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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령]

 

 

옛날 한 선비가 나쁜 사람의 모함으로

조정에서 쫓겨나 태백산 깊이 들어가 화전을 일구며 살았다.

선비에게는 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재주가 몹시 뛰어났다.

선비는 이 아들이 자라서 집안을 일으키고

자신의 누명도 벗겨줄 것으로 믿고 열심히 학문을 가르쳤다.

 

아들의 나이 열다섯이 되어 과거 볼 준비에 몰두하던 중

갑자기 몸이 퉁퉁붓고 밥맛이 없어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더니 마침내 앓아눕고 말았다.

아버지는 온갖 좋다는 약을 다 써보았지만

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아들의 병은더욱 깊어졌다.

 

그런 어느날 선비는 지친 몸으로

마당가에 있는 소나무 그루터기에 앉아있다가 깜박 잠이 들었다.

그런데 꿈인지 생신지 하얀 수염을 늘어뜨린 노인이 뒷산에서 내려와

"이놈, 자식이 죽어가는데 잠만 자고 있느냐!"하고 호통을 치며

지팡이로 선비의 어깨를 내리치고는

발밑에 지팡이를 꽂아두고는 사라지는 것이 아닌가.

 

깜짝 놀라 소리를 지르며 깨보니

발밑 지팡이를 꽂았던 곳에 작은 구멍이 하나 있었다.

그 구멍속을 막대기로 찔러보니 무언가 덩어리가 느껴졌다.

조심스럽게 흙을 파보니 제법 큰 덩어리가 하나 나왔다.

 

선비는 이 덩어리가 산신령이 아들을 살리기 위해

가르쳐준 약재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것을 잘게 썰어서 정성껏 달여 아들에게 먹였다.

과연 아들은 며칠이 지나자 차츰 부은 것이 내리고

입맛이 당기면서 기력을 되찾을 수 있게 되었다.

 

복령은 베어낸 지 여러해 지난

소나무뿌리에 기생하여 혹처럼 크게 자란균핵이다.

땅속 20~50cm 깊이에 달린 것을

소나무 그루터기 주변을 쇠꼬챙이로 찔러서 찾아낸다.

지름 30~50cm쯤의 덩어리고

겉은 소나무 껍질처럼 거칠고 속은 희거나 분홍빛이 난다.

 

속이 흰 것은 백복령이라 부르고 분홍빛인 것을 적복령이라 부르며

복령이 소나무 뿌리를 둘러싼 것을 복신이라고 부른다.

해송을 베어낸 뿌리에 기생하는 백복령이

적송을 베어낸 뿌리에 기생하는 적복령보다 약성이 더 높다고 한다.

 

우리나라 여러곳에서 나는데 전북 남원,강원도 인제 홍천,

경기도 양평 포천,경북 청송 안동 등에서 많이 나고 품질도 좋다.

옛날에는 복령이 제법 많이 났으나 요즘에는 소나무를 베는 일이 드물고

또 복령 채취를 직업으로 삼는 약초꾼의 숫자도 현저하게 줄어들어

우리나라에서 난 복령을 구하기가 쉽지않다.

 

복령은 옛날부터 신선이 되는 약,또는 오래 살게 하는 약으로 이름났다.

옛의학책에는 복령을 먹고 신선이 되거나 수백년을 살았다는 이야기가 많다.

중국 당나라 때의 이름난 의학자인 손진인이 지은 침중기에는

`복령을 한달동안 먹으면 온갖 병이 없어지고

백일동안 먹으면 밤낮으로 잠을 자지않아도 피곤함을 느끼지않으며

3년을 먹으면 귀신을 마음대로 부릴 수 있고

4년을 먹으면 신선이 되어 무슨 일이든지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적혀있다.

 

복령은 식량 대신 먹을 수 있다.

산속에서 수도를 하는 사람들한테 복령은 매우 훌륭한 식량이었다.

복령을 가루내어 그냥 먹거나 쌀가루와 섞어서 수제비를 만들어 먹는데

오래 먹으면 몸이 가벼워지고 힘이 나며 눈이 밝아진다고 한다.

 

복령은 맛과 냄새가 거의 없고 약간 찰기가 있다.

참선수도를 하는 사람이 복령을 복용하면

마음이 맑아져서 깨우침을 빨리 얻는다고 한다.

밀가루나 율무가루 600g에 복령가루 160g을 섞어 반죽하여

수제비나 국수로 만들어 수시로 먹으면 맛도 좋거니와

부종 비만 위장병 등이 예방치료되고 오래 먹으면 온갖 병이 없어진다.

특히 노인들이 오래 복용하면 흰머리가 검어지고 장수를 누리게 된다.

출처: 최진규의 토종약초 장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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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