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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에 이어)

새롭게 해석된 스트레스반응이란

신체의 알로스테시스를 되찾으려는 모든 시도가 된다.

스트레스에 대응하여 인체는 변화를 통해 새로운 안정 상태를 찾아간다.

이때 비용이 지출된다.

부적합한 상황에 적응하도록 강요될수록 지출되는 비용이 많아지는데,

맥쿠엔과 스텔라는 이를 알로스테시스 과부하라고 불렀다.1)

알로스테시스 과부하는

반복적이고, 만성적인 스트레스에 대하여

새롭게 설정된 알로스테시스를 유지하는 부담이 된다.

알로스테시스 과부하의 축적은

신경학적, 내분비적, 면역학적 스트레스 매개물들이

인체의 다양한 기관과 시스템에 과잉 노출되어

부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곧 일상에서 알로스테시스 과부하를

더 많이 겪고 있는 사람일수록 질병으로의 이행

혹은 악화가 더 가속화된다는 것이다.

흔히 알로스테시스 과부하는

시소 위에 올라탄 코끼리(그림에선 500㎏의 장사) 두 마리로 비유된다.

작은 몸집의 아이 두 명이 올라탄 시소는

적은 비용으로도 상당히 쉽게 균형을 유지한다.

그러나 시소의 균형을 위해 거대한

두 마리의 코끼리를 이용할 경우를 생각해보자.

먼저 코끼리에 해당하는 잠재적인 거대한 에너지가

더 유용한 일에 사용되지 않고 시소의 균형을 맞추는 데에만 소모된다.

두 마리의 코끼리가 올라타서 유지되는 균형은

언제라도 시소가 부서져 버릴 위협이 존재한다.

오랫동안 서 있을수록 그런 위험성은 더 높아진다.

이들은 시소에서 내리기조차 힘든데 둘 중 하나가 뛰어내리면

다른 한 마리는 땅에 곤두박질 칠 것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각각 서로 다른 문제를 은유하고 있다.

단기적인 위급한 상황2)을 해결하기 위한 스트레스 반응은

종종 더 유익한 일, 이를테면 성장이나 생식에 쓰이는 에너지를 회수한다.

또한 스트레스 때문에 야기된 불균형을 보다 다양한,

혹은 대량의 스트레스 호르몬을 써서 새로운 균형점을 잡는 문제는

알로스테시스를 유지하는 부담의 문제를 내포한다.

결국 전신을 소모(wear and tear on body)시키는 상태로 이끈다.

마지막으로 스트레스 반응의 구성 요소들은 각각 다른 속도로 정지한다.3)

오직 인간만이 알로스테시스 과부하를 경험한다

새폴스키는 내적인 항상성을 유지하려는 역동적인 변화적 적응과정이

왜 스트레스 관련 질환을 해석해내는 툴로 효과적인지를 설명한다.

인간은 얼룩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막연히 생각해 볼 때, 강한 생존본능만이 삶의 전반을 지배하는

사바나의 개체들이 더 빈번히 스트레스에 노출된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착각일 뿐이다.

얼룩말의 스트레스반응은 오직 사자에게 쫓길 때만 작동한다.

이들이 도망에 성공한다면 다음 번 사자의 사냥이 있기까지는 편히 쉴 수 있다.

동물들이 알로스테시스 과부하를 경험하는 경우가 있다면

오직 셀리에의 실험에서 다양한 종류의 스트레스 상황에 가학적으로 노출시켰을 때뿐이다.

인간이라면 어떨까?

맥쿠엔은 확신에 차서 이야기 한다.

“오직 인간만이 HPA축을 무기한 작동시킬 수 있다.

이것은 인간만이 고등한 지각, 사고, 정서능력을 갖고 있고,

스트레스 반응이 이들과 가깝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4)

맥쿠엔의 이야기대로라면

다음 번 사자가 언제 나타날지를 고민하며

늘 불안에 전전긍긍해 할 것이다.

