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고 청량한 공기 속에서 사물들은 또렷하게 드러난다.

무성하게 장식했던 여름을 보내고,

이제는 내면으로 눈을 돌리니 사물들이 맑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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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러운 난마처럼 얽혀있던 칡덩굴도

이젠 서리를 맞아 내려앉아,

본래의 목적인 뿌리로 기운을 갈무리하고 있다.

근본으로 돌아가는 계절을 맞으니

초목들도 선, 후, 좌, 우를 알맞게 정리하고 있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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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공기 순환이 나빠지고 난방기로 인한 가스 등으로

공기가 탁해지면서 머리가 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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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집중해서 풀어야 할 숙제가 있어 뇌의 활동을 높인다면,

컴퓨터의 하드웨어에 열이 나듯 머리에도 열이 난다.

그것도 잘 풀리지 않는 딜레마성의 숙제라면,

머리는 더 복잡해지고 마침내는 열이 나다 못해

쥐가 내리는 듯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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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현대사회, 빠르게 바뀌는 시스템,

이것을 따라 잡으면서 살아야 하는,

이것을 현대인들은 스트레스라고 하는가.

현대인들의 머리는 항상 스트레스 속에서

답답하고 띵할 수밖에 없는 운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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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무냉통(頭無冷痛)이라,

머리는 가을산처럼 항상 시원하고 맑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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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산에서 불어오는

한줄기의 시원한 바람처럼

생활 속에서 맛볼 수 있는 방법이 차제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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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에 가득 찬 풍열을 경청한 바람처럼,

상큼한 방향으로 날리는 것으로 차제가 갖고 있는

제형상의 장점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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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제처럼 오래 끓이지 않고,

살짝 담궈 경청하고 가벼운 향기만 담아 마시는 것이

바로 차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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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제에서도 후하(後下)함으로써 처방의 묘미를 살리려 하지만

그 경청한 기운을 살리려는 의미에서는 차제를 따라가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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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개, 방풍, 박하, 우방자, 국화, 다엽, 소엽, 천궁, 백지, 석창포….

가을산에서 맛본 청량한 공기처럼

우리 한의학에는 머리를 맑게 하는 많은 한약재가 있다.

스트레스 속에서 스트레스와 더불어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머리를 시원하게 해줄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면,

우리 한의학이 현대인에게 보다 더 어필할 수 있는 학문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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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 선호도를 높여야만 하는 요즘

많은 한의사와 함께 한 번 방안을 찾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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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담/ 한의사. (주)옴니허브 대표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