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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니 어느새 아내의 발자국 소리가

무서워지는(?) 나이가 됐다.

그 누구나 젊은 시절엔 앞만 보고 달려간다.

인생의 속도가 떨어지고 시야가 넓어질 즈음이면

주위의 사물이 눈에 들어온다.

이때가 되면 그동안 모르고 지내 왔던

내 몸의 변화 역시도 감지된다.

며칠 전 우연히 잡은 친구의 어깨가 너무나 딱딱했다.

평생 호인으로 살아왔기에, 그 친구가 속으로만 삭혀온

생의 무게가 어떠했는지 짐작이 갔다.

아니나 다를까 얼마 전 뒷골이 아파 병원에 들렀더니

혈압이 200을 넘었다고 한다.

돌아서 만져보는 나의 어깨도 단단히 굳었으니

아마 우린 동병상련이 아닐까 싶다.

우리 나이가 되면 강한 척

세상을 향해 허세를 부려보지만,

누군가를 위해 어깨로 받쳐야 할 짐들이

너무나 무겁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우리 세대만 느끼는 부담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 역시 살아가며

자신의 어깨를 짓누르는 힘을 느낄 것이다.

이처럼 어깨를 누르는 힘은 스트레스(壓力)가 되고,

내려누르는 압력을 견디기 위해 뒷목과 어깨를 단단히 굳게 만들어

자신의 형태를 유지하고자 하는 것이 인체의 생리현상이다.

하지만 단단히 굳어있는 외부와는 달리

상대적으로 내부의 기운은 약해지고,

속으로는 소통하지 못한 울열(鬱熱)이 쌓이고 만다.

한마디로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그에 비례해 인체의 탄력성이 떨어지는 셈이다.

굳고 탄력성이 떨어지는 부위는 근육과 인대에 그치지 않고,

모든 혈관과 세포에까지 영향을 미쳐,

결국 조직은 굳어지고 활력은 떨어지는 현상이 생긴다.

이런 생활 속에서 마주치는

많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필자가 주목한 것이 대나무다.

딱딱한 땅을 뚫고 올라와, 맹렬히 하늘로 솟구치는

대나무의 기상은 보기만 해도 시원하고 청량하다.

꽉 막힌 정체를 풀고, 속에 쌓인 울열(鬱熱)을 시원하게 날리고,

혈관을 딱딱하게 만드는 혈관 속에 낀 잡때를 씻어줄 방안을

대나무 기상에서 엿봤다.

[죽여]

 

그래서 처음 약재 연구를 시작할 때부터

대나무 기름인 죽력(竹瀝)을 만들어 심혈관 질환에 사용해 왔고,

대나무 유층(油層)을 약용 부위로 쓰는 한약재인

죽여(竹茹)의 임상활용을 많은 한의사에게도 적극 권장해 왔다.

스트레스를 풀어내는

생활 속 한방차로 즐기기 위해

대나무잎을 가지고 연구도 해봤다.

헌데 대나무잎은 물이 잘 침투하지 못한다.

대나무잎의 성분이

추출돼 나오려면 장시간 다려야 하고,

즉석에서 향미를 즐길 수 있는

한방차로 만들기 위해선 전처리가 필요했다.

로스팅도 해보고, 쪄보기도 했지만

잘 우러나오지 않고 기호도 역시 좋지 않았다.

결국 발효를 이용한 전처리 방법을 택했다.

대나무잎과 미강을 적당량 넣은 후 균주를 넣고

수분을 맞춘 다음 회전식 발효기에 넣어 발효를 진행했다.

며칠 지나 발효의 향내음이 과실향처럼 나올 무렵

후숙도 하기 전에 차를 우려냈다.

아! 연한 꿀향이 배어나오는, 은은한 단맛이 감도는,

감칠맛 나는 대나무 발효차가 완성되는 순간이 그렇게 찾아왔다.

허담/ 한의사. (주)옴니허브 대표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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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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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을 경계 짓고 의학의 개입을 몸에 한정지었던

기존 의학의 관점은 정신이 몸에 큰 파문을 남길 수 있다는

다양한 연구결과에 의해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기존 의학에서 ‘스트레스’라는 용어는 상당히 애매하게 사용되었다.

환자는 주관적으로 자각적 증상을 호소하지만,

검사 상에는 별다른 소견이 없는 경우 환자는

대개 스트레스성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새폴스키는 스트레스 및 스트레스 호르몬이

체내에서 어떤 방식으로 작용하는지를 밝혀냄으로써

‘스트레스성’ 질환의 실체를 드러냈다.

놀라운 사실은 정신적 작용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생각보다 훨씬 직접적이라는 점이다.

스트레스에 의해 분비되는 다양한 물질들은 인체 전반을 건드릴 뿐만 아니라,

보다 상위기관인 뇌의 영역들에 작용하여 시냅스회로 양상마저 변화시킬 수 있다.

그러나 정신신경면역학(Psychoneuro-immunology)이 다루고 있는

몸과 마음의 상관관계는 한의학도들에게는 그렇게 놀라운 소식이 아닐지도 모른다.

한의학에서는 생명은 정기신의 상호작용에 의해 이루어지며,

마음의 건강은 몸의 건강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인식이 전반적으로 공유되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들은 스트레스를 정신적인 영역에서 보다 확장하여

체내 항상성을 방해하는 내외부의 자극 일반들에 적용하여

설명하고자 시도하였다.

병인론에서 다루는 내인, 외인, 불내외인은

서로 유사한 체내 매커니즘을 경유하여 증상을 야기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정신적 스트레스에 국한된 논의로부터 조금 더 자유롭고,

한의학의 관점에 보다 부합된다.

그렇다면, 실제로 한의학 임상 과정에서

알로스테시스 및 알로스테시스 과부하라는 개념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알로스테시스 로드 마커(Allostatic Load Marker)

이론은 측정량에 의해 제한을 받고, 사유는 실험에 의해 검증되고 수정된다.

정신사회적 인자가 임상적으로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관점을

측정가능한 지표로 표현하려는 시도가 있다.

알로스테시스 로드 마커를 개발하려는 일군의 연구들이다.1)

알로스테시스는 생존을 위해 항상성을 깨트리는 모든 자극들에 대항하여

인체 전반의 모든 체계가 협응하여 새로운 균형을 찾아가므로,

단일 지표만으로는 그 실태를 파악하기 어렵다.

연구자들은 다양한 체계의 다양한 지표들을

공히 한 자리에 모아 전체 생명현상의 원활함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현재 가장 빈번하게 사용되는 지표들의 목록은 다음과 같다. <표 참조>

Allostatic Load Score는 이들 지표들을

알고리즘에 의해 통합된 하나의 점수 체계로 환산한다.

AL-score를 매기는 다양한 알고리즘이 있으며,

통계학자와 수학자들이 연구에 참여하여 현실적으로

더욱 의미 있는 점수체계를 만들어내려고 노력 중이다.

AL score에서 각 지표들은 개별적인 의미를 넘어서

하나의 통합된 점수를 통해 전체 시스템의 건강정도를 반영한다.

가령, 어린시절의 극심한 알로스테시스 과부하를 경험한 아이들은

향후 장기간에 걸쳐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한다.

장년층과 노년층에서도 AL-score의 상승은 질병과 사망의 위험도를 높이며,

AL-score를 낮춤으로써 이러한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

각 개별 지표를 살피는 것도

유사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는 반론에 대해 대답을 하자면,

AL-score를 살펴보는 것이 건강과 질병을 예측하는 보다 좋은 지표라고 한다.

이는 나무 한 그루를 살피는 것보다 다양한 식물군, 동물군, 토양상태, 기후 등의

각 요소들을 살피는 것이 숲을 조망하는 더 나은 방법인 것과 같다.

임상적으로 적극적 개입을 하기 애매한 sub-clinical 상태에서도

AL-score는 건강한 사람에 비해서 더 높은 수치를 보이며,

AL-score를 낮추는 것만으로도 다양한 질병의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고 한다.

즉, 건강-질병의 연속이라는 개념이 이론적인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아건강 상태를 측정가능하게 하는 근거가 마련되고 있다는 것이다.

아건강 상태는 진단 상에 별다른 소견이 없으나 증상은 간간히 존재하는,

흔히 ‘스트레스성’으로 진단되는 바로 그 영역이다.

한의학에서 미병이나 아건강으로 명명하던 상태를 진단하고

예방 및 치료 차원으로 개입하여, 향후 개입에 대한 평가를 가능하게 하는 근거로써

AL-score는 아주 강력한 도구이다.

알로스테시스와 한의학을 연계 짓는 이론적 작업과 동시에

AL-score의 임상 현장에서의 활용은

한의학의 근거 마련에 있어서 상당히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기능적 건강(functional health)과 삶의 질을 평가하는

SF-36 등의 설문 도구 대신 인체 매커니즘에 기반하고 있는

지표들의 총합으로서의 AL-score를 활용하면 주관성이 배제된

health outcome에 더욱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라이프 사인(Life sign)

한의학이 논하고자 한 다양한 증상들에 대한

인체 내 매커니즘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진다면

한의학의 특성을 잘 드러낼 수 있는 지표를 개발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직까지 그것은 요원한 일로 보인다.