서양의학에서 최근에 심신증이라는 개념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이는 전통적으로 종종 무시되었던 증상들을 사유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즉 이들은 심리상태가 아주 정교한 방식으로 신체에 영향을 미치며

잘 구조화된 경로를 따라 기능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였다는 것이기도 하다.

다음<표>는 알로스테시스 과부하가

어떤 질병으로 이행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5)

 

 

일일이 열거할 수 없는 질환들이

알로스테시스 과부하로 인해 유발된다.

한의학에서 충분히 관찰되고 기록된 것들로

더 이상 새로운 개념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기에 더 강점이 있다.

여기에 더 나아가 알로스테시스와 알로스테시스 과부하의 개념을 인정함으로써

한의학은 보다 정치하고 풍부한 사유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의 바람이다.

물론 최종적인 목표는 특정한 시기에 의학이 어떠한 방법으로 개입할 것인지

보다 더 적확한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다.

<미주>

1) McEwen BS, Stellar E. 1993. Stress and the individual. Mechanisms leading to disease.

Arch Intern Med. 153(18):2093-101.

2) 직장 상사에게 스트레스를 받을 때에 왜 얼룩말이 사자에게 쫓겨 도망갈 때 같은

스트레스 반응이 유발되는지 모르겠지만 단기적인 위급한 상황이란 교감신경과 HPA축의 활성화 반응을 이야기한다.

3) 알로스테시스 과부하의 측정과 평가에 난점을 내포하기도 하지만,

충분히 많은 알로스테시스 과부하 지표(allostatic load marker)가 개발되어 인체의 각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4) Bruce McWen, Elizabeth Norton Lasley, 2010(원판은 2002), 브루스 맥쿠엔의 스트레스의 종

5) Robert Sapolsky, Why Zebras Don't Get Ulcers. 1994, Holt/Owl 3rd Rep. Ed. 2004

출처: 민족의학신문

:
Posted by 약초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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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는 신체의 알로스테시스를 깨는 모든 것이다.”

-로버트 새폴스키(Robert M. Sapolsky, 1957~ ).

알로스테시스는 변화를 통하여

안정성을 획득하며 적응해 나간다는 관점을 강조한다.

변화에 반응하는 신체의 다양한 시스템들은

바로 이러한 역동적인 탄력성을 제공하는 근간이다.

그 중에서도 스트레스 반응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몸의 체계적인 반응이다)을 구성하는 시스템은

인체의 변화를 다양한 곳에서 극적으로 일어나게 할 수 있다.

월터 캐넌과 한스 셀리에

일반적으로 스트레스라는 용어는 정신적인 측면에 국한되어 사용된다.

이러한 용례의 첫 사례는 월터 브래드포드 캐넌

(Walter Bradford Cannon, 1871~1945)이었다.

그는 1915년 출판한 자신의 저서

「Bodily Changes in Pain, Hunger, Fear and Rage:

An Account of Recent Researches into the Function of Emotional Excitement」에서

외부 위협에 반응하는 동물들의 공통적인 반응을 고찰했다.

그것이 바로 그 유명한 ‘투쟁 혹은 도피 반응(fight or flight)’이다.

캐넌은 신체의 항상성을 깨뜨리는 위협의 범주를

정서적인 영역에까지 확장하여 적용했으나

신체의 항상성을 재정립하기 위해

신체가 하는 일의 결과에 대하여 보다 낙관적으로 바라봤다.

1932년 그의 저서인 「The Wisdom of the Body」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온갖 종류의 스트레스에 적응하는

인체의 신비로운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이는 그가 ‘투쟁 혹은 도피 반응’을 위급 상황에 대처하는

신체의 ‘긍정적인’ 적응 양상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비슷한 시기에 한스 셀리에

(Hans Hugo Bruno Seyle, 1907~1982)는

다양한 감염질환에 걸린 환자들의 증상이

대부분 일치하는 것에 의문을 품었다.

그들의 질환은 모두 달랐으나 그들은 공통적으로

“혀에 설태가 끼고, 몸이 쑤시는 통증을 느꼈으며,

식욕이 없고, 편도선에 염증이 있었다.”

