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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증례>

28세 남성.

모야모야병으로 인한 뇌출혈로 좌빈신소력이 있어

본원 외래에서 침구치료와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이다. 침구치료를 위해 팔다리를 걷었는데,

여기저기 피부를 긁은 자국을 볼 수 있었다.

어떻게 된 일인지 물어보니 초등학교 시절부터

아토피피부염이 있어 종종 피부과에 다녔었는데,

여름이라 더워서 그런지 (매년 여름 증상이 심해졌다고

함), 최근 다시 증상이 심해 피부를 긁을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피부를 살펴보니 피진은 붉은 편이며,

피부는 약간 습윤한 경향을 보인다.

피부에 손을 대어보면 열감이 느껴진다.

이에 탕전약 A와 보험제제 황련해독탕을 함께

하루 3회 복용하도록 처방했다.

1주 뒤 침구치료 시, 가려움이 확연히 감소하여

긁을 일이 줄었다고 했으며, 다시 1주 뒤 증상이

거의 개선되었다고 했다.

하지만 아직 여름철인 관계로

증상이 재악화될까 걱정된다고 하여

추가로 7일분을 복용한 뒤,

불편감이 없어 남은 약 1개월의 여름을

편하게 보낼 수 있었다.

오늘의 주인공 A는 바로 소풍산(消風散)이다.

소풍산은 중국 명대(明代) 외과 전문서적

『외과정종(外科正宗)』에 처음 등장했다.

당시, 전형적인 재발을 반복하는

두드러기에 사용할 수 있는 처방으로 제안되었는데,

이후 그 적응증은 유지되면서도 구체화되어 갔다.

현대에 들어서는 분비물을 동반하며 심한 가려움이 있는

다양한 피부질환, 특히 아토피피부염에

주로 활용되고 있다.

 

소풍산 개요

구성약물:

당귀, 지황, 방풍, 선퇴, 지모, 고삼,

호마, 형개, 우방자, 석고, 목통, 창출, 감초

효능효과:

체력중등도 이상인 사람의 피부질환이면서

가려움이 심하고 분비물이 많으며 때때로

국소의 열감이 있는 다음 증상:

습진 피부염, 두드러기, 무좀, 땀띠(일본 내 허가사항)

 

소풍산 활용의 발전사

앞서 언급한 것처럼 소풍산은 1617년

중국의 진실공(陳實功)이 출간한 외과 전문서적

『외과정종』에 처음 등장한다.

“개창론제칠십팔(疥瘡論第七十八)”에

“풍습(風濕)이 혈맥(血脈)에 침음(浸淫)하여

창개(瘡疥)가 생겼는데, 가려움이 멈출 줄 모르며,

성인과 소아의 풍열은진(風熱癮疹),

전신에 구름조각 모양의 반점이 생겼다 사라졌다 하는 것

을 치료한다”고 하였는데, 그 묘사된 적응증은 전형적인

두드러기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조금 더 시간이 흘러1742년 중국 청대(淸代)에

출간된 종합의서 『의종금감(醫宗金鑑)』에서도

소풍산과 관련된 서술을 볼 수 있는데,

그 적응증이 조금 다르다.

『의종금감』 “외과권사(外科卷四)

편집외과심법요결(編輯外科心法要訣)

항부(項部) 유구풍(鈕扣風)”에서

“유구풍으로 가려움을 참을 수 없고,

긁어 진물이 나거나 피가 나는 경우를 치료한다”고 했다.

유구풍은 목 부위인 천돌혈(天突穴) 주위가 몹시 가려운

병증을 이야기하는데, 묘사된 모습은 아토피피부염 환자

의 항부 피진과 매우 유사해 보인다.

이와 같이 주로 가려움을 동반한 두드러기,

습진 양상의 피부질환에 사용되던 소풍산은

일본의 의가들에 의해 보다 폭넓은 피부질환에

구체적인 적응증을 토대로 활용되기 시작하는데,

먼저 일본 에도시대 후기의 의가 후쿠이 후테이가 저술한

『방독변해(方讀辯解)』에서는 화농성 피부질환으로

그 활용범위가 넓어졌다.

