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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G 속 갈근탕은 어떤 모습일까? 전

편에서 살펴보았던 것처럼 호소노 시로의 언급대로

“신체 경부(목) 이상 부위의 혈행을 호전시키는 기전”을 토대로

상기도감염을 비롯한 비강질환, 통증질환 등에 활용되고 있다.

총 11가지 CPG에

갈근탕과 그 가감방인 갈근탕가천궁신이가 등장하며,

주로 감기(상기도감염), 알레르기비염,

부비동염 같은 호흡기내과, 이비인후과 질환과 통증분야

(만성 긴장형두통, 섬유근통)에 그 이름을 올리고 있다.

가장 활발히 활용되고 있는 분야는

상기도감염증 분야이다.

『상한잡병론(傷寒雜病論)』에서

호흡기 감염증 초기에 사용했던

이 처방의 원 의도에 가장 충실한 활용이다.

2003년 발간된

“호흡기감염증에 관한 가이드라인

-성인 기도 감염증 진료의 기본 사고방식”에서는

마황탕과 함께 감기에 가장 널리

활용되어 온 처방으로 언급했는데,

동시에 실제 감기에 처방할 때는

한방 고유의 병태 분류에 입각하여

활용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하였다.

‘초기 감기이면 무조건 갈근탕!’은

아님을 명확히 언급한 것이다.

일반 감기는 물론이며,

독감에도 해열을 목적으로

갈근탕을 활용할 수 있음을 언급한 CPG도 있다.

바로 “호흡기질환 치료용 의약품의

적정사용을 목적으로 한 가이드라인”이다.

이 가이드라인에서는 이러한 갈근탕이 가진

해열효과의 구체적인 기전을 함께 언급했는데,

첫째는 대식세포(macrophage)의 활성화였고,

둘째는 사이토카인의 과잉반응 억제였다.

마지막으로 “‘임신 수유와 약’ 대응 기본 매뉴얼”에서는

임신부 감기에 사용할 수 있는 처방 중 하나로 갈근탕을 제안했는데,

이 때 함께 제안된 처방은 향소산, 삼소음, 맥문동탕,

소시호탕, 시호계지탕, 시호계지건강탕, 소청룡탕이었다.

이 중, 갈근탕과 소청룡탕에 대해서만

마황을 함유하고 있는 관계로 장기 복용은 피해야 함을 강조했다.

이 점은 임상에서 꼭 고려할 필요가 있다.

상기도감염증과 비슷한 빈도로

활용 추천된 분야는 이비인후과 분야 중 비과이다.

비강에 발생하는 여러 증상 중

특히 ‘알레르기비염’에 대한 활용 추천이 가장 많다.

“알레르기질환 치료가이드라인 95개정판”에서는

작용기전은 명확하지 않지만

알레르기비염(꽃가루 알레르기 포함)에

사용할 수 있는 처방으로 소청룡탕, 갈근탕,

소시호탕 등이 있음을 언급했다.

“알레르기 종합 진료가이드라인 2013”에서는

소청룡탕, 갈근탕, 영감강미신하인탕을

알레르기비염에 활용해볼 수 있는 처방으로 제안했다.

이 중 위약대조연구가 이루어진 것은

소청룡탕 뿐임을 지적하면서도,

이러한 근거에만 구애될 것이 아니라

이 세 처방을 증(證)에 따른 병태파악, 한방진단, 병기,

병인분류에 따라 적절히 선택하여 활용해야 함을 강조했다.

가장 최근 발표된

“코 알레르기 진료가이드라인 - 통년성비염과

꽃가루 알레르기”에서는 계절성 알레르기비염 환자에게 소

청룡탕 또는 갈근탕가천궁신이와

항히스타민제 레보세티리진 염산염을 병용했을 때,

임상증상(재채기 횟수, 코막힘, 생활지장도)이

유의하게 개선되었으며, 특히 항히스타민제 복용 시

나타날 수 있는 졸음 발현빈도가 10% 정도로 낮게 나타나

비교적 효과적이면서도 안전한 치료결과를 얻었다는

데이터를 인용하며 소청룡탕 또는 갈근탕가천궁신이을 활용한

한양방협진치료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알레르기비염 외에 부비동염에 대한 활용 추천도 있다.

“부비동염 진료 매뉴얼”에서는 갈근탕이 아닌

비강질환 가감 버전인 갈근탕가천궁신이를

형개연교탕, 신이청폐탕과 함께 부비동염 진료에

활용해 볼 수 있는 처방으로 제시해 두었다.

