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5

« 2024/5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728x90

<전형증례>

43세 여성.

꽤 연약해보이는 환자로

조금만 먹어도 바로 배가 부르고,

그렇다 보니 식사량은 매우 적으며

좀처럼 체중이 늘지 않는다면서 내원했다.

최근 체중이 40kg 밑으로 떨어졌다고 하며,

걱정이 되어 종합건강검진을 실시했지만,

특별한 이상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

체중이 너무 빠지다 보니 체력도 떨어지는 것 같다며

걱정을 하다가 주변에서 한약치료를 권하여 내원했다고 한다.

특별히 복용 중인 약물은 없다.

일단, A엑스제를 1일 2회 투약해보기로 했다.

4주간 복용했는데, 아직 식사량에는 큰 차이가 없다고 했다.

다만, 체력은 회복이 된 것 같다고 했다.

이후 3개월 간 복용을 유지하자,

식사량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1년 후에는 약 3kg 정도 체중이 증가했다.

밥맛 뿐 아니라 체력향상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며,

지속 복용을 원하여 현재 1년 6개월째 A를 지속 복용하고 있다.

 

오늘의 주인공 A는 바로 육군자탕(六君子湯)이다.

육군자탕의 출전은 몇몇 설이 있으나

중국 원대(元代) 이중남(李仲南)의 『영류령방(永類鈴方)』이며,

당시 소화기 허약에 활용되던 처방인 사군자탕에

반하, 진피를 추가하여 “육군자탕”이라는 이름을 받게 되었다.

이후 여러 의가들의 활용을 거치면서

지속적으로 비위허(脾胃虛)를 보이는

기능성 소화불량 같은 상부 소화관 이상에

위내정수(胃內停水)에 의한 명치부 비만감,

식욕부진, 오심, 구역,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날 때

사용할 수 있는 처방으로 자리매김했다.

 

육군자탕 개요

육군자탕 구성약물

인삼, 백출, 대조, 반하, 진피, 복령, 감초, 생강

육군자탕 효능효과

체력 중등도 이하이며 위장이 약하고,

식욕이 없으며, 명치가 막힌 것 같고, 쉽게 피로하며,

빈혈성으로 손발이 찬 경우의 다음 증상:

위염, 위장허약, 위하수, 소화불량,

식욕부진, 위통, 구토(일본 내 허가사항)

육군자탕 주요 약리작용

소화관 운동 촉진작용, 위 배출능 촉진작용,

위 적응성 이완에 대한 작용, 위점막보호작용,

위점막 혈류 개선작용, 식도 clearance 개선작용,

식도점막 장벽기능 개선작용, 그렐린에 대한 작용,

항스트레스작용

 

육군자탕 활용의 발전사

육군자탕의 출전은 그동안

『태평혜민화제국방(太平惠民和劑局方)』,

『세의득효방(世醫得效方)』, 『의학정전(醫學正傳)』,

『교주부인양방(校注婦人良方)』 등으로 언급되어 왔는데,

모두 정확한 사실에 근거한 내용이라 할 수 없다.

현재 통용되고 있는 구성의 육군자탕(사군자탕 + 이진탕)은

중국 원대 이중남의 『영류령방, 1331년』에 처음 등장한다.

“비위부조(脾胃不調)하여 음식을 먹을 생각이 없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처방”으로 사군자탕을 제시하면서,

그 가감법으로 진피, 반하를 추가할 경우

육군자탕이라 이름했는데, 이것이 첫 등장이다.

그동안 육군자탕의 출전이라고 일컬어져 왔던

『태평혜민화제국방, 1107년』에는

사군자탕과 이진탕이 언급되기는 했으나,

육군자탕이라는 처방명과 형태는 등장하지 않는다.

위역림(危亦林)의 『세의득효방』에는

『영류령방』과 동일한 내용이 수록되어 있지만,

그 출판연도가 1345년으로 약간 늦다.

우단(虞摶)의 『의학정전』에서도

담(痰), 기허(氣虛)가 함께 있는 경우

육군자탕을 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을 제시했지만,

이 역시 출판연도가 1515년으로 늦다.

설기(薛己)의 저서인 『교주부인양방』역시

그동안 육군자탕의 출전으로 언급되어 왔지만,

사실 육군자탕 관련 기록은 없다.

오히려 같은 설기의 저작 중

『설씨의안(薛氏醫案)』에 육군자탕 기록이 있을 뿐이다.

1587년 출간된 공정현(龔廷賢)의

『만병회춘』도 출전으로 언급되어 왔지만, 시대가 늦다.

