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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사람 관리이다.

장사에서 인건비를 줄이려면

당신이 북도 치고 장구도 치고

혼자서 별 걸 다하여야 한다고 했다.

사업에서도 그 원칙은 초기에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하지만 장사이건 사업이건 간에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 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언젠가는 직원을 어쩔 수 없이 채용하여야 한다.

-물론 직원은 한명도 없이 외부 인력을 일당제로 고용하여

수년간 사업을 하여 온 사장도 내 주변에 있는데

사무실 조차 없지만 건설 회사들을 상대로

위생설비 공사를 꾸준히 도급 받아오고 있다.-

그런데 직원은 어떻게 채용하여야 하며,

또 월급은 얼마나 주어야 할까?

먼저 사람을 어떻게 뽑아야 하는지를 생각하여 보자.

당신으로서는 능력 있고 똑똑한

경력 직원을 뽑고 싶겠지만 뒷돈이 많지 않은 한,

사업 초기 단계에서 그런 사람을 구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

입장을 바꿔 놓고 생각해 보라.

직원도 없고 사무실도 초라하고

일을 시작한지도 얼마 되지 않았다고 하는

작은 회사에 당신 같으면 취직하고 싶겠는가?

사업을 친구나 선배, 후배 등과 함께 하면 어떻겠느냐고?

착각하지 마라.

일이란, 같이 하여 보기 전 까지는 그 능력을 전혀 가늠할 수 없다.

같이 놀러 다니며 술도 같이 마시면서 정을 키워 왔고

그러면서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정도를 알고 있기에

함께 일하고 싶다는 생각은, 일의 본질을 아직도 모르고 있는

당신의 무지를 보여 줄 뿐이다.

가까운 친구나 선후배가 모여 사업을 하여

성공을 하게 되는 경우는 주로 그들 모두가

“일단은 이 사회에서 학습능력이 검증된 경우”이다.

즉 참여자들 모두가 머리가 좋다는 것이

이미 학벌로 입증되어 있는 경우이거나

같은 직장에서 일을 함께 해 본 경험을 공유한

동료들이 뭉친 경우이다.

군대 동료나 선후배는 어떨까? 잊어버려라.

어쨌든 내가 사업 초기에 취하였던 원칙은

대강 아무나 뽑는 것이었다(사업 초기에 한한다!).

아무나 뽑아서 어떻게 일을 시키느냐고?

-소형 톱니바퀴 제조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일본의 주켄 공업은 그 인력 관리 방식이

“선착순 채용, 명예퇴직 없음, 출퇴근시간 없음, 학력, 경력 등 채용기준 없음”이다.

서점에“주켄 사람들”이라는 책이 있으므로

경영자가 되기를 꿈꾸는 사람은 반드시 읽어보기 바란다.-

사업 초기에 내가 언제나 써온 방법은 이러했다.

우선은 내가 북을 치면서 북치는 방법을

어느 정도 배워 놓은 뒤 적당한 사람을 뽑아

그 방법을 그대로 가르쳐 준다.

그래서 북 소리가 나기 시작하면 나는 장구를 치고,

그러다가 내 장구 소리가 궤도에 오르면

장구를 칠 사람을 뽑는다.

내가 나 스스로 전혀 일해 보지 않은 분야에서

사람을 뽑은 경우는 운전기사뿐이었을 정도로

나는 일단은 내가 먼저 해 보고 어느 정도 감을 잡았을 때

사람을 뽑았다는 말이다. 내가 왜 그렇게 하였을까?

다른 사람을 고용할 때 당신이 모르는 것을

대신하여 줄 사람은 인건비가 비싸다.

하지만 당신이 알고 있는 것을 하여 줄 사람의

인건비는 언제나 전자의 경우 보다는 싸게 책정된다.

즉 당신의 지식 부족을 메꿔 주는 데 사용되는 인건비는

당신의 시간 부족을 메꿔 주는 데 사용되는 인건비보다

언제나 높게 책정된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보자.

당신이 경리 업무에 대하여 백지라면

경리 직원을 뽑을 때 당연히 경력자를 뽑고자 할 것이다.

그러나 사업 초기에는 할 일도 많지 않을 것이기에

다른 여러 가지 잡무들도 함께 처리할 것을

당신은 요구할 것이고 봉급도 넉넉하게 주지는 못할 것이다.

그래서 곧 그 경리 직원은 불만에 가득 차게 되고

기회만 생기면 사표를 내고자 할 것이지만

당신은 그 직원이 매일 한가하게 놀고 있는 것 같이 보여

아주 못마땅해 질 것이다.

하지만 당신이 일단은 기초적인 경리 지식을

혼자서 공부하고 최소한의 전표처리 등을 직접 하여 본 뒤

적어도 간단한 장부 정리라도 할 수 있는 수준의 지식을 갖추었다면

막말로 아무나 채용하여도, 가르쳐 가면서 일을 시킬 수 있게 되고

그 직원이 하는 일을 손바닥 보듯이 알고 있게 된다.

직원 입장에서는 일을 배워가는 것이므로

그 과정에서 나름대로의 보람도 느낄 수 있게 된다.

직원이 스스로 알아서 공부하고 관련 업무 지식을

자발적으로 증가시켜 나갈 것을 기대하지는 말아라.

-하지만 혹시라도 그런 직원을 만났다면 봉급도

처음 약속한 것 보다는 대폭 올려주고 절대 놓치지 마라.

시키는 일만 하는 어중이떠중이 2~3명 보다는

그런 사람 한명이 훨씬 더 효율적이고,

한 사람 봉급을 100이라고 할 때 150을 주면 된다.-

결국 사업 초기의 직원 고용의 핵심은,

반복적인 일을 대신 할 사람을 구하라는 것이지

두뇌를 빌릴 사람을 구하려고 하지는 말라는 것이다.

다시 한 번 명심해라.

사업이건 장사이건 간에 그 초기 단계에서

당신이 모르는 일을 다른 사람을 고용하여 시키려고 하면

그 인건비는 생각보다는 비싸게 책정될 수밖에 없고

그 사람이 일을 잘하는지 못하는지도

당신은 전혀 판단하기 어려우며

그저 그 사람이 보고하는 말에 의존하게 된다는 사실을.

