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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만 52세 여성입니다.

최근 들어서 너무 피곤하고

여기저기 돌아가면서 아픈 곳도 많아서,

병원에 가서 종합적으로 검사를 좀 받았었는데요,

담당 주치의로부터,

만성 염증 수치가 높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평소 장이 안 좋은 편이라서 그런지,

늘 소화가 잘 안되고, 자주 체하며,

속이 더부룩하거나, 속 쓰림 증상도 많았습니다.

수면을 충분히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감당하기 힘든 피로감을 많이 느꼈었구요.

사실 일상 생활 내내 짜증이 자주 폭발했고,

집중이 잘 되지 않았으며, 기억력도 너무 떨어졌고,

수면이 불규칙하고, 불면증에 자주 시달렸습니다.

몇 년 전에는 류마티스 관절염과 지루성 피부염

그리고 당뇨병 초기(인슐린 저항성) 진단을 받은 적도 있었습니다.

잇몸이 자주 붓고 피가 잘 나구요, 혀에 두꺼운 백태가 자주 생기며,

양치를 해도 짧은 시간 안에 백태가 다시 생기고 있습니다.

손톱이 계속 잘 갈라지고 부서지며,

창피하게도 방귀를 지나치게 자주 뀌거나

냄새가 너무 지독합니다.

만성 염증에 대한

한의학적인 치료법을 알고 싶습니다.

 

A. 염증(inflammation)은

우리 몸이 세균이나 바이러스, 곰팡이 등에 감염되었을 때,

감염 조직 부위에서 일어나는 면역학적 반응으로서,

해당 이환 부위가 붓고, 통증과 열이 생기게 됩니다.

이를 보통 ‘급성 염증’이라고 부르며,

우리 몸의 면역 체계가 세균 또는

바이러스와 싸우고 난 뒤 남은 잔해물이 고름입니다.

급성 염증은 신체 이상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생기기 때문에 흔히 '착한 염증'이라고도 부르게 됩니다.

문제는 '만성 염증'입니다.

만성 염증은 '급성 염증'과 달리,

신체 이상을 오히려 부추기는 '나쁜 염증'입니다.

최근 많은 연구에 따르면,

만성 염증이 심뇌혈관질환·치매·암 같은

온갖 난치성 질병의 온상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일상 생활 중 미세먼지·고혈당·고혈압·

식품첨가물·정신적 스트레스 등 다양한 원인으로

몸과 마음이 혹사당하면, 염증성 단백질이

아주 조금씩 꾸준히 만들어집니다.

염증성 단백질이 온몸에 퍼져 쌓이면,

온갖 만성·중증 질환을 유발하게 됩니다.

만성 염증은 이런 질환들을 일으킬 때까지

아무런 증상이 없습니다.

즉, 급성 염증의 요란한 단기 국지전과는 달리,

소리 없는 전면전이 수 년에서 수 십년에 걸쳐서

서서히 진행되어 몸을 망가뜨리는 것입니다.

한 가지 꼭 염두에 두어야 할 개념은,

좋은 면역 상태에서는 (우리 몸에 이로운)

착한 염증 반응이 일어나고,

나쁜 면역 상태에서는 (우리 몸에 해로운)

나쁜 염증 반응이 일어나게 된다는 것입니다.

특히 좋은 면역 상태를 잘 유지하고 가꾸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장(腸)'건강이 핵심이 됩니다.

왜냐하면 체내 면역 세포의 약 70~80%가

장(腸)에 분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만성 염증은 장·노년층의 건강을 위협하는

온갖 합병증을 직·간접적으로 유발합니다.

만성 염증 수치 즉,

고감도 CRP(C-reactive protein)가 올라가면

중증 질환 발병률도 상승한다는 연구 결과가 굉장히 많습니다.

CRP는 만성 염증이 있을 때 몸 속에서 만들어지는 단백질입니다.

체내 만성 염증이 심할수록 혈중 CRP 수치가 높아집니다.

일반적으로 혈중 CRP 수치가

1㎎/L 미만이면 만성 염증이 없다고 봅니다.

1~3㎎/L이면 고혈압·당뇨병 등의 만성 질환 보유시

해당 질환이 악화하거나 합병증 위험이 있을 것으로 판단합니다.

3㎎/L 이상이면 만성 염증이 매우 심각한 상태입니다.