증상은 너무 주관적이고 맥락의존적이며 휘발성이 강한데,

한의학은 대개 증상(현상)을 매개로 한 개입을 시도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필자들의 고민 한 가지를 더 다루고자 한다.

한의학에서는 라이프 사인(life sign)으로서

수면, 식사, 소변, 대변, 땀 등 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즉, 생명 현상의 기본 과정인 소화, 호흡, 순환, 배설 등을 중요하게 여긴다.

초·중·고등학교 생물 시간을 통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배운 내용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생명의 기본 과정들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어떠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자율적으로 작동하여

생리만 존재하고 병리는 존재하지 않는 과정으로 간주되는 것은 아닌가.

생리와 임상적으로 인정되는 병리 사이에 존재하는 틈으로서

불편감(증상)이 놓여있음에도, 이 틈은 빈번히 무시된다는 인상을 받는다.

사실 삶에서 중요한 것은

이러한 일상적 감각과 경험들에 의해 구성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의학은 의료적 관점에서 충실히 기능을 하고 있으나,

개개인의 삶에서 의학은 여전히 거칠다.

알로스테시스 개념을 동원하여 설명하자면,

내외부의 자극들은 항시적으로 우리에게 다가와 자연스러워 보이는

소화, 호흡, 순환, 배설의 운동을 삐걱거리게 할 수 있다.

기분 나쁜 말 한 마디에 식욕이 싹 사라질 수도 있다.

일상적 생활이 삐걱거릴 때마다 기름칠을 해주는 것,

그럼으로써 완전히 회복불가능의 질병상태로 빠지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하는 것은 우리 선조들이 애써 우리에게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가 아닐까.

우리가 한의학도로서 건강과 질병, 사람과 의학에 대해 고민하고자 한다면

일상적 생명 과정이 삐그덕 거리기 시작하는 초기 과정에 대한

매커니즘을 밝히고자 하는 연구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연구들이 뒷받침될 때

한의학은 보다 환자의 경험에 대해 친화적이고

보다 섬세한 의학이라는 주장이 힘을 갖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부족한 글에 보여주신 관심과 피드백에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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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

1) Juster, R., McEwen, B. S., & Lupien, S. J. (2009).

Allostatic load biomarkers of chronic stress and impact on health and cognition.

Neuroscience and Biobehavioral Reviews, 1-15. Elsevier Ltd.

최연승 / 제주도 서귀포시 동부보건소 표선보건지소 공보의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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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생기 장화식기(少火生氣 壯火食氣)

스트레스반응의 산물인 당질 코르티코이드는

수면과 각성주기와 관련돼 각성상태에서 먹이 찾기,

포식자로부터의 도망 등 양적(陽的) 움직임을 취하는 것과

관련된 것으로 여겨진다.

당질 코르티코이드는 HPA 축에 의해 적절한 범위 내에서

일정 톤을 유지하여 생명체에 동과 정이 갈마들게끔 하는 핵심요소가 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HPA 축은 다양한 내외부의 자극들을 유입받을 수 있으며,

이러한 자극들이 쉽사리 HPA hyperactivity를 유발하며

당질 코르티코이드의 지속적인 상승을 야기한다.1)

이러한 관점은 “少火生氣, 壯火食氣”라는 한의학적 표현과 맞물린다.

당질 코르티코이드의 존재 및 적절한 톤(tone)의 유지는

생명현상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고 적응적이지만,

과도한 HPA축의 발동은 오히려 동적 평형을 유지하는 데 부담을 준다.

불행하게도 사회적 동물로서의 인간은

정서적으로 매우 취약한 존재로서 다종다양한

사회적 스트레서들에 대처하는 능력이 부족하여

쉽사리 장화식기의 상태에 빠질 수 있다.

이질적인 것들 사이의 부딪힘

스트레스 및 스트레스반응을

좀 더 추상적인 개념 하에 설명하면,

“이질적인 것들 사이의 부딪힘과 갈등,

그리고 이에 대한 해소”에 대한 전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동질적(hetero)인 것끼리는 부딪힘이 없다.

‘동질적인 것’들은 ‘서로 다른 것’으로 인식조차 되지 못한다.

우리가 둘 이상 이라고 말할 때는 각 개별자들 사이의

어떠한 차이가 존재할 경우이다(水는 一이고 火는 二이다).

氣라는 단어는 구름의 생성변화에서 연원했다고도 하는데,

구름의 생성이란 다름 아니라 바로 이질적인 공기유형의 부딪힘의 결과다.

이질적인 것이 ‘나’에 부딪혀서 만들어내는 현상들이

바로 목화금수의 한 사이클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이질적인 것과의 상충은

면역계, 소화계, 피부호흡계 뿐만 아니라

인간관계가 만들어내는 다양한 사건들과의 부딪힘에서도 일어난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관계들이 나에게 부딪혀오면

몸과 마음은 쉽사리 잦아들 줄을 모른다.

한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나 활동을 하고

다시 잠자리에 들게 되는 전 과정이 말하자면

스트레스와의 조우이며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이다.

적절한 스트레스반응은 적응적이지만

불행히도 인간은 항상 과도한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다.

동양의 유불선에서는 이러한 인간존재의 불완전한 조건을

직관적으로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선가는 그 해결책으로 천인상응을 제시한다.

즉, 이질적인 부딪힘이 아예 없게끔 하라는 요구이다.

사시사철에 순응하며 외부의 흐름에 완전히 입류하라는 의미다.

신선의 삶이란 이슬만 섭취하며 청정무구하고

투명하여 자연과 구별되지 않는 삶이라고들 한다.

그래서 신선은 있기는 하되,

속인들은 절대로 마주할 일이 있을 수 없는 존재라고들 한다.

불가 전통에서는 자기를 내려놓음이라는 방식과

출가라는 방식으로 이질적인 부딪힘을 최소화한다.

안이비설신의의 감각을 최대한 제어하고

감각과 생각이 떠오르는 것을 관찰할 것을 요구한다.

부딪힘이 만들어내는 감각, 느낌, 생각을 들여다보면

무의식적인 과정에서 습관적으로 일어나는

정서의 폭발을 포착할 수 있다고 본다.

정서가 일어나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로되

정서의 폭발은 이른바 두 번째 화살이며,

이 두 번째 화살은 알아차림으로써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MBSR(mindfulness-based stress reduction)은

불가의 전통을 이어받아 현대화한 스트레스 관리프로그램으로서,

불면증 불안장애 등 다양한 환자군에서 효과적인 스트레스관리로서 각광받고 있다.

유식학에 등장하는 습기라는 말은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습관적 요인이자,

인지행동치료(CBT)에서 얘기하는 스키마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

동일한 사건에도 각기 다른 방식으로 반응하는 것은

각자가 가진 고유의 습적 요인과 무관하지 않다.

여기서 습적 요인은

스트레스와의 조우 이전의 나를 형성하고 있던 것으로서

부딪힘 이후의 정서의 폭발 및 그에 따른 특정 행동을

무의식적으로 유발하는데 영향을 미친다.

특정 벡터로의 반응은 습적요인을 강화하거나 약화하므로

습적 요인을 인지하고 교정하는 것이 치료적 개입의 한 방편이 될 수 있다.

유가는 보다 현실적인 측면이 있다.

세속적인 사회관계망 안에서 최대한 갈등요소를 줄이려는 인식이 반영되어 있다.

선가와 불가가 양생이라는 측면에서 한의학에 영향을 줬다면,

환자에게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다양한 방식을 제공한 것은 대부분 유의들이었다.

현실적인 조건을 뼈저리게 인식하고

각기 처한 환경에 걸맞은 맞춤처방을 창방해온 것도 유의(儒醫)의 전통이라 생각된다.

물론 유의들도 적극적인 치료 이후에 다양한 방식으로 양생을 강조했으며

특히나 마음을 다스리는 것을 중시했다는 점은 불가, 선가와 크게 다르지 않다.

요컨대, 유불선의 영향을 통해 한의학은 예방의학과 치료의학이라는

연속적인 스펙트럼 상에서 다양한 개입지점을 확보할 수 있었다.

한의학이 새롭게 변모하기 위해서는

선조들의 지혜를 활용해야 할 것임은 틀림이 없다.

그러나 현대의 삶이란 과거의 삶과는 많이 다르다.

먹거리가 다르고, 이동수단이 다르며, 하는 일의 형식도 다르다.

삶의 생로병사라는 하나의 사이클이 그려내는 궤적이 과거와는 완연하게 다르다.

유의들이 과거를 근거삼아 새로이 창방을 시도한 것은

각기 처한 환경 즉, 기후가 다르고, 사람들의 건강상태가 달랐으며,

시대적 요구가 달랐음에 그 이유가 있다.

우리 시대가 요구하는 한의학은

단지 새로운 처방을 작방하는 것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예방의학과 치료의학 양 방면에 걸쳐 선조들의 전통을 이어받아

이를 작금의 현실적인 조건하에서 새롭게 만들어나가는 것이 후학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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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1) 관련한 논의는 이미 알로스테시스와 수면에서 제시하였다.

최연승

제주도 서귀포시 동부보건소 표선보건지소 공보의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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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의 항상성을 깨트리는 자극들(stressor)에 반응하여

생명체계 전체의 동적 평형을 획득하기 위한 반응을 알로스테시스라고 한다.

