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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와 엄마의 장단기적 건강을 위해서

모유수유가 필요하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현실적인 방해 요인들이 많이 있다.

국제인증수유상담가(International Board Certified Lactation Consultant, 이하 IBCLC)는

모유수유, 산전산후관리, 신생아 케어에 특화된 전문가 직능이며,

관행적 의료서비스가 모유수유를 돕지 못하는 빈틈을 채워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번 칼럼에서는 과도한 의료적 개입이

오히려 산모와 아기의 건강을 위협해온 과거사 중

산과의사들이 손을 씻지 않은 채로 부검과 내진을 반복해 산욕열을 크게 유행시키거나,

역으로 질 소독에 몰두해 질내 정상 세균총을 파괴했던 역사를 중심으로 서술하였다.

그 외에도 태아에게 위험할 가능성을 알려진 상태로도

초음파가 나오기 전까지 40년 이상 산전 검사용으로 사용된 엑스레이,

입덧을 줄여준다는 이유로 광범위하게 처방되었다가 1만 명이 넘는 태아에게

해표지증(海豹肢症, phocomelia)을 발생시킨 참사를 낳은 탈리도마이드(그림 참조),

유산 방지제로 쓰였으나 유산 방지 효과는 없고

여성 태아에게 질암, 자궁내막증, 유방암, 생식기 이상, 불임 등을 일으켰던

내분비계교란물질(환경호르몬)인 DES(diethylstilbestrol, 에스트로겐 작용을 하는 합성호르몬) 등

많은 어둠의 역사가 있었으나 추후의 지면을 기약하며,

이번에는 현재의 의료 관행이 얼마나 근거에 기반해 있는지 살펴보겠다.

탈리도마이드는 독일에서 개발되었고 각종 동물 실험에서 부작용이 거의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에 널리 시판되었다. 처음에는 독일과 영국에서 주로 사용하다가 곧 50여 개 나라에서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1960년부터 1961년 사이에 이 약을 복용한 임산부들이 기형아를 출산하면서, 위험성이 드러나 판매가 중지되었다. 탈리도마이드에 의한 기형아 출산은 전 세계 46개국에서 1만 명이 넘었으며, 특히 유럽에서만 8천 명이 넘었다. 물개처럼 팔다리가 극단적으로 짧다는 의미의 해표지증(phocomelia, 물개사지증)이 대표적인 부작용이다. 이후 연구에서 임신 42일 이전에 이 약을 복용하면 100%의 확률로 사지가 없든지, 사지가 있어도 매우 짧고 손발가락이 모두 없거나 소실된 기형아를 출산하게 된다는 것이 밝혀졌다. (사진 출처 : Leonard McCombe//Time Life Pictures/Getty Images)

 

굴욕 3종 세트

출산 굴욕 3종 세트는 사람에 따라

내진, 제모, 관장을 꼽기도 하고 회음절개, 제모, 관장을 꼽기도 한다.

내진

과거 산모들은 팔다리를 병원 침대에 묶인 굴욕적인 자세로 분만했다.

벌린 다리 사이를 문 쪽을 향하게 고정시키고, 문을 닫는 것을 금지시키기도 했다.

다행히 현재는 과거와 같은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이루어지지는 않으며,

내진은 분만 진행을 확인하기 위해 꼭 필요하므로 감수해야 하는 과정이다.

다만 산모의 동의 없이 여러 수련의들이 들락거리며

빈번하게 실습을 위한 내진을 한다면 인권 침해가 될 수 있다.

관장

출산 중 배변을 하게 되면 오염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관장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관장에 대한 무작위 연구 결과, 관장 여부에 따라

진통시간이나 출산 중 배변 여부는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여전히 위생이라는 명목으로 관장이 행해진다.

제모

19세기에 세균 박멸에 경도된 의사들은

여성의 음모 속에도 세균이 있다고 생각하여 제모를 분만 표준 지침에 넣었다.

하지만 면도는 감염을 예방하지 않고 오히려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면도칼은 피부에 미세한 상처를 내어 세균이 침입할 수 있게 한다.

하지만 이런 연구 결과들이 나와도 의사들은 여전히 회음절개를 선호하므로

회음절개 후 봉합을 위해 미리 제모하려 한다.

