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초세상]혼용에 주의해야할 약초- 감초와 자감초 약초야 놀자/혼용에 주의해야 할 약초2019. 10. 4. 09:01
‘약방에 감초’라는 말이 있듯이
감초는 한약으로 널리 사용됩니다.
하지만 전량 외국에서 수입하며
수입액으로는 녹용류와 우황
다음으로 3위를 차지합니다.
전세계적으로 감초는 30여종이 있고,
중국에만 7종이 있으며
이 중에는 雲南감초처럼
맛이 쓴 것도 있습니다.
그리고 감초는 모든 독을 해독한다고 하지만
甘遂, 大戟, 원花, 海藻와 함께 사용하면
오히려 독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 감초기원식물
약전에서는
감초(Glycyrrhiza uralensis),
光果甘草(G. glabra),
脹果감초(G. inflata)등 3종만
인정하고 있습니다.
Glycyrrhiza란 희랍어
Glycys(甘味)와 rhiza(根)의 합성어이며
뿌리가 달기 때문에 지어진 이름입니다.
uralensis는 우랄지방에 나기 때문인데,
꽃이 보랏빛이고, 콩과식물이므로
열매는 콩깍지처럼 생겼고
낫처럼 휘어지고 털이 있습니다.
glabra는 열매에 털이 없다는 말이며,
inflata는 열매가 주머니처럼 부풀었다는 의미입니다.
신농본초경부터 사용한
감초는 G. uralrensis이고,
유럽에서는 G. glabra를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진 1, 2>
2. G. uralensis
G. uralensis는 뿌리가 1m 가량 곧게 뻗으며
곁가지는 그다지 없습니다. <사진 3>
꺾으면 노란 가루가 날리며
감미로운 향기가 나고
단면에는 갈라진 틈이 많이 보이는게
특징입니다. <사진 4>
이는 도홍경이 ‘赤皮,斷理,看之堅實’한 것이
가장 좋다한 것과 일치합니다.
다만 자연산인지 재배산인지,
그리고 산지에 따라 변이가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자연산 감초를 채취하지 못하게 하므로
이제는 자연산을 구하기 어려워져, 국내에서는
키르기스탄이나 우즈베키스탄의 감초가
수입되어 유통되고 있습니다.
3. 한국에서 감초재배
한국에서 감초를 재배하려한 노력은
이미 조선 태종 11년(1411)에
開城留後司의 留後였던 李文和가
한해 전에 심은 甘草 1盆을
왕에 바쳤다는 기록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감초를 기르는
농가가 많이 생겨나고 있는데,
문제점은 감초 씨앗은 워낙 단단하여
발아력이 매우 약하고,
업자측에서도 농가에 씨앗자체를
보급해서는 이익이 적으므로,
1년 기른 종근을 분양하는데,
종근을 바로 세워 심지않고
눕혀 심음으로써
이 부분만 비대해지고 나머지는
수염뿌리만 무성하게 되는
단점이 발생합니다. <사진 5>
그리고 무엇보다도 큰 문제점은
한국의 토질은 감초가 자라기에는
지나치게 기름지다는 것입니다.
p.s: 최근의 감초재배법의 발달로인해
지금은 잔뿌리가 없이 매끈하게 재배가 가능합니다.
4. 1일 용량
상한론 113개 처방중 감초가 사용된 처방은 70개 입니다.
감초를 3냥 사용한 것은 7개로서 10%뿐이고,
2냥을 사용한 것은 47개나 되어 가장 많습니다.
감초 1일 용량이 2냥인 것과는 달리,
상한론에서는 유달리 1일 용량이 3냥인 약들이 많습니다.
계지탕을 예로 든다면 계심(계지거피), 작약, 생강이 3냥 20g이고
대추 12개-크기가 평균치인 것에서 씨앗을 제거하면
20g이고 이는 3냥에 해당한다-인데,
감초만은 2냥 16~17g입니다.
그리고 상한론에서 최대량이
일반용량의 2배인 경우는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계심 최대량은 계지가계탕의 5냥,
작약은 계지가작약탕의 6냥,
대추는 자감초탕의 30개로서 3냥의 2배가량 됩니다.
감초의 경우도 최대량은 4냥으로 일반용량 2냥의 2배입니다.
5. 감초와 자감초
실제 현장에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자감초와 감초를 그다지 구분하지 않는 점이고,
구분하더라도 통상적으로 행해지는 방법으로는
炙甘草가 아니라 炒甘草라는 점입니다.
炙는 감초처럼 긴 것이거나,
별갑처럼 넓은 것이거나,
백합처럼 큰 것에 해당하고,
炒는 정력자, 파두 등처럼
알갱이로 된 것에 해당합니다.
지실의 경우 반으로 쪼개고
물에 담구어 속을 긁어 낸 뒤
불에 구워 말린다하였으므로
잘 익은 탱자임을 알 수가 있습니다.
잘 익은 탱자는 크기가
백합과 비슷하여
불에 구울 수 있는 것입니다.
본초서에 음력 9월이나 10월에
딴다고 한 것도 이를 증명합니다.
그리고 모려를 오(熬)하라 한 것은 熬
모려를 깨뜨린 뒤 볶았음을 암시합니다.