알로스테시스는 스트레스반응의 적응적 단계를 의미하나

이러한 적응에는 일종의 비용이 따른다.

반복적이고 만성적인 알로스테시스는

인체에 과부하(allostatic load)를 야기하도록 압력을 가한다.

새폴스키의 책 「STRESS」의 원제는

「왜 얼룩말은 위궤양에 걸리지 않을까?(Why Zebras Don’t Get Ulcers)」이다.

그에 따르면

“오늘날 우리를 속상하게 하는 스트레스는

선조들이 고생하던 스트레스와 완전히 다르다.

오늘날 우리가 갖고 살아가는 몸과 뇌는 현재 우리에게

거의 해당되지 않는 문제들을 풀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선조들이 살던 시대에는 사자가 다가오는 것이 스트레스였다.”

또한 가뭄, 굶주림, 기생충 등 만성적인

신체적 위험도 생명체에 스트레서로 작용했다.

당시 이러한 스트레스반응은 여러모로 적응적이었다.

그러나 스트레스반응을 일으키는 또 하나의 변수가 있으니,

그것이 바로 ‘정신적 사회적’ 스트레스이다.

지속적인 정신사회적 스트레스는 문명의 발달과 함께 발명된 것으로,

대개는 인간과 그 밖의 사회적 영장류에만 한정되어 나타난다.

살기 위해 달리는 얼룩말이나 먹이를 잡기 위해 달리는 사자가

단기적 위급상황을 처리하기 위해 나타나는 신체의 생리적 반응은 적응적이다.

지구에 사는 거의 대부분의 동물들에게,

스트레스는 생사가 걸린 상황에서의 단기적인 위기이다.

그러나 동일한 스트레스체계는

집세나, 인간관계, 승진, 시험, 다양한 고민거리 등에 의해서도 발동되며,

심지어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

지속적인 스트레스반응은 다양한 증상을 야기할 수 있다.1)

새폴스키의 지도교수이자

알로스테시스 과부하를 개념화시킨

브루스 맥쿠웬은 이렇게 말한다.

“오직 인간만이 HPA축을 무기한 작동시킬 수 있다.

이것은 인간만이 고등한 지각, 사고, 정서능력을 갖고 있고,

스트레스반응이 이들과 가깝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2)

 

한의학에서의 스트레스는 외인, 내인, 불내외인을 포괄한다

한의학에서는 영추에

“夫百病之始生也 皆生於風雨寒濕 陰陽喜怒 飮食居處 大擎卒恐 卽氣血分離”라 하여

스트레서로서 외감과 정동, 음식, 거처 등을 제시하였고,

이를 발전시켜 송대 ‘三因方’에서는 병인을 내인의 칠정 외에도

외인으로 육음, 불내외인으로 음식, 疲極, 독충, 창상 등 三因으로 나누어 인식하였다.

이들 자극 요인은 신체에 대하여

기허, 기울, 기의 순환장애, 혈허, 정허휴손, 오장의 허실, 담음

혹은 화 등의 병적 요인을 제공하게 되고 이로 인해 제반 병태적 변화가 야기된다.3) 4) 5)

즉, 인체의 내외부를 자극하는 다양한 요인들이

생명현상의 동적 평형을 항시적으로 교란시키며,

이러한 자극들은 인체의 회복탄력성(resilence) 여부에 따라

때로는 균형을 회복하고, 때로는 질병상태로 이행되기도 한다.

이러한 관점 하에 건강은 외부의 자극에 대한 반응으로서

항상 역동적으로 균형을 만들어가는 상태를 의미할 것이다.

 

내인, 외인, 불내외인의 생리학적 기반

내인, 외인, 불내외인으로 구획되는 스트레스반응은

인체를 위협하는 내외부의 자극들에 대응된다.

내외부의 다종다양한 스트레서들은

각기 구별되는 경로를 통해 시상으로 유입되고

복잡한 피드백과정을 거쳐 스트레스체계를 발동시키는데,6)

이 반응은 비록 다른 경로를 통해 유입되었다 하더라도

상당 부분 유사한 양상의 반응을 일으킨다.7)

한편, 한의학에는 동일하게 보이는 증상일지라도

그 병인을 디테일한 변증과정을 통해 감별하는

同病異治의 원리가 담겨있다.

가령, 식적류상한은 외감상한증과 유사한 증상이

식적에 의해서도 일어남을 시사하는데,

이 때 상한으로 오치해서는 안 되고 식적이라는 자극의 부하를

감소시키는 개입이 필요함을 언급한 것이라 볼 수 있다.

한의학의 변증이란,

각 자극에 대한 적응과정(알로스테시스, 급성) 및 적응의 상실에 따른

과부하에 의해 질병상태로 이행되는 과정(알로스테시스 과부하, 만성)상에서 나타나는

증상들을 패턴화할 뿐만 아니라, 나아가 유사하게 보이는 증후군들끼리

서로 견주고 감별하여 자극의 근원지를 파악함이라 할 수 있다.

변증과정을 통해 내인/외인/불내외인 중 증상을 일으키는

근원지를 찾아 발본색원하는 것이 한의학 치료의 대요가 될 것이다.

한 가지 더 언급하자면,

외인/내인/불내외인이 모두

동일한 방식의 반응(스트레스 반응)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자극은 일정 부분

동일한 체계를 발동시키지만 각기 독자적인 반응을 수반한다.

이러한 차이가 변증의 근거가 되는 것은 물론일 것이다.

더 나아가 한의학적 병인에 대한 생리학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보다 확장된 스트레스 개념 하에서 각 스트레서들이 어떤 경로를 공유하며,

때로는 독점하는지에 대한 연구를 축적해나갈 필요가 있을 것이다.

신경과학을 중심으로 인체를 시스테믹한 차원에서 다루는

생리학 및 병리학 연구가 수행될 때 한의학을 이해하는 새로운 지평이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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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1) 로버트 새폴스키, STRESS 사이언스북스

2) 스트레스의 종말, 브루스 맥쿠웬, 시그마북스

3) 고태준 등, Stress 현상과 관련된 제기증에 관한 문헌적 고찰, 대전대학교 한의학연구소 논문집 제 8권 제2호 2000.2.18

4) 김종우 외, 동의신경정신과 학회지 제4권 제2호 1993

5) 3)과4)의 논문에서는 stress개념에 대한 한의학적 해석을 꾀하고 있다.

정신적 스트레스에 국한된 해석이 주를 이루지만 두 논문 모두

한의학의 내인, 외인, 불내외인이 모두 stressor로 작용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6) 이에 대해서는 알로스테시스와 수면(http://www.mjmedi.com/news/articleView.html?idxno=22782)를 참고하라.

7) 한스 셀리에는 이러한 동일한 반응을 가리켜 보편적 수용증후군으로 명명하였으며 현재 우리는 스트레스 반응이라고 부른다.

최연승 / 제주도 서귀포시 동부보건소 표선보건지소 공보의

출처 : 민족의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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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론에 들어가기 앞서

알로스테시스 개념에 대해 간략하게 정리를 해보자.

첫째, 알로스테시스는 확장된 항상성 개념으로,

내외부의 자극1) 으로부터 시스템 전체의 적절한 변화를 모색함으로써

동적 평형을 회복하는 전 과정을 가리킨다.

둘째, 알로스테시스는 시스템 전체가 협응하는 적응과정이므로

신경계 내분비계 심혈관계를 비롯한 여러 체계가

상호 시그널을 주고받는 과정을 통해 긴밀하게 연계돼 있다.

셋째, 알로스테시스 과정을 통하여 생명체는 계속해서 새로운 균형을 만들어간다.

그러나 지속적인 스트레스반응에 의한 부산물은 동적 평형을 회복하는데 부담이 되는데,

이를 ‘알로스테시스 과부하’라고 한다.

알로스테시스는 자극에 대한 적응과정으로서 생체를 보호하기 위한 생리반응이지만,

이 생리반응이 지나쳐서 생겨난 알로스테시스 과부하는 도리어 인체에 손상을 입힌다.2)

넷째, 알로스테시스 과부화는 여러 체계가 상호 협응하고 적응하는

시스템 전반에 걸쳐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으며,

각각의 체계에서의 부적응 상태는 증상과 질병으로 드러난다.

면역계의 특성

면역계는 인체 내에서 경찰 및 사법체계에 비유된다.

경찰 및 사법체계가 너무 허술하면 강력범죄를 예방하지 못하고,

공권력이 너무 남용돼도 곤란한데, 이는 면역계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면역기능이 저하되면

세균 바이러스 등에 의해 감염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암세포 등의 성장도 제어하지 못한다.

면역기능이 과항진되면 알레르기 천식 등의 질병

혹은 류머티즘 관절염, 다발성 경화증 등의

자가면역질환의 원인이 된다.

면역력은 적정한 수준에서 유지될 필요가 있는데,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서 한의학의 ‘음양의 조화’나

‘중’이라는 개념과 맞물려 자주 사용된다.3)

면역계는 알로스테시스 관점에서 어떻게 해석될 수 있을까.

면역계도 알로스테시스체계의 일부라면 면역계는 내외부의 자극

즉, 스트레스에 적응하기도 하고 지속적인 스트레스 누적에 의해

망가지기도 할 것이다.