회음절개

미국에서 시작되었으나,

현재 미국 산부인과학 교과서에는 회음부 절개술은 회음부를 보호해 주지 않고

오히려 3~4도의 심한 열상의 위험성을 증가시켜 괄약근의 기능 저하,

즉 요실금과 변실금을 유발하므로 매우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시행하지 않는다고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아직도 병원의 편의와 빠른 분만 진행을 위해

회음절개를 일상적으로 시행하면서도 회음절개에 대한 대규모 통계도 부족한 상태이다.

한국에서 이루어진 연구가 많지는 않으나,

회음절개의 유무에 따른 3도 열상 발생을 비교한 한 연구에서,

회음절개를 시행한 군과 시행하지 않은 군에서

3도 이상의 회음 열상 비율은 통계적 차이가 없었다.

따라서 서양인과 한국인은 신체 구조가 달라

한국 여성은 회음절개가 필요하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볼 수 있다.

 

산모의 움직임 제한

진통 중 산모가 편한 자세로 구부리거나 기대거나 걸어다닐 수 있다면

통증의 강도가 훨씬 줄어들며 분만의 진행 속도도 빨라진다.

서거나 쪼그리고 앉은 자세는 중력을 이용해 태아의 하강을 돕는다.

병원 침대에 꼼짝없이 누워 있으면

진통을 견디기 힘들고 결국 경막외마취 확률이 올라간다.

의료진이 분만 과정을 보기 편하도록 누운 자세로

움직임을 제한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그림 참조)

이번 칼럼에 이어, 다음 칼럼에서도 이어서

현재의 분만 처치의 합리성에 대해 고찰해 보겠다.

순간순간 진통을 완화하는 자세로 바꿀 수 있으면 진통 강도가 많이 줄어든다. 걸어다니기, 스쿼트, 파트너에 기댄 스쿼트, 짐볼 위에 앉기, 짐볼 껴안기, 옆으로 눕기, 앞으로 기대기, 무릎 꿇고 엎드리기 등 다양한 자세가 가능하다. (사진제공 Exalt Birth Services)

 

김나희 / 대한모유수유한의학회 교육이사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
Posted by 약초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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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인증수유상담가(International Board Certified Lactation Consultant, 이하 IBCLC)는

모유수유, 산전산후관리, 신생아 케어에 특화된 전문가 직능이다.

왜 이런 좁은 분야의 전문가가 존재하는가?

기존 의료인이 제공하는 의료 서비스만으로는 부족한 사각지대가 있기 때문이다.

부족하다는 말은 매우 완곡한 표현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의료서비스가 오히려 자연스러운 출산과 수유를 방해하여

산모와 아기의 예후를 악화시켜온 역사가 존재한다.

여성들이 이에 저항했고,

동시에 인류학, 생태학, 비교생물학, 통계학, 보건학 등의 학자들은

과학적 연구를 통해 자연주의적 출산과 수유 문화에 다시 의미를 부여했다.

이 과정에서 IBCLC는 아기와 엄마의 최상의 건강을 위해

의료 관습을 바꿔나가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근거 없는 추측으로 시행되었으나

한동안 표준 지침으로 쓰인 회음절개

1920년 미국 시카고의 산과의사 드리는,

태아가 산도를 통과하면서 극심한 압박을 받아 두부 손상이 생긴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분만시 외상을 줄이기 위해 분만 초기에 산모를 마취시킨 뒤

회음절개를 크게 해서 산도를 넓히고 겸자로 태아를 끌어내는 예방적 겸자술을 고안했다.

이후 수십년간 겸자 사용이 대중화되었으며

예방이란 이름이 무색하게 그 어떤 시술보다

산모와 아기에게 더 많은 외상을 일으켰다.

겸자를 어설프게 사용하면 산모의 질은 난도질되고

태아의 귀와 코가 뜯기고 두개골이 움푹 파인다.

드리는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의사만 출산을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고

그의 예방적 겸자술은 미국 대부분의 병원에서 표준 지침이 되었다.

1983년이나 되어서야 처음으로

회음절개술에 대한 주요 연구가 이루어졌는데,

회음절개가 질과 항문 사이를 더 잘 찢어지게 하고

변실금, 성교통 등 후유증도 더 많이 남게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제서야 90%의 미국 산모들이 받던 회음절개술에 대한

표준 지침이 변경되었고 미국에서는 회음절개술 비율이 20%로 떨어졌다.