이 원칙은 외주(외부 발주)를 할 때도

그대로 통용된다.

예를 들어보자.

예전에 원목으로 만드는 야외 데크 공사를

외부에 발주하였던 적이 있다.

데크 공사를 전문적으로 하는

업체들이나 목수들에게 물어보면

평당 40~50만 원선을 달라고 한다.

이런 업체나 전문 목수들에게

내가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내가 원목 데크에 대해 아는 바가 있지 않는 한,

“좀 싸게 안 됩니까?”가 전부이다.

그런데 내가 목재를 사다 주고 목수를 도급제로 고용하면 얼마나 소요될까?

목재? 어떤 목재? 방부목? 어떤 방부목? 무슨 나무로 만든 거?

어떤 식으로 방부 처리된 것? CCA 처리? 그게 뭔데? 어떤 사이즈?

어떤 등급? 데크 판넬은 무슨 나무로? 방키라이? 말라스?

그게 뭔데? 못은 뭘 써야지? 아연도금? 전기도금? 길이는?

연결 금속은? 원목에는 뭘 칠해줘야 한다는데 그게 뭐지? 스테인? 종류는?

그나 저나 설계는 어떻게 해야 하는데? 장선, 그게 뭐지? 뼈대라고?

얼마 간격으로 그 뼈대를 놓아야 하지?

그나저나 그 나무들은 어디서 구입하는 건데? 목수는 어디서 구하고? …

자, 이 모든 것에 대한 지식을 당신이 갖고 있는 상태에서

일을 진행하게 되면 비용은 얼마나 절약될 수 있을까?

절반 정도면 된다. -그런 지식을 흡수하는 원천이 된 인터넷에 감사하라.

아울러 인터넷에서 쓸 만한 정보는 대부분 영어로 되어 있음도 알아라.-

왜 그럴까?

당신이 모르는 일을 해 달라고 부탁하게 되면

상대방의 지식을 돈으로 사는 셈이 되고,

당신이 알고 있는 일을 부탁하게 되면

상대방의 시간과 경험적 숙련도만을

구입하는 셈이 되게 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사업이나 장사 초기에 뒷돈이 별로 없는 당신에게 필요한 사람은,

당신이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을 단순 대행하여 줄 사람이다.

그래야 인건비가 싸다.

-그리고 당신이 먼저 알아야 하므로

당신은 도대체 주말에도 놀 시간이

전혀 없게 된다는 것도 명심해라-

사업 초기에는 설령 제 아무리 뒷돈이 많다 할지라도

정말 유능한 직원들은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입사를 꺼려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사업이 궤도에 오르면

입사 희망자들에게 회사와 개인의 미래를

어느 정도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 있기 때문에

유능한 직원들을 채용할 수 있겠지만

사업 초기에는 그런 것이 없지 않은가.

결국, 당신이 모르는 것을 대신해 줄 사람을

뽑는 시점은 사업이 궤도에 오른 단계에서부터이다.

여기서 독자들은 사업 초기 단계와

그 사업이 궤도에 오른 단계,

성장 단계에 따라 사람 관리 방식이

다를 수밖에 없음을 기억하여야 할 것이다.

내가 사업에 관록이 붙은 후에 알게 된 사실들:

1) 어떤 사람이 일을 잘하느냐 못하느냐 하는 것은,

실제로 그 사람에게 일을 시켜 보기 전 까지는

전혀 가늠하기 어렵다.

이른 바 스펙이라는 것이 제 아무리 화려하여도

일은 엉망으로 하는 직원들이 반드시 있으며

-주로 성실한 “범생이”가 많고 암기에 강하다-

스펙은 별 볼일 없는데도 일은 아주 탁월하게

잘하는 직원들도 있기 때문이다.

2) 불알 두 쪽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이 모든 여자들 보다 일을 더 잘할 것이라고 믿는

웃기는 남자들이 꽤 많지만 그런 남자 10명을 합친 것보다도

더 탁월한 능력을 갖춘 여자들도 가끔 눈에 뜨였다.

어디까지나 나의 개인적 경험이지만,

그런 능력 있는 여자들 중에서 남자들이

첫눈에 반하게 될 정도로 외모가 뛰어난 여자는

거의 보지 못했다.

3) 상당히 많은 여자들이 직장에 대하여

낭만적, 혹은 동화적, 혹은 영화적 환상을 갖고 있으며,

남자들도 마찬가지이지만,

폼 나는 일만 하게 되는 걸로 오해하는 경우도 꽤 된다.

4) 일을 잘하여 승진을 시켰더니

예상 외로 쩔쩔매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도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지만

그 자리를 보존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는 말이다.

5) 친구나 가까운 친척을 직원으로 채용하는 것은

현명한 생각이 절대 아니다.

일을 못해도 그 사람에 대해 아무도

당신에게 조언하지 않을 것이고 직원들 대다수는

일을 잘하는 것 보다는 사장 개인과의 혈연이나 인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6) 큰 조직에서 일했던 간부는 가능한 채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들은 입사 후 얼마 뒤 자신을 보조하여 줄 직원이 필요하다고

말하기 시작할 텐데 그 말은 곧 자기 자신이 사실은

실무를 잘 모른다는 뜻이라고 보면 된다.

7) 직원이 자라난 가정환경은 매우 중요하다.

문제가 되는 가정환경은

집안이 콩가루이거나 이혼 가정이 절대 아니고,

오히려 넉넉한 가정에서 남부럽지 않은 환경 속에서

귀하게 자라나 일하는 근성이 없는 경우이다.

8) 해고는 절대로 마음대로 시켜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

사표는 아무 때나 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직원들도 적지 않다. ….등등

이제 월급 문제에 대하여 생각하여 보자.

사장인 당신이 직원들에게

아주 넉넉한 인건비를 지불하고자 한다면

당신 호주머니가 얇아 질 것이다.