일반적 관점 : 스트레스는 면역기능을 저하시킨다

스트레스반응의 산물인 스테로이드(코티손)의 의학적 사용은

1940년대 메이요 클리닉의 필립 헨치가 류머티즘관절염 환자에게

부신피질호르몬을 투여하면서 시작되었다.4)

스테로이드의 투여는 염증반응을 억제해 증상을 완화시키는데,

이는 당질 코르티코이드가 전반적인 면역기능 저하를 가져온다는 관점을 강화시켰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스트레스가 천식, 알레르기, 자가면역질환의 악화인자라는 점이 밝혀졌다.

즉 스트레스는 면역기능을 저하시키기도 혹은 과항진시키기도 한다.

이러한 역설은 어떻게 설명될 수 있을까.

스트레스가 면역기능을 저하시킨다는 관점은 과거 수십 년간 학계의 흔한 관점이었다.

의사들은 임상적 관찰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이 의학적 용량 범위에서

면역기능을 억제한다는 사실에 관심을 가졌다.

브루스 맥쿠엔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수많은 증거들 덕분에 스트레스가

면역계를 억제한다는 기본적 이론은 틀을 갖추게 되었으며,

과학자들은 앞다투어 설명을 내놓았다.

가장 그럴듯한 설명은 면역계 활동이

신진대사의 관점에서 비용이 많이 드는 사치스러운 과정이라는 것이다.

마치 허리케인이 다가오면 집을 개축하는 일을 연기하는 것처럼

긴급 상황에서는 면역계 활동이 보류될 수 있다.”

새로운 관점 : 스트레스는 면역기능을 증진시킨다?

그러나 스트레스가 면역기능을 저하시킨다는

일반적인 관점에 의문을 가진 사람이 있었다.

피르다우스 다바르(Firdaus Dhabhar)는

대부분의 연구가 만성 스트레스에 국한되었다는 점,

의학적 코티졸 투여의 용량이 정상적인 스트레스반응에서 작용하는

코티졸 수준보다 지나치게 많다는 점 등의 이유에 근거해

기존 연구들이 코티졸이 면역체계에 미치는 효과를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러한 의문을 가지고 다바르는 급성 스트레스반응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그의 연구결과는 기존 연구들과 상반되는 것이었다.

다바르에 의하면,

“급성 스트레스는 면역기능을 저하시키지 않았으며,

오히려 면역체계가 활동하는 것을 예비(immuno-preparatory)시키고,

면역기능을 증진(immunoenhancing)시켰다.

급성 스트레스반응에서 면역체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백혈구는 혈액 내에서 감소하는 결과를 보였다.

혈액 내에서 감소된 백혈구는 어디로 갔는가?

그것들은 코티졸에 의해 파괴된 것일까?

적어도 급성 스트레스 하에서 백혈구는 파괴되지 않았다.

단지 면역반응을 필요로 하는 조직, 세포들 근처로

재배치되기 위해 순환혈액 밖으로 이동했던 것이다.

이러한 재배치는 경찰과 군대를 전선에 배치시켜

방어를 공고히 하는 것과 같이 면역기능을 항진시킬 것이다.

요컨대, 급성 스트레스는 면역체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주장했다.5)

알로스테시스와 면역계

다바르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다바르와 맥쿠엔은

“스트레스가 장기적으로는 심신을 소모시키지만,

단기적으로는 신체보호 쪽으로 작용한다”는 개념으로 발전시킨다.

예상했겠지만 이것이 바로

알로스테시스와 알로스테시스 과부하로 대비되는 개념쌍이다.

다시 한 번 ‘알로스테시스’와 ‘알로스테시스 과부하’ 개념을 정리해보자.

첫째, 스트레스는 적당한 수준에서 인체에 유익한 방향으로 작용한다.

둘째, 지속적인 스트레스에 의한 부산물은 동적 평형을 유지하는 것에 부담을 지워

생명체를 알로스테시스 과부하 상태로 이끈다.6)

면역계도 다른 체계와 마찬가지로

알로스테시스와 알로스테시스 과부하 개념에 부합되는 방식으로 돌아가며,

이러한 면역계의 작용방식은 전체 체계 하에서 동일한 매커니즘의 일부를 구성한다.

급성 스트레스는 면역체계에 순기능을 하지만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면역체계를 교란시킨다.

 

면역계의 미묘함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보자.

많은 관찰결과에 의하면, 스트레스는 면역기능을 저하시키지만,

역설적으로 알레르기 자가면역질환 등의 면역 과항진도 스트레스와 관련이 있다.

이러한 관찰결과는 정말 역설적인가?

알로스테시스라는 렌즈를 통해 바라보면 전혀 역설적이지 않다.

면역기능은 지나치게 저하되어도 문제가 발생하고 과항진되어도 문제가 발생한다.

즉 면역계는 적절한 수준(?)에서 미묘하게 유지되어야만 한다.

이러한 정상상태는 알로스테시스 과부하에 의해 교란되고 미묘한 균형은 마침내 무너진다.

이때 알로스테시스 과부하는 면역 저하나 면역 과항진 어느 방향으로도 진행될 수 있다.

알로스테시스 과부하와 면역기능 교란

만성적인 스트레스반응은

대개 만성적인 체내 코티졸 수준을 상승시키며,

이는 면역기능 저하를 야기한다.

코티졸은 면역세포에 직접적으로 작용하거나

아직 완벽하게 밝혀지지 않은

다른 여러 경로를 통해 면역계를 억제한다.

이러한 면역 억제는 감염과 염증질환에

의학적 목적으로 사용되는 스테로이드소염제와

동일한 기전을 공유한다고 볼 수 있다.

알로스테시스 과부하로 인한 면역기능 저하는

인체를 외인성 감염과 암 발병에 취약하게 한다.7)

한편, 알로스테시스 과부하가 면역 과항진을 야기해

자가면역질환으로 발병하는 과정은 정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다.

확실한 것은 아토피, 알레르기, 천식 및 자가면역질환에서

명백한 HPA기능저하(hypoactivity)가 확인된다는 점이다.8)

즉, 면역계의 과항진은 CRH, ACTH, 코티졸에 의한

HPA 축 활성이 저하되는 것과 깊은 관련이 있다.

알로스테시스 과부하는

단지 태과상태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부족상태로도 나타난다는 알로스테시스 과부하의

네 가지 시나리오를 떠올려보라.

1, 2, 3번 시나리오는 그 세부사항에서는 다르지만,

궁극적으로는 코티졸 레벨의 상승(HPA Hyperactivity)과 관련이 있다.

4번 시나리오는 HPA hypoactivity에 의한

지속적인 코티졸 수준 저하와 관련이 있다.

4번 시나리오가 바로 면역 과항진과 연관된 질병에 걸린

환자들이 걸어온 삶-질병 궤적이 아닐까.9)

자가면역질환의 치료에 부신피질 호르몬이 처방되는 것은

4번 시나리오에 의한 HPA 기능저하와 관련이 있다.

 

어떤 비판들

물론, 저하된 HPA활성은 단순히

코티졸을 보강해주는 것만으로 회복되지는 않을 것이다.

이는 인체를 지나치게 단순하게 바라보고

일대일로 대입하여 모자란 것을 넣어주고

넘치는 것을 제거하는 방식일지도 모른다.

이러한 문제의식의 연장선상에

스테로이드 투여에 대한 비판적 관점이 존재한다.

이는 한의계 내에 팽배한 스테로이드에 대한 거부감과도 무관하지 않다.

스테로이드 투여에 의한 부작용은 명백하고 즉각적이며 가시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황은 좀 더 복잡 미묘하다.

의학계는 기존의 관행적인 용량 수준의

스테로이드 투여방식이 가진 한계를 인식하고 있으며,

조악하고 거친 개입방식에서 벗어나 다각도에서

HPA축을 되살리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방식이 윽박지르고 다그쳐 무언가를 강제하는 방식이었다면,

현재 진행 중인 연구들은 녹슬어버린 축에 부드럽게 기름칠을 하고

살살 어르고 달래 돌려주는 방식으로 이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알로스테시스 과부하를 걷어내고

알로스테시스를 회복하는 과정을

치료목표로 삼는 새로운 관점은 한의학과 닮아있다.

더 이상 서양의학의 부작용만을 강조하며

제 자리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나가며

면역계에서의 알로스테시스 과부하도

몸과 마음을 연결시켜주는 HPA축에 의해 많은 부분이 설명될 수 있다.

HPA축은 인체에서 필수적인 활동이지만,

너무 쉽게 과항진과 기능저하로 이행할 수 있으며,

양자는 모두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면역계에서도 핵심은 HPA축이 원활하게 돌아가게 하는 데 있다.10)

지금까지 서술한 내용은 좀 더 자세한 내용들,

가령 분자생물학적 수준의 기전과

세포 수준에서 일어나는 과정은 모두 제외하였다.

보다 중요한 것은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이라 판단했고,

아직 큰 그림의 여백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물론 면역학의 분자생물학적 설명 모두를

알기 쉽게 설명하는 작업은 필자의 능력 바깥의 영역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큰 그림은 얼추 모양을 드러내고 있고

시대적 흐름은 통합적 사유를 요구하고 있다.