다음으로 두각을 나타낸 분야는 바로 “통증분야”이다.

먼저 두통이다. “만성두통 진료가이드라인 2013”에서는

항불안약 치료의 효과가 충분치 못한 견경부 근육 결림에 기인한

만성긴장형두통에 갈근탕을 활용해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호흡기감염 초기 견경부 근육 결림에 활용되었던

갈근탕 임상활용법이 확장 활용되다가

임상연구결과를 토대로 CPG에 수록된 것이다.

섬유근통에 대한 추천도 있다.

“섬유근통 진료가이드라인 2017”에서는

다양한 한방약 관련 증례보고를 서술하며,

각 환자의 병태에 맞춰 한방약 처방을 선택해

활용할 수 있음을 언급하였는데, 그 때 소개된

증례 중 하나에서 갈근탕, 대방풍탕, 수치부자가루를

병용했던 것으로 확인이 된다.

갈근탕 자체 보다는 병태진단에 따라 처방된

갈근탕과 그 병용처방이 효과를 냈던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 점을 고려하여 임상현장에 응용해야 할 내용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구성약물 중 하나인

마황의 ‘에페드린(ephedrine)’ 성분에 주목하여

활용 추천과 주의사항을 각각 제시한 지침들이 있다.

먼저, 활용 추천을 해둔 지침을 살펴보면,

바로 “야뇨증 진료가이드라인 2016”이다.

여기서는 갈근탕을 몇몇 다양한 한방처방과 함께

야뇨증에 활용 가능한 한방처방 중 하나로 제시했다.

주목할 점은 갈근탕의 야뇨증에 대한 작용 기전 설명이다.

마황의 에페드린 성분이 중추를 자극하여

각성장애를 하여 야뇨증 개선효과를 내는 것으로 해설하고 있다.

반대로, 이 마황의 에페드린 성분에 대한

주의사항을 강조한 지침은

“고령자의 안전한 약물요법을 위한 가이드라인 2015”이다.

여기에서는 마황탕과 갈근탕이 마황을 함유한 처방임을 지적하며,

고령자에게 사용 시 주의가 필요함을 설명했다.

특히, 조절이 잘 되지 않는 고혈압을 가진 환자,

허혈심질환 병력이 있는 환자, 빈맥성 부정맥을 앓고 있는 환자,

배뇨장애를 보이는 환자일 경우, 마황의 에페드린 성분이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임상의의 눈

지금까지의 내용을 읽어 오신 분이라면 눈치채셨겠지만,

필자는 임상에서 호소노 시로가 언급한 작용기전을 토대로

갈근탕 적용여부를 스크리닝해간다.

“신체경부(목) 이상 부위의 혈행이상”으로

뒷목결림, 두통, 비폐색,

안구충혈이나 안구건조 등이 있을 때,

갈근탕 사용을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위와 같은 상황이 있다고 하여

모두 갈근탕을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다음 사항을 고려하여

갈근탕 적합여부를 재고하여야 한다.

먼저, 맥진 소견이다.

전편에서 오츠카 케이세츠의 언급을 인용한 것처럼

맥이 명확히 침세(沈細), 침미(沈微)한 경우는

갈근탕이 좋은 효과를 내기 어렵다.

갈근탕은 엄연한 표실증 처방이기 때문이다.

다음은 체형, 특히 살집을 살펴 보아야 한다.

호소노 시로는 그의 저서 『임상상한론(臨床傷寒論)』에서

갈근탕과 계지가갈근탕의 감별점을 제시했는데,

이 내용이 꽤 유용하다.

그 내용을 마지막으로 정리하며 본고를 마무리하려 한다.

갈근탕증에 해당하는 사람의 살집은

손가락으로 집어보았을 때,

잘 딸려 올라오지 않는 피부이다.

딸려 올라와도 1횡지 또는 2횡지 정도의 폭에

국한된 경우가 갈근탕증이다.

만약 피부가 얇고 손가락으로 집게 촉지 하였더니

별 저항없이 바로 주욱~ 딸려 올라온다면

이 경우는 갈근탕증일 가능성이 낮다.

이 때는 계지가갈근탕이 보다 적합하다.

 

참고문헌

1. 일본동양의학회 EBM 위원회 진료가이드라인 태스크포스(CPG-TF).

한방제제 관련 기록이 포함된 진료가이드라인(KCPG) 리포트 2019.

http://www.jsom.or.jp/medical/ebm/cpg/index.html

2. 조기호. 증례와 함께하는 한약처방. 우리의학서적. 서울. 2015. p.10-16.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
Posted by 약초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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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증례>

56세 남성.

