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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차를 연구하면서

감초차에 대한 이야기는 좀 아껴서 뒤에 하고 싶었다.

한의사라면 누구나 자기만의 비방 한 두개는 가지고 있듯,

조금은 감추고 싶은 부분도 있기 마련이다.

약방에 감초란 말이 있듯이

감초는 한방을 대표하는 약재이다.

전공을 하지 않은 일반인들도

다른 한약재의 이름은 몰라도

감초는 아마 한번쯤 들어봤을 정도이다.

「本草經蔬」에서 말하기를

“장중경의 상한, 잡병 두 책에서 전체 처방이 250가지인데,

감초를 쓴 것이 120가지다.” 라고 말할 정도로

감초는 한방의 많은 처방에서 두루 쓰이고 있는 약재이기도 하다.

많이 알려져 있는 약재라서인지

약선 요리의 단골소재가 되기도 한다.

감초는 그만큼 쓰임새도 많고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오로지 감초 한가지로 만드는 감초차는

기본적으로 단맛이 베이스가 되기 때문에

기호도가 그리 나쁘지는 않다.

특히 차로 마시는 것은 은은한 단맛으로

혀끝에 다가오기에 한방차를 처음 접하는 사람도

비교적 무난히 마실 수 있는 차이다.

감초는 그 쓰임새도 다양하지만

차로서 우리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할 수 있는

기능성에 초점을 두고 말해보겠다.

요즘 역류성 식도염으로

항상 인후가 깔깔한 사람들이 많다.

역류성 식도염은 현대인들의 스트레스나

불규칙한 식사, 음주, 끽연 등이 원인이 되어

많은 사람이 고통받는 요즘의 아주 흔한

대표적인 질환이 아닌가 한다.

사실 약을 먹어도 그때 뿐이고

증상이 조금 완화되었다가 재발을 자주하므로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그냥 포기하고 살아간다.

원인은 식도괄약근의 긴장으로 인해

완급조절이 잘되지 않아 위산이 식도와 인후로

올라오는 것을 완전히 차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감초는 근육의 경직을 부드럽게 완화하는 작용이 있고.

사화해독 瀉火解毒하는 효능이 있으니

신경의 화기로 위산이 역류하는 것을 가라앉게 하고,

위산의 독을 중화해 역류성 식도염으로 인한

고통을 줄이는 작용이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감초차는

역류성 식도염의 예방 및 완화에

좋은 차제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역류성 식도염 역시

신경증의 하나로 볼 수 있지만,

감초차는 그 외에 현대인의

여러 불안신경증에 좋은 차가 된다.

세상이 너무나 빨리 변하고,

대처해야 될 상황이 워낙 많아

불확실함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불안신경증 역시 흔한 증상이 되었다.

비교적 마른 체형에 매사가 불안하고

가슴이 두근두근하는 사람이라면 감초차는 약이 된다.

본초서에서

“감초는 모든 허약성 질환과

놀라서 두근거리는 증상을 치료한다.

虛하면서 熱이 있는 경우는 모든 경우에

가해서 쓴다고 하였으니…”

감초차는 만들기도 쉽다.

편으로 뜬 감초 몇 조각을 후라이팬에 올려놓고

약간만 뒤집어 구우면 자감초가 되는데,

이를 거름망에 담아 뜨거운 물에 담그면

금방 조금씩 노란색의 감초물이 추출되어 나온다.

물론 감초를 생용으로 써야 할 경우라면

생감초를 조금 오래 침출하면 된다.

허담 / 한의사·(주)옴니허브 대표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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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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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원 대기실에서 각종 한방차를 만들어 시음시키다 보니

환자들은 으레 내원하면 차 한잔줄 것으로 기대한다.

한방차를 드립으로 추출해

예쁜 잔에 담아내는 과정 역시 그 분들에겐 재미난 모양이다.

차를 마시며 나누는 정담의 소재에 아픈 질병에 대한 이야기도 있지만

한방차와 관련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가끔 환자들이 원하면

그 분들이 맛있다고 하는 레시피대로 차를 만들어

한달분 정도 판매하기도 한다.

오직 그분에게만 드리는 ‘맞춤형 한방차’인 셈이다.

필자의 한의원은 비만, 대사증후군, 당뇨병 등을 컨셉으로

병원을 운영하기에 자연스레 그와 관련된 환자층이 많은 편이다.