한의계가 필자들의 어설픈 소개를 통해서나마

심신을 공히 통합해서 다루는 일련의 연구들에

관심을 기울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이 멋진 그림에 여백을 함께 채워나가기를 희망한다.

------------------------------------------------------------------------------

<각주>

[1] 일단은 내외부의 자극을 모두 스트레스라고 부를 것이다.

스트레스는 생체에 이익을 줄 수도 있고 반대로 해를 끼칠 수도 있으며

이 구분에 의해 스트레스는 eustress와 distress로 나뉜다.

흔히 스트레스라는 용어는 distress라는 의미에 한정되어 사용된다.

[2] 알로스테시스 과부하는 한의학에서 담음, 어혈 등에 의한 산물이

다시 병인으로 작용하여 질병이 만성화되는 과정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3] 한의학에서 보약의 개념은 주로 면역 증강과 관련된 것으로 이해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의학에서 보사 개념과 알로스테시스에 대해서는 차후에 좀 더 자세히 논하기로 하겠다.

[4] 부신피질 호르몬이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피질 축(HPA axis)에 의해 조절된다는 것이

밝혀지기 훨씬 이전부터 부신피질 호르몬이 다양한 질환에 의학적 목적으로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HPAaxis가 학자들에 의해 밝혀지는 일련의 실험과 사유 과정은 다음을 참조하라.

브루스 맥쿠웬, 스트레스의 종말, 시그마북스

[5] Dhabhar, F. S. (2008). Enhancing versus suppressive effects of stress on immune function:

implications for immunoprotection versus immunopathology.

Allergy, Asthma and Clinical Immunology, 4(1), 2.

[6] 정상적인 알로스테시스 반응에서의 자극은 eustress로

알로스테시스 과부하 상태를 야기하는 자극은 distress로 지칭된다.

eustress는 어떤 상황에서 distress로 바뀌는가 하는 점은

알로스테시스 과부하를 줄여 병리 상태로부터 생리 상태로 이행하는 개입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eustress와 distress를 명확하게 구분짓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에 대해서는 김진석의 다음 논문을 참조하라.

Kim, J. J., & Diamond, D. M. (2002).

The stressed hippocampus, synaptic plasticity and lost memories Nature Reviews:

Neuroscience, 3(6), 453-462. doi:10.1038/nrn849

[7] 스트레스와 감기에 대해서는 다음을 참조하라.

Cohen, S., Tyrrell, D. A., & Smith, A. P. (1991).

Psychological stress and susceptibility to the common cold 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325(9), 606-612.

스트레스와 암의 연관성을 입증한 실험실 동물 연구에 따르면

스트레스는 쥐들의 특발성 종양 발생률을 증가시킨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을 참조하라.

Henry, J. P., Stephens, P. M., & Watson, F. M. (1975).

Force breeding, social disorder and mammary tumor formation in CBA/USC mouse colonies:

a pilot study Psychosomatic Medicine, 37(3), 277-283.

인간에서 암의 발병 및 재발과 알로스테시스 과부하에 의한 면역 저하 사이의 관련성은 아직 논란 속에 있다.

자세한 사항은 다음 책의 8장 ‘스트레스와 면역’의 더 읽을거리를 참조하면 좋다.

로버트 새폴스키, Stress, 사이언스북스

[8]Buske-Kirschbaum, A., Geiben, A., Höllig, H., Morschhäuser, E., & Hellhammer, D. (2002).

Altered responsiveness of the hypothalamus-pituitary-adrenal axis and the sympathetic adrenomedullary

system to stress in patients with atopic dermatitis Journal of Clinical Endocrinology & Metabolism, 87(9), 4245-4251.

[9] 알로스테시스와 한의학(4)-3. 알로스테시스 과부하의 4가지 시나리오

http://www.mjmedi.com/news/articleView.html?idxno=22607

[10] 이 설명 방식이 함의하고 있는 한의학 용어를 나열해보면 다음과 같다.

군화, 상화, 상화망동, 음양, 동정, 태과, 부족, 중앙토, 좌신우명문, 명문상화.

좀 더 사변적으로 치달아보자. 수승화강, 토화작용, 인신상화, 금화교역은

인체 내 HPA 축과 관련되어 나타나는 일련의 반응들에 대한 압축적이고 비유적인 표현은 아닌가?

최 연 승 / 제주도 서귀포시 동부보건소 표선보건지소 공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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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적, 적응능력의 상실, 지속적, 불충분한 스트레스

서론

“正氣存內 邪不可干”의 명제는

오직 인체의 알로스테시스가 제대로 유지되고 있을 때에만 유효하다.

알로스테시스 상태가 고착화되면 생명체 내외부의 자극에 대한

인체의 동적 평형이 깨지는 순간이 존재한다.

이 시점에서 인체는 알로스테시스 과부하라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는 것이다.

*정기존재 사불가간(正氣存內 邪不可干):신체 내 정기가 온전하면 나쁜 기운이 범접하지 못한다

몇 가지 의문이 든다.

이 시점에 도달하기까지 과연 어떠한 여정이 있었을까?

질병을 일으키기에 스트레스의 양상(강도와 빈도)은 중요한가?

스트레스를 인지하는데 있어서 개체간의 차이는 고려될 수 있을까?

시간이 지날수록 개체의 알로스테시스 반응은 전과 같이 유지될 수 있을까?

이러한 의문들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알로스테시스와 관련된 더 이상의 논의 진전은 무의미할 것이다.

1988년 피터 스털링(Peter Sterling)과

조지프 아이어(Joseph Eyer)에 의해

알로스테시스에 대한 개념이 정립된 뒤부터,

알로스테시스라는 용어에 집착한 연구자들은

그러한 불안감을 모두 공유하고 있었다.

보다 정치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질병 사유모델을 새로이 제시하지 못한다면

알로스테시스에 쏟아진 혁명적인 찬사조차 빼앗길 판이었다.

실제로 당시의 학계 분위기는

“알로스테시스는 새 병에 담은 오래된 와인”이라는 조롱이 나돌았다.

꽤 오랫동안 브루스 맥쿠엔은 시소 위에 올라탄 아이 두 명이

어떻게 거구의 장사로 변하게 됐는지에 대하여 사적 사유를 심화시켜 나갔다.

‘McEwen BS’으로 검색되는 수백 편의 아티클 중에 1990년대의 것들은 특히 그랬다.

1998년에 비로소 맥쿠엔은

알로스테시스가 알로스테시스 과부하로 바뀌는

네 가지 시나리오를 NEJM에 실었다.1)

[ 알로스테시스가 알로스테시스 과부하로 바뀌는 네 가지 시나리오]

 

 

본론

<그림> 맨 위의 Normal은 스트레스 자극에 대하여

인체 내 시스템의 스트레스 반응이 활성화됐다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회복되는 양상을 보인 것으로

이것이 정상적인 알로스테시스 반응이다.

알로스테시스 과부하 시나리오1 : 끊임없는 스트레스(Unremitting Stress)

사람이 반복적이거나 누그러들지 않는,

끊임없는 스트레스에 노출된다면 인체의 알로스테시스 반응은

너무 지나치게 활성화되는 것이다.

이러한 반응이 곧장 기능적인 장애로 유발되지는 않는다.

스트레스 반응의 일차적인 매개물들은

주로 교감신경계의 활성에 따른 대사산물(카테콜라민),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의 활성산물(당질 코르티코이드) 등이다.

이들은 주로 리셉터나 효소같은 세포 수준의 레벨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사라진다.

그러나 이들이 보다 오랜 시간 동안

작용을 유지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면,

당연히 이는 조직과 기관 수준의 손상으로 이어지게 된다.

한스 셀리에가 말했던 일반적 적응 증후군의 양상들의 원인은

호르몬 부족의 문제가 아니라 태과의 문제였다.

스트레스 반응의 일차적인 매개물들이

병리적인 의미의 이차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기까지는

무수히 많은 스트레스 반응이 존재해야 한다.

쉽게 이해되는 사례는 심혈관계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정상적인 스트레스 반응에서

심장의 수축력은 증가하고 전신의 정맥계를 수축하여

보다 많은 혈액들이 돌아올 수 있게 한다.

이는 전적으로 에피네프린과 노르에피네프린의 작용이다.

여기에 더 하여 당질 코르티코이드는

뇌간의 신경세포들을 활성화함으로써 교감신경의 각성을 자극하고,

에피네프린과 노르에피네프린의 심혈관계 작용은 더욱 항진된다.

그 결과 심박수와 혈압이 올라간다.

만약 인체가 끊임없는 스트레스에 노출된다면

만성적으로 혈압이 올라가게 된다.

이는 에피네프린과 노르에피네프린 그리고

당질 코르티코이드의 악질적인 협업의 당연한 결론이다.2)

만성화된 혈압의 상승은 동맥경화증을 악화시켜

삼차적인 결과물들을 만들어낸다.3)

더하여 인체 내 시스템이

알로스테시스를 얼마나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느냐는

질환이 이환되기까지의 시간을 추산할 수 있게 한다.

일례로 장기적인 스트레스에 의한

면역의 억제는 잘 알려진 사실이다.

카네기 멜론 대학의 셸던 코헨(Sheldon Cohen)은

300여명의 지원자들에게 감기 바이러스를 주입하고

누구에게서 증상이 보이는지를 관찰했다.

