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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G 속 오령산의 모습은? (표 참조)

CPG 속 오령산은 어떤 모습일까?

총 8가지 CPG에 오령산이 등장하는데,

흥미로운 점은 모두 원전인 『상한잡병론』의 적응증이 아닌,

현대에 들어 확대된 적응증에 그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가장 활발히 활용되고 있는 분야는 신경계통이다.

먼저 일본신경학회가 2013년 발간한

“만성두통 진료가이드라인 2013”에서는

‘혈액투석에 따른 두통’에 활용할 수 있는 약으로 제안했다.

이는 2편의 혈액투석에 동반된

두통에 대한 케이스시리즈(case series)에 근거한 것이었다.

혈액투석에 동반된 두통은

일시적인 뇌부종에 의한 영향으로 생각되는데,

오령산은 뇌부종과 깊이 관련된

아쿠아포린(AQP4) 조절작용을 가지고 있으므로

혈액투석에 따른 두통에 활용해 볼 수 있다며

구체적인 효과의 추정기전까지 함께 수록해두었다.

삼차신경통과 관련된 내용도 있다.

2010년 발간된 “일본신경학회 표준적 신경치료: 삼차신경통”에서는

“항경련제 뿐 아니라, baclofen이나

한방약 등의 사용도 고려할 수 있다”는 추천문을 수록하고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한방약은 오령산 외, 소시호탕, 시호계지탕,

시호가용골모려탕, 계지가작약탕, 작약감초탕이다.

이 중 특별히,

오령산의 이수작용(利水作用)이

삼차신경통의 root entry zone 압박부위에서 발생하는

삼차신경의 부종을 경감시켜 진통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구체적인 기전까지 함께 제시하여 주목해 볼 만하다.

마지막으로 급성감각신경난청과 관련된 기록도 있다.

2018년 발간된 “급성감각신경난청진료 매뉴얼 2018년판”에서는

‘오령산+스테로이드제’ 병용 시, 각 약제의 단독사용 시 보다

유효율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인용하며,

‘급성저음장애형 감각신경난청’에

오령산을 활용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본 CPG에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 역시도 급성감각신경난청 시 발생한

신경부종에 대한 부종경감 효과에 의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처럼 오령산은 신경계통의 부종병태가 기저에 있는 경우,

활용할 수 있는 처방이다.

다음은 구강건조와 관련된 내용이다.

타액분비저하 상태에 활용할 수 있는

한방약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는데,

2014년 발간된

“구취에 대한 대응과 구취증 치료지침”에서는

타액분비개선효과를 지닌 한방약으로

백호가인삼탕, 팔미지황환, 맥문동탕,

십전대보탕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과민성방광진료가이드라인[제2판]”에서는

과민성방광 치료를 위해 복용하게 되는

항콜린제 복용으로 발생하게 되는

구강건조에 활용해 볼 수 있는 다양한 처방 중 하나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는 오령산 외, 백호가인삼탕, 자음강화탕,

맥문동탕, 십전대보탕, 시호계지건강탕, 소시호탕,

팔미지황환, 당귀작약산, 시박탕 등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

이 외,

속발성 림프부종(“2018년판 림프부종 진료가이드라인”),

특히 유방암 수술 후 상지림프부종에

기본적인 복합적 치료에 추가로 활용해 볼 수 있는 처방으로

오령산이 제안되기도 했다.

야뇨증 중 중간증(中間證) 다뇨에 의한 야뇨증(“야뇨증진료가이드라인 2016”),

소아 급성위장염(“소아급성위장염 진료가이드라인”)에 대한 제안도 있다.

주목할 점은 구토를 주소로 하는 급성위장염 소아에게

좌약의 형태로 오령산을 투약해 볼 수 있음도

함께 제안되어 있다는 점이다.

한방약은 경구투약이 기본이지만,

구역구토로 인해 경구투약이 어려운 경우,

다른 투약방식으로도 충분히 효과를 낼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으로 기억해두면 좋겠다.