당뇨병은 요즘 너무나 흔해져

나이가 들면 당뇨병이 자연스럽게

오는 것이 아닌가 할 정도가 되어버렸다.

젊은 층에서도 당뇨환자가 늘어나고 있고….

가족 중에 당뇨병을 앓아

합병증으로 돌아가신 분이 있다면

당뇨병을 방치하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하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당뇨병이 너무나 흔해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지내는 사람도 많은 실정이다.

당뇨병이 오면 삶의 질(?)이 떨어지는 것을 각오해야 한다.

몸이 무거워 하기 싫지만 매일 규칙적인 운동을 해야 하고,

달고 기름진 맛있는 음식들을 절제해야 한다.

즐거운 술자리도 삼가야 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며 의욕적으로

무리하게 추진하던 일의 량도 줄여야 한다.

아픔을 참고 정기적으로 바늘로 피를 빼 혈당도 체크해야 한다.

[하엽]

삶의 질(?)이 떨어지는 것이 싫어

호기롭게 살아보려 하지만,

당뇨병은 어김없이 보복을 가하기 마련이다.

고혈압 심장병이 따라오고,

이가 흔들리면서 욱신거리다

풍치로 이를 빼야 하는 경우가 생기는가 하면,

소변이 질질 거리다가 마침내 신장병을 만들기도 한다.

그뿐인가 만성적인 피로가 중첩이 되다가

간기능이 망가지기도 하고 마침내 실명에까지 이르고 만다.

이외에도 당뇨병으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증상이 얼마나 많은가.

사실 당뇨병에 좋은 한방차를 개발해볼 엄두를 내지 못했다.

구체적인 하나의 질환을 타켓으로 삼아

차를 개발하기엔 아직 무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의원에 내원한 환자 중에서

유독 같은 레시피를 반복해 주문하시는 할머니가 있었다.

어느 날은 다른 분을 소개해 그 레시피대로

차만 구입해 가는 경우도 있어 직원이

“왜 그 차를 그렇게 좋아하시냐”고 물어 보았더니

“이 차를 마시면 혈당 수치가 떨어지는 것 같아서”라는 것이다.

[뽕나무]

그래서 그 차를 면밀히 검토해 보았더니

예전에 비만 지방간 등과 관련해 만들어 놓은 레시피였다.

당연히 당뇨병에도 유의성이 있을 듯싶어

그 이후엔 당뇨병 환자가 내원하면 일단 차를 권해 보았다.

실제로 좋은 경우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었지만,

차제란 것이 오랫동안 생활 속에서 함께 하다 보면

좋은 결과를 줄 수 있는 제형이 아닌가.

그렇게 본다면 당뇨병에 좋은 한방차 역시 그 쓰임새가 있을 것 같다.

우연히 만들어진 당뇨병에 좋은

한방차의 레시피를 소개하면

(우리가 흔히 접하는 한방차의 재료라 특별나지 않지만)

다음과 같다.

뽕잎, 하엽, 발효당귀, 귤피를 주원료로 해서 만들었으니

관심 있는 이들은 각자 기호대로 맛을 창출해 보기 바란다.

허담/ 한의사. (주)옴니허브 대표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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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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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이 휘- 하고 지나갈 때마다 낙엽이 우수수 떨어진다.

날씨가 매서워지는 것을 보니 수능철이 다가온 모양이다.

수능 시험일인 D-데이까지 2~3주밖에 안 남았으니

수험생들도 막바지 피치를 올리고 있을 것이다.

필자의 딸 역시 재수를 하고 있는 터라

수험생의 바쁜 일과와 고충을 함께 몸으로 느끼고 있다.

아침에 일찍 태워주고 밤늦게 픽업해 오는 일이

안사람과 번갈아 가며 해내야 하는 일상이기 때문이다.

모두 바쁘게 살아가는 요즘,

아빠로선 딸과 이야기할 수 있는 그 짧은 시간이 즐겁다.

요즘은 세대 간의 문화 차이가 너무나 커서

짧은 시간의 대화라도 없으면 사실 공감의 범위가 적어

서로를 잘 이해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필자도 재수생활을 겪었지만 요즘의 학생들이

소화해야 하는 정보의 양은 우리 때와는 비교가 안되는 것 같다.