반면에 직원 인건비를 엄청 짜게 지불한다면

당신 호주머니가 불룩해 질 것이다.

당신이라면 어느 쪽을 택하겠는가?

그런데 당신이 사업이나 장사를 하려고 한 목적이 뭔가?

우선은 돈을 좀 벌려고 그러는 것 아닌가

-이 사실을 예쁘게 포장하여

듣기 좋게 말하는 사람들을 절대 믿지 마라.-

직원들에게 돈을 펑펑 주다 보면

당신 호주머니는 언제 불러진다는 말인가?

반면에 직원들에게 정말 쥐꼬리만큼만 주게 되면

직원들이 수시로 사표를 낼 것이고

회사에 대한 충성심 따위도 기대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인건비 문제는 이처럼 당신이 갖게 될 이득의 크기와 직결된다.

직원이 10명이고 그들 모두의 월급을 각각 20만원만

더 낮춘다면 200만원이라는 돈이,

1년이면 2천4백만 원이라는 돈이,

당신 호주머니 속으로 더 굴러들어오게 되지 않는가.

경영학에서 말하는 인사관리법이라는 것도 사실 별 것 아니다.

그럴듯한 미사여구로 장식된 모든 인사관리법의 핵심은

결국, 직원들에게 나가는 돈을 최소한도로 하면서도

최대의 이득과 최고의 능률을 얻어내는데 있다.

그러나, 그러나 말이다.

사장이 자기 혼자 잘 먹고 잘 살자고

직원들의 월급은 계속 쥐어짜기만 한다면

경영자로서 무슨 보람이 있겠는가.

스쿠루지 영감이 소설 속에서만 나오는 인간상은 아니지 않는가.

“지금은 시작 단계이므로 조금만 받아가고

나중에 회사가 돈을 많이 벌게 되면 많이 주겠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어떨까?

글쎄다. 주식이라도 나눠주고 법적으로

그렇게 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밝히지 않는 한,

내가 볼 때 사람이란 원래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른 법이므로

사장 호주머니부터 먼저 불리고 싶어질 것 같은데…?

실제로 그렇게 말하는 사장들 치고

그 약속을 제대로 지키는 경우는 별로 보지 못했다.

특히 대부분의 직원들은 10년 후의 금송아지 보다는

지금 당장 남들 보다 더 많은 월급과 더 좋은 복지제도를

원한다는 것을 나는 안다.

하지만 사장 입장에서 보면

대부분의 직원들은 월급만한 값어치를 하는 것

같지는 않아 보이기 마련이라는 것도 나는 안다.

그래서 내가 내렸던 결론:

월급을 주는(혹은 결정하는) 사람과

월급을 받는 사람 사이에는 영원한 계곡이 있다.

직원들에게 월급을 얼마나 주어야 하는가 하는 것은

나에게 상당한 갈등을 불러 일으켰었다.

가난한 직원들을 도와주고도 싶었지만

나 자신도, 아니 나부터 먼저, 부자가 되고 싶었으니까.

자, 새겨들어라.

작은 회사의 사장에는 여러 부류가 있다.

첫 번째 부류는,

직원 월급은 겨우겨우 남들 주는 만큼만 주지만

(또는, 그렇게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직원들과 정말 허물없이 지내면서 김장도 같이 하고

목욕도 같이 다니며 소주도 자주 마시는

그런 “동양적 인간관계”를 유지한다.

두 번째 부류는, 첫 번째 부류의 사장처럼 행동하지는 않지만

직원들에게 “듣기 좋은 말을 입술로만 즐겨 하는”

(즉 돈이 들어가지 않는 것만 골라 하는) 사장들이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부류이다.

성경에 “네 보물이 있는 그곳에 네 마음도 있느니라.”는 말이 있다.

마음이 있다면 보물도 가야 한다는 말인데

사장의 보물은 입술로 하는 말이 아니라

사장의 호주머니 속에 들어가 있는 돈이다-

세 번째 부류는,

직원들에게는 월급을 최소한도로만 주고

직원들과의 “동양적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데 있어서도

전혀 관심이 없거나 직원들을 비인간적으로 대하는,

즉 철저하게 부속품으로만 생각하는 그런 사장들이다.

네 번째 부류는,

직원들에게도 넉넉하게 대우를 하면서

직원들과 정을 쌓아가며 “동양적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경우이다.

아시아에서는 이런 CEO들이 존경을 받는다.

하지만 아시아를 제외한 다른 지역들에서는

사장이 직원들과의 “동양적 인간관계”를

유지하느냐 하지 않느냐 하는 것이

큰 관심사가 되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자, 당신이라면 어떤 사장이 되고 싶은가?

언론에서 자주 훌륭한 경영자로 등장하는

사람들 중 일부는 정작 그 직원들에게서는

정반대의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도 나는 안다.

내가 경영에 간접적으로 관여하는

회사들이 몇 개 있다.

어느 날 그 중 한 공장장이

내게 하급 직원들로 인해 골치가 아프다고 하소연하였다.

그 하급 직원들은,

내 표현방식으로 말한다면

정말 컨베이어 벨트 앞에 서서 일하는 직원들이었다.

나는 공장장에게 물었다.

“자네, 저 직원들에게 미래가 있다고 생각하는지 내게 말해봐.

저들도 열심히 하면 자네 위치만큼 올라갈 수 있는 희망이 있다고 생각돼?

아니지? 아무리 저들이 일을 잘해도 못하는 직원들하고 봉급 차이가 별로 없지?

이 회사에서 주는 인건비도 다른 회사들과 대동소이하지?

그렇다고 뭐 특별한 복지혜택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이런 사실들을 저들이 모를 것이라고 생각하나?

그런 마당에 자네가 소리를 지르고 악악거린다고 해서

저들에게 무슨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어떻게 기대하겠는가?

그러나 사람은 돈과 지위를 위해 일하는 것만은 아니야.

돈과 지위를 보장하지 못할 경우에는

다른 두 가지를 제공해 주어야 돼.

하나는 인간적 관계야.