만성 염증으로 혈중 CRP 수치가 높은 그룹은,

낮은 그룹에 비해서, 급성 심근경색증이 발생할 위험도가

세 배 가량 높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만성 염증으로 혈관의 가장 안쪽에 위치한

내피 세포에 상처가 생기면 그 부위를 중심으로

혈전(피떡)이 잘 쌓이게 됩니다.

즉, 혈관의 만성 염증으로 인해서,

심장·뇌와 연결된 혈관이 계속 좁아지거나 막히면서,

동맥경화증·급성 심근경색증·뇌졸중 발병 위험이

크게 증가하게 됩니다.

염증(炎症)을 한자어로 써보면

불 화(火) 2개가 겹쳐져서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즉, 외부에서 침입한 나쁜 적(바이러스, 세균, 곰팡이 등)을,

화공(火攻) 즉 불을 내어 소각시키는 것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염증을 영어로 표현하면, inflammation인데,

불길/불꽃을 의미하는 flame이 중간에 들어가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염증에 대한 동서양 이미지가 비슷했던 것 같습니다.

"염(炎)"자에다가 ‘병질 엄(疒)’을 ’

부수를 왼쪽 옆에다가 이어 붙이면

담(痰)이라는 글자가 됩니다.

한의학에서는

‘만성 염증’을 초래하고 있는 나쁜 면역 상태를 일컬어서,

담(痰)이라고 불렀고, 여러 치담(治痰) 치료법을 통해서,

장 건강을 도모하고 만성 염증을 치료(회복)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십병구담(十病九痰)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열 가지 질병 중에서 아홉 개는

담(痰)으로 인해서 생긴 병이다'라는 뜻입니다.

수 많은 난치성 질환 치료에 있어서,

나쁜 면역 상태의 개선 또는 치담(治痰) 치료라는 근본적인 접근법이,

핵심적인 치료 포인트가 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1. 치담(治痰)을 위한

제일 중요한 경혈 : 풍륭(豊隆) (족양명위경)

정강이뼈 중간 지점의 바깥쪽 약 4cm 위치에 있습니다.

즉 무릎과 복사뼈의 1/2지점에서 종아리 뒤쪽 방향에 있는 경혈입니다.

독비혈(무릎을 구부린 자세에서 무릎 덮개뼈 바깥쪽의 움푹 파인 곳)과

해계혈(발목 가로무늬 중앙에 나타나는 큰 힘줄 사이의 움푹 파인 곳)을

잇는 선의 중간 점이 조구혈인데요,

이 조구혈에서 뒤로 1촌 떨어진 곳에 위치한,

근육이 불룩한 곳이 바로 풍륭혈입니다.

풍륭혈은 담(痰)을 치료하는 데

매우 중요하게 활용되는 혈자리로서,

여기서 담(痰)은 우리 몸에서

정상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체액이 아닌

찌꺼기 같은 물질이라고 보면 됩니다.

특히 단 것을 끊고 싶은데 자꾸 단 음식에 손이 갈 때,

풍륭혈을 활용하면 상당히 도움이 됩니다.

풍륭혈은 소화기에 담(痰)이 자리하고 있을 때

반드시 선택하는 혈자리로서, 담이 소화기에 있을 때

나타나는 증상과 설탕을 좋아하는 사람이 겪는 증상이

매우 유사하기 때문에 풍륭혈을 침이나 뜸으로 자극하면,

단 것의 유혹을 뿌리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2. 담(痰)을 치료하면서,

장 건강을 회복시키는데 임상적으로 매우 큰 도움이 되는,

‘육군자탕(六君子湯)’이나 ‘반하사심탕(半夏瀉心湯)’을

복용하는 것도 임상적으로 상당히 많은 도움이 됩니다.

2019년도 SCI급

국제의학저널에 발표된 한의약 논문을 살펴보면,

총 1451명이 포함된 총 15편의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15 RCTs)을 메타 분석한 결과,

건비이기(健脾理氣) 효능을 가진 특정한 한약재들

(백출, 감초, 복령, 사인, 목향, 당삼, 반하, 진피)이,

기존의 양약 처방들에 비해서, 복통, 복부 팽만감,

조기 포만감, 잦은 트림, 식욕부진, 피로감 등

기능성 소화불량 지표들에 있어서,

통계적으로 더 우월한 개선 효과를 보이는 것이

이미 과학적으로 확인되었습니다.

