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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전탕으로는 유효물질이 완전히

추출되지 않을 것 같은 불안감이나

오래 전탕하면 물질이 많이 추출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필요 이상

오래 끓이는 한의사들이 꽤 있다.

 

실제로 일부 한약재들은 짧은 시간에

효율적으로 추출되지 않을 수도 있는데

그렇다고 하여 처방에 들어있는 모든 한약재를 한꺼번에

오래 끓이는 것은 권할 만한 전탕법은 아니다. 

 

오래 끓일 때 유효물질의 추출이 줄어드는

한약재들이 꽤 있기 때문이다.

이때는 이 약재들만 따로 모아 ‘선전(先煎)’한 후에

다른 약재들을 넣고 전탕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선전’이란 일부 한약재들을 다른 한약재보다

30분~1시간 먼저 물에 넣고 끓임으로서

전탕시간을 오래 하고자 하는 전통 한약 전탕 방법이다. 

 

한약을 잘 달이기 위해서는 지난 시간에 이야기한 ‘후하’뿐

아니라 ‘선전’ 역시 잘 지켜야 한다.


유효물질이 쉽게 추출되지 않는 한약재들로는 

주로 재질이 딱딱한 石膏, 赤石脂, 磁石, 代 石, 自然銅 등의 광석류,

牡蠣, 石決明, 珍珠母, 蛤粉 등의 패각류,

그리고 龜板, 鼈甲, 穿山甲, 龍骨, 虎骨 등이 있다.

또 厚味 滋補藥 들도 센 불로 오랫동안 전탕하여야 한다. 

선전을 해야 하는 또 다른 중요한 이유가 있다. 

약재의 독성을 줄이기 위해서이다.

온리약에 속하는 ‘부자(附子)’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생부자(生附子)는 aconitine, hypac onitine, mesaconitine 등

진통효과를 나타내는 알칼로이드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데

이들은 또한 심장독성을 가지고 있다.

 

심근세포의 나트륨이온통로를 열어서

나트륨이온이 세포 내로 들어오게 하여

세포막을 탈분극시킴으로써 심근세포의 반응성이

빠르게 하여 심장박동 이상을 일으킨다. 

이 때문에 부자를 과량 사용하면 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

오심, 구토, 복통, 설사 등이 나타나고 현기증과 함께

입이나 혀 또는 사지와 전신의 마비, 오한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심하면 동공산대, 시각모호, 호흡곤란, 떨림, 대소변실금,

혈압 및 체온하강 등이 나타나고 기외수축과 빈맥에 이은

심실세동 등이 나타난다.

 

그런데 aconitine은 열에 약하여 물에 넣고 끓이면 진통효과는

그대로지만 독성은 훨씬 작은 benzoylaconine으로 바뀌게 된다

이 성분은 aconitine에 비하여 급성 독성이

1/10~1/100정도이기 때문에 상용량에서는 중독되지 않는다. 

또 계속하여 물에 끓이면 aconine으로 바뀌는데

그 독성은 aconitine의 1/2000 정도이다.

전통적으로 부자를 포제할 때 자법(煮法)을 하는 이유도

바로 이렇게 독성을 줄이고자 한 것이다. 

독성을 줄이기 위해서 선전하는 한약재로는

부자 외에도 상륙(商陸) 등이 있다.

그리고 천축황(天竺黃)이나 마자인(麻子仁) 등은

선전하면 효능이 더 높아진다.

 

석곡(石斛)도 lactone류의 alkaloids를 함유하고 있어서

선전하면 가수분해산물이 더욱 더 많아져 효능이 높아진다.

선전은 매우 중요한 전탕 방법이기는 하지만

이것이 번거롭다면 포제법을 잘 지키는 것도

독성을 줄이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부자나 대황을 포제하여 만든 ‘숙부자’나 ‘주증대황’은

독성이나 부작용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또 포제 외에도 선전으로 만든 고형추출물을

처방 전탕액에 녹여 사용하는 것도

선전의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한 대안의 하나가 될 수 있다.