그만큼 공부의 절대량도 많아진 것이 아닐까.

공부의 량도 문제이지만 중압감이 더 문제다.

스트레스… 또 스트레스를 받고 있지만

여유시간이 없으니 마음껏 풀 수는 없다.

한의원에서도 수험생 체력을 도와주고,

머리를 맑게 하는 처방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만큼 고객의 니즈가 있고, 그 수요를

한의원에서 담당할 수 있는 것으로 모두가 인식하기 때문이다.

“긴장 이완을 위해 약간의 단맛이 배오되어야 한다.

단맛은 지친 몸을 풀어주고 정신을 안정시킨다”

사실 요즘 자식이 한둘이다 보니

부모 모두 자식의 교육에 대한 관심이 지독시리(?) 많아져 버렸다.

조기교육이나 학원 수강 등을 통해 학습의 양은 많아져

이젠 머리싸움이 아니라 체력싸움으로 바뀐 양상이다.

그래서 수험생을 위한 공진단의 수요도 생긴다.

수험생의 공진단시장은 엄청 큰 것 같다.

탕약의 불편함을 간단하게 해결하면서

그만큼의 기대효과를 충족시키기 때문이다.

어떻든 요즘은 한 반에 한 아이가 보약을 먹으면

마치 시샘이라도 하듯 부모에게 이야기해 나도 보약을 먹는 식이다.

경쟁에서 지지 않기 위해 자식과 부모가 한마음이 돼 달리고 있는 듯하다.

수험생의 합격을 기원하면서 차 한잔으로

뭔가 그네들의 힘이 되어주기 위해선 무엇을 하여야 할까?

한잔의 차로 수험생 체력을 운운하기엔 힘들 것이고,

집중력을 높여주는 컨셉과 긴장을 이완해주는 주는 컨셉은 어떨까.

둘 중에서도 긴장이완이라는 컨셉이 더 마음에 와 닿는다.

지친 모습으로 차에 오르는 딸아이의 얼굴을 떠올리며

‘공부해라, 공부해라’ 라는 가속페달을 밟기 보단

‘차 한잔 마시며, 쉬어가며 해라’는 말을 던지고 싶다.

긴장완화를 하기 위해선 약간의 단맛이 배오되어야 한다.

‘甘味는 緩也라’. 단맛은 지친 몸의 긴장을 풀고

정신을 안정시키는 작용이 있다.

단 초근목피로 구성된 한방차가

단맛이 부족한 관계로 꿀이나 설탕 등의 감미료를

약간 첨가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한방차 소재로서 대추, 구기자, 지황, 홍삼 등이나,

귤피, 연엽, 뽕잎, 창포, 원지 등을 응용하면

수험생에 좋은 한방차가 나오리라 기대해 본다.

허담/ 한의사. (주) 옴니허브 대표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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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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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를 살아가는 남자 치고

‘나는 간이 좋을 거야’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지나친 음주와 스트레스,

과도한 업무 등을 이겨내야 하는

강한 남자(?)들의 간은

사실상 지칠 대로 지쳐있을 수밖에 없다.

한방에서 간은 오행 가운데 목(木)의 기운을 가지고 있다.

탁음(濁陰)을 정화해 청양(淸陽)을 상승시키는 역할이다.

간의 소설작용과 청열해독작용을 통해

인체는 맑고 깨끗한 상태를 유지한다.

마치 봄날에 땅을 뚫고 올라오는 새싹처럼

활력과 힘을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런 간의 힘이 떨어지면

의욕이 감퇴하고 늘 피로감을 느끼며,

알코올을 해독하는 기능 또한 떨어진다.

따라서 간기능이 쇠약해진 남자는

현대를 살아가는데 뒤쳐질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면

지나친 표현일까?

다음과 같은 자각증상이 있다면

한 번쯤 간의 건강에 대해 생각해 보자.

1. 입이 쓰고 음식맛을 잘 못느낀다. 헛배가 부르고 가스가 잘 찬다.

2. 얼굴에 생기가 돌지 않고 초췌하다. 얼굴 피부가 매끈하지 않다.

3. 졸리고 나른하며, 잠을 자도 피로가 잘 풀리지 않는다.

4. 술을 조금만 마셔도 취기가 돌고, 술을 깨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5. 소변이 맑지 않고, 냄새가 나며 색깔이 진하다.