3. 또한 사상체질의학적으로 소음인(少陰人) 분들처럼,

평상시 장 건강에 있어, 상대적인 취약성을 보이는 경우에는,

‘생강차’ 또는 ‘진피차’를 상시적으로 복용하는 것도

담(痰)을 치료하고 만성 염증으로부터 건강을 회복하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4. 마지막으로, 다음과 같은 식품들이

만성 염증 치료와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a. 두부 :

콩으로 만든 음식에는

이소플라본이라는 성분이 들어있습니다.

이 성분은 항암, 심장병 예방 효과가 있으며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역할을 합니다.

이소플라본은 두부로 만들었을 때 함량이 가장 높습니다.

b. 연어 :

연어에는 동맥경화를 예방하고 노화를 막는 등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오메가 3의 일종인

DHA와 EPA가 풍부하게 들어있습니다.

이 성분들은 염증을 줄이고 암, 심장병, 천식,

자가면역 질환의 위험을 줄입니다.

c. 토마토 :

토마토에는 항산화제로 널리 알려진

라이코펜이라는 성분이 풍부합니다.

토마토는 열을 가하면 라이코펜이

더 많이 나와서 염증 퇴치 효과가 커집니다.

d. 블루베리 :

블루베리에는 식물에서 붉은색, 푸른색,

보라색을 내는 안토시아닌이 풍부합니다.

안토시아닌은 활성 산소를 억제하는 기능을 하며

만성 염증 제거에도 효과적입니다.

황만기

서초아이누리한의원 대표원장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
Posted by 약초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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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G 속 온청음의 모습은? (표 참조)

CPG 속 온청음은 어떤 모습일까?

총 5가지 CPG에 온청음이 등장하는데,

모두 일관당의학 이후 확장된 활용범위를 담아내고 있다.

가장 많이 활용된 분야는 “피부과 영역”이다.

그 중에서도 만성 난치성 가려움을 호소할 때,

온청음을 활용하도록 총 2건의 가이드라인에 제시되어 있다.

“만성 가려움 진료 가이드라인”에서는

‘한방약이 만성 가려움에 유효한가?’라는

임상질문을 설정하고 추천문을 수록했는데,

추천문에는 ‘이 증상이 매우 난치임을 고려하면

사용을 고려해도 좋다고 본다’로 기록되어 있다.

비록 근거자료가 대부분 증례보고,

증례집적보고인 관계로 근거의 수준은 부족하나,

임상적으로 난치에 해당하는 가려움 치료에

한방약을 활용할 수 있음을 언급한 것이다.

이 때, 사용할 수 있는 처방 중 하나로 제시된 것이 온청음이었다.

참고로 온청음 외에 대시호탕가감, 황련해독탕, 사물탕,

보중익기탕, 시령탕, 월비가출탕 등이 함께 이름을 올렸다.

“범발성 피부가려움 진료가이드라인”에서는

‘신부전이나 투석환자의 피부가려움에 사용할 수 있다’는

보고가 있는 한방약으로 온청음, 황련해독탕, 당귀음자를 제시했으며,

피부가려움에 쓸 수 있는 주요 한방약에도 온청음을 제안했다.

온청음 외에 황련해독탕, 우차신기환, 당귀음자, 팔미지황환,

육미환이 함께 이름을 올렸다.

여드름 치료와 관련된 가이드라인에서도

온청음과 관련된 기록을 찾을 수 있다.

“여드름 치료 가이드라인 2017”에서는

‘염증성 피진에 한방약이 유효한가?’라는

임상질문을 설정하고 추천문을 수록했다.

추천문에는 ‘타 치료가 무효 또는 타 치료를 실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형개연교탕, 청상방풍탕, 십미패독탕을 선택지 중 하나로 추천한다’고 하면서,

온청음, 황련해독탕, 온경탕, 계지복령환은 사용해도 좋지만

우선적으로 추천하지는 않는다고 명시했다.

온청음의 염증성 피진에 대한 증례보고는 지속되고 있지만,

아무래도 보다 높은 수준의 근거를 확보한

형개연교탕, 청상방풍탕, 십미패독탕 보다

우선적으로 사용을 권고 받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갱년기장애와 관련된 기록이 있다.

“산부인과진료 가이드라인-부인과외래편 2017”에서는

갱년기장애에 활용해 볼 수 있는 한방약으로

3대 주요 갱년기 한방처방인 당귀작약산, 가미소요산,

계지복령환을 언급하면서, 다양한 갱년기장애의 증상에 맞춰

사용할 수 있는 처방 중 하나로 온청음을 언급했다.