건장한 체격을 가진 환자로

약2개월 전 발생한 뇌경색으로

좌반신소력이 발생하여

재활치료를 위해 통원 중이다.

하루는 날씨가 추워지면서

아침 기상 직후 코막힘, 재채기가 심하다고 호소했다.

오전 내내 재채기를 하며, 한 번 재채기를 하면

증상이 매우 격렬하여 머리가 울릴 지경이라고 한다.

코막힘과 재채기가 생긴 후로는 오전 내내

수축기 혈압이 160mmHg 이상으로 측정되어

더욱 걱정이 크다고 했다.

자세히 문진한 결과,

매년 가을에서 겨울이 넘어갈 즈음에는

이러한 증상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 겨울은 유독 심한 편이고

과거 잘 듣던 이비인후과에서 처방 받은

항히스타민제도 이번에는 잘 듣지 않는다고 했다.

재채기를 할 때는 맑은 콧물이 흐르기는 하나,

대개 코막힘 위주로 나타날 뿐

콧물이 줄줄 흐르는 정도는 아니라고 한다.

일단, 현재 복용 중인 항히스타민제는 중단하고

A엑기스제를 기상 직후 1일 1회 투약해보기로 했다.

약 1주 후,

오전 중 재채기 횟수와 강도가 매우 감소했다고 했다.

특히, 코막힘은 매우 개선되어 큰 불편감이 없다고 했다.

오전 내내 상승해 있던 혈압도 안정을 되찾았다.

증상이 많이 개선된 관계로 10포 정도를 상비하고 있다가

증상이 있을 때 바로바로 사용하기로 했다.

 

오늘의 주인공 A는 바로 갈근탕(葛根湯)이다.

갈근탕은 중국 한대(漢代) 장중경(張仲景)의

『상한잡병론(傷寒雜病論)』에 처음 등장했으며,

당시에는 초기 호흡기 감염증에 목결림, 무한(無汗),

오한발열이 있는 경우 사용할 수 있는 처방으로 만들어졌다.

이후 여러 의가들의 활용을 거치며

비단 호흡기 감염 초기 뿐 아니라 두통,

각종 근골격계 통증질환, 비강질환, 안과질환,

피부질환(두드러기) 등에도 활용될 수 있는 처방으로

발전되어 왔다.

 

갈근탕 개요

구성약물:

갈근, 마황, 계지, 작약, 생강, 감초, 대조

효능효과:

자연발한이 없이 두통, 발열, 오한, 어깨결림 등을 동반한

비교적 체력이 좋은 사람의 다음 증상:

감기, 코감기, 열성질환 초기, 염증성질환

(결막염, 각막염, 중이염, 편도선염, 유선염, 림프염),

어깨결림, 상반신 신경통, 두드러기(일본 내 허가사항)

주요 약리작용: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증식 억제 작용

(IL-1α 생산 억제, IL-12 생산 촉진을 통한 세포성 면역반응 증강),

항알레르기작용

 

갈근탕 활용의 발전사

갈근탕은 『상한잡병론』에

외감풍한(外感風寒)에 의한

표한(表寒), 표실증(表實證)이면서

경항부 근육 긴장감을 동반한 근육통을 보일 때,

발한(發汗)시켜 경항부 근육긴장을 완화하고

해표(解表)하는 약으로 처음 제시된 후

[太陽病, 項背强几几, 無汗惡風, 葛根湯主之],

감염 질환 초기에 경항부 근육 긴장에 의한 통증이 있으며

오한발열하고, 땀이 나지 않는 상황에 활용되기 시작했다.

이후 각종 서적에서 『상한잡병론』의 적응증을

그대로 답습하며 관련 병리기전을 설명하는

주석만 달려 가다가,

송대(宋代) 국가 주도로 편찬된

『태평혜민화제국방(太平惠民和劑局方, 이하 화제국방)』에 이르러

갈근해기탕(葛根解肌湯)이라는 가감방이 처음 등장하며

그 활용의 폭이 넓어졌다.

이 갈근해기탕은

갈근, 마황, 황금, 작약, 감초, 육계로 구성되어

‘갈근탕에 황금’이 추가된 구성에 가깝다.

현재 우리나라에 보험적용 엑기스제로 출시되어 있는

갈근해기탕과는 다른 처방으로 보험적용 처방은

공신(龔信)의 『의감(醫鑑)』을 출전으로 한 처방이다

(갈근, 시호, 황금, 작약, 강활, 석고, 승마,

백지, 길경, 감초, 생강, 대조로 구성).

