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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의약품의 안전성에 대한 연구와 규제는

비교적 최근의 개념이다

한의학을 폄훼하는 일부 세력들은

한의학은 안전성, 유효성이 확인되지 않은 과거의 유물이고

오직 양의학만이 과학의 적자(嫡子)라고 주장한다.

이중맹검 임상시험, 통계를 이용한 약효 검증,

생화학적인 약리의 연구, 부작용 보고, 신약 허가와 규제 등은

인류 역사상 최근에 등장했으며 이전에는

모든 의학이 경험적인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미국에서 신약을 허가할 때 안전성, 유효성을 입증하도록

법령을 개정한 것(Drug Amendments Act)은 1962년의 일이다.

연구결과들을 연구하는 메타분석도 매우 최신의 개념이다.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의 네트워크인

코크란 연합이 설립된 것이 1993년이니,

주먹구구식의 연구 중에서 옥석을 가리게 된 것도

기껏해야 20년 남짓밖에 되지 않았다.

따라서 양의학은 ‘원래’ 과학적이고 체계적이라고 하는 말은

역사 인식의 부재에서 나왔다고 하겠다.

현대양의학과 마찬가지로 현대한의학도

통계학과 생물학, 화학, 독성학 등과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코크란 연합(Cochrane Collaboration)의 로고는

한 상징적인 논문의 결론을 표현한 forest plot (blobbogram)을 도안으로 하고 있다.

<태아의 폐를 성숙시키기 위해

조산 위험이 있는 여성에게 투여하는 출생 전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란

그 논문에서 이전에 이루어졌던 조산아 폐 성숙을 위한

코르티코스테로이드 투여 연구들을 통합하여 의미심장한 하나의 결론을 내렸다.

로고의 보라색 수평선들은 각각 연구 7개의 결과들을 나타낸다.

보라색 수직선은 ‘차이 없음’을 뜻하고,

수직선의 왼쪽은 ‘이로움’, 오른쪽은 ‘해로움’을 나타내며,

수평선이 수직선에 닿아 있으면 ‘효과 없음’이라고 결론을 내리게 된다.

수평선이 수직선 왼쪽에 완전히 넘어가 있으면

그 치료법은 이롭다고 볼 수 있으며

오른쪽으로 완전히 넘어가 있으면 해롭다고 볼 수 있다.

이 로고의 7개 연구 중 5개의 결과를 나타내는 수평선은

수직선에 걸쳐져 있으므로 ‘효과 없음’으로 결론을 낼 수밖에 없다.

오직 두 개의 연구만이 수직선 왼쪽에 있어서 ‘이로움’이란 결론을 냈다.

즉, 조산 위험 여성에게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투여한 7개의 연구 중 5개는 효과 없음,

2개만 이로움으로 결론을 냈던 상황이었다.

이렇게 상황이 어정쩡하니 당연히 임상에서는

이 치료법을 그다지 적극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

이 때 7개의 기존 논문의 결과를 통합한 문제의 논문이 나왔다.

7개 논문을 종합하여 하나의 수치로 표현한 결과가

바로 맨 아래의 보라색 다이아몬드이다.

다이아몬드는 분명히 수직선 왼쪽에 놓여 있으므로,

치료법이 이롭다고 결론내릴 수 있다.

7개 논문의 결과는 이미 나와 있었으나

그 결과는 애매해서 한동안 임상에서 적용되지 않았다.

그 결과들을 구슬처럼 실에 꿰었더니 비로소 그 의미가 확실해진 것이다.

활용할 수 있는 내용(7개의 논문들)은 이미 나와 있었으나

그 내용을 체계적으로 통합하여 의미를 읽어내기(systematic review) 전까지는

방치된 구슬과 다름없었다.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치료법이 나온 이후에

이 치료법을 사용하지 않아서 폐의 미성숙으로 사망한 조산아의 수는

안타깝게도 수천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연구 결과들을 빨리 통합하기만 했더라면,

이 아기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란 뼈아픈 교훈이

코크란 연합의 로고에 담겨 있다.

연구들을 종합하여 근거에 기반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코크란 연합의 리뷰들은 코크란 라이브러리에 출간된다.