가이드라인에서는 자세히 다루지 않았지만,

온청음은 부인조열(婦人潮熱)에 사용되던 처방이므로

상열감과 같은 신체증상이나 불면, 짜증 등의

정신증상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마지막으로 온청음의 부작용을 다룬 가이드라인이 있다.

“남성하부요로증상 전립선비대증 진료가이드라인”에서는

온청음이 알레르기성 방광염에 의해 나타나는

출혈성 방광염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언급했다.

온청음과 함께 알레르기성 방광염의 원인이

될 수 있는 한방약으로 지목된 처방은

시박탕, 시령탕, 소시호탕, 시호계지탕으므로

임상현장에서 해당 처방을 활용할 때 참고하면 좋겠다.

 

임상의의 눈

필자는 임상에서 주로 온청음을

“만성염증”에 대한 기본처방으로 인식하여 활용하고 있다.

동의잡록(東醫雜錄)의 저자이자 한방을 서양의학의 언어로

이해하는 독자적인 길을 걸었던 야마모토 이와오(山本巖),

그리고 그의 직전제자인 후쿠토미 토시아키의 의견에 따르면,

만성염증에는 염증에 의한

상음(傷陰)과 실열(實熱)이 동시에 존재한다고 한다.

이 때, 상음에는 사물탕을,

염증에는 황련해독탕을 사용하면 되는데,

그렇기 때문에 바로 온청음이 만성염증의

기본처방이 된다고 서술하고 있다.

아마도 이러한 온청음의 효능효과를 토대로

일관당의학을 제창했던 모리 도하쿠 역시

평생 다양한 부위에 만성염증 경향을 보이며 살아가는

해독증 체질에 온청음을 기본방으로 한 세 처방

(시호청간산, 형개연교탕, 용담사간탕)을 제안한 것으로 생각한다.

임상에서 온청음을 이러한 만성염증에 활용할 때는

위와 같은 야마모토 이와오의 병태인식의 틀 안에서

모리 도하쿠가 제시한 3대 처방을 고려하여 활용하면 보다 적용이 쉽다.

모리 도하쿠는

해독증 체질환자의 연령과 증상에 따라 처방을 제안했는데,

각 처방 별 간략한 적응증은 아래와 같으므로 참조하면 좋겠다.

-시호청간산:

안색이 청백색 혹은 미흑색. 감기, 기관지염,

편도염에 잘 걸리는 소아.

-형개연교탕:

시호청간산증 보다 더 짙은 흑색. 결핵, 흉막염,

부비동염, 중이염, 유양돌기염 등에 잘 이환.

-용담사간탕:

안색이 약간 흑색. 결핵, 치질, 치루, 안구질환,

생식기 염증(임질, 방광염, 고환염 등)에 잘 이환.

또한, 야가즈 도메이(矢數道明)는

“온청음의 임상적 연구(일본동양의학회지 제12권, 제1호)”에서

온청음의 각 부위별 염증소견에 따른 구체적인 임상양상을 제시했는데

이 내용 역시 임상에서 참조할 만하다.

-피부:

대부분 구진성 습진, 적은 분비물, 고조(枯燥)경향,

가려움이 심하며, 소파행위에 따른 출혈흔이 남은 경우가 많음.

-점막:

궤양 출몰이 반복됨.

마지막으로 온청음은

만성염증과 같은 신체증상 외에, 상열감과 짜증,

분노를 동반한 만성 정신증상에도 활용할 수 있다.

필자는 주로 입면장애를 위주로 한 수면장애를 보이며,

상열감을 동반했다면 황련해독탕과 함께

온청음을 제1선택 처방으로 고려하고 있다.

이 때, 엑스제를 활용한다면

1포 정도로는 약력이 모자란 경우가 많으므로

2포 이상을 한 번에 복용하도록 하고 있다.

 

참고문헌

1. 일본동양의학회 EBM 위원회 진료가이드라인 태스크포스(CPG-TF).

한방제제 관련 기록이 포함된 진료가이드라인(KCPG) 리포트 2019.

http://www.jsom.or.jp/medical/ebm/cpg/index.html

2. 조기호. 증례와 함께하는 한약처방. 우리의학서적. 서울. 2015. p.290-292.