표준 지침이 변경되었으나 안타깝게도 한국에서는 의사들의 편의와 관습에 의해

여전히 회음절개가 널리 행해지고 있고 제대로 된 통계도 나와 있지 않다.

 

산모가 의식 없는 상태에서

분만한다는 문제에도 불구하고 표준 지침으로 쓰인 반마취 분만

에테르, 클로로포름의 시행착오를 거친 분만 마취는

스코폴라민-모르핀을 이용하는 분만(트와일라잇 슬립)으로 옮겨갔다.

깨어 있는 상태에서 아기를 낳고 싶다고 하는 여성은 괴짜 취급을 받았다.

보호자 참관 없이 의식이 없는 상태로 진통하는 여성은

매질을 당하거나 성적으로 학대당하기도 했다.

20세기 초반~중반에 미국 병원에서 출산하는 산모들은

모두 약에 취한 상태에서 아기를 낳았고 1970년대까지 미국에서는

여전히 스코폴라민-모르핀 마취가 표준 진료 지침으로 유지되었다.

현재는 경막외마취가 표준으로 자리잡았으며

미국에서는 60~90%로 경막외마취 비율이 매우 높고

한국은 60% 정도로 중간 정도이며

독일, 네덜란드, 일본 등에서는 10% 내외로 경막외마취 비율이 낮다.

경막외마취는 이전의

에테르, 클로로포름, 스코폴라민에 비해서는 안전하지만

여전히 제왕절개나 유도분만의 비율을 높이고 모유수유 성공률을 낮추는 부작용이 있다.

산모들에게 이런 부작용에 대해서 제대로 고지되지 않고 있다.

 

산욕열의 근거가 제시되어도

의사들이 손을 씻지 않았던 시기

◇이그나츠 제멜바이스를 기념하는 우표. 그가 일하던 빈 종합병원 산과병동의 모성사망률은 조산원 모성사망률의 세 배에 달했다. 제멜바이스는 손을 씻으면 산욕열이 줄어든다는 명백한 결과를 발표했지만 당대 의학 커뮤니티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제멜바이스 사후 1년에 파스퇴르가 세균설을 확정한 뒤에야 의학계는 세균이 패혈증의 원인이라고 인정했다.

 

 

18세기부터 늘어난 유럽과 미국의 병원은 매우 불결했으며

무료로 입원한 극빈층의 산모들은 검증되지 않은 시술의 실험 대상이 되었다.

자료에 따르면 19세기 말, 현재의 미국 브리검여성병원의 전신인

보스턴해산병원에서 산모의 75%가 산욕열에 감염되었고 이들 가운데 20%가 사망했다.

산부인과 의사들은 사체에 대한 부검을 하고 곧장 아기를 받으러 분만실로 가곤 했다.

의사의 손톱 밑이나 피부 틈새에 부패한 사체 조직이 끼어 있는 상태로

손을 씻지 않고 분만대로 가서 산모의 질 안에 손을 넣어 내진을 했으므로

패혈증이 대규모로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어떤 의사들은 산욕패혈증이

여성들의 옷차림, 긴장, 환기 부족 등 때문이라고 보았다.

성매매 여성들이 집중적으로 입원하던 병원에서는

오히려 출산시 산욕패혈증이 덜 나타났는데,

의사들이 이 여성들은 부검이나 내진을 할 가치가 없다고 보아서

건너뛰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미 1795년에 스코틀랜드 의사인 고든이

산욕열이 의사들의 더러운 손 때문에 생긴다는 사실을 발견했으나,

의사들은 격노했고 자신들이 감염의 원인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또한 1843년 하버드대의 교수 홈즈도 손을 씻으면

산욕열이 예방된다는 것을 발견했지만 의사들은 이번에도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

1847년 헝가리 출신인 빈의 의사 제멜바이스가

자신의 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염소화석회로 손을 씻게 하여

산욕열 사망을 20%에서 1%로 감소함을 확인했다.

하지만 동료 의사들은 이를 헛소리로 치부하고 멸시했으며,

제멜바이스는 우울증에 걸렸고 결국 정신병원에서 사망했다.

1920년대까지 미국과 유럽의 병원에서

산욕열로 인한 모성 사망률은 40% 이상이었다.