 

2. 한약은 특별히 안전하거나 특별히 위험하지 않다

한약에 대한 오해 중 하나는

한약이 생약이기 때문에 100% 안전하며 아무리 장기 복용해도 괜찮다는 것이다.

또 다른 오해는 한약은 성분을 알 수 없는 다수의 약재들로 이루어진 복합처방이므로

단일성분인 양약보다 훨씬 위험하며 간 손상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두 가지 오해 모두 사실이 아니다.

한약 역시 약물이고, 모든 약물은 잠재적인 이로움과 해로움을 저울질하여

이로움이 해로움을 상회할 때 처방하게 되며,

꼭 필요한 기간 동안만 처방하고, 투여 기간 및 그 이후에 부작용을 모니터해야 한다.

또한 임신부와 영유아에게 투여되는 한약은

의서에서 검증되었고 현대의 한약 연구를 통해 다시 검증되어

안전하다고 파악된 약재를 용량을 지켜서 투약하므로 대체로 안전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특이적 반응은 언제든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고 안전사고가 걱정되어 한약치료가 필요한 상황에서도

투약하지 않는다면 환자에게 손해이다.

일반적으로 의서의 임신부, 수유부, 영유아용 처방은 대체로 안전하며,

현재까지 예후가 불량한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다.

따라서 환자와 상담하는 한의사는 자신감을 가지고

한약 치료의 예상되는 효과를 설명하되,

안전성에 대해 백퍼센트 확신하는 발언은 삼가야 한다.

한약에 대해 문의하는 환자는

기대와 두려움이란 양가적 감정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우선 환자의 우려에 대해 공감을 표현한 다음

차분하게 한약 역시 잠재적 이로움이 해로움을 넘어설 때 처방한다는 점을 설명한다.

환자의 두려움에 동조하여 한의사가 저자세로 나간다면 환자의 부정적 감정은 증폭될 수 있다.

 

3. 임산부와 영유아 약물 투여는 다른 성인들과는 다른 면이 있다

임신 기간, 특히 임신 3-8주는 기관 형성기로

약물 투여로 인해 기형 발생 위험이 가장 높은 시기이다.

임신 2주까지는 약물 투여를 할 경우

아예 유산되거나 완전히 복구되어 기형이 남지 않는다(all or nothing).

그러나 임신 8주 이전이라고 해도

꼭 필요한 경우에는 한약을 투여할 수 있다.

특히 이 시기에는 임신오조가 흔하며,

증상을 경감시키기 위한 한약을 적량 복용할 수 있다.

수유 여성의 약물 투여는 두 가지 특성이 있는데,

약물이 모유로 전달될 가능성과,

약물이 모유수유 자체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약물이 모유를 통해 아기에게 전달되는 양은 소량이며,

대부분은 약물은 모유수유와 병행 가능하므로

큰 틀에서 병행 금기 약물을 먼저 파악하고

나머지는 병행 가능하다고 이해하면 될 것이다.

기존 의서에 나와 있는 산후 회복한약들 역시

아직까지는 문제가 될 만한 부작용이 보고된 바 없다.

또한 약물은 모유 양을 늘리거나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영유아는 장기가 성숙하면서 약물 반응이 달라지고,

신생아는 특히 간과 신장과 신경계가 미숙하므로 약물에 특히 민감하다.

생후 6개월 미만일 때는 감기나 장염 등

치료해야 할 증상이 있을 때만 짧게 한약을 처방해야 한다.

6개월 이후에는 예방이나 성장 등을 위한 보약을 처방할 수 있지만,

돌이 되기 전까지는 역시 소량만 짧게 투약하는 것이 좋으며

환아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해야 한다.

 

김나희 / 대한모유수유한의학회 교육이사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
Posted by 약초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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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에 몸을 정화하기 위해 단식을 하는 게 좋다던데요?

아기에게도 단식을 치료법으로 쓸 수 있다던데요?’

한 베스트셀러 육아서적의 지은이는

임신 6개월째 5일간 단식을 했다고 자랑스럽게 쓰고 있다.

한 마디로 대단히 위험한 처신이다.

뱃속에서 기아 상태를 경험한 아기는 나중에 대사 장애를 가지기 쉽게 된다.

전쟁이나 재난 같은 피치 못할 상황도 아닌데 일부러 임부가 단식을 하다니 안 될 말이다.