“하부(下部) 개선(疥癬)”에서 소풍산에 대해

“소창(小瘡), 농(膿)이 있고 습(濕)이 많을 때 사용해야

한다.”고 하면서 동시에 “농이 많고 혈조(血燥)하면

당귀음자가 좋다”고 하여 피부의 습윤 여부에 따라

소풍산과 당귀음자를 구분해 사용해야 함을 강조했다.

이러한 소풍산의 활용은

현대 일본의 한방의사들에게도 영향을 끼쳤고,

야가즈 도메이는 그의 저서 『한방후세요방해설(漢方後世

要方解說)』에서 보다 구체적인 적응증을 내놓게 된다.

이 책에서는 소풍산을

“여름철 더위에 매년 발생하는 악창(惡瘡),

피부가 건조하더라도 때때로 분비물이 있는 경우,

가려움이 심할 때” 사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으며,

“만성 두드리기”에도 쓸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슷한 병태일 경우

고방이라면 백호가인삼탕을 쓰기 적합하며,

소풍산은 그보다 이환기간이 길고 독이 깊어

혈조(血燥)한 경우 좋다”고 하여,

단순히 “습-조”로 구분했던 『방독변해』와 달리

소풍산 역시도 오랜 피부질환으로 피부가 건조한

경향임을 언급했다.

소풍산의 구성약물에

당귀, 지황과 같은 윤조(潤燥) 작용을 지닌 약재가

함유된 것을 감안하면 야가즈 도메이의 의견이 보다

임상적으로 의의가 있어 보인다.

오츠카 케이세츠 역시 구체적인 적응증을 언급했다.

『한방의 임상(漢方の臨床)』 “제10권, 제6호”에 수록된

오츠카 케이세츠와 야가즈 도메이의 좌담회 내용을 보면,

소풍산에 대해 “발이나 손에 화폐상으로 나타나는

습진이면서, 진물이 나고 질척질척하게 가피가 생기는

경우” 효과가 좋다고 언급했다.

동시에 “석고 용량이 적어서 효과가 나지 않는 경우도

있으므로 이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현대의가들의 사용경험에 기초한 적응증이

현재 일본 내 소풍산 엑스제 허가사항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체력중등도 이상인 사람의 피부질환이면서

가려움이 심하고 분비물이 많으며 때때로 국소의 열감이

있는 다음 증상”이라는 문구가 소풍산 엑스제 적응증에

적혀 있으며, 이러한 양상을 보이는 습진 피부염,

두드러기에 사용할 경우, 보험적용이 이루어지고 있다.

권승원

경희대한방병원

순환신경내과 부교수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
Posted by 약초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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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증례>

68세 남성.

5년 전, 발생한 파킨슨병으로

본원 외래에서 침구치료를 받고 있던 환자이다.

진행성 폐선암으로 진단받고 화학요법을 시작했는데,

화학요법 첫 번째 사이클 적용 후, 3일째부터

물 같은 설사가 하루 3~5회, 4일간 지속되었다고 한다.

이후, 시행한 검사에서 암의 축소가 확인되어

담당의로부터 동일한 투여량으로 화학요법 두 번째

사이클 진행을 추천받았다.

파킨슨병으로 평소 보행이 안 좋았는데,

설사를 자주하다 보니 화장실에 가던 중 넘어질 뻔했다며

걱정하며 상담을 요청했다.

이에 설사 발생 예방을 목적으로

두 번째 사이클 진행 1주 전부터 A 엑스제를

아침 저녁 식후 2시간째에 복용하도록 처방했다.

이후, 진행된 두 번째 사이클에서는

설사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후 네 번째 사이클까지 동일한 방식으로

A를 복용했으며, 설사 발생 없이 화학요법을 완수하였다.