동생처럼 형처럼 대하면서 발가벗고

목욕탕에서 등도 밀어주며 관계를 만들어가야 해.

술자리도 자주 가져야 하고 자네는

주로 듣는 입장이 되어야 하는 법이야.

자기 자신이 하나의 부속품이 아니라

인격체라는 것을 느끼도록 배려하라는 말이야.

또 다른 하나는 무엇인가

보람이나 배움을 느끼도록 해야 해.

어려운 과제를 주고 해결하게 한다거나

교육을 시키라는 말이야.

그런데 그 교육이 회사에 도움만 되는

일방적인 것이 되면 절대로 안 돼.

개인의 삶에도 도움을 주는 것이야 해.

그래야 일할 맛이 나게 되는 법이야.”

이제 사장의 입장에서 직원들과의 “인간관계”를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를 살펴보자.

나는 주변의 경영자들에게 이런 말을 한다.

“중소기업 수준의 제조업을 하려는 사람들은

아내를 잘 만나야 한다.

제조업은 기본적으로 인건비 비중이 높다.

인건비를 넉넉히 지급한다면

회사에 남는 게 없고 사장이 먹을 떡이 작다.

그러므로 인건비는 그저 남들 주는 만큼만 주게 되는데

직원들 입장에서 볼 때는 다른 곳으로 옮겨도

비슷한 대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므로

애사심도 없기 마련이다.

따라서 이른 바

인간적으로 서로 얽히고 설켜야 하는데

결국 사장 아내가 공장에 와서

돼지고기라도 구워주고

사장이 직원들과 목욕도 자주 하고

소주도 마시며 잘 어울려야 하는 법이다.

그렇게 해서 사장 가족과 직원들 가족이

서로 상대방 부엌 숟가락 개수도 알 정도가 되어야

인사 관리가 순조로운 법이다.”

인건비 비중이 높은 업종에서

사장이 고급 승용차를 타고 다니게 되면

직원들 중 일부는 우리가 뼈 빠지게 일해서

사장만 잘 사는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될 수도 있는데

그런 생각은 전염성이 아주 강하다.

즉 차 하나를 사더라도 직원들 눈치를

보게 될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어쨌든, 여러 직원을 둔 사장이 직원 각각과

개인적인 관계를 형성 유지시키고자 한다면,

퇴근 후에 직원들과 식사도 자주하여야 하고

술도 같이 마시며 노래도 불러야 하는 법이다.

그리고 여기에 사용되는 시간은

직원의 수가 수 십 명만 되어도 거의 매일 있게 되고,

그 결과 사장 개인의 가정생활은 거의 사라져 버린다.

즉 애들이 학교는 잘 다니는지,

아내(혹은 남편)는 요즘 무슨 생각을 하는지 등등

전혀 모르게 되어 결국 집은 마치 하숙집 같이

그저 잠만 자고 나가는 그런 장소로 전락하게 된다는 말이다.

여기서 당신이 왜 사업을 하려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

돈 좀 벌려고 아닌가. 왜 돈을 벌려고 한다고?

가족과 행복하게 살려고 아닌가.

그런데 직원들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면

가족과의 행복은 언제 추구할 수 있다는 말인가?

결국 내가 취한 방침은,

일단은 최소한도의 인원만 채용하고

그들에게 남들 주는 만큼 이상을 주되

“동양적 인간관계”는 포기하자는 것이었다.

즉 사업 초기에 채용하게 되는 직원의 월급을

가장 합리적으로 결정하는 방법은

이른 바 “시장 원칙”에 따르는 것이다.

비슷한 스펙을 가진 사람들에게

비슷한 규모의 회사에서 주는

월급 수준에 따르라는 말이다.

-실제로 이런 방식은 한국에 지사를 세우는

외국 회사들 대부분에서 채택되는데

그들이 참고로 하는 봉급결정 참고자료가

주한 외국 상공 회의소들에서 정기적으로 발행된다. -

하지만 그것도 햇수를 넘어가게 되면

직원들이 봉급 인상을 기대하게 되기 때문에

회사의 이득이 점점 더 많아지지 않는다면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즉 매년 사업이 성장하고 이득이 증가된다면

그만큼의 열매를 직원들과 나눠 가져갈 수 있겠지만

매출이 증가하지 않고 이득도 증가하지 않는다면

봉급 인상은 어렵게 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산업화시대의 산업 성장기에는

수많은 기업들이 초고속 성장을 할 수 있었기에

세월만 지나도 월급을 올려줄 수 있는

연공서열 방식의 임금 정책이 통할 수 있었으나

그런 기업들이 이미 기반을 잡고 있는

산업화시대 말기 및 정보화시대에서

내가(혹은 당신이) 소규모로 뭔가 벌린 일이

계속적인 수익뿐만 아니라 그 수익의 규모가

매년 증가되지 않을 경우 결국 내부적으로 직원들은,

그리고 사장도, 갈등을 느끼게 된다.

나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였을까?

-다음편에 계속됩니다.-

:
Posted by 약초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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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을 할 때 가져야 할 자세는

상당부분 장사를 할 때의 자세와 공통되지만

무엇보다도 기억하여야 할 중요한 것들이 있다.

첫째, 폼 잡으려고 하지 말라.

수많은 사람들이 사업을 하고자 한다고 하면서

마음속에 그럴 듯한 사무실을 꿈꾸면서

사장실이라고 써 붙인 별도의 공간도 갖기 원한다.

나의 강력한 조언:

절대로 폼 잡는 짓 하지 말라.

사무실은 일하는 곳이다.

쾌적하고 여유로운 공간에서 일하면 좋겠지만

사업 초기에 그럴 돈이 어디 있단 말인가.

손님도 올 텐데 그래도 좀 꾸며 놓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그런 짓은 사기꾼들이 사용하는 사업 방식일 뿐이다.

수십억 수백억 자본이 있어 사업을 하는 것도 아니지 않는가.

나는 안다. 벤처 바람이 불면서 테헤란에 몰려들었던 수많은 업체들 중

상당수가 월 임대료로만 수천만 원씩 납부하다가

결국은 슬그머니 사라지고 말았다는 것을.