그 전에 자신의 삶에서 스트레스를 주는 사건에 관해

설문한 것들과 그 결과를 비교했다.

실직, 가족 혹은 친구와의 해결되지 않은 문제로

‘한 달 이상’ 고민한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감기에 걸릴 위험성이 더 높았다.4)

알로스테시스 과부하 시나리오2 : 적응능력의 상실(Inability to Adjust)

<그림> 중앙의 오른쪽(b)은 정상적인 적응능력의 상실이

알로스테시스 과부하로 이행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스트레스를 감수하는 데 있어서 개인 간의 차이를 인정하는 것이다.

학교나 직장에 첫 출근을 한 날이나, 새로운 자리로 옮겨간 뒤,

수많은 군중 앞에 연설을 해야 될 때 같이 ‘도전’ 의식을 불태워야 할 날들에

스트레스 반응이 활성화되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반응은 정상적인 것이다.

그러나 대개는 비슷한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횟수가

반복될수록 스트레스 반응은 점점 무뎌져야 한다.

이 또한 정상적인 적응이다.

그러나 사람에 따라 비슷한 자극이 충분히 노출되었음에도

부적절하게 신체가 반응하는 경우가 있다.

타인은 스트레스라고 생각하지 않는 일상생활의 많은 환경 속에서도

이들은 지속적인 스트레스로 감수하는 것이다.

적응능력이 상실된 사람들을

독일 트리어 대학의 크레멘스 커쉬바움(Clemens Kirschbaum)은

높은 반응자들(high responders)이라고 불렀다.

커쉬바움은 이들이 낮은 수준의 자기확신(self-confidence)과

자기존중(self-esteem)을 공통적으로 갖고 있다고 말했다.5)

임상적으로 볼 때,

자신감이 결여된 환자를 적응능력이 상실된

높은 반응자들로 짐작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이 스트레스 반응의 대사산물들에

더 과잉으로 노출되는 환경에 있고,

스트레스 관련 질환에 더 빨리 이환될 수 있음을

유추하려면 한가지의 작업이 더 필요하다.

스트레스를 인지한 순간 실제로 인체에서

스트레스 반응이 일어나야만 하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피츠버그 대학의 카렌 매튜스(Karen Matthews)는

중년의 직장남녀들을 대상으로 24시간 혈압기록기를

차고 다니게 하면서 두 가지를 주문했다.

30분에 한 번씩 혈압을 측정할 것과 동시에

그들의 느낌을 기록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는 사람들 앞에서 연설을 하도록 했다.

그 결과 연설을 하는 것과는 무관하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혈압이 전과 같았고,

하루 종일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하루 내내 비슷한 수준의 혈압 상승이 관찰됐다. 6)

알로스테시스 과부하 시나리오3 : 오래 계속되는 스트레스 반응(Prolonged Response)

스트레스 반응은 응급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면 모든 것이 즉시 정지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스트레스 반응이 오래 계속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맥쿠엔은 이에 대한 이유로 상황종료 신호를

듣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인체에 합성 당질 코르티코이드를 주사하면

시상하부의 부신피질자극호르몬 분비호르몬(CRH),

뇌하수체의 부신피질자극호르몬(ACTH),

부신의 당질 코르티코이드의 분비가 차례로 정지된다.

이 실험을 통하여 HPA축의 음성 되먹이기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평가할 수 있다.

음성 되먹이기는 혈류를 순환하는

당질 코르티코이드의 높은 농도를

해마에 존재하는 당질 코르티코이드 수용체가 감지하면서 시작된다.

해마는 높아진 당질 코르티코이드를 감지하여

시상하부에 HPA축의 활성을 억제하는 신호를 보낸다.7)

그렇다면 스트레스 반응의 상황종료 신호를 해마에서 왜 듣지 못했던 것일까?

맥쿠엔은 이 문제에 대하여 오랫동안 연구해왔다.

그의 강도 높은 연구 성과는 ‘당질 코르티코이드 연쇄작용 가설’로 집약된다.

최소 몇 주 동안 스트레스나 과량의 당질 코르티코이드에 노출된

쥐들의 해마는 여러 가지 양상의 알로스테시스 과부하를 보인다.

신경세포의 수지상 돌기는 짧아지고, 시냅스의 소극체(spine) 역시 소실되며,

해마의 신경세포발생이 억제된다.

이는 모두 당질 코르티코이드의 신경독성 때문이다.

당질 코르티코이드는 해마와 해마 신경세포,

교세포 내 포도당의 사용과 수송을 억제함으로써

신경손상의 위험성을 높인다.8)

쿠싱증후군이나 심한 우울증과 같이

인체 내에 당질 코르티코이드가 과도하게

상승되어 있는 사람들에게도 이와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즉 해마가 위축된다.

이들이 겪고 있는 인지 기능의 문제 즉 해마가 담당하고 있는

선언적, 명시적, 맥락적 기억의 결함을 설명한다.

이는 노화와도 관련이 있다.9)

그 대신 편도체 의존적인 공포학습 능력은 증강되고,10)

이를 제어하는 전전두피질의 능력은 감소된다.11)

그 결과 HPA 축은 보다 빈번하게 활성화되지만,

해마의 상황종료 기능은 감소되어 있기 때문에

인체는 만성적인 당질 코르티코이드 상승에 시달린다.

만성적인 당질 코르티코이드 상승이

인체 내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은 인간의 노화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대부분의 증상들을 포괄한다.

그리고 노화의 증상들을 복구하기 위한 의학적인 개입이

번번이 실패로 돌아가는 것도 설명가능하다.

해마 기질의 점진적인 위축 때문이다.12)

알로스테시스 과부하 시나리오4 :

불충분한 스트레스 반응(Inadequate Response)

전술한 세 가지의 시나리오가

과잉된 알로스테시스 반응이었다면 마지막 네 번째 시나리오는

정반대로 불충분한 스트레스 반응을 이야기한다.

이와 관련된 사례는 면역계에서 주로 볼 수 있다.

당질 코르티코이드는

면역계를 감시하고 균형을 잡는 장치들 중 하나다.13)

어떠한 이유에서건 당질 코르티코이드가

정상적으로 분비되지 않으면 면역반응은 과도해진다.

먼지나 고양이 비듬 같이 신체에 실제로

위협이 되지 않는 자극에도 과하게 반응하게 된다.

알레르기 질환이다.

당질 코르티코이드는

흉선에서 자가반응(autoreactive) T세포들을 파괴하는데,

당질 코르티코이드의 수준이 낮으면 자기신체를 공격하는

자가반응 T세포들이 흉선으로부터 벗어나 혈류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진다.14)

자가면역질환이다.15)

당질 코르티코이드는 과도한 염증을 억제하여

조직의 회복을 도모하지만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면

인체는 만성적으로 염증상태에 있게 된다.

만성 피로증후군이나 섬유근육통을 바라보는 근거가 된다.

그러나 개체가 왜 불충분한 스트레스 반응을

보이는지에 대한 병기는 아직 명확하지가 않다.

외인성 스테로이드에 의한 이차적인 부신피질기능저하증의 병기와

유사하지 않을까라고 추측만 하고 있다.

고용량의 합성 당질 코르티코이드는 HPA 축을 강하게 억제한다.

장기적인 스테로이드 요법을 받은 환자들은

ACTH에 대한 부신의 반응이 결여되어 있고,

뇌하수체에서 부신피질자극호르몬의 분비에도

장애가 있음이 관찰된다.

그 결과 이들은 스트레스의 자극에도 스트레스 반응이 충분하지 못하다.

과연 스트레스만으로 이런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합성 당질 코르티코이드의 약리학적 용량과 기간이 의미가 있을까?

그렇다면 스트레스의 강도와 빈도가 어떠해야

생리적으로 그만한 농도에 도달할 수 있을까?

얼마나 오랜 기간 알로스테시스의 비용을 유지해야만 하는 것일까?

이런 물음을 해소하기 위해 보다 많은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물론 여기에 대한 현대의학적인 개입도

단순히 합성 당질 코르티코이드의 용량을 조절하는데 그치지 않고

HPA축의 활성을 회복시키기 위한 방법들을 모색 중이다.

결론

한의학에서 증(證)이란 다양한 병소에서 관찰되고 기록된 증상의 조합이다.

이러한 조합은 주로 장부의 카테고리 안에서 일관된 의미를 갖게 된다.

즉 고전적인 문헌에 기록되어 있는 장부의 공능과

그 장부가 주관하는 경락에 의거하여 證을 판단한다면

비교적 납득할 수 있는 증상들이 된다.

그러나 이들이 공적인 영역에서 발화되고 치료의 준거로 생명력을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공신력 있는 언어로 재해석되어야만 하는 과제가 있다.

즉 그 證과 관련하여 생명체 내외의 자극이 무엇이었으며,

그 자극에 대한 인체 생·병리의 메커니즘이 무엇이었는지를 밝혀내야만 하는 것이다.

언어 자체의 통약불가능함(incommensurability)이

관찰 상호간 혹은 이론 상호간의 통약불가능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관찰은 반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고대인의 몸에 대한 관찰은 지금도 발생하며,

보편 언어로 객관화된 신념은 관찰의 재해석을 가능케 한다.16)

우리는 각론을 통하여

한의학이 그간 관심을 갖고 지켜보았던 영역들을 고찰해 보려 한다.