 

오늘의 주인공 A는

바로 반하사심탕(半夏瀉心湯)이다.

반하사심탕은 중국 한대(漢代) 처방서

『상한잡병론(傷寒雜病論)』에 처음 등장한다.

당시, 잘못된 치료법 적용으로 인해 발생한

상부위장관 염증을 치료하는 처방으로 제안되었으며,

이후 그 적응증이 오랜 세월 유지되어 왔다.

이후 과학적 기전에 기반하여

최근에는 암 화학요법 시 발생하는 설사나 구내염 같은

부작용을 완화할 수 있는 처방으로

그 활용의 폭이 넓어졌다.

 

반하사심탕 개요

구성약물: 반하, 황금, 건강, 인삼, 감초, 황련, 대조

효능효과: 체력중등도이면서 명치가 갑갑한 느낌이 있고,

때때로 오심, 구토가 있으며 식욕부진하고 배에서 소리가

울리며 연변 또는 설사 경향인 다음 증상:

급만성위장염, 설사 및 연변, 소화불량, 위하수,

신경성위염, 위장허약, 숙취, 트림, 가슴쓰림,

구내염, 신경증 (일본 내 허가사항)

 

반하사심탕 활용의 발전사

앞서 언급한 것처럼 반하사심탕은

중국 한대 『상한잡병론』에 처음 등장한다.

『상한잡병론』은 감염질환에 대한 처방을 서술한

『상한론(傷寒論)』과 그 외 다양한 질환에 대한 처방을

서술한 『금궤요략(金匱要略)』으로 구성되는데,

반하사심탕은 이 두 서적에 모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먼저, 『상한론』의 내용을 살펴보자.

『상한론』 태양병편(太陽病篇)에서는

“상한(傷寒) 5~6일째 소시호탕(小柴胡湯) 같은

화해제(和解劑)를 사용해야 할 시기에

사하(瀉下) 시키는 치료법을 잘못 적용한 상황”에 대한

대처법 중 하나로 반하사심탕 처방을 제안했다.

이 때, 함께 등장한 처방이 대함흉탕(大陷胸湯)이다.

『상한론』에서는 명치부 증상에 따라 대함흉탕과

반하사심탕을 구분하여 사용할 것을 주문했는데,

‘명치부가 그득하며 단단하고 아픈 상황’을

결흉(結胸)이라 부르며 대함흉탕을,

‘명치가 단지 그득할 뿐 아프지는 않은 상황”이라면

이것은 비(痞)에 해당하며 반하사심탕을 사용할 것을

추천했다.

여기서 ‘명치부의 그득함’은

위장관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적절하지 못한 치료법

적용으로 유발된 상부위장관 염증상태를 반영한

증상으로 볼 수 있으며, 그 강도와 경중에 따라

통증 동반 여부가 달라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곧, 『상한론』의 반하사심탕 적응증은

잘못된 치료법 적용에 따라 발생한

상부위장관 염증이었던 것이다.

『금궤요략』에는 반하사심탕 적응증의

보다 구체적인 동반증상이 함께 제시되었다.

『금궤요략』 구토홰하리병명증치제십칠

(嘔吐噦下利病脈證治第十七)에서는

‘구토하며 장명(腸鳴)이 있고, 명치부가 그득한 경우’에

반하사심탕을 적용하라고 제안했다.

『상한론』에서도 제시했던 ‘명치부 그득함’ 외에

구토와 장잡음항진 증상이 있을 수 있음을 언급한 것이다.

명치부 그득함과 구토는 상부위장관의 염증에 의한 증상

으로 생각되며, 장잡음항진은 상부위장관 염증이

하부위장관에 영향을 주어 발생한 위장관운동

항진 상태로 볼 수 있다.