어느 신문에서 본 내용:

1년에 3백 개 이상의 기업을 방문,

그 전망을 판단하고 투자한다는

일본 최고의 펀드 매니저 후지노는

2000년 2월 週刊文春에서 이렇게 말하였다고 한다.

“높이 1m 이상의 관상식물, 니스 칠한 나무 그루터기,

동물 박제, 고급 술, 유명화가의 그림, 골프채, 우승 트로피,

저명인과 찍은 스냅 사진 같은 것들 중 4가지 이상이 사장실에 있으면

볼 장 다 본 회사이므로 투자를 삼가라.

또 사장이 외제차를 타고 다니며

금빛 찬란한 호화시계를 차고 있어도 주의가 필요하다.

사장이 저명인과 친하다고 은근히 내비치거나 자랑하는 회사,

업적부진을 경기나 정부 탓으로 돌리는 회사,

화장실이 더러운 회사, 지나치게 예쁜 안내원이 있는 회사,

요정에서 손님 접대하려는 회사 등은

투자해봐야 별 볼일 없거나 망하기 십상이다.”

나 역시 후지노가 갖고 있는 판단 기준과

비슷한 기준을 갖고 있는데 예를 들면,

중소기업 사장이 골프에 미쳐 있거나

제조업체 사장의 사무실이 호사스럽다거나 한다면

일단은 경영자로서의 자질을 의심하게 된다.

나의 경험담:

임대료가 싼 곳을 찾다 보니

옆 건물과의 거리가 1미터도 안되기 때문에

햇빛이 전혀 안 들어 지하실이나 다름없는 곳을

빌려 사용하였던 적이 있다.

책상 구입할 돈을 아끼려고 조립식 철제 앵글을

직접 사다가 책상 모양으로 조립하고,

그 위에 베니아 판을 잘라 책상처럼 만들고

다시 그 위에 흰 비닐을 깔아 놓았다.

내가 만들기 힘든 사무용 가구들은 모두 중고로 구입했는데

나중에 우연히 책상 밑을 보니 부적이 붙어 있는 것들도 있었다.

사무실에서 쓸 스템플러들은 청계천 벼룩시장

(내가 아내와 첫 데이트를 하면서 양은냄비 동태찌게를 사 준 곳이다)에서

미제 중고를 한 개 1천 원씩에 샀었다.

아, 물론 내가 발표하는 모든 글들이 쓰라린 경험에서 나온 것임을,

즉 내가 한번은 넘어져 보고 난 뒤 알게 된 사실들임을,

내가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것들은 아니었음을,

독자가 짐작하고 있다면 나 역시 한때는 화려하고

폼 나는 사무실에 눈이 멀었던 적이 있었음을 눈치 챌 것이다.

30대초에 시청 옆 서소문 한복판에 있는

폼 나는 빌딩에서 거들먹거렸던 적도 있었으니까.

그러다가 돈 벌어서 모두, 그 멋진 빌딩을 소유한 회사에게

갖다 바치고 있음을 깨닫고는 즉시 사무실을 옮겼는데

그 규모를 5분의 1 정도로 줄였으니 내가 얼마나 공간을 줄였는지 짐작 할 것이다.

어쨌든 내 방의 벽을 투명 유리로 만들고

직원들이 나를 볼 수 있게 한 시절도 10년 이상 된다.

화려한 소파? 그런 거 나는 모른다.

외국계 회사의 경영을 맡기 시작했을 때 구입한 소파조차 중고품이었다.

나는 소파 보다는 회의용 탁자를 더 선호한다.

당신도 사업을 구상한다면 그런 자세로 해라.

둘째, 내가 수없이 강조하는 것이지만,

준비가 철저하여야 한다.

30년 이상 만남이 없었던 고교 동창 한명이

어느 날 갑자기 나에게 전화를 걸어 왔다.

그런 경우 대부분은 뭔가 물건을 팔고자 하는 목적이었지만

그는 내게 동창으로서 조언을 듣고 싶어 한다는 것이었다.

점심을 함께 하면서 그는,

대기업을 서너 곳 다니다가 2년 전 쯤 퇴직하였고,

곧 캐나다 이민을 가서 오퍼상을 하고자 한다고 하면서,

자신이 캐나다에서 좋은 물건들을 찾아 내

한국에 보내면 유통을 맡아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 대화 내용:

“회사 다닐 때는 뭐 했었니?”

“XX회사에서 XX 담당이었지.”

“그런데 오파상을 하려고 한다고?”

“그래. 오파상이나 해보려고.”

“영어는 얼마나 하니? 토익이나 토플 본 적 있니?”

“토익은 대학교 다닐 때 본 게 마지막이었는데 형편없지 뭐.”

“회사 다니면서 영어 공부한 적 없니?”

“없지 뭐.”

“회사 다니면서 학원 같은 곳에 다닌 적 있니?”

“아니.”“회사 다니면서 책은 주로 뭘 읽었니?”

“역사 소설을 좀 읽었지.”

“최근에 오파상에 대해 공부한 적 있니?

무역업무 관련 서적을 읽었거나 학원에 다닌 적 있니?”

“아니, 이제 해야겠지, 뭐.”

여기까지 이야기를 하고 나서 나는 식사를 중단하고

수저를 팽개치다시피 내려놓았다.

“야, 이 10새끼야. 내 이야기 똑 바로 들어라.

나는 너 같은 새끼가 제일 싫다. 얼마나 싫어하냐 하면

이렇게 밥을 같이 먹다가도 지금껏 먹은 것 모두를

네 면상에 토해내고 싶을 정도로 싫다.

이 18놈아, 현재까지 노력이라고는 개뿔도 안하고

살다가 이제 와서 ‘오파상이나’ 해보려고 한다고?

야 이 10새꺄. 오파상이나?

오파상이 누구네 집 강아지 이름인 줄 아냐?

하다못해 구멍가게를 하더라도 공부할 게 많은 데

무역에 관한 책 한 권 안 본 새끼가 ‘오파상이나?’

너, 미친 새끼 아냐?