다만, 가장 자세한 적응증을 처음으로 제시해 두었는데,

“비위가 허약하며 식욕이 떨어져 있을 때,

혹은 오래동안 학리(虐痢)를 앓아 내열(內熱)을 느낄 때,

소화가 되지 않아 신물이 오르는데

허화(虛火)에 속하는 경우 등에 사용한다”고 하여

주요 저작 중에는 가장 자세한 적응증을 제시했다.

현재, 육군자탕은 비위허(脾胃虛)를 보이는

기능성 소화불량 같은 상부 소화관 기능 이상에

위내정수에 의한 명치부 비만감, 식욕부진, 오심,

구역,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날 때 사용할 수 있는 처방으로 통용되는데,

이는 『만병회춘』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영류령방』이전에도

육군자탕 방의의 처방은 꾸준히 사용되어 왔다.

정확히 현재의 육군자탕은 아니지만,

육군자탕 가감방으로 볼 수 있는 처방 내역이 종종 등장했는데,

그 적응증, 사용병태는 현재의 육군자탕과 대동소이했다.

『태평혜성방(太平聖惠方, 992년)』에는

육군자탕이라는 이름은 없지만,

육군자탕거감초가천궁, 육군자탕거복령가목향,

육군자탕거복령가후박의 의의를 가진 처방 내역은 등장하며,

모두 상한이나 열병 후 명치~복부에 걸쳐 나타나는

창만감, 구역, 소력을 동반한 경우 활용하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육군자탕이라는 이름은 사용했으나,

그 구성 약물이 달라 같은 처방이라 볼 수 없었던 경우도 있었다.

양담(楊倓)의 『양씨가장방(楊氏家藏方, 1187년) 』에는

현재의 육군자탕에서 감초를 빼고, 지각을 가한 구성의

육군자탕이 등장한다.

적응증은 “흉격비색(胸膈痞塞)하며

비한(脾寒)하여 음식 먹기를 좋아하지 않고,

조약(燥藥)을 복용할 수 없는 환자”였다.

엄용화(嚴用和)의 『엄씨제생방(嚴氏濟生方, 1253년) 』에도

육군자탕이 나오는데, 이 처방에도 지각이 추가되어 있다.

대신, 복령이 빠져있다.

적응증은 “비장(脾臟)이 불화하여 음식을 먹지 못하고,

상조하한(上燥下寒)하여 열약(熱藥)을 복용하지 못하는 환자”였다.

이와 동일한 내용은 『영류령방』에도 등장하는데,

곧, 『영류령방』에는 두 가지 버전의 육군자탕이 수록된 것이다.

종합해보면, 『영류령방』의 육군자탕이 등장하기 전까지

복령 대신 목향, 후박, 지각 같은 약재가 육군자탕의 일원으로 사용되다가,

이후 이 약재들 대신 복령이 추가된 형태로 굳어진 것으로 보인다.

흥미로운 점은 후대에 나온

육군자탕의 변방인 향사육군자탕에는

목향, 후박이 다시 포함되었다는 점이다.

아마도 임상현장에서 소화관의 운동을

직접 개선할 수 있는 목향, 후박 같은 약재의 힘이 필요함을

지속적으로 느꼈던 것 아닐까 추측해본다.

권승원

경희대한방병원

순환신경내과 조교수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
Posted by 약초세상
728x90

CPG 속 백호가인삼탕은 어떤 모습일까?

총 8가지 CPG에 백호가인삼탕이 등장하는데,

크게 구강건조를 동반한 상태, 피부질환

이 두 영역에서 주로 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구강건조를 동반한 상태와 관련된 CPG를 살펴보자.

먼저, 단순 구강건조가 아니라 비뇨기질환과 관련된

구강건조 관련 제안이 있다는 것이 흥미롭다.

“과민성방광 진료가이드라인[제2판]”에서는

과민성방광 치료제인 항콜린제 사용에 따른

구강건조에 활용해 볼 수 있는 한방약 중 하나로

백호가인삼탕을 제안했다.

백호가인삼탕 외에 이 상황에 사용을

고려할 수 있는 것으로 제안된 처방은

자음강화탕, 오령산, 맥문동탕, 십전대보탕,

시호계지건강탕, 소시호탕, 팔미지황환, 당귀작약산,

시박탕 등이었다.

다음으로

“야뇨증진료가이드라인 2016”의 내용도

주목해볼 만하다.

백호가인삼탕은 다양한 처방들

(마행감석탕, 오령산, 영강출감탕, 우차신기환, 진무탕)과 함께

다뇨에 의한 야뇨증에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제안되었다.