 

임상의의 눈

이 내용을 어떻게 임상에 적용할까?

오령산은 지금까지 살펴보았듯

수독(水毒), 부종을 동반한 다양한 질환에

그 사용을 고려해 볼 수 있다.

필자는 신경계질환 위주의 진료를 하고 있는데,

외래와 병동에서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는 처방 중 하나인데,

주로 부종 병태가 동반된 신경계질환에 응용하고 있다.

외래에서는 안면신경마비, 삼차신경통,

요골신경마비 등에 주로 활용하고 있으며,

병동에서는 아급성기 뇌혈관질환 환자,

만성경막하혈종 수술 후 재발억제를 위해

내원한 환자들에게 주로 활용한다.

병동에서는 급작스런 구토에 활용할 기회가 많은데,

이 때는 복약법을 꼭 기억해두어야 한다.

바로 “냉복(冷服)”이다.

오령산 엑기스제를 얼음물과 함께 가루째 복용하게 한다.

심한 구토를 호소하는 환자들은

한약의 독특한 향 자체에 민감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방법을 활용하면 한약 자체의 향을 최소화할 수 있어

더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구역, 구토에 대한 오령산의 효과를

높이는 팁이 될 수 있으므로 꼭 기억해두면 좋겠다.

 

참고문헌

1. 일본동양의학회 EBM 위원회 진료가이드라인 태스크포스(CPG-TF).

한방제제 관련 기록이 포함된 진료가이드라인(KCPG) 리포트 2019.

http://www.jsom.or.jp/medical/ebm/cpg/index.html

2. 그림으로 보는 한방처방해설. 오령산편.

3. 조기호. 증례와 함께하는 한약처방. 우리의학서적. 서울. 2015. p.269-275.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
Posted by 약초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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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증례>

78세 남성.

좌측 안면부 통증으로 삼차신경통 진단을 받은 뒤,

카바마제핀을 3개월째 복용 중이다.

하지만, 특별한 호전이 없는 상황이다.

좌측 안면부에 가벼운 접촉만 있어도

칼로 쑤시는 듯한 통증이 있어 일상생활이 어렵다.

세수를 하려고 물만 가져다 대어도 통증이 일어나 힘들다.

침치료도 시도해보았으나, 침을 자입하는 순간

안면통증이 더욱 심해져 치료 적용자체가 어려웠다.

삼차신경 root entry zone 압박부위의

부종을 경감시켜 볼 목적으로

현재 복용 중인 카바마제핀과 함께 A를 투약해보기로 했다.

약 4주 후, 안면통증이 매우 경감되었다.

4개월 만에 처음으로 큰 통증 없이 세수를 편하게 했다고 했다.

아직 통증이 남아 있어 복약을 이어가길 희망했다.

3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복약을 이어가고 있으며,

현재는 매우 경미한 통증만을 호소하고 있다.

오늘의 주인공 A는 바로 오령산(五苓散)이다.

중국 후한시대 『상한잡병론(傷寒雜病論)』에 처음 등장하였으며,

당시에는 감염성 질환 치료 도중 또는 온열질환으로 발생한 갈증,

소변불리(小便不利)에 사용하기 위한 처방으로 창방되었다.

하지만, 이후 역대의가들의 경험을 거치며

습(濕), 수독(水毒)을 기저병태로 가지고 있는

다양한 계통의 질환에 활용할 수 있는 처방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최근에는 세포막의 물 채널

아쿠아포린(AQP4, 5)을 억제하는 약리작용이 있음이 밝혀지며,

뇌부종 조절, 급성 허혈성뇌졸중, 만성경막하혈종 등에까지 응용되고 있다.