『화제국방』에서는 기존의 갈근탕 적응증에

흉격번민(胸膈煩悶)이 추가된 온병(瘟病)에

이 갈근해기탕을 사용하도록 했는데,

이후에도 다양한 서적에서 그 활용이 확인되었다.

명대(明代, 1536년)에 출간된

방광(方廣)의 『단계심법부여(丹溪心法附餘)』에서는

『화제국방』의 내용을 이어받아 갈근탕과 갈근해기탕을

각각 상한(傷寒)과 온열병(溫熱病)에

사용할 수 있는 약으로 구분하여

황금 유무에 따른 적응증 차이를 명확히 했으며,

이 내용이 그대로 일본에도 이어져

1771년 나이토 호테이가 출간한 『고방절의(古方節義)』에서도

갈근탕 가감법 중 하나로 이 갈근해기탕의 형태를 제시하였는데,

갈근탕의 전형적인 적응증을 보이면서 갈증이 심하게 나타날 경우,

황금을 추가하여 사용할 수 있다고 언급하였다.

이상과 같은 호흡기 감염증 뿐 아니라

역대로 갈근탕은 다양한 질환영역에서 사용되어 왔다.

특히 이러한 활용 범위 확대는

근현대 일본에서 주로 이루어졌다.

조금 의외일 수 있겠지만,

먼저 안과질환에 활용된 내용을 살펴보겠다.

안과전문서적인 『안과면낭(眼科綿囊)』에서는

갈근탕을 상충안(上衝眼), 역안(疫眼), 예막(翳膜)에

활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는데,

여기서 상충안은 안구충혈, 역안은 유행성각결막염,

예막은 시력저하를 의미한다.

이에 대해 일본의 후대 의사

오츠카 케이세츠(1900-1980)는 『동아의학(東亞醫學)』에서

이는 갈근탕을 급성결막염, 급성트라코마에 활용할 수 있음을

언급한 내용이라고 해설하기도 했으며,

더 나아가 눈다래끼(초기 소양감 동반 시),

염증성 결막염에 활용할 수도 있다고 하며,

이 때 함께 고려해볼 수 있는 처방으로 갈근탕 외

월비탕, 마황부자세신탕이 있음을 언급했다.

덧붙여 갈근탕을 사용해도

큰 효과를 볼 수 없는 경우에 대해서도 서술했는데,

바로 맥(脈)이 침세(沈細), 침미(沈微)한 경우였다.

첫 등장이었던 『상한잡병론』에서 외감풍한에 의한

표한, 표실증에 사용된 것을 생각해보면

당연한 이야기일 수 있겠다.

피부질환, 특히 가려움증에도 활용되었다.

일본의 야마다 코인은 한방의학잡지

『한방의 임상(漢方の臨床)』에서 발적종창이 없고,

발진은 명확하지 않지만 단순히 가려움이 심할 경우

좋은 효과를 내는 경향이 있음을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비교적 현대에 활동한

호소노 시로(1899-1989)는 이러한 갈근탕의 작용기전을

한마디로 포괄하여 정리했는데, 『한방의 임상』기고문에서

목 결림을 동반한 고혈압, 비강의 다양한 증상에

갈근탕이 좋은 효과를 보임을 언급하면서,

그 기전을

“신체경부(목) 이상 부위의 혈행을 호전시키는 것”이라 정리했는데,

이는 갈근탕의 감염질환 뿐 아니라

각종 내과질환, 근골격질환에서의 효과를 뒷받침하기에

적합한 내용이라 생각된다.

이러한 활용범위 확대에 맞물려

일본에는 다양한 갈근탕 가감방이

경험적으로 전수되고 있는데,

그 대표격에 해당하는 것이 갈근탕가천궁신이이다.

앞서 호소노 시로가 갈근탕이

비강의 다양한 증상에 좋은 효과를

보일 수 있음을 언급하였다고 하였는데,

갈근탕을 비강질환용으로 버전업 시켜 둔 처방이

바로 이 갈근탕가천궁신이이다.

특이한 것은 이 갈근탕가천궁신이의 창제자는 미상이지만,

그 효과가 좋아서인지 현재 일본 내 보험적용이 되는

보험엑기스제 중 하나로도 출시가 되어 있을 정도이다.

또한, 몇몇 CPG에서는 갈근탕이 아닌

갈근탕가천궁신이를 다루고 있을 정도이므로,

본고 후편에서는 갈근탕과 함께 이 처방에 대해서도 함께 살펴보려 한다.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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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초세상