그는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병(sickness),

이를테면 몸이 안 좋다고 느끼거나 객관적으로도

사람을 아파 보이게 만드는 일반적인 반응들을 연구하는 것이

특정 질환을 연구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는 여러 시행착오 끝에 이러한 일반화된 반응이

동일한 원인에 의한 것이 아닌지 의심했다.

1930년대 들어 그는 신체의 다양한 상해,

이를테면 춥게 하거나, 덥게 하거나, 강제로 운동을 시키거나,

통증을 주는 등의 자극이 일련의 동일한 반응을 일으키는 것에 주목했다.

실험에 참여한 쥐들은 하나같이 소화성 궤양에 시달리고,

부신이 팽창했으며 면역계 조직들이 위축됐다.

1936년 「Nature」에 실린

‘A Syndrome Produced by Diverse Nocuous Agent’라는 논문에서

그는 일반적 적응 증후군의 존재를 세상에 알렸다.

신체에는 다양한 유해물질에 의해 대응하는

일관되고 잘 조직화된 하나의 메커니즘이 있으며

다양한 유해물질은 후에 스트레스라는 이름으로 바꾸어 불렀다.

셀리에는 “광범위한 다수의 스트레스에 대해

놀랍도록 비슷한 양상으로 신체가 반응한다는 것”과

“스트레스가 너무 오래 지속되면 병이 난다”는 것을 말해줬다.

그는 ‘일반적 적응 증후군(General Adaptation Syndrome)’에서

스트레스가 증상을 유발하는 ‘피로’의 단계에서

호르몬이 고갈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이는 사실이 아니다.

알로스테시스의 관점에서 오히려 더 큰 문제는

스트레스 반응이 충분히 활성화됐기 때문이다.

이것은 스트레스 반응이야말로 스트레스 그 자체보다

더 위협적이고 파괴적일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스트레스 반응 : 교감신경 시스템과 HPA 축

 

 

캐넌과 셀리에가 고민했던 스트레스 반응은

주로 교감신경 시스템과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

(hypothalamic-pituitary-adrenal axis)과 관련된 것이다.

이 둘의 시스템은 스트레스 반응 때에 시간을 달리 하며 활성화된다.

활성화되는 양상을 살펴보면 인체의 자원이

어떻게 배분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교감신경계는 부교감신경계에 비해 규모가 더 크며,

전신에 걸쳐 광범위하게 분포한다.

교감신경계의 집단 방출 양상은 거의 완전한 하나의 단위로서

교감신경계의 많은 부위들이 동시에 방출되는 것으로

위급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신체의 적응을 보여준다.

심장박동수가 증가하며, 혈액의 재분포가 일어난다.

피부와 소화관의 세동맥은 수축하고, 근육의 세동맥은 확장되며 혈압이 상승한다.

그럼으로써 피부와 소화관의 혈액은 뇌 심장 근육으로 집중될 수 있다.

그밖에도 동공은 확대되고, 기관지 소화관 방광의 민무늬근육 수축이 억제되며,

항문과 방광의 조임근이 수축하고, 털은 쭈뼛쭈뼛 서고, 땀이 밴다.

그 뿐 아니다. 간과 근육에서 해당 작용 역시 증가한다.

혈액 응고율도 상승한다.

스트레스 반응 시에 활성화되는 또 하나의 시스템은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축(HPA axis)이라고 불리는 내분비 시스템이다.

시상하부에서

부신 피질 자극 호르몬 (corticotropin releasing hormone, CRH)이 방출되면,

15초 정도 후에 뇌하수체에서 부신피질자극호르몬(corticotropin, ACTH)의 방출이 촉발된다.

ACTH는 전신의 혈관으로 분비되어 수 분 내로 부신에 도달하고,

부신에서는 당질 코르티코이드의 방출이 촉발된다.

로버트 새폴스키(Robert Sapolsky)는

그 밖에도 몇 가지 호르몬에 더 주목한다.