6. 손발에 진땀이 나거나, 자주 건조해진다.

7. 우측 늑골 밑에서 묵직한 감이나 통증이 느껴지고, 오른쪽 어깨가 자주 아프다.

8. 대수롭지 않은 일인데도 신경질이 나고, 욕지기가 튀어 나온다.

9. 입안이 텁텁하고, 설태가 짙어지며, 입냄새가 심해진다.

10. 피부가 가렵거나, 습진이나 부스럼이 잘 낫지 않고 재발한다.

11. 잇몸에서 피가 잘 나고, 때로 치질출혈이 있다.

12. 성욕이 떨어지고, 부부관계를 멀리 한다.

간을 흔히 ‘침묵의 장기’라고 말한다.

심하게 손상된 후에야 여러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위와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고

바로 간에 이상이 있다고 말할 수 없지만,

해당되는 증상의 갯수가 많다면

한 번 정확한 검사와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지쳐있는 간의 피로를 풀기 위해 한방차로 접근한다면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해 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인체가 노폐물의 축적과 쌓인 피로 때문에 열감을 느끼는 단계라면

갈근, 민들레, 황금, 결명자, 미나리 등으로 차를 구성해 보자.

갈근은 침출차로 만들기가 너무 어려워 뽕잎으로

그 효능을 대신해 봄직도 하다.

또 한 가지는 만성적인 소화불량과

무력감, 붓기 등의 증상과 함께 간의 피로가 의심된다면

담즙 분비를 촉진해 간에 활력을 주는

인진쑥, 진피, 청피, 생강 등으로 한방차를 구성해 보자.

한방차는 차제로서 음료를 대신해 수시로 상복하는 방법이다.

만성적인 피로를 방치하지 말고 적당한 휴식,

규칙적인 운동과 함께 한방차를 즐겨 보는 것,

그 또한 대책이 되지 않겠는가.

“간의 피로를 한방차로 다스리자.

갈근 민들레 결명자 등으로 열감을 빼거나,

무력감 붓기 등은 인진쑥 진피 청피 한방차로 벗어나 보자”

허담/ 한의사. (주)옴니허브 대표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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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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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집중력이 떨어지고 산만해

고민하는 부모들이 부쩍 늘은 것 같다.

아이가 여럿 있다면

성격으로 치부하고 신경을 덜 쓸 수도 있지만,

아이가 하나, 둘밖에 없는 요즘엔

내 아이가 또래보다 주의력이 결핍되고,

그것이 학습에도 영향을 끼친다면

부모의 걱정은 이만저만한 것이 아니라고 본다.

그래서인지 최근

ADHD(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즉 주의력 결핍과 과잉행동장애 증후군을

전문으로 보는 소아과와 한의원도 많이 등장했다.

[건지황]

그러나 성장과정 중에 일어나는

이런 증후군을 간단히 치료하기란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장기적인 대책으로 습관이나 행동,

심리에 대한 지속적인 지도와 훈련을 병행하면서

아이의 체질에 적합한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하리라 본다.

오랫동안 치료하고 관리하여야 하는 증후군이기에

고객의 니즈와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선

생활한방 요법이 보조적으로 필요하다고 보는 데,

그 중에서도 茶劑는 아주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지황뿌리]

주의력 결핍과 과잉행동장애증후군에 도움이 되는,

집중력을 높이는 한방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확한 원인을 알아야 하겠지만, 아직은

양방적으로도 유전적 소인이나 뇌의 기능에

약간의 이상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만 이야기하고 있고,

정확한 원인은 딱히 뭐라고 말하지는 못한다.

대부분의 경우 진단은 담당의사에 의한

증상문진과 행동에 관한 설문지 테스트 등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필자가 봤을 때 번잡스럽고, 산만하다는 것은

중심의 기운이 다른 기운에 비해 약하다는 것으로 생각한다.

중심이 잡혀있지 않기에 잘 흔들리고 요동치며

정신이 없어 보이는 양상을 띠는 것이니,

내적인 기운의 중심을 잡아서 모아줄 수만 있다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군약을 지황(地黃)으로 잡았다.

지황은 오뉴월 땡볕에는 잎만 무성히 가지다가

여름 장마를 거치며 대지가 축축해지고 난 다음,

가을 찬기운이 내려옴과 동시에 재빠르게

땅의 기운을 뿌리에 저장한다.