『금궤요략』에는 『상한론』과 달리 부적절한 치료적용과

같은 전제조건이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반하사심탕은 애초에 이유를 막론하고

상부위장관 염증이 발생하여 나타나는 명치부 불편감,

구토, 장잡음항진 등의 증상에 적용할 수 있는 처방으로

고안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후 거의 대부분의 고전 의서에서

‘위장관증상’을 논할 때, 반하사심탕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하지만 장잡음항진 외 연변이나 설사와 같은 증상에까지

사용하게 된 것 외에는 적응증 측면에서 큰 변화가

나타나지는 않았다.

첫 등장이었던 『상한잡병론』의 내용을

그대로 답습하며 사용되어 왔다.

그러던 중 반하사심탕은 1990년대 후반에 들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게 된다.

바로 암 화학요법 후 발생하는 지연성 설사의 예방 및

치료목적으로 활용되게 된 것이다.

이 적응증의 확대는 전통적인 적응증에 기반하면서

과학적으로 규명된 반하사심탕의 작용기전이 결부되며

진행되었다.

1998년 모리 그룹은

『암과 화학요법(癌と化学療法)』에

‘반하사심탕이 진행성 비소세포암에 있어

암 화학요법에 동반된 설사의 예방 및 경감에 유효하다’는

결론의 임상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이 연구결과 발표 이후,

반하사심탕의 항암제 이리노테칸 유발성 지연성 설사에

대한 효과를 평가하기 위한 임상시험이 최근까지도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그 결과 역시 긍정적이다.

이리노테칸 투약에 따른 설사는

크게 투여 조기에 나타나는 급성 설사와

투여 8시간 이후 나타나는 지연성 설사가 있다.

급성 설사는 일과성인 경우가 많고,

항콜린제를 통해 대처가 가능하나,

지연성 설사는 때로 중증이 되고,

조절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보니 암 치료를 위한

화학요법 자체를 지속할 수 없는 경우도 발생한다.

바로 이 지연성 설사의 예방과 치료에

반하사심탕이 유의한 효과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지연성 설사는 장관 점막에 손상을 일으키는

원인에 해당하는 β-glucuronidase를 억제함으로써

치료 및 예방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반하사심탕에는 이 β-glucuronidase 억제작용을 지닌

글루크론산 포합체 역할을 하는 바이칼린(baicalin) 성분

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이러한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 뿐 아니다.

최근에는 암 화학요법 유발성 구내염에도

반하사심탕이 적극적으로 활용된다.

2014년 아오야마 그룹이

『Cancer chemotherapy and pharmacology』에

‘반하사심탕이 위암 화학요법에 따른 구내염의

지속기간을 단축시키는 경향이 있다’는 결론의 논문을

발표한 뒤, 최근까지도 추가 임상시험이 진행되어

발표되고 있다. 이 결과 역시 긍정적이다.

마지막으로 프로톤 펌프 억제제(PPI) 저항성을 보이는

위식도역류질환에 대한 근거도 확충되고 있다.

2019년 다케우치 그룹이

『Journal of Gastroenterology』에 관련 임상시험 결과

를 발표했다. 주목할 점은 이 효과가 비만하지 않은 환자,

비고령자에서 더욱 유의하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이렇게 한약처방 중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처방 중

하나인 반하사심탕은 1990년대 후반부터

과학적 기전 규명을 토대로 그 적응증의 확대가

시작되었다.

지금까지 소개해 왔던 대부분의 처방이

개별 의사의 임상경험에 기초하여 처방 적응증의

확대를 이루어 온 것과는 차이가 있는데,

추후 우리가 한약처방의 적응증을 확대해 갈 때,

추구해야 할 방향성을 보여주는 한 표본이라고도

생각된다.

권승원

경희대한방병원

중풍순환신경내과 부교수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
Posted by 약초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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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증례>

38세 남성.

모야모야병으로 발생한 뇌출혈 후

재활치료를 위해 입원하여 치료 중이다.