:
Posted by 약초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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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을 달일 때 유효물질의 함량에 가장 영향을

많이 끼치는 요인은 두말할 나위 없이 전탕시간이다.

 

그런데 한약재를 달일 때 ‘선전(先煎)’이나

‘후하(後下)’하여야 하는 한약재들이 있다. 

 

‘선전’은 다른 한약재보다 약재를 미리 넣어서 오래 끓이는 방법이고,

‘후하’는 다른 한약재들을 끓이다가 꺼내기 전에 잠깐만 전탕하는

한의학의 전통적인 전탕법이다.

요즘은 전통적인 방법을 잘 따른다고 하는 한의원에서조차 

선전과 후하를 제대로 지키는 경우를 보기 드물다.

 

만일 번거롭기 때문에 이 두 방법을 잘 지키는 것이 힘들다면 

후하만큼은 반드시 지킬 것을 권한다.

선전하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는 유효물질이 추출될 것이지만,

후하하지 않으면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왜 후하를 하여야 하는가?

유효물질의 손실을 줄이기 위한 것이 주된 이유이다.

끓이게 되면 유효물질이 열에 약하여 분해되는 한약재들이 있고,

유효물질이 휘발되어 버리는 한약재들도 있다. 

 

전자의 예로는 조구등(釣鉤藤)이나 대황(大黃) 등의 한약재들이 있고,

해표약(解表藥)이나 방향화습약(芳香化濕藥) 등의 한약재들이 후자의 예가 된다. 

간양상항(肝陽上亢)으로 인한

두훈목현(頭暈目眩), 두통(頭痛) 등을 치료하는데 주로 쓰이는 

조구등은 오래 끓이면 효과가 없어지므로

반드시 후하하여야 하는 한약재 중의 하나이다. 

 

조구등을 오래 달이면 효능이 없어진다는 사실은

이미 전통적으로 알려져 온 사실이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들이 있다. 

조구등은 주성분인 rhynchophylline을 비롯하여

isorhynchophylline, corynoxeine 등

10여종의 알칼로이드를 함유하고 있다.

 

이 성분들은 동물실험에서 반사성 혈관운동중추를 억제하거나 

교감신경과 신경절을 차단시킴으로써 말초혈관을 확장시켜

혈압 강하 효능을 나타내며 진정작용, 항경련작용을 함께 가지고 있어

조구등의 평간잠양 효능에 대한 지표약리 성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조구등을 10~20분 이상 전탕하면

이 성분들의 변화 때문에 혈압 강하 효과가 거의 없어진다. 

조구등이 전통적으로 조구등산을 비롯한 산제의 형태로 많이 쓰였던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으로 생각된다. 

후하하여야 하는 대표적 약재로 또 대황이 있다.

대황은 전탕방법에 따라 유효성분의 함량과 약효가 달라진다.

 

대승기탕(大承氣湯)을 전탕할 때

대황을 후하하게 되면 사하작용이 높아진다. 

이는 전탕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대황 내 사하성분인

anthraquinone이 파괴되기 때문이다. 

후하의 목적은 결국 정유의 손실과 유효성분의 분해를

방지하려는데 있으며 이들은 일반적으로   

5~10분만 전탕하여야 한다. 

 

유효성분이 휘발될수 있는 약재로는

정유가 많아 방향성이 강한 해표약이나 방향화습약 등이 있으며, 

 

박하(薄荷), 곽향(藿香), 목향(木香), 백두구(白豆 ), 

사인(砂仁), 초두구(草豆 ), 단향(檀香), 강향(降香),

침향(沈香), 청호(靑蒿), 세신(細辛) 등이 이에 속한다.

 

유효성분이 분해될 수 있는 약재로는

조구등, 행인(杏仁), 대황 등이 있다.

이 약재들의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후하하여야 하는데 이는 새삼스럽게 알려진 것은 아니다. 

이미 전통적으로 잘 알려진 전탕방법이지만

그 이유가 최근 들어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에 불과하다. 

 

번거롭다는 이유로 전통적인 전탕법을 지키는 것에

게을리한다면 훌륭한 처방을 내리더라도

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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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