한의사로서 환자들에게 흔히 던졌던 질문들의 의미는

알로스테시스의 관점에서 더욱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확신한다.

즉 망문문절을 통해 얻어진 정보들을 바탕으로

징후(sign)와 증상(symptom)의 관련성을 추적하고,

여러 개의 단일 지표들이 나타내는 패턴을 파악하는 작업은

이미 알로스테시스 관점의 사유 방식과 맞닿아 있다.

알로스테시스 관점에서 서술된

한의학적인 사유와 정신은 보편 언어로 표현한다고 해서 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관점의 이해를 더욱 정치하면서도 풍요롭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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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

1)McEwen, BS. 1998. Protective and damaging effects of stress mediators. NEJM, 171-179

2)질 코르티코이드는 뇌간의 신경세포를 활성화함으로써 에피네프린과 노르에피네프린의 작용을 증강한다. 다음을 참고하라.

Rong W, Wang W, Yuan W, Chen Y. Rapid effects of corticosterone on cardiovascular neurons in the rostral ventrolateral medulla of rats. Brain Res. 1999 Jan 2;815(1):51-9. Robert M. Sapolsky, Lisa J. Share. Rank-related differences in cardiovascular function among wild baboons: Role of sensitivity to glucocorticoids. American Journal of Primatology 32(1994):261

심장혈관 조직에 미치는 교감신경의 영향이 지대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당질 코르티코이드 역시 반복적인 스트레스 반응에서 만성적으로 혈압을 상승시킬 수 있다.

기전은 다음을 참고하라.

Wallerath T, Witte K, Schäfer SC, Schwarz PM, Prellwitz W, Wohlfart P, Kleinert H, Lehr HA, Lemmer B, Förstermann U. Down-regulation of the expression of endothelial NO synthase is likely to contribute to glucocorticoid-mediated hypertension. Proc Natl Acad Sci U S A. 1999 Nov 9;96(23):13357-62.

3)혈압의 상승은 동맥들의 분지에 손상을 낼 가능성이 높아졌고, 그로 인해 염증 반응이 더 활성화되며, 혈액이 응고되고,

플라크가 쌓일 확률을 높인다. 이번 논의에서는 자세한 과정은 생략한다.

4)Cohen S, Doyle WJ, Turner R, Alper CM, Skoner DP.Sociability and susceptibility to the common cold. Psychol Sci. 2003 Sep;14(5):389-95.

5)대부분의 사람들은 2회차 정도 되면 무대에 올라가 사람들 앞에 연설하는 것에 편안함을 느낀다. 코티졸의 수준도 더 낮다.

Kirschbaum C, Prüssner JC, Stone AA, Federenko I, Gaab J, Lintz D, Schommer N, Hellhammer DH. Persistent high cortisol responses to repeated psychological stress in a subpopulation of healthy men. Psychosom Med. 1995 Sep-Oct;57(5):468-74.

6)Matthews KA, Owens JF, Allen MT, Stoney CM. Do cardiovascular responses to laboratory stress relate to ambulatory blood pressure levels?: Yes, in some of the people, some of the time. Psychosom Med. 1992 Nov-Dec;54(6):686-97.

7)Jacobson L, Sapolsky R. The role of the hippocampus in feedback regulation of the hypothalamic-pituitary-adrenocortical axis. Endocr Rev. 1991 May;12(2):118-34.

8)Kadekaro M, Ito M, Gross PM. Local cerebral glucose utilization is increased in acutely adrenalectomized rats. Neuroendocrinology. 1988 Apr;47(4):329-34. Virgin CE Jr, Ha TP, Packan DR, Tombaugh GC, Yang SH, Horner HC, Sapolsky RM. Glucocorticoids inhibit glucose transport and glutamate uptake in hippocampal astrocytes: implications for glucocorticoid neurotoxicity. J Neurochem. 1991 Oct;57(4):1422-8. Horner HC, Packan DR, Sapolsky RM. Glucocorticoids inhibit glucose transport in cultured hippocampal neurons and glia. Neuroendocrinology. 1990 Jul;52(1):57-64.

9)Sapolsky RM, Krey LC, McEwen BS.The neuroendocrinology of stress and aging: the glucocorticoid cascade hypothesis. Endocr Rev. 1986 Aug;7(3):284-301.

10)Conrad CD, LeDoux JE, Magariños AM, McEwen BS. Repeated restraint stress facilitates fear conditioning independently of causing hippocampal CA3 dendritic atrophy. Behav Neurosci. 1999 Oct;113(5):902-13.

11)전전두피질은 편도체와 양방향으로 시냅스한다.

인류의 진화는 둘 간의 우위에 있어서 편도체의 편을 들어주었지만 전전두피질은 편도체의 활성화에 충분히 브레이크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때로 감당할 수 없는 스트레스가 전전두피질과 편도체의 해부학적인 시냅스를 감소시킨다.

다음을 참고하라. Ganzel BL, Kim P, Glover GH, Temple E. Resilience after 9/11: multimodal neuroimaging evidence for stress-related change in the healthy adult brain. Neuroimage. 2008 Apr 1;40(2):788-95. Epub 2008 Jan 29.

12)해마의 인지기능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은행엽 추출물은 이런 맥락에서 개발된 것이다.

해마의 neuroprotection이 현재 알로스테시스 분야에서 핫이슈다.

이는 해마의 위축이 가역적이라는 근거들이 상당부분 축적되어 있고,

해마의 기능을 보존하는 것이 알로스테시스를 회복시킬 궁극의 의학적인 개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13)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당질 코르티코이드의 작용에 대해서는 다음을 참고하라.

Besedovsky H, del Rey A, Sorkin E, Dinarello CA. Immunoregulatory feedback between interleukin-1 and glucocorticoid hormones. Science. 1986 Aug 8;233(4764):652-4.

14)Ashwell JD, Lu FW, Vacchio MS. Glucocorticoids in T cell development and function. Annu Rev Immunol. 2000;18:309-45.

15)많은 요인들이 자가면역질환의 발생과 관련이 있다.

유전적 감수성, 약물, 촉발감염 같은 환경적 면역자극, T조절세포의 소실 등. 그러나 스트레스 자극 역시

정신신경면역 분야에서 꽤 많은 근거가 축적되어 있다.

16)Popper, K. The Myth of the Framework: In defence of science and rationality (London: Routledge, 1994). 5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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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미귀비탕

자율신경실조증, 갱년기장애, 심장신경증, 불면증, 빈혈,

신경성위염 등에 스트레스, 근심걱정으로 혈액을 많이 소모하여 나타나는

정신불안, 심계항진, 건망증 등의 증상에 쓴다.

 

가미소요산

갱년기장애, 신경과민, 우울증, 불면증, 월경불순 등으로

얼굴이 화끈거리고 갈증이 있으며 화를 잘 내고 오한과 발열이

교대로 나타나며 두통, 식욕부진, 현기증 등의 증상에 쓴다.

 

가미온담탕

자율신경실조증, 갱년기장애, 불면증, 심장신경증, 뇌동맥경화증,

만성위염 등으로 담이 소화기 및 뇌의 순환장애를 일으켜

현기증, 갈증, 오심, 구토, 불안, 가슴이 답답한 증상 등에 쓴다.

 

감맥대조탕

① Tic 또는 장이 꼬여 배가 아플 때, 소아가 이유 없이 밤에 우는 증상인 야제증에 쓴다.

② 자율신경실조증으로 마음이 불안하고 감정조졸이 잘 되지 않을 때도 쓴다.

 

강활유풍탕

중풍의 예방, 중충 경과 중에는 치료제, 중풍 회복기에는

조리제로 중풍의 예방과 치료에 응용한다.

 

계지가용골모려탕

기운이 없고 신경이 잘 흥분되거나 피로하며 꿈이 많고

심계항진, 불안, 불면, 뇌신경쇠약, 성신경쇠약, 탈모, 몽교, 유정 등의 증상에 쓴다.

 

반하백출천마탕

습관성두통, 어지럼증, 메니에르증후군 등으로 위장이 허약하고

구토, 식욕부진, 수족냉증 등의 증상에 쓴다.

 

반하후박탕

매핵기, 신경성위염, 신경성식도염, 기관지염, 인후염 등으로

오심, 구토, 트림, 상복부팽만, 기침, 가래와 인후부에 이물감을 느끼는 증상 등에 쓴다.

 

사역산

자율신경실조증, 갱년기장애, 신경성 위십이지장궤양, 월경불순 등으로

열이 나고 가슴이 답답하며 입이 쓰고 옆구리가 아프며 속쓰림, 대소변의 이상 증상 등에 쓴다.

 

사청환

① 어린이가 간열로 경련이 일어날 때 쓴다.

② 스트레스와 분노로 인한 간의 대사기능 장애로 화를 잘 내거나

잘 놀라고 눈이 충혈되며 아플 때 쓴다.

 

산조인탕

불면, 불안신경증, 심장신경증, 자율신경실조증 등으로

신경쇠약, 피로, 어지럼증, 심계항진, 건망증, 불안초조 등의 증상에 쓴다.

