인·육두구·대황 등은 한국에서는
기후조건이 맞지 않아 자라지도 않습니다.
어쩌면 한국의 당귀로 중국의 당귀를 대용하려는 것은
중국의 인삼으로 한국의 인삼으로 대용하려는 것
이상으로 오류라고 보여집니다.
그럼에도 지금의 상황으로는
중국산 당귀가 한약재로 수입되지는 않으므로
국내에서 재배하는 일당귀로 대체하는 것에
만족할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출처: 김인락 동의대학교 한의대 교수
민족의학신문 연재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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