‘왜 갑자기 야뇨?’라고 생각할만한데,

백호가인삼탕은 갈증을 완화하기 위해 마시는

수분섭취량을 경감하여 야뇨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으로

그 효과의 구체적인 추정기전까지 제시해두었다.

순수한 구강 내 문제에 대한 CPG내용으로는

“구취에 대한 대응과 구취증치료 지침 2014”가 있다.

여기에서는 타액분비기능 저하에 따라 발생한 구취증에

사용할 수 있는 한방약 중 하나로 백호가인삼탕을 제안했다.

동시에 타액분비기능 개선 효과를 가지고 있는 한방약으로

백호가인삼탕 외 팔미지황환, 맥문동탕, 십전대보탕,

오령산 등을 소개했다.

다음은 피부질환 관련 내용이다.

아토피피부염과 주사(rosacea)에 관한 내용이 있다.

“아토피피부염 진료가이드라인 2015”와

“알레르기 종합 가이드라인 2013”에서는

‘한방약에 대해 숙련된 의사가 사용한다’는 전제 하에

백호가인삼탕을 사용할 수 있는 처방 중 하나로 제안했다.

안면 중앙부의 만성 충혈성 질환에 해당하는

주사에 관한 내용은 “여드름 진료가이드라인 2017”에 등장한다.

아쉽게도 구진농포형 주사에 백호가인삼탕이 유효했다는

증례보고는 있지만, 아직 그 근거의 수준이 부족하여

현 시점에서는 추천할 수 없다는 권고문이 제안되어 있다.

하지만, 백호가인삼탕을 비롯한 한방약만

그러한 평가를 받은 것이 아니라,

모낭충 치료제 ivermectin, metrodinazole 역시도

근거수준미비로 현 시점에서 추천할 수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는 점은 참조할만하다.

이 외,

섬유근통(“섬유근통 진료가이드라인 2017”)과

알레르기비염(“알레르기비염 진료가이드라인-

통년성비염과 꽃가루알레르기-2016년판(개정제8판)”)에 관해

증례보고 수준의 근거를 토대로 백호가인삼탕 사용을

고려해 볼 수 있음이 제안되어 있기도 하다.

두 CPG에 인용된 증례보고 모두

백호가인삼탕 단독처방을 활용한 케이스는 아니었다.

이 점을 고려하여 임상활용에 참조하는 것이 좋겠다.

임상의의 눈

이 내용을 어떻게 임상에 적용할까?

백호가인삼탕은 지금까지 살펴보았듯

구강건조감을 동반한 다양한 병태,

발적을 동반한 각종 피부질환에 그 사용을 고려해 볼 수 있다.

키워드가 될 만한 증상은 이미

매우 유명한 “갈증”과 “번열감”이다.

만약, 백호가인삼탕증으로 판단되나

그동안 장기간 다른 약물치료를 진행하면서 소

화기기능이 저하된 상태라면 『단계심법』에서 제시한

“백호가인삼탕 가 백출”의 형태로 처방해 볼 수 있겠다.

하지만, 이 처방은 단독으로는 그 약효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특히, 피부질환에 이 처방을

단독으로 활용하기에는 그 약효가 부족한 경우가 있다.

이 경우, 본 처방의 방의(方意) 만을 활용하여

『외과정종(外科正宗)』의 소풍산(消風散,

석고, 당귀, 지황, 창출, 목통, 방풍, 우방자, 호마, 지모, 형개, 선태, 고삼, 감초)을

사용해 볼 수 있다. 또한, 발적이 매우 심하다면

황련해독탕(黃連解毒湯) 계열의 처방을 합방할 수 있겠다.

구강건조를 동반한 병태에도 약효가 부족할 경우,

맥문동탕(麥門冬湯), 생맥산(生脈散)이나 육미환(六味丸)류를

추가로 병용하는 것이 보다 효과를 높이는 팁이 될 수 있겠다.

 

참고문헌

1. 일본동양의학회 EBM 위원회 진료가이드라인 태스크포스(CPG-TF).

한방제제 관련 기록이 포함된 진료가이드라인(KCPG) 리포트 2019.

http://www.jsom.or.jp/medical/ebm/cpg/index.html

2. 그림으로 보는 한방처방해설. 백호가인삼탕편.

https://www.kampo-s.jp/web_magazine/back_number/260/kaisetsu-260.htm

3. 조기호. 증례와 함께하는 한약처방. 우리의학서적. 서울. 2015. p.147-150.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
Posted by 약초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