 

삼황사심탕

고혈압, 동맥경화, 뇌출혈, 열성출혈 등으로 얼굴색이 붉고 흥분을 잘하며

열이 심하여 가슴이 답답하고 구취, 구갈, 변비, 불면, 눈충혈, 안저출혈,

코피, 각혈, 혈뇨 등의 증상에 쓴다.

 

속명탕

반신불수, 안면신경마비, 운동신경마비 등에 응용하는데

뇌혈관장애로 기혈이 막혀 팔다리가 저리거나 마비되고

입이 돌아가서 말을 잘 못하는 등의 중풍으로 인한 마비증상에 쓴다.

 

시호가용골모려탕

불면증, 불안신경증 등으로 가슴이 답답하고 놀라기를 잘하며

꿈이 많고 두통, 변비, 소변량 감소, 불면, 복대동맥의 박동을 느낄 때 쓴다.

 

시호청간탕

분노나 스트레스 또는 염증으로 인하여 열이 나고 폐렴, 만성기관지염,

중이염, 옆구리가 아픈 증상 등이 있을 때 쓴다.

특히 소아의 염증성질환에 많이 응용한다.

 

억간산가진피반하탕

신경증, 불면증, 공포증, 소아야제증, 갱년기장애 등으로

성격이 급하고 화를 잘내며 어지러움, 심계항진, 위장장애, 이를 가는 증상 등에 쓴다.

 

오수유탕

한냉으로 인한 구역, 구토, 두통 또는 편두통, 발작적인 통증, 손발이 냉한 증상등에 쓴다.

 

우황청심원

안면신경마비, 반신불수, 졸중풍, 언어장애, 고혈압, 심계항진,

불면증, 두통, 인사불성 등 체액의 병리적 산물인 담으로 인하여

가래가 끓거나 정신이 혼미한 증상에 쓴다.

 

우황포룡환

열이 나서 정신이 혼미하고 경련을 일으킬 때,

감기로 인한 고열이나 가래,

젖을 먹고 토할 때 등의 증상에 쓴다.

 

온담탕

체액의 병리적 산물인 담으로 인하여 생긴 불면증과 신경증으로

불안초조, 꿈이 많고 잘 놀라며 어지럽고 가슴이 두근거리며

소화기능도 떨어져 구역 등의 증상에 쓴다.

 

천왕보심단

가슴이 두근거리고 잘 놀라며 꿈이 많고 불안초조, 불면, 건망증,

식은 땀, 신경쇠약 등의 증상에 쓴다.

 

청상견통탕

급성, 만성, 좌측, 우측 구분없이 편두통이나 심한 두통 등 모든 두통에 쓴다.

 

청심연자음

전신에 피로와 권태감이 있는 허약한 사람이

정신적 스트레스나 지나친 근심걱정으로 심장(불안, 초조, 심계항진 등)과

신장(빈뇨, 소변량 감소, 유정, 몽정 등)의 증상이 나타날 때 쓴다.

 

황련해독탕

코피, 불면증, 딸기코, 숙취, 어지럼증, 자율신경실조증, 급성간염,

급성 감염증 등 전신에 고열이 나며 염증 증상에 쓴다.

 

정신신경계

가미귀비탕/가미소요한/가미온담탕/감맥대조탕/계지가용골모려탕/

반하후박탕/사역산/산조인탕/시호가용골모려탕/억간산가진피반하탕/

온담탕/천왕보심단/청심연자음

중추신경계

강활유풍탕/보안만령단/삼황사심탕/속명탕/시호청간탕/

오약순기산/우황포룡환/청상견통탕/황련해독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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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스트레스가 피지선 분비 증가시켜

피부와 인체내부의 체질개선 필요

진한 화장 피하고 해독식이요법 도움돼

내과적 변화로 생기는 성인여드름

여드름이 나지 말아야 하는 나이가 있을까?

10대에 고생할 만큼 했는데 30대가 넘어가는 시점에서

턱 주변으로 다시 올라오는 여드름.

어떤 여드름 환자는 만나는 사람마다

여드름에 관해 한마디씩 해주니

사람을 만나는 것조차 겁이 난다고 한다.

또 어떤 이는

대학졸업 후 취업시험에서 서류전형을 통과하고도

여드름 때문에 면접에서 경쟁자들보다

낮은 점수를 받는 일도 종종 벌어지곤 한다.

성인들에게 생기는 여드름은

사춘기 때의 여드름과는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드름은 청춘자라 하여

사춘기 때 심하게 올라오는 것이 보통이지만

최근에는 나이를 무색하게 할 정도로

2, 30대에도 많이 나타나는 증상이 되었다.

이는 식생활의 변화와 스트레스 등

내과적인 변화와 더불어 나타나는 현상으로

사춘기 때의 여드름과는 성격이 다르다.

예한의원은 20대 이상 성인여드름 환자 365명의 패턴을 분석한 결과

스트레스로 인해 기울증 증세를 2가지 이상 가지고 있음이 확인됐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부신에서 두가지 호르몬이 생성된다.

하나는 항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과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이다.

코티솔만 만들어지면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코티솔이 만들어질 때 소량의 안드로겐 호르몬도 같이 만들어지게 된다.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은 피부속의 피지선을 자극하는 기능이 강력하다.

특히 여성의 성인여드름 발생율이 더 높은 이유는

남자는 원래 안드로겐호르몬이 많아 조금 증가한다 하더라도

그 민감도가 떨어지지만 여자는 안드로겐이 체내에 적게 있어서

조금만 그 양이 늘어나도 매우 민감한 피부 반응을 나타낸다.

기울증 증상의 예

기울증이란 음양의 부조화로

인체내 기의 흐름이 정체된 현상으로 내원하는 환자들이

가장 많이 보인 증상은 피로도(65%)가 높아지고,

어깨가 뭉치면서 추위를 많이 느끼는(56%) 증상들이었다.

또 변비가 심해지고 입이 건조해지는 등의

전형적인 열성 기울형 증상(40%)도 많이 나타났다.

특히 여성의 사회 진출 증가로

직장과 가정에서 발생하는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한 기울형 증상이 늘었다.

그 결과 성인 여성의 여드름 발생 빈도도 증가하고 있다.

이 기울증이 장기간 계속될 경우

여드름의 원인이 되는 피지분비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하고

심한 화농 반응을 일으켜 여드름 흉터의 중요한 원인이 된다.

2, 30대에 발생하는 성인여드름은

피부 자체만 관리해서는 치료 결과가 빨리 호전되지 않는다.

그동안 웬만한 화장품과 필링제품 등을 경험했기 때문에

화장품에 대한 피부 내성이 높고 연령에 따른 건조와 피부 재생 능력 등

피부 신진대사도 느려지므로 반응이 적을 수밖에 없다.

또한 이때는 예민함과 함께 색소, 흉터, 건조함 등

복합적 문제를 동반한 여드름 피부가 많다.

여드름이 끝나갈 즈음이면

턱밑과 목 부위에 여드름을 잘못 짜서

켈로이드(흉터가 피부에 뻘겋게 솟아 올라 있는 피부병변)처럼

생긴 흉터를 남기기도 한다.

특히 여드름이 한 곳에 집중되어 생기기도 하고

깊은 화농이 생기는 낭포형 여드름이 잘 생긴다.

피부 순환도 저하되고 여드름의 상처가 치유되는 시간도 길어지기 때문에

한번 생겼던 흔적이 오래가는 편이다.

한방에서의 성인여드름

한방에서 여드름은 단순히 피부 자체의 문제로만 인식하지 않는다.

따라서 예한의원의 경우 피부 체질개선과 더불어

인체 내부의 체질을 개선하는 것을 여드름 치료의 목적으로 삼고 있다.

여드름은

폐열독형(폐기능항진),

위냉독형(위장기능 저하),

어혈독형(월경통, 월경불순),

장독형(변비에 의한 장내 유해균의 증식) 등

4가지로 분류된다.

특히 성인여드름은

위냉독형, 어혈독형, 장독형에 의한

여드름이 제일 많다고 볼 수 있다.

불규칙한 식사 습관,

스트레스에 의한 자궁의 어혈 증가로 인한 월경통 및 월경불순의 증가,

변비에 의한 장내 유해균 번식 등이

모두 직·간접적으로 피부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성인여드름의 예방법

성인여드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집에서 과격하지 않을 정도의 운동을 하는 것이 좋고,

피를 맑게 하는 해독 식이요법을 병행하는 것이

치료 못지 않게 중요하다.

무엇보다 피부 자극을 최소화해야 하고,

진한 화장을 해서 모공을 막는 일은 피하는 것이 좋다.

뽀드득 소리가 날 정도로 씻는 세안법도

여드름 악화를 부추기므로 삼가는 것이 좋다.

또 과도하게 비누나 폼클린징을 사용해서 얼굴을 닦아내면

피부의 피지선을 자극해 더 많은 피지가 분비되므로 주의하는 게 좋다.

성인여드름은 각질 제거제나 몇 번의 필링만으로는

잘 해결되지 않는 특성이 있으므로 나이에 관계없이

일정기간 체질 개선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속과 겉이 동시에 개선되면

여드름은 99% 개선이 되는 질환이다.

피부는 장기의 거울이기 때문이다.

손철훈(예한의원 원장)

출처:민족의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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