 

오령산 개요

구성약물

택사, 저령, 창출, 복령, 계지(계피)

효능효과

체력에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고

목이 마르고 소변량이 적어졌으며,

어지럼, 구역, 구토, 복통, 두통, 부종 등 중 하나가 동반된 다음 증상:

수양성 설사, 급성위장염(이급후중(裏急後重)이 있을 때는 사용하지 않음),

더위 먹음, 두통, 부종, 숙취 (일본 내 허가사항)

주요 약리작용

알코올대사 개선작용, 이뇨작용,

물 채널인 아쿠아포린 중 AQP4, AQP5를 억제,

소화관운동 항진작용

 

오령산 활용의 발전사

오령산의 첫 모습은 앞서 언급한

중국 후한대(後漢代) 의서 『상한잡병론』에서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조문은 다음과 같다.

“太陽病, 發汗後, 大汗出胃中乾, 煩躁不得眠, 欲得飮水者, 少少與飮之.

令胃氣和則愈. 若脈浮, 小便不利, 微熱消渴者, 五苓散主之.”

“傷寒汗出而渴者, 五苓散主之. 不渴者, 茯苓甘草湯主之.”

“中風發熱, 六七日不解而煩, 有表裏證, 渴欲飮水, 水入則吐者,

名曰水逆, 五苓散主之.”

위 조문의 내용을 정리하면,

오령산은 감염성 질환인 상한(傷寒)에

발한법(發汗法)을 사용한 뒤 또는

그렇지 않더라도 약 6~7일이 경과한 뒤,

번조(煩躁)하며 잠을 이루지 못하고,

갈증을 느끼면서 소변이 시원치 않은 경우(小便不利)

사용할 수 있는 처방이다.

당대(唐代) 손사막의 『비급천금요방(備急千金要方)』에서는

『상한잡병론』과 유사한 적응증을 제시하면서,

열병으로 탈수가 발생하여 생긴 광언과 번조 같은

‘의식착란’을 일으킨 경우에까지도 활용할 수 있음을 언급했고,

황달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서술했다.

이후 여러 의서에서는 유사한 적응증을 답습해왔다.

그러던 중 적응증 확대가 시작되었다.

먼저, 명대(明代) 공정현의

『만병회춘(萬病回春)』 부인제병(婦人諸病)에서는

“대소장교(大小腸交)”라는 산후에 질부위와 직장이 손상되어서

소변과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병증에 활용할 수 있는 처방으로

보중익기탕과 함께 제안되었다.

감염성질환에서 벗어나

부인과 질환으로 치료범위가 넓어진 것이다.

또한, 일본 에도시대에 활약한 의사

고토 콘잔(後藤艮山)의 『병인고(病因考)』에서는

오령산을 상한(傷寒)이나 중풍(中風) 같은 감염성 열성질환 외,

중습(中濕)에도 활용할 수 있음을 언급하면서,

전신 내외의 기(氣)를 소통시켜 소변을 통해

습(濕)을 제거할 수 있다는 기전까지도 제시하였다.

이를 통해 신체 어느 부위든 병인이 습(濕)인 경우,

모두 활용할 수 있음이 처음 제기되었다.

이후, 현대 의료인들의

습(濕), 곧 수독(水毒)을 기본으로 한 다양한 병태,

이를테면, 수양성 설사를 동반한 급성 위장염,

구역과 구토, 다양한 어지럼(메니에르병, 멀미, 숙취 등),

간성복수, 다양한 신장질환(신염, 신증후군), 방광염,

부종, 두통 등에 대한 증례가 축적되며 그 활용범위를 넓혀왔다.

급기야는 2000년대 들어

이러한 오령산의 효과가 세포막의 물 채널에 있는

아쿠아포린 억제효과에 의한 것이라는 것이 밝혀지며,

최근 만성경막하혈종의 치료와 수술 후 재발억제를 목적으로 한

무작위대조시험 결과가 발표되기에 이른다.

급성열성질환에 동반된 소변이상과 갈증에 사용하도록

제안되었던 처방이 수독을 병태로 한 다양한 신체계통의 질환

(신경계, 비뇨기계, 소화기계 등)에 활용될 수 있는 처방으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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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