짧은 시간에 뿌리에 저장하는 집중력이 대단해 보인다.

지황은 땅의 기운 즉 地力을 흡수해

자기 몸 안에 갈무리하는데 탁월한 효능이 있는 약초다.

땅의 정기를 흡수해 저장하기에 지황이란

약초명을 받은 것이 아닌가.

[지황꽃]

숙지황을 만드는 과정은

지황의 이런 효능을 더욱 증강시키는 작업이다.

9증9폭을 거치면서 지황의 약성 중 맛이 변하여 빠르고,

흩어지는 성질은 모두 날려버리고, 한 점으로 모으고,

응축하여 보익하는 단맛의 기운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지황을 군으로 하는 차를 만들지만

침출차를 만들기는 쉽지 않다.

많은 실험을 거쳐 파쇄하기 용이하게 한 다음 입자를 선별했다.

지황차를 만들고 난 다음 신과 좌사는

둥글레, 홍삼, 구기자, 오미자, 맥문동, 당귀, 치자 등

다양한 소재로 응용이 가능하다.

증상에 따라 소재를 조합하는 즐거움이 또한 있으니

관심 있는 사람들의 많은 연구를 기대해 본다.

허담/ 한의사. (주)옴니허브 대표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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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蓮은 습한 곳에 살지만 습을 이기고 꽃을 피운다.

산수유의 새콤함은 삶의 희망에 불씨를 지피는 듯하다.

한방차 조합으로 우울함을 날려보내자”

설문조사를 통해

차가 마시고 싶어지는 날이 언제인가

물어 보았더니 뜻밖의 답변이 나왔다.

‘우울한 날’에 가장 차를 마시고 싶어진단다.

술 한잔 마시며 우울함을 풀어내고 싶은 것처럼,

차 한잔도 우울함을 달랠 수 있는 좋은 방안이 되는가 보다.

우울한 날을 생각하니

문득 홍콩을 배경으로 한 영화 <중경삼림>이 떠오른다.

뭔가 축축하고, 암울하고, 안개가 낀 듯한 도시에서

일어나는 젊은 군상의 무표정한 사랑과 헤어짐,

그리고 혼자 남아 외롭고 우울한 일상의 반복….

혹시 이 영화처럼 마음 속 깊이 젖어드는

축축한 습기가 싫어 따뜻한 차 한잔이

마시고 싶어지는 것일까?

필자가 가본 중국의 충칭(重慶)은

인구 3000만명이 넘는 메가시티로

항상 습기가 도시를 감싸고

안개로 인한 비행기 결항이 잦다.

그만큼 햇빛을 보는 시간도 적어

충칭에는 우울증을 앓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우울증은 삶에 대한 관심이나 의욕 감퇴,

디프레스된 기분이나 의기소침,

고독한 느낌으로 인한 상실감 등의 증상을 나타낸다.

양방에서도 우울증은 세로토닌이란 신경전달물질이

부족해 생기는 뇌의 병변으로 보고 있다.

[우울한날 한방차]

멜라토닌은 낮에 적게 만들어지고

밤에 많이 합성돼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밤이 왔다는 것을 알려줘 잠을 유도한다.

멜라토닌은 세로토닌으로부터 만들어 지기에,

햇빛을 비춰주면 멜라토닌은 적게 합성되고

대신 뇌 내의 세로토닌은 많이 분비된다.

그래서 햇볕 조사량이 적은 유럽에서

우울증 환자가 더 많이 발생하며

우울증 치료에 광치료가 유의성을 가진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울함은

인체의 내적 또는 외적 환경으로 인해 생길 개연성이 높다.

우울증이 남성보다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는 것도

이런 환경적 요인에 여성이 더 취약하기 때문이리라.

그래서 우울한 날에 마시는 차,

즉 우울함을 날려버릴 수 있는

한방차의 조합을 만들 단초가 생겼다.

[연잎]

습을 이길 수 있는 약재, 순환을 도와주는 약재,

따뜻함을 더하는 약재, 정열을 상징하는 약재로 군신좌사를 정하니,

하엽, 귤피, 석창포, 산수유가 정해진다.

연잎을 君으로 잡았다.

연은 진흙 바탕에 뿌리를 내리고, 물 위로 잎을 펼친다.