권승원

경희대한방병원 순환신경내과 부교수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
Posted by 약초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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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하지 통증으로 내원

작년 연말에 고등학교 동기들과 모임을 하는데,

친구 중의 한 명이 “처가 한달 전부터 양쪽 다리에

통증이 있어 걷기 힘들고 물리치료를 받았으나 효과가 없어

큰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보려고 하는데

혹시 한의원에서도 치료가 가능한지”를 물어왔다.

큰 병원에 가기 전에

우선 한의원에 내원해서 진찰받아 보기를 권했고,

친구와 그의 처는 12월 31일 한의원에 방문했다.

환자가 호소하기를 “걸을 때 마다 종아리가 당기고 아프며

허리도 아프고 발목, 특히 뒤꿈치 부분이 아파서

걷기 힘들며 가만히 있을 때도 욱신욱신 쑤신다”고 하였으며,

“한 달 전부터 온 몸이 붓는다”고도 하였다.

자세한 병력을 들어보니

양측 다리의 통증은 한 달 전부터 시작이 되었는데,

아프기 전에 감기를 심하게 앓아서

수액과 함께 항생제 주사도 맞았으며,

그 후에 오른쪽 아킬레스건염으로 진통소염제도

1주일 정도 복용하고 나서 감기와 아킬레스건염이 치료되고 나자

바로 상기 증세가 발하였다는 것이다.

삼소음을 처방하다

친구의 처는 6개월 전에도

한의원에 내원해서 한약을 지어갔는데,

손발이 차고 위장이 약한 체질이어서

위장을 따뜻하게 보하는 한약처방으로

소화기도 좋아지고 컨디션도 많이 좋아졌었다.

그래서 이번 경우도 위가 냉한 체질인데

진통소염제나 항생제 등의 복용 과다가

위장에 부담이 된 것으로 판단하였으며,

아킬레스건염으로 인한 비정상적인 보행으로

허리나 무릎 발목 등 관절에 부담이 누적되다가

차가운 염증의 형태로 통증이 나타난 것으로 판단하여

삼소음 보험한약을 처방하였다.

그리고 통증이 주로 방광경상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방광경의 寒氣를 제거한다는 목적으로 방광승격

즉 족삼리 위중 補 속골 임읍 瀉(영수보사)로 침 치료를 시작하였다.

4일 후에 다시 내원하였는데 걷기 조금 편해졌다고 하였다.

다시 2일 후에 내원하였는데 종아리가 당기고 통증이 있던 것이

처음에 비해 30% 정도로 호전되어 걷기 편해졌다고 하였으며,

다시 1주일 후에는 양측 다리의 통증이 10~20% 정도로 호전되어

더 이상 걸어 다닐 때 통증을 느끼지 않는다고 하였다.

물론 온 몸이 붓던 것도 더 이상 없다고 하였다.

진통소염제와 삼소음

조직의 손상에 의해 세포막의 인지질에 저장되어 있던

아라키돈산(arachidonic acid)이 유리되어 나오면

효소의 촉매에 의해 프로스타글란딘이 생성되어

염증과 통증을 유발하는데,

대부분의 진통소염제(NSAID)들은 cyclooxygenase라고 알려진

프로스타글란딘(G/H) 합성효소를 억제하므로써 작용을 나타낸다.

체온조절은 열의 생산과 손실 사이의 정밀한 균형을 요하는데,

시상하부가 체온이 유지되는 설정 값(set point)을 조절한다.

고열(fever)은 이 체온 설정 값이 높아져 있기 때문이며,

진통소염제는 이것의 정상으로의 복귀를 촉진한다.

(안영수 엮음, 이우주의 약리학강의 제 6판, 의학문화사, 2008)

이렇듯 진통소염제는 진통, 해열 및 항염증효과 등이 있어

조직의 손상으로 인한 제 증상을 다스리는 데는 도움이 된다.

일반적인 급성 염증은 한의학적으로 열증(熱證)이라고 볼 수 있으며

진통소염제로 인해 해열(解熱)이 되면서 염증이 가라앉지만,

상기의 환자와 같이 위가 냉하고 몸이 찬 환자에게

진통소염제를 과다하게 사용할 경우 몸을 더 차게 만들어

만성적인 염증이나 면역력의 저하로 이행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이럴 경우 삼소음 보험한약의 사용이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되며,

아울러 진통소염제의 과다사용에 대한 한의학적 검토와

체계적인 대응방안도 추후 이루어졌으면 한다.

이준우 / 경기 탑마을경희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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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