스트레스를 받는 동안 췌장에서는 글루카곤이 분비되고,

당질 코르티코이드와 교감신경계의 작용과 더불어 혈당을 높인다.

(이것은 사실 에너지를 동원하기 위한 작전이다.)

시상하부에서는 프로락틴이 분비된다.

스트레스를 받는 동안 분비되는 프로락틴은

남성과 여성의 생식을 얼마나 강하게 억제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호르몬이다.

뇌하수체를 비롯한 뇌에서는

엔도르핀이나 엔케팔린 같이

통증 감각을 무디게 만드는 내인성 모르핀을 만들어낸다.

항이뇨호르몬이라고 불리는 바소프레신도

스트레스 반응 시에 활발히 분비되는 것이다.

반면 억제되는 것들도 있다.

다양한 생식호르몬, 이를테면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테스토스테론이 스트레스 반응 시에 억제되며,

성장호르몬과 인슐린의 분비 역시 스트레스를 받을 때 억제된다.

스트레스 시에 활성화되고 억제되는 일련의 반응들은

5억 년에 걸친 투쟁의 진화과정이 아로새겨져 있다.

스트레스 반응이 초래하는 적응은

생존이 화두였던 시대에 적합한 이득을 제공했다.

미친 듯이 움직이는 근육에 빠르게 혈류를 공급하고, 에너지를 동원하며,

산소와 영양분 역시 더 많이 수송하기 위해 심박수, 혈압, 호흡량이 증가한다.

뇌 역시 비슷한 도움을 얻는데 이는 신체가 경계 태세에 있도록 돕는다.

피부 혈관이 수축되고 입모근이 곤두서는 것,

혈전을 생성하는 섬유소원(fibrinogen)이 증가하는 것은

혹시 모를 출혈에 의한 혈액손실을 방어한다.

천연 진통제를 방출하여 위급상황에서 보다

동물적인 기능을 수행해 낼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

스트레스 반응이 알로스테시스 과부하로

스트레스 반응이 이치에 맞는 적응이라면 왜 문제가 되는 것일까?

어떻게 질병으로 이행한다는 것일까?

먼저 알로스테시스의 관점에서

스트레스는 보다 넓은 의미에서 해석된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스트레스란 곧 신체의 알로스테시스를 깨는 모든 것이다.

개인이 경험하는 스트레스의 유형과 종류는 모두 다르다.

인간의 개인적인 차이는 비슷한 종류의 스트레스를 다르게 인지하게도 한다.

개체의 유전적 변이에 따라 스트레스에 대한 신체의 반응이 다르기도 하다.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개인의 행동 양식도 다르다.

누군가는 음식을 먹고, 담배를 피우고, 술을 먹고, 운동을 한다.

이 모든 것들은 신체의 알로스테시스를 위협하는 요소가

개인마다 일률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McEwen BS. 1998. Protective and damaging effects of stress mediators. N. Engl. J. Med. 3)

새폴스키는 스트레스가 병으로 이행되는 과정 사이에

몇 가지 단계를 더 둠으로써 얻는 이득을 명확히 하려 했다.

그것은 첫째로 왜 몇몇 사람들만

실제로 스트레스 관련 질병에 걸리는지에 대한

개인차를 설명할 근거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p.s:한의학에서 체질은 스트레스를 인지하는 방식,

인지된 스트레스를 처리하는 방식, 심지어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신체의 역동적인 변화까지 은유한 개념이다.

그러나 알로스테시스의 질병 모델을 보고 있자면

체질이라는 용어에 이 모든 단계를 뭉뚱그려

사적 사유를 단순화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둘째로 스트레스에서 질병으로 이행하는 과정을

보다 명확히 함으로써 그 과정에서 보다 정치하게

의학적으로 개입할 방법을 고안해내기 쉬워졌다는 것이다.

셋째로 의심스럽고 모호한 개념으로

인식됐던 스트레스가 실제로 질병을 초래하거나

악화시킨다는 역할을 인정받게 되었다는 것이다. <계속>

출처: 민족의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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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