항상 습한 곳에 살지만 습을 이기고 아름다운 연꽃을 피운다.

번뇌 망상 우울에서 벗어나 해탈의 밝은 꽃을 피우는 것이다.

그래서 연잎은 ‘우울한 날의 차’의 주재료가 될 만하다.

맛을 만들기 위해 이리저리 조합을 바꾸어 가며 시음을 해본다.

산수유의 새콤함이 삶의 희망에 대한 불씨를 당기는 듯하다.

한방차를 잘 만든다면 현대사회에서 점점 늘어나고 있는

우울증 치료에도 한방차를 이용한 생활한방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허담/ 한의사. (주)옴니허브 대표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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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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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 고정제로 가는 길 옆에

뽕나무 오디가 열려있어 무심결에 손이 갔다.

다 익어서 까만 오디, 빨갛게 반쯤 익어가는 오디는

우리네 어린 시절의 간식이었다.

그렇게 달지는 않았지만,

심심한 입을 달래준 즐거운 기억으로 인해,

오디가 달린 뽕나무를 보는 것은 참 기분 좋았다.

한동안 뽕나무와 관련된 약재를 연구하기 위해

국내 양잠농가는 물론 중국, 베트남, 라오스등

외국의 양잠농가를 찾아다닌 적이 있다.

백강균에 의해

하얗게 자연사한 백강잠을 수집하는 일,

백강잠은 썩지 않고 잘 건조돼

투명한 유리 같은 단면이 나타나야

상품이라고 산지의 농민들과 대화하며,

누에의 똥(蠶砂)을 이물질과 섞이지 않게

잘 건조해 달라고 부탁하는 등….

일을 하면서, 필자가 방문한 뽕나무 산지는

대부분 도시와는 떨어진 자연환경이

잘 보존된 청정지역이다.

백강잠, 원잠아, 잠사, 상백피, 상지, 상엽, 상심자는

모두 뽕나무와 누에를 치는 마을들에서 생산되는 약재들이다.

이는 뽕나무는 모든 부위가 약재로 이용되며

뽕잎을 먹고 자라는 누에 역시 중요한 약재라는 것을 보여준다.

누에는 뽕잎을 먹고 살지만

농약 등 환경 오염물질에 너무나 민감하여

뽕잎이 조금만 오염이 되도 곧 죽어버린다.

그래서 누에를 먹이기 위해 뽕나무를 기르는 곳은

아주 청정한 지역에 위치해 있어야 하고

관리 방식 또한 아주 청정해야 한다.

다행히 뽕나무는 병충해에 강해 약을 치지 않더라도 잘 자란다.

예로부터 양잠업은

우리 생활과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어

지금은 양잠을 하지 않더라도 뽕밭은 도처에 있어

마음만 먹으면 많은 양의 채취가 가능하다.

뽕잎과 관련된 많은 연구결과로

뽕잎은 성질이 무독하여 장복해도

또한, 많은 량을 섭취해도 안전하다는 것이 입증됐다.

뽕잎에는 중성지방을 분해하고 콜레스테롤을 억제하여

당뇨, 비만 등 대사증후군을 개선시키는 효능이 있고,

뇌의 모세혈관을 튼튼히 하여 중풍을 예방하는 작용이 있다.

부기를 내리며 변비를 풀어주는 등

인체의 노폐물을 잘 배설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작용이 있으니

현대인에게 많이 나타나는 각종 증상을 해결하는

많은 효능을 가진 좋은 약재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청정한 원료로서, 안전하고, 값도 싸면서 구하기도 쉽고,

효능 좋은 뽕잎과 같은 재료를 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뽕잎의 유효성분은 물에 잘 녹는다.

단순히 우리기만 해도 유효성분의 추출이 가능하다.

일상생활에서 음용할 수 있는 건강차로 뽕잎은 정말 모든 것을 갖췄다.

오래 마실수록 좋으니 다양하게 마시는 방법을 연구할 필요성이 있다.

다만 뽕잎차는 풀내음이 있고 맛이 덜한 편이다.

그러나 살짝 비벼서 로스팅하면 보충이 되지만

그래도 맛이 조금 부족한 느낌은 남는다.

이 점을 한의사들은 복합처방으로 맛을 낼 수가 있다.