비교적 젊은 연령에 뇌질환이 발생한 것에 대한

스트레스, 신체기능 회복이 기대만큼 빠르지 못한 것으로

항상 신경질적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하루는 또 다른 고민이 생겼다고 하여 호소를 듣게 되었다.

3일전쯤부터 이마를 비롯하여 두피 전반에

여드름과 같은 피부문제가 발생했다.

자세히 관찰해보니,

이미와 두피에 전반적으로 염증성피진이 확인되었으며,

상의를 탈의한 채 관찰해보니 등부위에도 전반적으로

유사소견이 있었다.

한 달 전쯤부터는

아침에 머리를 감아도 오후시간이면

기름기가 흐른다며 그것 역시 고민이라고 하였다.

체형은 퉁퉁한 편이며,

피부문제가 발생한 부위는 대체로 윤택했고,

습윤한 양상을 보였다.

피부증상과 체형, 최근 신경을 많이 쓴 점 등을 고려하여

A 엑스제를 1일 3회 추가 투약하기로 했다.

복약 5일차부터 염증성피진이 확연히 감소했으며,

약 21일을 경과하자 염증성피진은 모두 소실되었다.

하지만,

오후시간이면 머리카락에 기름기가 흐르는 양상은 유지되었다.

이후 2개월간 체질개선용 처방의 목적으로 A 복용을 유지한 뒤,

복약을 중단했다.

 

오늘의 주인공 A는 바로 십미패독탕(十味敗毒湯)이다.

십미패독탕은 일본 에도시대 외과의였던

하나오카 세이슈(華岡青洲, 1760~1835)가 창방한 처방으로

당시에는 각종 화농성 염증질환 급성 초기에 사용할 수 있는

치료처방으로 제안되었다.

이후 비교적 현대에 이르러

각종 피부질환과 반복적으로 염증성 질환이 발생하는

환자의 체질개선용 처방으로 그 활용범위를 넓혀 갔으며,

최근에는 주로 여드름, 만성 가려움, 아토피피부염 위주로

임상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다.

십미패독탕 개요

구성약물

시호, 길경, 방풍, 천궁, 복령, 독활, 형개, 감초, 생강, 앵피(박속)

효능효과

체력이 중간 정도인 사람의 피부질환이며 발적이 있고,

때때로 화농되는 다음 상황:

화농성 피부질환, 급성피부질환 초기,

두드러기, 습진 및 피부염, 무좀 (일본 내 허가사항)

 

십미패독탕 활용의 발전사

십미패독탕은 중국 명대(明代)

공정현(龔廷賢)의『만병회춘(萬病回春, 1587년)』에 수록된

형방패독산(荊防敗毒散)을 토대로 일본 에도시대 외과의였던

하나오카 세이슈가 창방한 처방으로 관련 기록은 모두

일본의학서적에서 찾을 수 있다.

하나오카 세이슈는

흰독말풀, 투구꽃, 백지, 당귀, 천궁으로 구성되는 통선산(通仙散)이라는

전신마취처방을 활용하여 전신마취수술(유방암 수술)을 성공시킨 학자로 유명한데,

이 수술은 세계 최초의 전신마취 수술로 알려져 있다.

외과의이자 한방의였던 그는

『양과방전(瘍科方筌)』이라는 저술을 남겼는데,

십미패독탕의 첫 기록은 바로 이 서적에서 찾을 수 있다.

옹저문(癰疽門)의 한 처방으로

“옹저 및 제반 창종(瘡腫) 초기에 증한장열(憎寒壯熱)하며,

흔통(焮痛)하는 것을 치료한다”라고 소개했다.

처방구성은 시호, 길경, 강활, 천궁, 형개, 방풍,

복령, 감초, 앵피(앵여), 생강 총 10가지 약물이었다.

이 외, 정창문(疔瘡門)에도 “모든 정(疔)에 발열오한(發熱惡寒)하며,

두통이 있고, 흔종(焮腫) 동통(疼痛)하는 것을 치료한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하지만 현재, 일본에서 통용되는

십미패독탕의 구성은 원전인 『양과방전』의 기록과 조금 다르다.