영어도 좃도 못하는 게 이민을 가서 오파상이나 하려고 한다고?

캐나다 사람들이 영어도 좃도 못하는

네가 뭐 이쁘다고 너를 파트너로 삼는다는 말이냐?

너를 호구로 알고 그냥 재고품 처리하는데 이용할 테고

그런 쓰레기 더미들을 나보고 팔아달라고?

이 쌍놈의 새꺄. 내가 네 똥꼬나 닦아 줄 사람으로 보이냐?

너 같은 새끼는 이민 가서 10년 정도 칠면조 도살장이나 다니면서

칠면조 똥집이나 만지고 살아야 정신을 차릴 놈이다, 이 쌍놈아.

그런 개떡 같은 정신 자세로 얼마 전 까지

회사를 다녔다는 게 정말 신통방통하다.”

그의 눈에는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지만 나는 말을 멈추지 않았다.

자, 독자들은 내가 뭘 말하는지 이미 너무나 잘 알 것이다.

언젠가 어느 독자(고시 출신의 공무원)가 미국에 가서

세탁소를 하려고 한다고 했을 때 내가 준 조언은

지금 당장 우리나라 세탁소에 가서 인부로 일하라는 것이었다.

그게 사업이건 장사건 처음에 가져야 할 자세이기 때문이다.

셋째, 공부는 하되,

경영 관련 서적들의 내용을 섣불리 받아들이지는 말아라.

사업을 꿈꾸는 사람들의 많은 수는

“사업 = 경영”이라는 등식에 사로잡혀

수많은 유명 경영자들이 저자로 표기된 책들을 읽는다.

실제로 대학이나 대학원의 경영학과에서 배우고 있는

많은 사례들 역시 유명 기업들과 그 경영자들에 대한 스터디이다.

당신이 사업을 꿈꾸고 있거나 사업을 이미 진행 중이라면

먼저, 유명 경영자들이 저술한 것으로 알려진 책들의 대다수는

그 경영자들이 직접 쓴 것이 아니라 대필 작가들이

쓴 것이라는 사실을 뼈 속 깊이 명심하여라.

이것은 국내 경영자이건 해외 경영자이건 마찬가지이다.

그런 책들은 거의 모두 유명 경영자가 몇 시간 말한 것들

혹은 간략히 기록한 것들을 어떤 전문적인 대필 작가가,

그 경영자 주변의 사람들로부터 보충 설명을 취한 뒤 그럴듯하게

조합, 각색, 창작하여 포장한 뒤 출판한 것들이다.

때문에 듣기 좋은 말들은 물론 예쁜 꿈과 이상들이

“아주 잘”(때로는 “대단히 감동적으로”) 기록되어 있지만

그 책들이 실제 상황을 그대로 여과 없이 기록한 것은

결코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여라.

즉 그 책들은 사업과 경영에서 어느 한 면 만을

단편적으로 보여줄 뿐이지 전체를 보여주지는 않으며

특히나 실전에서 부딪히는 여러 종류의 문제들에 대해서는

입도 뻥긋 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 내가 이 삼 십대에 누군가가 내게 그 사실을 귀뜸이라도 해 주었었다면

나는 상당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을 텐데….: 가정법과거완료).

또 하나 기억하여야 할 사실은,

각종 경영학 관련 서적들에서 나오는

여러 가지 훌륭한 사례들을 있는 그대로

당신이 적용하려고 하면 절대 안 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MS, GE, HP, SONY, TOYOTA 등등의 사례들을

사업을 이제 시작하려는 당신이 신주 단지처럼 신봉하였다가는 큰 코 다친다.

왜냐하면, A 라는 업종에서 a 라는 회사가 이룩한

성공적 경영 사례라고 하여, 같은 업종이기는 하지만

a 보다 규모가 훨씬 작은 회사에서도 그것을 따라 한다거나,

또는 B 라는 업종에 종사하는 회사에서 적용하고자 한다면

상당한 위험을 감수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어리석은 대중들(특히 청년기의 사람들이나 직장인들)은 이 사실을 전혀 모른다.

그래서 툭하면 어떤 회사는 이러저러한 방법으로 성공했다는 것에 사로잡힌다.

기억해라. 그 방법과 정 반대되는 방법으로 성공한 경우도 분명 있으니까.

:
Posted by 약초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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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는 무엇이고 사업은 무엇일까?

나 나름대로 그 차이를 정의한다면 다음과 같다.

장사는 그것이 행하여지는 지리적 장소를 중심으로 하여

근거리 원내의 사람들을 주요 대상으로 하는 것이며,

사업은 그것이 행하여지는 지리적 장소가 주는

한계를 뛰어 넘어 원거리에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당신이 설렁탕집을 개업하였다고 치자.

당연히 주된 손님은 인근 주민들과 그 식당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일 것이다.

즉 고객의 활동 반경이 당신과 물리적으로 동심원을 이루고 있다.

그런데 당신이 설렁탕집을 잘 운영한 덕에 소문이 나서

설렁탕 육수를 전국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하였다고 치자.

이 경우 고객들의 활동 반경은 이미 당신과 지리적으로

큰 차이를 보이게 될 것이고 이게 바로 사업이다.

63빌딩에 있는 수많은 회사들을 생각하여 보자.

63빌딩 지하에는 수많은 상점들이 있는데 그들은 모두 장사를 하는 것이다.

그곳에 있는 옷 가게들도 장사이고 식당들도 장사이고

고층부에 있는 고급 식당들도 모두 장사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빌딩의 사무실 층에 있는 회사들은 어떨까?

그들은 사업을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의사나 변호사, 약사, 법무사, 관세사 등과 같은

전문 직업인들의 업종은 장사일까 사업일까?

그들의 활동 반경을 생각한다면 장사라고 보아야 한다.

대부분의 자영업자들은 장사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러나 외국의 유명 병원들처럼 여러 곳에 분원을 설립하고

경영한다면 그것은 사업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장사는 그것이 행하여지는 지리적 장소가

곧 고객과 만나고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영업장소가 된다.