구기자, 대추, 둥글레 등

구수하고 달착지근한 맛을 내는 재료와 복합하면

양자의 단점을 보완한 복합차가 탄생한다.

물론 기능성 역시 더 좋은 방향으로 흐를 것이다.

필자가 해보니 뽕잎과 구기자는 7:3 비율이 환상적인 것 같다.

허담/ (주)옴니허브 대표. 한의사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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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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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니 어느새 아내의 발자국 소리가

무서워지는(?) 나이가 됐다.

그 누구나 젊은 시절엔 앞만 보고 달려간다.

인생의 속도가 떨어지고 시야가 넓어질 즈음이면

주위의 사물이 눈에 들어온다.

이때가 되면 그동안 모르고 지내 왔던

내 몸의 변화 역시도 감지된다.

며칠 전 우연히 잡은 친구의 어깨가 너무나 딱딱했다.

평생 호인으로 살아왔기에, 그 친구가 속으로만 삭혀온

생의 무게가 어떠했는지 짐작이 갔다.

아니나 다를까 얼마 전 뒷골이 아파 병원에 들렀더니

혈압이 200을 넘었다고 한다.

돌아서 만져보는 나의 어깨도 단단히 굳었으니

아마 우린 동병상련이 아닐까 싶다.

우리 나이가 되면 강한 척

세상을 향해 허세를 부려보지만,

누군가를 위해 어깨로 받쳐야 할 짐들이

너무나 무겁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우리 세대만 느끼는 부담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 역시 살아가며

자신의 어깨를 짓누르는 힘을 느낄 것이다.

이처럼 어깨를 누르는 힘은 스트레스(壓力)가 되고,

내려누르는 압력을 견디기 위해 뒷목과 어깨를 단단히 굳게 만들어

자신의 형태를 유지하고자 하는 것이 인체의 생리현상이다.

하지만 단단히 굳어있는 외부와는 달리

상대적으로 내부의 기운은 약해지고,

속으로는 소통하지 못한 울열(鬱熱)이 쌓이고 만다.

한마디로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그에 비례해 인체의 탄력성이 떨어지는 셈이다.

굳고 탄력성이 떨어지는 부위는 근육과 인대에 그치지 않고,

모든 혈관과 세포에까지 영향을 미쳐,

결국 조직은 굳어지고 활력은 떨어지는 현상이 생긴다.

이런 생활 속에서 마주치는

많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필자가 주목한 것이 대나무다.

딱딱한 땅을 뚫고 올라와, 맹렬히 하늘로 솟구치는

대나무의 기상은 보기만 해도 시원하고 청량하다.

꽉 막힌 정체를 풀고, 속에 쌓인 울열(鬱熱)을 시원하게 날리고,

혈관을 딱딱하게 만드는 혈관 속에 낀 잡때를 씻어줄 방안을

대나무 기상에서 엿봤다.

[죽여]

 

그래서 처음 약재 연구를 시작할 때부터

대나무 기름인 죽력(竹瀝)을 만들어 심혈관 질환에 사용해 왔고,

대나무 유층(油層)을 약용 부위로 쓰는 한약재인

죽여(竹茹)의 임상활용을 많은 한의사에게도 적극 권장해 왔다.

스트레스를 풀어내는

생활 속 한방차로 즐기기 위해

대나무잎을 가지고 연구도 해봤다.

헌데 대나무잎은 물이 잘 침투하지 못한다.

대나무잎의 성분이

추출돼 나오려면 장시간 다려야 하고,

즉석에서 향미를 즐길 수 있는

한방차로 만들기 위해선 전처리가 필요했다.

로스팅도 해보고, 쪄보기도 했지만

잘 우러나오지 않고 기호도 역시 좋지 않았다.

결국 발효를 이용한 전처리 방법을 택했다.

대나무잎과 미강을 적당량 넣은 후 균주를 넣고

수분을 맞춘 다음 회전식 발효기에 넣어 발효를 진행했다.

며칠 지나 발효의 향내음이 과실향처럼 나올 무렵

후숙도 하기 전에 차를 우려냈다.

아! 연한 꿀향이 배어나오는, 은은한 단맛이 감도는,

감칠맛 나는 대나무 발효차가 완성되는 순간이 그렇게 찾아왔다.

허담/ 한의사. (주)옴니허브 대표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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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