강활 대신 독활을 주로 사용하며,

앵피(櫻皮)는 엑스제 제조회사에 따라

박속(樸樕)으로 대체되어 있기도 하다.

이러한 변화는 일본 메이지 시대 한방의

아사다 소하쿠(淺田宗伯, 1815∼1894)의 임상경험에 근거한다.

그의 저서 『물오약실방함(勿誤藥室方函)』에는

『양과방전』과 동일한 적응증의 십미패독탕이 수록되어 있는데,

그 구성약물이 강활에서 독활, 앵피에서 박속으로 변경되어 있다.

이러한 구성약물 변경의 배경이

아사다 소하쿠의 임상경험일 것이라 추측하는 이유는

『물오약실방함』 보다 이른 시기에 출간된

또다른 그의 저서 『잡병익방(雜病翼方)』에는

구성약물이 『양과방전』과 완벽히 동일한 형태로

수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에 근거하여

처음에는 하나오카 세이슈의 저서 내용대로 받아들여 사용하던 중,

아사다 소하쿠의 임상경험이 축적되며

구성약물을 변경하여 사용하지 않았을까 추정하는 것이다.

앵피가 박속으로 대체된 것은

두 약재가 모두 유사한 배농작용을 가지고 있다는

측면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강활이 독활로 대체된 것에는

당시 일본의 특수한 약재사용 현황이 배경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본래 중국에서는

강활과 독활의 기원식물을 철저히 구분하여 사용해왔지만,

당시 일본에서는

오가피과 땅두릅의 근(根)과 근경(根莖) 중

큰 것을 독활(和獨活), 얇은 것을 강활(和羌活)로

구분하여 사용했다고 한다. 따라서,

당시 일본에서는 강활과 독활의 구분이

큰 의미가 없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비교적 역사가 짧은 십미패독탕은 이후

각종 서적의 화농성 염증질환 항목에 주로 등장하였는데,

옹저(癰疽), 정양(疔瘍)은 물론이며

림프염으로 볼 수 있는 나력(瘰癧)의 병증 초기

(오한발열 같은 감염에 따른 전신증상을 동반하며

화농되기 직전 또는 화농되었더라도 초기 화농상태)에

사용할 수 있는 처방으로 꾸준히 그 기록을 남겼다.

그러던 중 현대에 들어

야가즈 도메이(矢數道明, 1905~2002)가

『한방의 임상(漢方の臨床)』에 기고한

“십미패독탕의 운용에 대하여”라는 글을 통해

그 사용방법에 큰 변화가 생긴다.

야가즈 도메이는 여기에서

십미패독탕을 초기 화농성 염증질환 외에

‘염증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사람의 평소 체질개선용 처방’으로도 활용할 수 있음을 제창했다.

특히, 옹저(癰疽) 같은 화농성 염증질환 외에도

알레르기 과민증이 있어 피부에 이상이 잘 발생하는 사람이나

장기간 두드러기를 앓고 있는 경우에 체질 개선을 위해

장기 투약할 수 있음을 언급했는데,

이와 동시에 이러한 체질개선용 처방을

사용할 수 있는 조건도 함께 제시해 두었다.

그가 제시한 조건은 복진 상 흉협고만(胸脇苦滿)이 있고,

신경질적이며 소시호탕이 적합해 보이는 체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이 기고문 이후,

십미패독탕은 원 처방 의도였던

급성 화농성 염증질환 치료 보다

알레르기성 피부질환, 두드러기, 아토피피부염 등의

질환에 주로 활용되게 되었으며, 관련 보고가 축적되었다.

현재는 이러한 경험이 누적되며,

다소 습윤경향을 보이며 가려움을 동반한

피부질환에 주로 활용되고 있다.

권승원

경희대한방병원

순환신경내과 부교수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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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