때문에 위치가 중요하다.

음식점이나 옷 가게를 할 때 사람들의 통행이 많은 곳에

자리를 잡으라고 말하는 이유는 그것이 장사이기 때문이다.

손님이 먼 곳에서 찾아 올 정도로 유명해졌다면 어떨까?

고객과 만나는 장소에는 변화가 없기 때문에 여전히 장사에 속한다.

반면에 사업은 그것이 행하여지는 지리적 장소를 벗어나

고객과 만나고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키게 된다.

예를 들어 어떤 특별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해내고 상품화 시키는데 있어

그 작업 장소가 허름한 지하 창고이어도 되는 이유는 그것이 사업이기 때문이다.

인터넷 쇼핑몰 역시 지리적 장소를 벗어나므로 사업에 속한다.

사업이나 장사를 구분할 때 그 법적 구성 형태,

이를테면 주식회사인가 아니면 개인 사업자인가 따위는

큰 의미가 없다는 것도 알아 두어라.

장사와 사업을 내가 어떻게 구분하는지는

이 정도로 그치고 이제 “장사를 할 때의 자세”가 무엇인지 알아보자.

(사업을 할 때의 자세는 별도로 다룰 것이다.)

장사의 목적은 돈을 버는 것이다.

여기서 재미난 사실은 돈만 노리면 돈을 절대 벌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것을 수많은 자수성가형 부자들은 “돈을 벌려고 하면 돈을 못 번다.”는 말로 표현한다.

보통 사람들은 이 말의 의미를 잘 모른다.

경험한 바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말은 정말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통하는 진리이다.

“돈을 벌고자 하는데도 돈을 벌려고 하면 돈을 못 번다?”

아니 세이노가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것인가? --

이런 생각이 든다면 이제부터 내 말을 똑똑히 새겨들어라.

당신이 아주 작은 식당 하나를 개업했다고 가정하자.

당신은 돈을 벌어야 하므로 4천 원짜리 된장찌개에 들어갈

재료들의 원가를 생각할 것이고 한 그릇을 팔았을 때

남게 될 이득을 계산하고자 할 것이다.

그리고 찌개 몇 그릇을 팔아야 월수입이

얼마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새겨들어라. “이득 = 판매가 - 원가”라는 공식을 믿는

당신의 그 식당은 장담하건대 틀림없이 망할 것이다.

당신이 우선 생각해야 할 것은 맛이다.

고객이 찾는 것은 맛있는 된장찌개이기 때문이다.

그 맛을 창출하려면 당신은 엄청난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런데도 당신은 된장을 직접 만들 생각은 하지 않고

깡통에 담긴 공장제품을 사다 쓰려고 하고

새벽에 시장에 가서 직접 신선한 야채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피곤하다는 핑계로 납품업자에게서 받아다 쓸 것이다.

그리고는 원가를 생각할 것이다.

거기서 무슨 차별화가 생긴단 말이며 무슨 맛이 생겨난다는 말인가.

신당동 떡볶이 골목이 유명하다고 해서 아내와 함께 일부러 가 본적이 있었다.

내가 업소를 잘못 찾아 갔는지는 모르겠지만 ,

유명 연예인들이 왔다 가면서 남겨놓은 낙서들이 한쪽 벽을 장식하고 있었지만

나는 고추장 맛부터 전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화장실을 가면서 주방 쪽을 살펴보니

그 고추장은 공장 제품이었다.

나는 그 이후 그 동네를 가지 않는다.

안 되는 식당일수록 밥맛도 형편없는데

원가 절감 차원에서 싸구려 쌀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러니 고객들이 올 리가 없고 장사가 안 되지만

메뉴에 문제가 있는 줄로 알고 메뉴만 늘리면서

더더욱 형편없는 음식을 제공하게 된다.

그러면서 빚에 쫓기게 되고 경기가 워낙 안 좋아 장사가 안 된다고 말한다.

한심한 사람들….당신 입맛에는 맛이 그럴듯한데도 안 팔린다고?

부자들이 보기에도 맛이 있을까?

명동칼국수로 유명한 명동교자에 가보라.

칼국수 하나를 만들어도 일단은 배부른 부자들이 먹어도

맛이 있다는 말이 나오도록 하여야 한다.

배고픈 사람이 먹었을 때만 맛있는 음식으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명동교자에서는 독특한 칼국수 맛을 보존하고자

명동에 있는 두 곳을 제외하고는 지점 설치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내가 아는 사람의 이야기이다.

현재 나이가 50대인 그는 20대 말에 아버지가 갑작스레 사망하면서

연간 매출 수백 억 원 대의 건실한 회사를 졸지에 물려받았다.

몇 년 후 그는 사업 영역을 부동산 개발 같이 좀 더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것 같이 보이는 분야로 확장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룸싸롱에서 젊은 여자들만 찾다가

급기야 30대 중반에 회사는 부도가 났고 결국 쫄딱 망하게 된다.

곧 이어 아내로부터는 이혼을 당하였고

자식들도 여자관계가 복잡하였던

아버지를 전혀 좋아하지 않았기에

원룸에서 혼자 사는 처지가 되었다.

하지만 그는 왕년의 생활을 잊지 못하고

여전히 넥타이를 메고 여러 친구들의 사무실 한 귀퉁이를

전전하면서 빌붙어 지내기를 근 10년간이나 하였다.

그러다가 마음을 겨우 고쳐먹고 몇 년 전

아주 작은 삼겹살 음식점을 월세로 개업하였는데

개업 6개월 정도 후 내가 방문하여 보니

인테리어고 뭐고 없었지만 손님이 미어 터졌다.

그 북새통 틈에서 나도 겨우 식사를 했는데

모든 음식의 맛이 아주 좋았다.

손님들이 오면 그가 주문을 직접 받았고

아르바이트 학생들과 함께 빈 그릇을 치우고

행주를 직접 들고 드럼통으로 만든 식탁을 치웠다.

손님들이 어느 정도 자리를 떴을 때

겨우 그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아내도 없고 자식들도 없으니 음식점에서 자면서

새벽에 봉고차를 끌고 시장에 나가 재료를 사오고

음식도 직접 준비해 놓는 것이 그의 아침 일과였다.