초(炒)와 오(熬)는 같은 의미입니다.
따라서 炙는 불위에 직접 올려놓고 굽는 것이고,
熬는 철판위에서 볶는 것입니다.
현재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행해지는 방법은
절단된 감초를 철판위에 놓고 볶는 것이므로
炙甘草가 아니라 炒甘草에 해당하여
상한론 원래의 취지와는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6. 감초 부작용
감초의 주성분인 Glycyrrhizin(GL)은
1809년 Robiquet에 의해 발견되었습니다.
중국에서는 감초의 기준으로
GL이 2.0% 이상이지만,
한국에서는 이보다 높은
2.5%이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p.s:하지만 지금은 기준이 바뀌어
GL과 퀘르세틴을 포함해 2.5%을
감초로 규정합니다.
GL은 18-β-glycyrrhetic acid(GA)의 3번 탄소에
D-glucuronyl-β-1, 2-D-glucuronic acid 가
포함된 구조입니다.
GL이 장내에 들어오면 장내미생물에 의해
糖이 1개 분리되어
18-β-glycyrrhetic acid(GA) mono-β-D-glucuromide가 됩니다.
계속하여 나머지 糖 1개마저 분리되어
Glycyrrhetic acid가 됩니다. <그림 1, 2>
이 GA가 혈관에 흡수되어 감초약효를 발하는데,
GA는 단맛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전통적으로 감초의 약효를
단맛때문으로
설명해 온 것과는 모순됩니다.
기미론중 맛의 의미를 새롭게
정립해야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만일 처음부터 GA형태로 경구투여하면
소화액에 GA가 소화되어
감초의 약효는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상한론 계지탕 조문에
술꾼은 단 것을 싫어한다는 말이 있는데,
중동에서는 금주법이 시행되므로
술꾼과는 반대로 단 것을 매우 좋아합니다.
따라서 감초를 물에 담구어 두었다가
음료수로 마시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감초로 사탕을 많이 먹고 있는데,
이들 나라에서 감초로 인하여
고혈압환자가 발생하는데,
원인은 감초의 GL때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cortisole은
11 β-hydroxysteroid dehydro-genase type 2(11β-HSD2)에 의해
비활성형인 cortisone으로 변환됩니다.
하지만 감초의 GA는 분자구조가 cortisone과 닮았으므로
11β-HSD2의 활성을 방해하고
cortisole이 cortisone으로 변하는 것을
억제합니다. <그림 3>
이에 따라 cortisole이 축적되면
aldosterone과 마찬가지로
mineralocorticoid receptor에 작용하여
hypermineralocorticoidism을 유발합니다.
즉, Na과 수분은 몸안에 축적되고 K은 배설되어
부종이 생기고 혈액내에 수분함량이 많아지므로
혈압이 올라가게 됩니다. <그림 4>
최근에는 감초를 장기복용하면
남성 hormone testosterone 생산량을 감소시켜
정력약화를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GL기준으로 1일 100mg 이상 복용은
삼가라고 알려져있습니다.
7. 炙하는 방법과 이유
감초를 炙하는 방법과 이유에 대하여는
그다지 연구가 이루어진게 없습니다.
중국약전에는 감초를 蜜炙하는데
먼저 끓인 꿀과 감초를 4:10으로 준비한 뒤,
물을 끓이고 여기에 꿀을 녹이고 감초를 넣고
감초가 꿀물을 완전히 흡수하면
감초가 黃色이나 深黃色이 되고
손에 끈적거리지 않을 때까지 약한 불로 炒한다.
하지만 상한론에서는 꿀을 사용한다는
말이 없으므로 장중경식은 아닙니다.
감초를 炙하는 이유를
GL이 장내에서 미생물에 의해 GA로 변화하고
이것이 흡수되어 약효를 발한다는 것에 착안하여,
GL이 GA로 많이 변하는 조건을 찾는 연구가 있었습니다.
GL은 170℃에서 타므로 이것을 포함한
감초를 이보다 높은 190℃에서 1시간 볶았을 때
GL이 GA로 변환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계속 이어진 연구결과에서
甘草나 炙甘草나 체내에서 GL이 GA로 변환되는 비율은
동일한 것이 밝혀짐으로써 의미가 없어져버렸습니다.
따라서 지금으로서는 감초를 자하는 이유와
구체적인 방법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감초를 炙하는 시점은,
도홍경이 불에 구워 말린 감초는
갈라진 무늬가 많고 빈틈이 많다하였고,
지실이나 獺肝을 불에 구워말린다는 말이 있으므로,
감초를 캐낸 뒤 불에 구우면서 말리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리고 금궤요략에 生狼芽는 炙香한다 하고,
本草衍義에서 감초는 ‘入藥須微炙,不爾,亦微凉,生則,味不佳’라 하였으므로
감초를 불에 구우면 약성이 따뜻해지고
맛과 냄새가 좋아진다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캔 뒤에 바로 구우면 보관한 뒤
사용할 때는 향기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 단점입니다.
현실적으로는 캐자마자 구워서 말리기는 어렵지만,
말려놓은 것을 절단하기 전에 굽는 것은 가능합니다.
출처: 김인락 동의대학교 한의대 교수
민족의학신문 연재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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