무려 1940년대나 되어서야 항생제 사용으로

산욕열로 인한 사망률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반대 급부로 과도한 멸균에 집착한 시기

일단 산욕열의 원인이 세균이라고 확정되고 나서

의사들이 손을 씻기 시작하고 항생제를 사용하기 시작하여

모성사망률이 감소했다.

전반적인 영양과 위생의 개선 때문에

영아사망률과 모성사망률이 감소했다는 점도 지적해야 하지만,

소독 역시 의료의 획기적인 진전을 가져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자 의사들은 이번에는 반대로 멸균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산모가 소독 부위를 만져서 오염시킬까 두려워,

분만대에 산모의 팔과 다리를 묶고 어깨와 가슴을 쇠로 고정하며

무릎을 세우고 다리를 벌린 자세(쇄석위)로 출산하도록 했다.

굴욕적이었을 뿐 아니라 오랜 시간 고정자세로 누워 있어

신경마비가 발생할 수 있었다.

또한 질 내부를 계속 소독하면 정상 세균총이 파괴되고

진균이 득세할 수 있어 오히려 감염 위험이 올라간다.

어른들로부터 감염될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신생아는 신생아실에 격리되어 4시간 간격으로만 젖을 먹을 수 있었고

단지 저체중아만 좀더 짧은 간격으로 젖을 먹을 수 있었다.

(신생아는 밤중 수유 없이 밤새 잠을 자는 습관을 들인 후에나 집으로 갈 수 있었다.)

엄마와 같은 방을 쓰지 않고

면역이 취약한 신생아들끼리 모여 있으면

감염 위험은 더 올라가며 모유의 면역을 충분히 전달받지 못해

아기들은 더 자주 아프게 된다.

이렇게 외려 아기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신생아 격리 관행은 1970년대까지 지속되었다.

여성들은 당연히 반발하였고 가정 출산이나 조산사 참여 출산 붐이 일었으나,

의사들은 가정 출산은 위험하고 영아 학대라며 근거도 없이 반대했다.

 

조산사에 대한 근거 없는 공격들

1910년대부터 남성 산부인과 의사들은

조산사가 얼마나 무지하고 불결한지 산모들에게 반복해서 캠페인을 했다.

하지만 당시 산과 의사들이 받았던 교육의 질이 매우 낮았기 때문에,

조산사들이 갖고 있는 지식이나 경험이 더 풍부했다.

1912년 미국 존스홉킨스대의 산부인과 교수인 윌리엄스가

산부인과 전공 과정이 개설되어 있는 120개 의과대학의 교수들에게

교육의 질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산부인과 교수 대부분이,

산과 의사가 조산사보다 환자들에게

더 많은 해를 끼칠 수 있음을 인정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한 산부인과 교수는 자신이 학생을 가르치고 있지만

살아 있는 아기를 받아 본 경험이 전혀 없다고 시인하기도 했다.

목표하던 설문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놀랍게도 윌리엄스는 이 결과에도 불구하고

되려 조산사를 공격하는 결론을 내렸다.

캠페인 결과 조산사가 참여하는 출산이 줄고

의사들이 참여하는 출산이 늘어나자

영아 사망률이 오히려 증가했다.

현재 미국에서의 조산사는 간호사와 조산사 면허를 함께 갖고 있으면서

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조산사가 대부분이며 이는 한국도 비슷하다.

의사 주도의 출산에 비해, 조산사 참여 출산은 제왕절개 비율이 낮고

유도 분만, 회음절개 등의 의학적 개입을 거의 하지 않으며

무엇보다 영아 사망률이 낮다.

네덜란드에서는 절반 이상의 출산을 조산사가 주도하고

30% 이상의 출산이 집에서 이루어지며

모성 사망률과 영아 사망률이 세계 최저 수준이다.

가정 출산이나 조산사 참여 출산의 결과,

산모와 아기들은 실제적으로 더 건강하다.

이렇게 예전이나 지금이나 조산사들이 참여하는

출산 예후가 좋다는 광범위한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와 있지만,

조산사들은 여전히 근거 없는 비난을 받고 있다.

한의사들도 이 대목에서 느끼는 바가 많을 것이다.

다음 편에는 현재의 산부인과와 소아과 지침이

얼마나 근거에 기반해 있는지 살펴보겠다.

김나희 / 대한모유수유한의학회 교육이사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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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