주방장이 하는 일은 아주 단순해서

그가 아침에 잔뜩 준비한 것들을 조리하는 것이었기에

평범한 아줌마를 고용하고 있었다.

나는, 부도 이후에도 계속 허황된 꿈만 꾸던 그가,

왕년의 생활을 생각하면 초라하기 그지없고

해 본 적도 없는 먹는장사에서

어떻게 맛있는 음식을 낼 수 있었는지가 궁금하였다.

그의 답은 이러했다:

“친구들에게 얹혀 지내기를 10년 정도 하고 나니까

친구들도 나를 외면하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나는 넥타이를 풀고 작업복을 입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뭘 하여야 할는지는 몰랐다. 삼겹살집을 하게 된 동기는 별거 없다.

이혼 후 자식들도 없이 혼자 살면서 근 10년 동안은 한끼 한끼를 대강 때웠다.

하지만 부도 전 까지는 서울에서 잘한다는 고급 음식점들을

거의 모두 다녔었으니까 뭐가 맛있는 것인지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어느 날 문득 찬밥에 김치로 밥을 먹다가,

왕년에 화려하였던 내 고급 입맛에 맞는 음식을

내가 만들어 팔면 팔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고

고기를 사다가 직접 포도주에 숙성 시켜보면서

소스 개발도 시도하여 보았다.

몇 개월 노력한 끝에 내 입이 만족하는 맛이 나오게 되자

친구들에게 조금씩 돈을 빌려 3천만 원을 갖고서

월세로 식당을 개업했는데 이제는 세무서 걱정을 해야 할 정도가 되었다.”

내가 여기서 들려주고자 하는 교훈은 이것이다:

“먹는장사를 하려면 가난하고 배고픈 자들의 입에

맛있는 음식은 만들지도 말고 팔지도 말아라.

배부른 부자들이 먹었을 때 맛있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음식을 미리 미리 준비한 뒤에 개업을 하여야 한다.

그래야 돈방석에 앉게 된다.

호떡 하나를 팔아도 맛을 연구하여야 하고

버터는 좋은 것을 써야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라.

”맛을 추구하다 보면 이익이 남지 않는다고? 처음에는 당연하다.

이익이 별로 남지 않을 것이므로

종업원 인건비를 아껴야 하고 따라서

인건비가 나가지 않는 자기 몸을 코피가 터질 정도로

최대한 움직여야 한다.

몸이 좀 피곤하므로 직원을 고용하여

새벽시장에도 다녀오게 하고 그러면 안 되느냐고?

아니 없는 살림에 시작한 장사일 것이므로 가진 돈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고,

어느 식당이 맛있다고 소문이 나려면 시간이 상당히 필요한데

무슨 돈이 그리 많다고 월급 까지 줘가면서 사람을 부리겠다는 말이냐.

-주방장을 고용하여 음식점을 하려고 한다는 사람들이 꽤 있는데

내가 보기에는 참으로 멍청한 사람들이다.-

지금까지 나는 이른 바 먹는장사를 예로 삼아 설명하였지만

다른 장사들에서도 그 원리는 그대로 통용된다.

무슨 장사를 하건 간에 우선은

월급을 많이 안 줘도 되는 당신 자신의 몸을

24시간 굴리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그래야 주변의 경쟁자들을 따돌릴 수 있다.

경쟁자들은 자기 인건비, 종업원 인건비, 투자비용 등을

생각하고 있을 것이므로 그들의 오버헤드 코스트(overhead cost)가

당신에게 있어서는 거의 최저 수준이 되고

그 대신 고객이 원하는 것에만 집중한다면

소문은 반드시 나게 되어 있다.

물론 그 소문이라는 것이 하루 아침에 생기는 것은 절대 아니다.

시간이 걸린다. 때문에 무슨 사업이건 장사이건 간에

1, 2년 동안은 이를 악물고 고생할 각오를 해야 한다.

개업 이전에 준비가 철저하여야 함은 너무나도 중요한 사실이다.

원가고 나발이고 오로지 고객의 입장에서만 생각해야 한다.

고객 한명 한명이 너무나 중요함은 말할 나위 없다.

개업 초기에 오는 손님들에게서 외면을 받는다면

조만간 당신은 쪽박을 차게 된다.

단 한명의 고객도 소홀히 대하지 말라.

그렇게 하다 보면 고객들이 신뢰를 하게 된다.

그리고 이어서 손님이 줄을 선다.

그때부터가 돈이 들어오는 시기이다.

왜냐하면 규모의 경제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재료 구입량도 많아지기에 원가도 절약된다.

함흥냉면으로 유명했던 종로5가 시계골목에 나는 더 이상 가지 않는다.

주인이 바뀌면서 맛이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그렇고 그런 식당에서 주인들은

저녁에 가게에서 TV연속극을 보고 있다.

그럴 시간이 없을 텐데도 말이다.

결론을 내려 보자.

어느 장사이건 사업이건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여야 하며,

초기에는 당신이 북도 치고 장구도 치고

노래도 하고 춤도 출 생각을 가져야만 성공한다.

때문에 좀 더 자유로운 시간을 갖고자

장사나 사업을 하고 싶다고 혹시라도 생각한다면

지금이라도 장사니 사업이니 하는 것들은 까맣게 잊어 버려라.

자유시간? 휴식시간?

그럴 시간이 없이 해야 하는 것이 장사고 사업이니까 말이다.

아울러 고객이 왜 당신에게 돈을 지불하는지를 정확히 알아라.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만을 생각하고

그것을 어떻게 하여야 충족시킬 수 있는지 만을 연구하여라.

처음에는 힘들고 불안할 것이다. 하지만 내 말을 믿어라.

내가 알려준 대로만 하면 늦어도 3년째부터는 돈이 쌓일 것이다.

절대로 “이득=판매가-원가”가 아님을 명심해라.

이득은 “고객의 신뢰도 x 고객수”임을 결코 잊지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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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