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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비역할'에 해당되는 글 1

  1. 2020.12.18 녹비가 포도나무와 싸움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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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 포도로 유명한 어떤 군의 농업기술센터에서

녹비가 농사에 좋은 이유를 설명하자, 농업인들 여럿이 손을 들고 질문했다.

“녹비를 재배했더니 포도나무와 양분 쟁탈전이 일어나 포도가 덜 컸어요.”

“녹비재배에서 양분보다는 수분 경쟁이 더 큰 문제가 아닐까요?”

“이른 봄의 늦서리 피해를 잘 받는다던데요?”

아주 틀린 말들은 아니다.

녹비와 과수가 싸운다면 그건 전적으로 주인의 잘못이다.

콩과가 아닌 일반녹비를 재배할 때 화학비료를 밑거름으로 주지 않으면

과수와 녹비가 양분을 놓고 경쟁을 벌인다(호맥의 경우 밑거름으로 10아르에

질소 11kg을 주면 나중에 12kg을 회수할 수 있다).

그러나 콩과 녹비는 비료를 전혀 안 주어도 조금도 문제가 안 된다.

저희들이 공기 중의 질소를 고정하기 때문에 오히려 흙에 질소를 보태준다.

자연초생이든 녹비든 수분경쟁을 벌일 것 같지만,

흙에 직접 떨어지는 직사광선을 녹비가 가로막아

물 증발을 막고 지하로 더 많이 스며들게 한다.

또 유기물이 많아져서 오히려 보습성은 해가 거듭될수록 커진다.

초생재배 과수원에서는 4, 5월의 늦서리 피해가 크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의 견해다.

이론상으로는 나지에서는 낮 동안 햇빛이 막 바로 흙에 닿아 지온이 올라가고,

새벽녘 기온이 떨어질 때 지열이 올라와 서리를 막아준다고 하지만,

실제로 그 정도 지온으로는 새벽의 서리를 막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흙처럼 유기물이 매우 적어서

흙의 이화학성이 나쁜 토양에서 유기물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필요한 유기물을 유기질비료가 아닌 녹비로 보충한다는 것은 매우 합리적인 방법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나지에서 자연초생으로,

자연초생에서 녹비재배로 가는 것은 실보다는 득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녹비재배는 흙의 물리성, 보습성, 보비력을 개선해 주어 생산성을 높여주어

친환경농업의 기본이며 필수 농법인 이유는 아래와 같은 이점 때문이다.

1) 녹비는 상당량의 질소를 흙에 공급한다.

질소뿐만 아니라, 인산, 칼륨, 그 밖에 상당량의 미량요소도 공급해 준다.

각종 양분들은 흙 알갱이로부터 끊임없이 녹아나오고,

녹아나오면 빗물이나 눈 녹은 물에 의해 지하로 용탈된다.

이 과정에 녹비의 뿌리는 용탈되는 양분을 빨아들여 자신의 몸에 축적한다.

한편 녹비 뿌리에서 나오는 산(酸)은 인산과 같은 불용성양분을 녹여서

흡수해 다음 작물이 쉽게 이용할 수 있게 한다.

그 때문에 10아르에 녹비생초(생풀) 2톤을 논에 넣으면

헤어리베치는 100%, 자운영은 70%, 보리는 30%, 호맥은 19%의

화학비료를 절약하면서 영양분도 많고 맛도 좋아진다.

2) 녹비는 많은 양의 유기물을 흙에 공급한다.

헤어리베치나 호맥을 재배하면 10아르에서

각각 생물 4톤씩의 유기물을 흙에 되돌려 준다.

이는 퇴비 4톤을 넣은 것과 거의 맞먹는 양이다.

그 결과 흙은 떼알조직으로 개선되고

양분과 물의 보존능력이 커져서 재해에 안전한 좋은 환경으로 개선된다.

3) 녹비재배는 농산물의 생산비를 덜어준다.

퇴비나 화학비료는 밭까지 운반해야 하고 뿌려주어야 하기 때문에 동력이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공해물질이 생산되지만 녹비는 종자만으로 다 해결되기 때문에 친환경적이다.

퇴비와 화학비료를 쓰면 자재 구입대와 운반비, 시비인건비가 들어가지만

녹비재배는 이런 비용은 물론 상당한 액수의 제초비도 절약된다.

4) 흙 표면을 보호해주어 바람이나 물에 의한 토양유실을 막아준다.

이건 보통 이득이 아니다.

몰라서 그렇지 매년 표토의 유실로 입는 손실은 엄청나다.

심한 경우 일 년에 가장 비옥한 흙이 2트럭분이나 유실되며

이때 잃는 양분은 작물이 소비하는 양보다 많은 경우도 있다.

5) 녹비의 뿌리는 그 자체가 양분을 지니고 있는 유기물이므로

죽고 나면 작물 뿌리가 즉시 파고들어가 자란다.

특히 호맥의 경우에는 지하 1m까지 뻗기 때문에

심토의 물리성 개량이 이뤄지며 작물 뿌리도 힘 안 들이고 그 깊이까지 뻗을 수 있다.

따라서 깊은 곳의 양분까지 흡수하고

가뭄과 고온의 피해도 피할 수 있어서 소출이 많게 해 준다.

녹비작물 중에서 콩과에 속하는 자운영은

대전 이남지역에서만 월동되지만,

헤어리베치는 전국 평야지 어디서나 월동이 잘 된다.

흙이 차지거나 부드러운 식질, 식양질이면서

양분이 없는 메마른 땅에는 헤어리베치나 자운영이 좋고,

식질이나 식양질인 하우스에서는 유기물을 많이 생산하면서

과잉의 염류를 다량으로 흡수하는 호밀이나 녹비보리가 좋다.

모래가 많거나 새로 개간한 땅에서는

콩과와 맥류를 1:2로 섞어 재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왜성 과수원에서는 헤어리베치와 호맥을 혼파하면

헤어리베치 덩굴이 나무로 올라가는 것도 막아주고 녹비생산량도 많아진다.

한여름 하우스를 놀릴 때는 목초용 수단그라스를 가꾸면

옥수수보다 녹비생산량도 많고, 뿌리를 제거하는 노력도 필요가 없게 된다.

우리 논밭에 녹비를 초청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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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