태아는 엄마 뱃속에서 영양 상태를 통해

자신이 태어나게 될 세상의 식량 상황을 예측해 자신의 몸을 거기에 맞춰간다.

그렇기 때문에 엄마의 굶주림이나 비만을 경험한 아기는

대사기능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많게 된다.

예를 들어 전쟁으로 인한 봉쇄 때문에 기근 상태로 태아기를 보낸 아이들은

생애 후반기에 비만, 당뇨, 심장질환을 더 많이 겪게 된다.

엄마 뱃속에서 겪은 굶주림은, 임신 초기에는 심장질환에,

태아기 중후반에는 당뇨에 각각 영향을 더 많이 준다고 한다.

1980년대 데이비드 바커라는 의사가

‘출생 시 저체중일수록 중년에 심혈관질환에 더 많이 걸린다’는 상관관계를 발표했을 때,

‘바커 가설’로 불리던 이 내용은 처음에 무시당했다.

심혈관질환, 중풍, 당뇨병 같은 ‘성인병’은 나쁜 생활습관이 누적돼 생기는 것인데

태아 때 경험이 영향을 줄 리 없다는 것이 당시의 통념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년이 지난 지금 바커 이론은 공인되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중 봉쇄를 겪은 지역에서 태아기를 보낸 아이들은

태어난 뒤 전쟁이 끝나 식량이 풍부한 환경에서 자라나게 됐다.

에너지를 절약하고 기초대사율을 낮추고

지방을 축적하는 쪽으로 기근에 최적화된 상태로 태어났는데,

막상 태어나보니 먹을 것이 넘쳐나는 세상이었던 것이다.

이 아이들은 자라나서 유례없이 높은 심혈관질환, 뇌혈관질환 유병률을 보이게 된다.

이슬람 사회에서 해가 떠 있는 동안 음식을 먹지 않는

라마단 기간에 임신기를 보낸 사람들에 대한 연구도 있다.

라마단 금식을 한 임신부는 조산아, 저체중아를 낳을 확률이 높고

또 이 아이들은 시각, 청각, 학습능력 부문에서 장애가 있을 확률이 높았다.

중국의 마오쩌둥 집권 시기의 대기근 당시 태아였던 사람들은

정신분열 확률 2배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런데도 일부 ‘자연요법주의자’들이

임신부가 단식을 하는 것이 좋다고까지 권장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선동이다.

아동학대를 넘어서, 태아학대에 해당한다.

태아뿐 아니라 임신부도 위협적인 상황에 빠질 수 있다.

입덧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굶거나 토하는 것이 아니라면,

건강한 식단으로 끼니를 꼭 챙겨들기 바란다.

물론 과식이나 패스트푸드 등의 불량한 음식은 피해야겠다.

다른 개발도상국과는 달리 한국 사회에서는

임신부가 영양실조에 걸릴 정도로 빈곤해 문제가 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리고 태교를 중시하는 문화 덕에, 다행히 임신부는 정크푸드를 멀리하고

신선하고 영양이 풍부한 식사를 하는 편이다.

당연히 아기를 굶기는 것도 안 된다.

어떤 ‘자연요법모임’에서는 단식원에서 아기도 단식을 시키더라.

치료를 하겠답시고 젖먹이도 젖 포함해 일체의 음식을 주지 않더라.

경고한다.

아기를 절대 단식시켜서는 안 된다.

아기의 생명이 위험할 수 있고,

아기가 죽지 않더라도 대사체계에 심각한 혼란이 올 수 있다.

만 2세까지의 느린 체중증가 역시 생애 후기의 만성질환 증가와 연관된다.

또한 아기가 기아 상태에 빠지면 정서적으로도 매우 고통스럽게 되며

극도의 공포와 절망을 느껴 스트레스 호르몬 수준이 높아지는데,

이 스트레스 호르몬이 높은 상태가 지속되면

두뇌에 치명적인 손상이 올 수 있고 면역이 저하된다.

‘자칭 자연요법주의’는 일본과 한국의 각종 요법을 ‘짬뽕’하여 최근에 등장한 것으로,

한의학과 무관하며 전통적인 지혜와도 무관하다.

김 나 희

한방내과 전문의

국제모유수유상담가

대한모유수유한의학회 운영이사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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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